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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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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지원금 10만 원 받고 여행 가자

2026. 6. 27.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여행 지원금 10만 원 받고 여행 가자>

요즘 여행 지원금을 받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가성비가 높은 여행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꿈꾸는 여행자>라고 생각합니다.

참여 자격: 60세 이상(1966년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혜택: 교육(4시간)을 받으면 1년에 한 번 최대 10만 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음
* 교육은 무료이며, 교육 내용이 여행 관련으로 재미있고 많은 도움이 됨
* 지자체 여행지원금과 달리 현금으로 지급
참고 사항: 교육을 받은 후 그 다음 달까지 여행을 하고 영수증 제출
* 여행 계획이 있으면 그 전월 혹은 당월(여행 전)에 교육 받으면 됨

기타 자세한 사항은 다음 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꿈꾸는 여행자 사이트: www.seniordream.org

 

꿈꾸는 여행자

꿈꾸는 여행자

www.seniordream.org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가보니

인도 작가들이 참여한 ‘서울에 머물다’ 정원에서 시민들이 호숫가 의자에 앉아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요즘 거의 매일 서울숲공원에 간다. 오늘은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을까.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궁금해진다. 1일 시작된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가 일상의 동선 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그만큼 관심도 애정도 깊어졌다.

● 서울숲의 시간을 떠올리기

프랑스 조경가 앙리 바바의 초청정원.

 

이번 박람회에 선보인 정원은 167개. 그중 서울숲에만 131개 정원이 들어섰다. 하루에 다 보기도 힘들고, 다 볼 필요도 없다. 정원 감상은 ‘도장 깨기’ 숙제가 아니다. 박람회가 10월 27일까지 180일간 이어지니 계절마다 차근차근 돌아볼 시간이 충분하다.

서울숲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린다고 했을 때 숲을 아끼는 이들은 걱정했다. “숲은 숲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고, “도시의 숨통인 공원에 왜 인위적인 정원을 만드는 것이냐”고. 조선시대 왕실 사냥터였던 뚝섬 일대는 상수원 수원지와 경마장, 골프장 등을 거쳐 2005년 서울숲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유독 시민 참여가 활발했던 공원이라 일회성 이벤트에 대한 일부의 우려는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20여 년 전 이 공원의 설계자로 서울숲의 밑그림을 그렸던 안계동 동심원조경 대표도 우려가 컸다. 하지만 박람회를 돌아본 뒤 흡족해했다. “공원의 고즈넉한 운치가 사라지면 어떡하나 싶었다. 하지만 정원들이 요란하지 않고, 공원 배수로와 바닥 포장도 이번에 깨끗하게 정비됐다. 일부 알록달록한 설치물은 박람회가 끝나면 철거된다니 다행이다. 스무 살 넘은 공원이 회춘한 느낌이다.”

이번 정원박람회는 축제이면서 동시에 시험대다. 서울숲이 지나온 시간을 기억할 때,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 선명해질 것이다.

● 앉아서 기다리고 바라보기

누군가 이번 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미덕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의자’라고 답하겠다.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 2167개였던 서울숲의 의자 수는 이번에 4620개로 늘었다. 덕분에 어디서든 앉아 쉬면서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과 햇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눈으로만 보는 정원이 아니라 머무는 정원이 됐다.

성수구두테마공원의 ‘기다림의 정원’.

 

‘머무름’은 초청 작가와 공모 작가들의 정원 곳곳에 녹아 있다. 성수동 구두테마공원에 들어선 ‘기다림의 정원’은 성수동 팝업 상점들 앞 대기 행렬에서 영감을 얻었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늦추자는 뜻을 담은 흰색 조형물 주변에 시민들이 정말로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새롭게 조성된 정원 덕분에 근처 오래된 구둣가게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

경기도 정원의 벤치 아래에서 아이들이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박람회 초기부터 눈길을 끈 건 경기도가 서울숲에 조성한 길이 30.5m의 벤치다. 경사 지형에 놓여 있어 위치에 따라 의자로도 테이블로도 쓸 수 있다. 어느 날, 벤치 밑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물을 관찰하고 돌멩이 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 곁의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하는 게 정원의 힘일 것이다.

‘다종(多種)적 마주 앉기’라는 정원은 서울숲에 살아온 족제비쑥과 땅강아지 같은 생명체들을 마주 앉아 고요하게 바라볼 것을 권한다. 남산 한양 도성길과 북한산 둘레길을 형상화한 ‘류(流)의 근원’ 정원에서는 어수리와 우산나물 같은 우리 식물들의 사연을 QR코드로 찾아볼 수 있다.

인파를 피해 한적한 쉼터를 찾는다면 서울숲 북쪽 습지생태원의 ‘어반 위빙(Urban Weaving)’ 정원을 추천한다. 도시의 풍경과 식물의 질감을 직조하듯 엮어낸 이 공간은 주요 동선에서 비켜나 있어 호젓하게 앉아 마음을 고르기에 좋다.

● 정원을 일상에서 즐기기


만병초 꽃이 만개한 삼표그룹 기업정원.

 

지금까지의 정원박람회와 비교할 때, 기업들의 참여 방식은 한결 차분하고 성숙해졌다. 일례로 삼표그룹이 조성한 ‘숲으로 가는 길’ 정원은 표지판 말고는 기업 홍보가 없다. 김봉찬 조경가는 그저 호숫가에 길을 내고 제주에서 진분홍 참꽃나무와 만병초를 가져와 심었다. 정원인지도 모르고 걷다가 감탄하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보았다. “어머, 만병초 꽃이 이렇게 화려하고 기품 있었나?” 호수를 바라보는 데크에서는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다도 체험을 했다.

국가유산청의 ‘K-헤리티지’ 정원.

 

국가유산청의 ‘K-헤리티지정원’은 전통 정원을 도시공원으로 옮겨온 시도다. 경주 최부자댁 후원(後園)의 공간구조를 차용해 야트막한 지형 위에 화계(花階)와 담장, 누마루를 배치했다. 정원에 심은 나무들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능이 있는 남양주 사릉의 전통수목 양묘장에서 길러낸 우리 고유 수종이다. 이 정원에서 열린 국악 공연에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제가 ‘골든’이 우리 악기로 울려 퍼지자 전통 정원은 동시대 감각으로 피어났다.

산불 피해목을 전시한 클리오의 ‘K-뷰티’ 정원.

 

기관과 기업의 협력이 눈에 띄었다. K-헤리티지 정원의 누마루는 국가유산청과 클리오가 협력해 만든 화장품 판매 수익금으로 조성됐다. 클리오의 ‘K-뷰티 가든 & 파빌리온’은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발생한 경북 안동 지역 산불 피해 목재를 전시에 활용했다. 정원을 통해 아름다움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박람회 기간 중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농부 시장 ‘마르쉐’(march´e·프랑스어로 장터)가 열린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제철 먹거리와 식물, 생활의 감각을 나누는 장터다. 2일 서울숲 잔디 마당에서 샐러드용 채소를 고르다가 장을 보러 나온 친구를 만났다. 볶아 먹으려고 산 컬리플라워가 문득 꽃다발로 보였다.

학생과 시민이 만든 정원도 둘러보기를 권한다. 규모는 작아도 열정은 뒤처지지 않는다. 그동안 학생 정원과 시민 정원이 대체로 외진 곳에 배치돼 온 점이 아쉽다. 앞으로는 좀 더 주목받는 공간에 자리 잡으면 좋겠다. 전문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성장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 정원의 의미를 생각하기

서울숲은 이미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렇기에 이번 박람회는 더욱 섬세하게 운영돼야 한다. 단순히 공원을 화려하게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숲의 숨결을 존중하며 도시의 정원 문화를 확장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동시에 정원이 더 절실한 곳은 어디인지 묻게 된다. 이미 녹지가 풍부한 공원을 넘어 아이들이 흙을 밟기 어려운 주거지, 어르신들의 그늘막이 부족한 거리에도 정원이 스며들어야 한다. 누가 초록을 누리는지, 벤치와 그늘을 일상의 권리로 갖는지가 도시의 수준을 결정한다.

박람회의 포켓몬 정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시작은 캐릭터에 이끌려 왔을지라도 그 발길이 자연스럽게 정원으로 향한다면 박람회의 가장 값진 성과가 될 것이다. 정원은 도시를 한순간에 바꾸지는 않지만 도시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을 조금씩 바꾼다. 매일 지나던 길의 풀 한 포기를 예사롭지 않게 보게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정원이 도시에 건네는 가장 조용한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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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5월 9일]

[충청 멋과 맛에 반하다] 대덕구 ‘대덕 고래여행’
자연-역사 코스 중심 15회 운영
전통시장-체험 마을 등 방문
가이드 해설과 전용 버스로 이동

대전 대덕구는 자연 속에서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시티투어 ‘대덕 고래(Go來) 여행’을 3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투어에 참여한 관광객들 모습. 대전 대덕구 제공대전 대덕구는 대덕구의 자연 속에서 역사·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티투어 ‘대덕 고래(Go來) 여행’을 3월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대덕 고래(Go來) 여행의 ‘고래’는 한 번 가면(Go) 다시 오고(來) 싶은 대덕구라는 뜻이다. 2023년 4월 처음 시작돼 대덕구의 대표 관광자원과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대전 대덕구 시티투어 ‘대덕 고래(Go來) 여행’.

 

자연 속에서 휴식과 치유

 

2026 대덕 고래여행은 3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기존 자연·역사 코스를 중심으로 총 15회 운영된다. 여기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가족 치유 코스가 추가됐다.

1코스인 생태 힐링 코스는 대청호부터 약 14.5㎞ 길이의 계족산 황톳길, 지역 전통시장(중리·법동·신탄진 5일장) 등을 방문하며 자연 속에서 휴식과 치유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지역 특색이 담긴 전통시장 체험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2코스인 역사 힐링 코스는 대덕구에 깃든 전통과 이야기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짜였다. 선비 정신이 살아 있는 동춘당,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연재 고택, 이국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오정동 선교사촌을 차례로 둘러보며 지역에 축적된 역사와 문화유산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5월 가정의 달 한정 힐링 코스 선봬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가족 힐링 코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2회만 진행된다. 기획 코스로, 가족 단위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 체험 마을(장동 계족산 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 칼국수와 두부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보며 세대 간 소통과 협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계족산과 대청호 등 기존 힐링 코스의 주요 일정도 포함돼 체험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족 맞춤형 코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매회 전용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해설이 포함된 여행으로 운영된다. 차량 내 간식과 향토 음식 점심이 제공되며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온누리상품권 증정)도 제공된다. 자세한 일정과 예약은 주관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덕구 관계자는 “대덕 고래(Go來) 여행은 대덕구만의 자연과 문화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다시 찾고 싶은 대덕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덕구는 이번 시티투어를 포함해 지역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다양한 관광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4월 27일]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가보니

인도 작가들이 참여한 ‘서울에 머물다’ 정원에서 시민들이 호숫가 의자에 앉아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요즘 거의 매일 서울숲공원에 간다. 오늘은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을까.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궁금해진다. 1일 시작된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가 일상의 동선 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그만큼 관심도 애정도 깊어졌다.

● 서울숲의 시간을 떠올리기

프랑스 조경가 앙리 바바의 초청정원.

 

이번 박람회에 선보인 정원은 167개. 그중 서울숲에만 131개 정원이 들어섰다. 하루에 다 보기도 힘들고, 다 볼 필요도 없다. 정원 감상은 ‘도장 깨기’ 숙제가 아니다. 박람회가 10월 27일까지 180일간 이어지니 계절마다 차근차근 돌아볼 시간이 충분하다.

서울숲에서 정원박람회가 열린다고 했을 때 숲을 아끼는 이들은 걱정했다. “숲은 숲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고, “도시의 숨통인 공원에 왜 인위적인 정원을 만드는 것이냐”고. 조선시대 왕실 사냥터였던 뚝섬 일대는 상수원 수원지와 경마장, 골프장 등을 거쳐 2005년 서울숲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유독 시민 참여가 활발했던 공원이라 일회성 이벤트에 대한 일부의 우려는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20여 년 전 이 공원의 설계자로 서울숲의 밑그림을 그렸던 안계동 동심원조경 대표도 우려가 컸다. 하지만 박람회를 돌아본 뒤 흡족해했다. “공원의 고즈넉한 운치가 사라지면 어떡하나 싶었다. 하지만 정원들이 요란하지 않고, 공원 배수로와 바닥 포장도 이번에 깨끗하게 정비됐다. 일부 알록달록한 설치물은 박람회가 끝나면 철거된다니 다행이다. 스무 살 넘은 공원이 회춘한 느낌이다.”

이번 정원박람회는 축제이면서 동시에 시험대다. 서울숲이 지나온 시간을 기억할 때,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 선명해질 것이다.

● 앉아서 기다리고 바라보기

누군가 이번 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미덕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의자’라고 답하겠다.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 2167개였던 서울숲의 의자 수는 이번에 4620개로 늘었다. 덕분에 어디서든 앉아 쉬면서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과 햇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눈으로만 보는 정원이 아니라 머무는 정원이 됐다.

성수구두테마공원의 ‘기다림의 정원’.

 

‘머무름’은 초청 작가와 공모 작가들의 정원 곳곳에 녹아 있다. 성수동 구두테마공원에 들어선 ‘기다림의 정원’은 성수동 팝업 상점들 앞 대기 행렬에서 영감을 얻었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늦추자는 뜻을 담은 흰색 조형물 주변에 시민들이 정말로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새롭게 조성된 정원 덕분에 근처 오래된 구둣가게가 새삼 눈에 들어왔다.

경기도 정원의 벤치 아래에서 아이들이 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박람회 초기부터 눈길을 끈 건 경기도가 서울숲에 조성한 길이 30.5m의 벤치다. 경사 지형에 놓여 있어 위치에 따라 의자로도 테이블로도 쓸 수 있다. 어느 날, 벤치 밑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물을 관찰하고 돌멩이 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 곁의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하는 게 정원의 힘일 것이다.

‘다종(多種)적 마주 앉기’라는 정원은 서울숲에 살아온 족제비쑥과 땅강아지 같은 생명체들을 마주 앉아 고요하게 바라볼 것을 권한다. 남산 한양 도성길과 북한산 둘레길을 형상화한 ‘류(流)의 근원’ 정원에서는 어수리와 우산나물 같은 우리 식물들의 사연을 QR코드로 찾아볼 수 있다.

인파를 피해 한적한 쉼터를 찾는다면 서울숲 북쪽 습지생태원의 ‘어반 위빙(Urban Weaving)’ 정원을 추천한다. 도시의 풍경과 식물의 질감을 직조하듯 엮어낸 이 공간은 주요 동선에서 비켜나 있어 호젓하게 앉아 마음을 고르기에 좋다.

● 정원을 일상에서 즐기기


만병초 꽃이 만개한 삼표그룹 기업정원.

 

지금까지의 정원박람회와 비교할 때, 기업들의 참여 방식은 한결 차분하고 성숙해졌다. 일례로 삼표그룹이 조성한 ‘숲으로 가는 길’ 정원은 표지판 말고는 기업 홍보가 없다. 김봉찬 조경가는 그저 호숫가에 길을 내고 제주에서 진분홍 참꽃나무와 만병초를 가져와 심었다. 정원인지도 모르고 걷다가 감탄하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보았다. “어머, 만병초 꽃이 이렇게 화려하고 기품 있었나?” 호수를 바라보는 데크에서는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다도 체험을 했다.

국가유산청의 ‘K-헤리티지’ 정원.

 

국가유산청의 ‘K-헤리티지정원’은 전통 정원을 도시공원으로 옮겨온 시도다. 경주 최부자댁 후원(後園)의 공간구조를 차용해 야트막한 지형 위에 화계(花階)와 담장, 누마루를 배치했다. 정원에 심은 나무들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능이 있는 남양주 사릉의 전통수목 양묘장에서 길러낸 우리 고유 수종이다. 이 정원에서 열린 국악 공연에서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제가 ‘골든’이 우리 악기로 울려 퍼지자 전통 정원은 동시대 감각으로 피어났다.

산불 피해목을 전시한 클리오의 ‘K-뷰티’ 정원.

 

기관과 기업의 협력이 눈에 띄었다. K-헤리티지 정원의 누마루는 국가유산청과 클리오가 협력해 만든 화장품 판매 수익금으로 조성됐다. 클리오의 ‘K-뷰티 가든 & 파빌리온’은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발생한 경북 안동 지역 산불 피해 목재를 전시에 활용했다. 정원을 통해 아름다움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박람회 기간 중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는 농부 시장 ‘마르쉐’(march´e·프랑스어로 장터)가 열린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제철 먹거리와 식물, 생활의 감각을 나누는 장터다. 2일 서울숲 잔디 마당에서 샐러드용 채소를 고르다가 장을 보러 나온 친구를 만났다. 볶아 먹으려고 산 컬리플라워가 문득 꽃다발로 보였다.

학생과 시민이 만든 정원도 둘러보기를 권한다. 규모는 작아도 열정은 뒤처지지 않는다. 그동안 학생 정원과 시민 정원이 대체로 외진 곳에 배치돼 온 점이 아쉽다. 앞으로는 좀 더 주목받는 공간에 자리 잡으면 좋겠다. 전문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성장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 정원의 의미를 생각하기

서울숲은 이미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렇기에 이번 박람회는 더욱 섬세하게 운영돼야 한다. 단순히 공원을 화려하게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숲의 숨결을 존중하며 도시의 정원 문화를 확장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동시에 정원이 더 절실한 곳은 어디인지 묻게 된다. 이미 녹지가 풍부한 공원을 넘어 아이들이 흙을 밟기 어려운 주거지, 어르신들의 그늘막이 부족한 거리에도 정원이 스며들어야 한다. 누가 초록을 누리는지, 벤치와 그늘을 일상의 권리로 갖는지가 도시의 수준을 결정한다.

박람회의 포켓몬 정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시작은 캐릭터에 이끌려 왔을지라도 그 발길이 자연스럽게 정원으로 향한다면 박람회의 가장 값진 성과가 될 것이다. 정원은 도시를 한순간에 바꾸지는 않지만 도시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을 조금씩 바꾼다. 매일 지나던 길의 풀 한 포기를 예사롭지 않게 보게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정원이 도시에 건네는 가장 조용한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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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5월 9일]

[오감만족 남도여행]함평나비대축제

지난해 열린 함평나비대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하얀 나비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함평군 제공

 

들녘마다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드는 5월, 전남 함평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태 정원으로 변신한다. 나비와 꽃, 곤충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에서 자연의 순환을 가까이 체험할 수 있는 함평에서 올해도 대한민국 대표 봄축제인 나비대축제가 펼쳐진다.

함평군은 4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함평엑스포공원과 함평천 생태습지 일원에서 ‘제28회 함평나비대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 주제는 ‘꿈꾸는 나비, 시작되는 여정’이다.

올해 축제의 대표 나비는 ‘긴꼬리제비나비’다. 길게 뻗은 꼬리는 지속가능한 번영과 미래를 향한 확장성을 상징하며 우아한 날갯짓에는 함평의 새로운 도약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 축제장에는 호랑나비와 배추흰나비 등 17종 20만 마리의 나비가 날아오르고 메리골드와 꽃완두콩 등 30여 종 50만 본의 봄꽃이 장관을 이룬다.

 

인기 프로그램은 살아 있는 나비 체험이다. 나비생태관에서는 나비 먹이주기와 나비 날리기 행사가 매일 진행되며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나비와 함께 춤을’ 체험도 관람객의 기대를 모은다. 중앙광장에서는 나비판타지아 퍼레이드쇼와 나비공주 의상 체험, 키링 만들기, 김밥 만들기 체험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는 어린이 체험공간 ‘나빛파크’가 새롭게 문을 연다. 체험형 놀이기구 8개 존, 25개 아이템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가족 친화형 공간으로 조성됐다. 최근 금값 상승으로 화제가 된 황금박쥐상도 추억공작소 입구에서 관광객을 맞는다.

축제 기간 공연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개막일에는 나비 날리기와 나빛파크 개장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나비판타지아 퍼레이드쇼와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4월 21일]

충북 옥천 정지용시인 생가

2026. 5. 20. 07:0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충북 옥천 부소담악

2026. 5. 19.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인구감소지역 경비 절반 환급
1차 신청때 25분만에 마감도
평창-해남 등 이달 접수 시작
반드시 미리 신청해야 혜택

경남 남해군 앵강공원 전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8월에 열흘 동안 여름휴가를 갈 예정인데, 여행 경비를 ‘환급’받았던 밀양하고 남해에 다시 갈까 생각 중이에요.”

7년 전부터 주말마다 국내 여행을 하고 있는 유튜버 곽한나 씨(43)는 최근 ‘반값 여행’을 다녀온 경남 남해와 밀양에 재방문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이 반값 여행의 정식 명칭은 ‘지역사랑 휴가지원 시범사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4∼8월 인구 감소 지역을 여행한 이들에게 숙박, 식사, 체험 등 경비의 절반(청년일 경우 경비의 70%)을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환급해 준다.

환급액은 개인 10만 원, 단체는 20만 원까지. 알뜰 여행족에게 꽤 도움이 되는 규모다. 특히 참여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가족 여행의 경우 단체로 신청 시 5인까지 최대 50만 원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곽 씨는 남편과 자녀 3명이 함께한 2박 3일 밀양 여행에서 사용한 총 경비 110만 원 가운데, 환급이 적용되는 74만 원의 50%인 37만 원을 모바일 밀양사랑 상품권으로 돌려받았다. 곽 씨는 “평소라면 망설였을 숙박비의 펜션이었지만 반값 여행으로 부담 없이 묵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반값 여행 사업은 각 지자체가 접수를 개시하자마자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 전북 고창은 이달 13일 접수를 시작한 지 25분 만에 4월분 신청이 마감됐다. 강원 영월 역시 이달 10일 접수 하루 만에 마감됐다. 1차 접수에선 23일까지 약 6만5000명이 신청해 이미 여행 경비를 환급받았거나 앞으로 환급받게 될 예정이다.

관심이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전남 완도는 24일 기준 접수가 진행 중이며 강원 평창과 횡성, 전남 해남과 강진은 곧 접수가 시작된다. 사업에 참여하는 16개 시군 가운데 11개 시군의 1차 신청이 마감됐지만, 예산 소진 여부에 따라 5월 2차 접수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접수를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여행 경비를 환급받으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게 있다. 사전에 해당 지자체에 여행 계획을 신청하고 확인을 받은 뒤 경비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인지하지 못한 채 여행을 다녀와서 환급을 놓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여행지 관내 거주자나 인접 지역(여행지와 경계를 맞댄 기초시군·광역시) 거주자는 신청할 수 없다. 환급액은 올해 말까지 사용해야 한다. 신청 가능 지역과 세부 이용 방법은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행자에게 숙박과 식음, 관람, 체험, 쇼핑 등을 할인해 주는 ‘디지털 관광 주민증’ 사업도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이트에서 QR코드 형태인 해당 주민증을 발급받으면 44개 인구 감소 지역의 업체 1000여 곳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고령화와 사회적 인구 유출 등으로 지방 소멸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이 사업들이 지역 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4월 24일]

충주 우림정원

2026. 5. 12. 06:57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최근 SNS를 중심으로 국내 여행지 하나가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동해안 항구도시 묵호다. 2030 세대 사이에서는 KTX와 ITX 열차로 묵호역까지 바로 닿는 접근성과 함께, 비교적 조용하면서도 감각적인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묵호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게시물들8일 묵호에서는 해안가와 골목마다, 2030 여행객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천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커플 여행을 왔다는 20대 A·B 씨는 “SNS에 자주 보여서 궁금해졌다”며 “속초나 강릉 말고 조금 새로운 곳을 찾다가 묵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당일치기나 1박 2일에 맞춰 코스를 정리해 둔 정보가 많아 일정 짜기 어렵지 않았다”며 웃었다.

● 검색량과 해시태그가 증명한 묵호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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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량 지수에 따르면 묵호의 검색량은 2025년 12월부터 가파르게 증가해 올해 1~2월에는 80~99%대를 유지하고 있다.구글 트렌드는 검색 빈도가 가장 높은 시점을 100으로 설정하는데, 전년도 같은 기간 20~3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묵호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글은 약 4만8000건에 달한다.

특히 한 해안가 건널목은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팬들 사이에서 ‘한국의 가마쿠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일본까지 가지 않아도 비슷한 감성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당일,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슬램덩크’ 건널목 사진 장소. 김수연 기자20대 C 씨는 SNS에서 본 이 건널목에 이끌려 묵호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사진을 보는 순간 ‘여기만 보고 돌아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건 알아보지 않고 그대로 묵호로 향했다”고 털어놨다.

● KTX 접근성에 방문객 수 ‘껑충’

교통 접근성은 묵호의 인기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다. 묵호역은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를 이용하면 환승 없이 약 2시간 30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2025년 12월 30일, 강릉과 부산 부전을 잇는 동해선 KTX-이음이 운행을 시작하면서, 묵호는 더 이상 ‘마음먹고 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시간이 나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실제 이용객도 늘었다. 코레일 묵호역 수송 실적에 따르면 2025년 12월 묵호역 승하차 인원은 4만787명이었고, 2026년 1월에는 5만4332명으로 증가했다. 2024년 12월 약 2만 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코레일 강원본부 관계자는 “묵호역을 이용하는 젊은 층 승객이 눈에 띄게 늘면서 묵호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념품숍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는 여행객들. 김수연 기자도심 속 프랜차이즈에 익숙한 2030 여행객들에게는 로컬숍도 색다른 재미다. 아기자기한 서점과 기념품숍, 해안가를 따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들이 만족감을 더한다.

재래시장 옆 오래된 건물을 재구성한 청년몰 ‘싱싱스’의 기념품숍 앞에서는 20대 중반 여성 여행객 5명이 모여 인증샷을 남기고 있었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왔다는 이들 역시 “SNS를 보고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연 기자실제 방문객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C 씨는 “어달해변 인근 카페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시간이 특히 인상 깊었다”며 “논골담길을 따라 해안가 풍경을 보고, 중간중간 소품샵을 들르며 걷는 시간 자체가 잔잔한 행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 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현장 혼선


다만 갑작스럽게 몰린 관심에 비해 관광 인프라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식당과 카페는 운영 시간이 짧고, 관광객이 특정 인기 매장에 몰리면서 재료 소진이나 예고 없는 휴무가 잦다는 것이다.

20대 중반 D 씨는 “SNS에서 본 음식을 먹으려면 오전부터 움직여야 한다”며 “막상 가보면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아쉬웠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실제로 점심시간 무렵에는 일부 맛집 앞에 3~5m가량 줄이 늘어서고, 소품샵 앞에서도 웨이팅이 이어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매장 운영 정보가 충분히 안내되지 않는 점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럼에도 새롭게 불어오는 여행 트렌드는 묵호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가족 중심이던 여행이 친구·개인 단위로 옮겨가면서, 유명 관광지를 따라다니기보다 ‘나만 아는 소도시’를 찾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묵호가 이제 막 알려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더 큰 끌림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