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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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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내 5개 섬을 연결하는 해상 도보길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섬과 섬을 걸어서 이동하는 독창적인 트레킹 경험을 제공하게 돼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상 트레킹 관광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군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를 통해 ‘K-관광섬 육성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고군산섬잇길’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 내 말도 습곡구조. 천연기념 제501호로 지정돼 있다. 군산시 제공

 

고군산섬잇길은 고군산군도에 분포한 말도와 보농도, 명도, 광대도, 방축도 등 주요 5개 섬을 4개의 해상 인도교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연장 8.64㎞ 규모의 국내 대표 해상 걷기 관광자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섬과 섬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독특한 관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는 이용객 유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방축도에서 말도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종주 코스는 전문 트레커와 걷기 여행객을 겨냥했으며, 방축도·명도·말도 등을 중심으로 한 원점 회귀형 가족 코스를 마련해 다양한 관광 수요를 충족하도록 구성됐다.

 

각 섬은 저마다 차별화된 자연·생태·지질 관광자원을 갖춰 서로 다른 관광 매력을 제공한다. 방축도는 출렁다리와 동백나무 군락지, 독립문바위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명도는 구렁이전망대와 오진여전망대를 통해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말도는 천연기념물인 말도 습곡구조를 비롯해 천년송과 말도등대 등 지질·해양 관광자원이 풍부해 탐방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 군산시가 해상 걷기 관광 자원으로 조성 중인 ‘고군산섬잇길’ 1, 2교 모습. 군산시 제공

군산시가 추진 중인 고군산섬잇길 명도에 위치한 구렁이전망대. 군산시 제공

 

군산시는 사업 홍보와 관광 수요 확보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트레킹 전문 여행사와 전문 트래커를 초청한 현장 모니터 투어를 진행했으며, 체험형 홍보를 위한 팝업스토어도 운영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열린 고군산섬잇길 팝업스토어에는 당초 예상 인원의 2.6배에 달하는 3085명이 방문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방문 후기와 체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는 올해 10월 명도~광대도 구간인 제3교 공사를 마무리하고 시범 운영과 개통 기념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군산 구불길과 전북 삼천리길, 서해랑길 등 기존 광역 걷기 관광 네트워크와 연계해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전북 고군산군도 끝자락에 위치한 방축도와 광대도를 연결한 출렁다리. 군산시 제공

 

군산시 관계자는 “고군산섬잇길은 섬의 자연과 문화, 생태를 체험하며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관광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고군산군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해상 트레킹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도록 콘텐츠 확충과 관광 기반 시설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2026년 6월 5일]

몽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드넓은 초원과 고비 사막입니다.

몽골 여행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드넓은 초원과 사막을 보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초원이야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바로 볼 수 있지만, 고비 사막은 하루 종일 달려가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고비 사막까지 가는 길이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고비 사막까지 가는 수고를 덜면서 사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곳이 바로 '엘승타사르하이 미니사막'입니다.

 

몽골 초원은 가축들의 방목지로 주로 활용되지만, 최근 들어 농업용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늘어나는 채소의 공급을 위해 초원에서 채소를 재배하기도 하고, 유채와 라벤더를 재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낙타 타기와 모래 썰매 타기를 해봐야겠죠?

몽골하면 떠오르는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밤 하늘의 별 구경입니다.

몽골, 특히 사막은 쏟아지는 별을 감상할 수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건조한 공기와 구름이 없는 날씨 그리고 숙소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불빛이 없다는 점입니다.

마침 제가 여행하던 시기가 그믐에 가까워서 한밤중에는 달이 없다는 점도 별을 볼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별을 찍을 수 있는 특수 카메라가 없어서 그 감동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눈에만 담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 안타까움은 캠프파이어를 통해 약간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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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안산자락길

2026. 8. 18.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오대산 월정사 선재길

“달이 왜 반달이 되는지 아시는지요. 하늘이 꼭 껴안아 줬기 때문입니다. 달이 왜 보름달이 되는지 아시는지요. 달이 하늘을 품었기 때문이지요.”

이달 10일 밤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대법륜전 앞마당. 깊은 밤 월정사 경내에서 한주(閒主) 현기 스님이 산과 우주, 달과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 주악비천상 여신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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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36호 상원사 동종에 새겨진 주악비천상.

 

이날 행사는 강릉 출신 박용재 시인이 오대산과 월정사, 상원사를 오가며 쓴 시를 주제로 한 ‘예술법석’ 시(詩) 콘서트 ‘달을 쓿다’. 1300년 전 만들어진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銅鍾)에 새겨진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에 그려진 두 천상의 여인이 현실에 나타나 생황과 공후 연주를 들려주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애절한 가락이 산사의 밤공기를 타고 올라가는 순간, 대법륜전 외벽에 황금빛 비천상 무늬가 새겨지자 객석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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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대법륜전에 투사된 이여운 작가의 영상작품.

 

동양화가 이여운 작가가 수묵의 필선으로 월정사 적광전(寂光殿)과 수광전(壽光殿), 상원사 동종 비천상을 직접 그려 사찰 외벽에 투사하는 영상작품이었다. 오대산 깊은 산속에서 시와 문학, 음악, 미술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예술법석’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고려 말 나옹선사, 조선 시대 매월당 김시습, 율곡 이이, 교산 허균…. 오대산에 머무르며 시를 지었던 고승과 선비들의 시도 낭송됐다. 원로 배우 박정자(84)를 비롯해 서이숙, 김상중, 유준상 같은 중견 배우들이 낭송하는 시는 연극의 대사처럼, 가수의 노래처럼 들렸다. 문화인류학자 이희수 교수는 남(南)인도 민화(民畵) 낭골리를 소개하고, 튀르키예에서 온 시인 아타세벤 파덴도 자신의 시를 낭송했다. 막말과 비언어가 난무하는 시대. 오랜만에 느껴 보는 품격있고 정제된 언어의 향연이었다.

“오대산 산세는 모난 곳 없이 완만한 모습이 달을 닮았습니다. 오대의 다섯 봉우리를 달, 물, 님, 나무, 꽃으로 상징화해서 예술법석을 마련했어요. 달의 정령을 불러 산벚꽃나무와 돌배나무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상원사 동종 속 주악비천상의 공후 여인과 생황 여인에게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박용재 시인)

‘달을 쓿다’에서 주악비천상을 재현한 생황과 공후 연주자.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 베이시스트 최진배, 아코디어니스트 정태호, 재즈 보컬리스트 남예지, 크로스오버 테너 박완, 생황 연주자 김효영, 공후 연주자 조보연, 바이올리니스트 이혜림은 박 시인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와 연주로 들려주었다.

그런데 오대산 월정사에서 ‘달을 쓿다’니 무슨 말이었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쓿다’는 ‘곡식을 찧어 겨(겉껍질)를 벗기고 깨끗하게 만들다’라고 뜻풀이가 돼 있다. 한자어로는 ‘도정(搗精)’이다. 쌀을 도정하는 곳이 바로 ‘정미소(精米所)’. 그러고 보니 월정사(月精寺)란 이름이 바로 ‘달을 닦아서 깨끗하게 만드는 절’이란 뜻이었구나. 하얀 달을 바라보며 마음도 깨끗하게 닦는 절이 오대산 월정사인 셈이다.

● 전나무숲길 지나 선재길

신록의 계절 5월. 오대산은 월정사부터 상원사까지 온통 초록의 향연이다. 총연장 약 10km 되는 선재길과 전나무숲길은 오대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상원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우통수(宇筒水)라는 샘물이 있다. 현대에 정밀 측정 결과 한강의 발원지가 강원 태백시에 있는 검룡소로 밝혀지기 전까지, 우통수는 조선시대 내내 한강의 발원지로 신성시됐다. 세조도 우통수 아래 계곡에서 목욕을 하다 문수보살을 만나 피부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우통수에서 흘러나온 물은 오대천이 되어 선재길을 흘러간다. 선재길은 나무다리, 밧줄다리, 섶다리, 돌다리 등 계곡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다리를 건너다니며 걷는 계곡길이다. 너럭바위를 흘러가는 계곡물은 작은 폭포를 이루기도 하고, 모래사장에는 소원을 빌며 쌓아 놓은 돌탑이 가득하다. 키 큰 전나무숲과 참나무숲 속에 연분홍 진달래와 철쭉이 반기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숲 속 풍경은 다른 세상같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선재길.

 

선재길은 불교 경전 화엄경(華嚴經)에 등장하는 선재동자(善財童子) 이야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선재동자는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다니며 도(道)를 구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9.4km)은 바로 1000년간 구도승이 걸었던 길이자, 현대인에겐 치유의 산책길이다. 실제로 선재길에는 선시(禪詩)로 유명한 고려말 나옹선사가 수행하던 길도 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성냄도 벗어 놓고 탐욕도 벗어 놓고/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초록의 숲과 크리스탈블루 하늘. 시원한 물소리와 새소리. 5월의 선재길은 나옹선사가 왜 청산과 창공, 물과 바람에 대해 시를 썼는지를 알게 해준다. 특히 선재길에서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파도소리, 계곡물 소리, 빗방울 소리 같은 물소리는 사람 뇌파 중 알파(α)파와 동조한다고 한다. 주파수 8∼14Hz의 알파파는 명상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나는 뇌파. 선재길을 걷다보면 명상 상태에 빠져들며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다.

자작나무를 닮은 키 큰 ‘거제수 나무’도 만난다. 거제수는 나무껍질이 종이처럼 얇아서, 종이가 귀했던 옛날에는 사람들이 나무껍질에 글을 썼다고 한다. 선재길을 걷던 구도자들도 이곳에서 깨달음의 글귀를 남겼으리라.

선재길은 평탄하지만 모두 걷는 데는 약 3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는 사람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전나무숲길(약 1km)만 걸어도 좋다. 전나무 1700여 그루가 빽빽하게 심어진 숲속 길을 걷다보면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온 몸 구석구석까지 청소해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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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는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자라고 있다. 오대천 물소리를 들으며 ‘맨발 걷기 명상’하기 좋은 길이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맨발로 걸어야 한다. 전나무숲길은 바닥이 황토로 잘 다져져 부드러운 쿠션처럼 느껴진다. 황톳길 위에 있는 좁쌀만한 돌멩이들이 발바닥 곳곳에 상쾌한 자극을 준다. 발바닥 자극으로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며 온몸이 깨어난다. 발바닥에서 전해 오는 땅의 기운이 하늘로 쭉쭉 뻗은 전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생명의 기운이 가득 차고 순환하는 숲길이다.

전나무숲길에서 만나는 가장 귀한 친구는 바로 다람쥐다. 보통 다람쥐들은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포로로’ 도망가는데, 이 길의 다람쥐들은 다르다. 땅콩이나 잣, 호두 같은 견과류 몇 알을 호주머니에 넣고 걷다 보면 다람쥐가 다가온다. 가만히 손바닥 위에 땅콩을 올려놓고 기다린다. 다람쥐가 손바닥까지 올라와 땅콩을 가져간다. 그리고 나무밑으로 도망가 조그만 입으로 야무지게 오물오물 먹는 모습이 귀엽다. 월정사 해융 스님은 “전나무숲길에서는 다람쥐도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대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5월 16일]

제주 여행-아부오름

2026. 8. 12.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제주 여행-세미은총의 동산

2026. 8. 11.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일상이 된 여행. 이한호 한국일보 여행 담당 기자가 일상에 영감을 주는 요즘 여행을 소개합니다.
강원 정선군 민둥산은 최근 SNS에서 '여름이 가기 전 올라야 할 산'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강원 정선군 민둥산 정상 부근 돌리네 연못에 물이 고여 있다.

초록빛 화지에 검푸른 점 하나가 찍히니 드넓은 산정 초원은 산수 절경으로 화한다. 우묵한 바닥, 조금 찌그러진 듯한 원형 연못이 비경을 완성한 화룡점정이다. 계절의 생명력을 뽐내듯 푸르른 정상은 일대 봉우리를 굽어볼 만큼 높고 그 흔한 소나무 한 그루 없이 시야가 확 트였다. 강원 정선군의 민둥산(1,118.8m)이다. 전국에 벌거숭이 민둥산이 많지만 이곳은 본명이 민둥산이다.

가을이 오면 이 너른 들판은 황금빛 억새로 가득 찬다. 본래 민둥산의 제철이 가을로 여겨진 이유다. 그러나 근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민둥산의 여름이 주목받고 있다. 그 어느 계절보다 선명한 푸른색으로 물드는 풍경이 사람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것.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돌리네 연못은 억새밭을 뛰어넘는 민둥산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연초 SNS상에서 가장 주목받은 산이 관악산이라면 지금은 민둥산이 왕좌를 넘겨받았다.

여름 산이 된 가을 억새 명소 민둥산

민둥산 정상에서 돌리네 연못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등산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둥산을 찾은 젊은 여성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소 등산을 즐겼던 중장년층은 물론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까지 민둥산을 찾는다. 현지 주민에 의하면 “요즘은 별다른 행사도 없는데 예년 (억새)축제 기간만큼 매 주말 등산객이 몰린다”고. ‘가을에 타는 산’ 민둥산이 ‘여름이 가기 전 꼭 올라야 할 산’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쥔 셈이다.

민둥산에 나무 대신 억새밭이 자란 이유는 일대가 화전민 터전이었기 때문이다. 해발 1,000m를 넘는 첩첩산중에서 산촌 주민들이 생계를 꾸릴 방법은 삼림을 태운 땅에 작물을 심고 장작을 패고 나물을 캐서 파는 것뿐이었다. 지금은 전 국민이 사랑하는 별미가 된 곤드레(표준명 고려엉겅퀴)도 민둥산에서 재배되던 화전작물 중 하나. 1968년 전국적으로 화전이 금지되기 전까지 민둥산 일대는 해마다 불이 놓였고 나무는 자랄 수가 없었다.

생존을 위한 사투에도 민둥산은 비옥한 농경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선, 태백, 삼척 일대가 그렇듯 민둥산도 물을 머금지 못하는 석회암 지대인 탓이다. 당시 산에 불을 놓던 이들은 상상하지 못할 일이지만, 원망스럽던 석회 땅은 수십 년이 지나 지역민을 먹여 살리는 명소가 됐다. 요즘 관광객이 민둥산을 찾는 이유가 된 돌리네 연못부터가 석회 땅이 깊게 파인 우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민둥산 정상(오른쪽)과 돌리네(가운데)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돌리네 연못 주위 땅은 주위 능선보다 확연히 낮아 보인다.

자연스러운 능선이 폭격이라도 당한 듯 움푹 파인 이 돌리네는 지표면 아래 석회암 지반이 빗물과 지하수에 녹아 가라앉으며 형성됐다. 말 그대로 ‘땅이 꺼져’ 생긴 구덩이로,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형성되는 지형을 뜻하는 카르스트(Karst)의 일종이다. 이 구덩이에 빗물이 고여 차오른 것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돌리네 연못이다. 용출수가 아닌 빗물로 이뤄진 못이라 강수량이 적으면 마르기도 한다. 반대로 강수량이 많은 계절에는 물이 차오른 못을 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민둥산은 여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가야 한다고 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살랑이는 억새는 장관이지만 이맘때면 기후가 건조해 돌리네 연못이 말라 있을 때가 잦다. 물이 마른 돌리네는 다소 심심하다. 반면 강수량이 풍부한 여름에는 연못이 마를 틈 없이 계속해서 물이 차오른다. 평범한 석회산 중 하나로 남을 뻔한 민둥산이 하늘이 찍은 화룡점정에 감성 충만한 명산으로 변한다. 여름 들판의 쨍함과 연못의 그윽함, 함께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한 쌍이다.

예쁜 풍경과 험한 등산길

민둥산은 그늘이 적고 경사로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보기보다 높은 등산 난이도를 자랑한다.

등산객 무리가 허리까지 자란 민둥산의 풀 사이를 걷고 있다.

둥글둥글 무해한 어감과 달리 민둥산은 꽤나 오르기 힘든 산이다. 30도에 달하는 급경사는 예사, 땅에 단단히 박히지 않은 돌멩이가 등산로에 산재해 위험하기도 하다. SNS에서는 ‘인생샷’을 찍겠다며 멋모르고 등반에 나섰다가 혼이 빠진 이들의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체력 약한 등산 초보자라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힐 것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그늘도 사라져 뙤약볕도 이겨내야 한다. 애초에 정상 봉우리의 해발고도가 1,000m가 넘는다. 많이들 오르는 관악산(632.2m), 인왕산(338.2m)보다 훨씬 높다.

다행인 점은 등산로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 돌리네와 여름 들판을 보기 위해 민둥산행을 결정한 일반 관광객이라면 발구덕마을에서 출발하는 길이 수월하다. 해발 850m 언저리에 위치한 발구덕마을까지 차량으로 이동해 등산을 시작하는 경로다. 발구덕은 ‘여덟(팔) 개의 구덩이(구덕)’라는 뜻으로 산 정상의 돌리네와 같은 카르스트가 8개 분포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초입 경사는 다른 길과 다름없이 가파르지만 등산에 서툰 기자도 3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고 돌리네를 감상하는 것이 목표라면 20분이면 연못이 보이는 능선에 오를 수 있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돌리네쉼터’를 검색하면 등산로 시작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주말에는 차량 진입이 통제돼 보다 먼 능전마을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장 정석적인 등산로는 민둥산역 인근 중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하는 경로다. 도중 급경사길, 완경사길로 갈리는데 어느 길을 택하든 편도 2시간은 족히 소요된다. 초심자에게 추천할 만한 길은 아니지만 등산을 즐기는 애호가는 도전해 봄 직하다.

발구덕마을발 등산로에서 바라본 민둥산 정상.

발구덕마을에서 민둥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변에 금계국과 개망초가 만개했다.

나비 떼가 민둥산에 핀 금계국의 꿀을 따고 있다.

발구덕 등산로에서 마지막 능선으로 향하는 계단길은 들꽃이 아름답다. 초여름에는 산비탈 나무 계단 양옆으로 금계국과 개망초가 즐비하다. 달큼한 향기에 이끌린 나비와 꿀벌도 북적인다. 제아무리 요즘 사람이 많이 찾는다 해도 민둥산의 진짜 주인은 이들이다. 도시에서는 자취를 감추더니 온통 이곳으로 피난했나 싶다. 이따금 왱왱거리는 벌 소리가 무서워 발걸음을 떼기 망설이는 등반객도 있지만 정작 벌은 지천으로 널린 꿀을 따느라 사람은 안중에 없다.

민둥산은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오전 7시 34분, 9시 51분 민둥산역행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한다. 각 열차편 도착시간은 오전 10시 46분, 오후 12시 41분. 오후 3시 24분, 4시 48분, 7시 53분 민둥산역에서 출발하는 청량리행 열차를 타고 복귀할 수 있다.

산비탈길에 세운 8층 석탑

민둥산 인근 정암사 수마노탑(국보)이 산비탈길 위에 우뚝 서 있다.

평온한 정암사의 모습.

보다 여유롭게 일정을 계획했다면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대표적으로 만항재, 운탄고도, 정암사가 있다. 세 곳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계절이 각기 다르다. 국내에서 차량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만항재는 겨울 설경이 유명하다. 하이원리조트 케이블카를 이용해 오를 수 있는 운탄고도는 오뉴월 꽃밭과 가을 단풍이 절경이다.

여름 민둥산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은 정암사다. 민둥산역에서 차량으로 1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정암사는 산비탈에 우뚝 선 8층 석탑 수마노탑(국보)이 핵심인데 한창 식생이 우거질 여름에 가장 신비롭게 보인다. 탑 내부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법당 내부에 불상을 두지 않고 탑 방향으로 창을 내 탑을 향해 불공을 드린다. 정암사 부지에 ‘수마노탑 10분’이라는 팻말이 있긴 한데 이 길 역시 경사가 만만찮다. 사찰 일대 계곡은 열목어 최남단 서식지로 쳔연기념물(정암사 열목어 서식지)로 지정됐다.

정선=글·사진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한국일보 2026년 7월 1일]

전남 장흥 여행-소등섬

2026. 8. 5.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전남 장흥군 관산읍 바닷가에 위치한 소등섬은 작은 등이라는 뜻으로 고기잡이 나간 남편 등 가족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작은 등을 켜놓고 기다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포마을 앞바다에 보이는 이 섬은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되지만, 밀물 때는 육지와 분리되었다. 하지만 현재 소등섬은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소등섬에 설치된 당할머니와 제단은 2013년도에 설치되었다. 해안가를 따라 무장애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 해안의 멋진 경치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

 

 

 

‘치유가 물씬! 여름이 물씬! 씬나는 장흥’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9일간 탐진강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의 슬로건이다. 올해 제19회를 맞이하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탐진강을 비롯하여 편백숲 우드랜드, 빠삐용Zip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7월 25일 오후에 진행된 글로벌 살수대첩 거리퍼레이드와 저녁에 진행된 개막식과 함께 장흥 물축제가 막을 올렸다.

이번 축제에는 시원한 물놀이는 물론 힐링과 생태 체험은 물론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K-컬처 등 여름 피서객들을 끌어당기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펼쳐지고 있다. 하늘을 향해 시원한 물줄기를 날리는 물대포 속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면 무더위는 저만치 달아난다. 무대 앞에 설치된 물놀이 장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울려 물장구를 치고 있다. 편을 갈라 물총 싸움을 진행하는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에서는 무더위를 찾아볼 수가 없다.

 

강물 속에 헤엄치고 있는 장어와 메기 등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황금 물고기를 잡아라’ 체험장에서는 환호성과 탄식이 함께 터져 나온다. 탐진강에서는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속에서 우든보트, 바나나보트, 수상자전거 등 수상체험이 매일 진행된다. 이런 축제의 한편에서는 ‘장흥 특산물 판매장’도 운영된다. 축제의 열기에 녹초가 되었다면 장흥힐링테라피센터에서 운영하는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보자. 배가 고프면 쌀빵과 와송 주스, 아이스크림으로 허기를 달래보자. 이곳 판매장에서는 장흥의 특산물인 표고버섯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근처 맛집에서 먹는 장흥 삼합(한우, 표고버섯, 키조개)도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물놀이장 바로 옆에 설치된 캠핑 스테이를 이용하면 숙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밤에 진행되는 여러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물축제 행사를 즐기고 나서는 다른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우선 옛 장흥교도소를 새롭게 단장한 ‘빠삐용Zip’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을 즐겨볼 수 있다.

행사장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편백숲 우드랜드’를 방문하면 물 축제로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우드랜드의 숙소에서 하룻밤 자고 나면 편백숲의 에너지로 몸을 정화시킬 수 있다. 우드랜드 안의 목재체험관에서 목공예를 해보면 좋지만, 그저 목공예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이왕이면 우드랜드에 설치된 무장애 데크길을 걸어서 억불산에 오르는 호사를 누려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