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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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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잃어버린 지평선

2026. 6. 22.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제임스 힐턴(이경식), “잃어버린 지평선,” 문예출판사, 2004년

 

‘샹그릴라’

 

이 책 <잃어버린 지평선>은 히말라야 산중에 있는 신비의 낙원 ‘샹그릴라’를 무대로 한 소설이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내 마음의 해와 달’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샹그릴라’는 티베트 경전에 나오는 ‘샹바라’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낭만적인 의미보다는 최후의 이상향이라는 의미로 우리들에게 익숙한 단어다.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힐튼은 샹그릴라의 배경이 된 동 티베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으면서 이 소설을 썼다. 1933년 이 소설을 출간하고 나서 제임스 힐튼은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이 호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 겪은 세계 대공황 속에서 나온 이 책은 사람들의 이상향에 대한 희망을 끌어냄으로써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상향에 대한 소망은 유럽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이상향은 동양에서는 ‘무릉도원’이나 ‘구운몽’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소망하는 세상이라는 뜻일 것이다. 동양의 이상향이 현실 세계를 벗어나 비현실적인 세계를 그린 반면, 이 <잃어버린 지평선>라는 소설은 그럴 듯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현실 세계 속에서 무릉도원을 찾아보겠다는 사람은 없지만, 샹그릴라를 찾아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꽤 있는 것 같다. 아니 사람들의 상상 속에 있는 샹그릴라를 현실에서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시도를 넘어 중국 정부에서는 어떤 마을에 샹그릴라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이르렀다. 이 소설 속에는 샹그릴라로 끌려간 네 사람의 갈등이 실감나게 그려지고 있다. 또 샹그릴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유럽에서 온 사람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이 장수 비결을 실행하면서 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책 소개-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

2026. 6. 15.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황의봉,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 미래의창, 2011년

 

‘샹그릴라’ ‘차마고도’ ‘호도협’

 

듣기만 해도 가슴이 떨려오는 단어들이다. 먼 과거이지만, 현재의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향기 가득한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로 ‘내 마음의 해와 달’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샹그릴라’는 티베트 경전에 나오는 ‘샹바라’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낭만적인 의미보다는 최후의 이상향이라는 의미로 우리들에게 익숙한 단어다. 샹그릴라는 제임스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소설 속에 이상향으로 기술되면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힐튼은 샹그릴라의 배경이 된 동 티베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으면서 그 지역을 그렸기 때문에 실제 샹그릴라가 어디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중국 정부에서 나서서 조사와 연구를 통해 2001년 말 ‘중덴(中甸) 현’이라는 멀쩡한 시골 도시를 ‘샹그릴라 현’으로 개명하였는데, 이는 ‘샹그릴라’의 이미지를 활용해 관광 수입을 올리려는 속셈이 있었기 때문임을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억지스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샹그릴라를 중심으로 한 일대는 속서를 벗어난 것 같은 독특한 자연 환경과 기후 조건으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더욱이 이 지역이 과거 차마고도의 한 구간으로 알려지면서 트레킹을 겸한 관광 프로그램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관광 프로그램의 시발점인 쿤밍은 춘성(春城), 봄의 도시라는 별칭의 불릴 만큼 사시사철 봄 날씨 같은 기후가 최고의 매력이다. 북, 동, 서쪽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겨울철 북쪽으로부터의 찬바람을 막아준다. 가장 추운 1월 평균 기온이 7.8도, 가장 더운 7월 평균 기온이 19도의 기후 덕분에 사시사철 꽃이 피는 곳이 쿤밍이다. 해발 2,000미터에 육박하는 고원 도시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운동선수들의 겨울철 전지훈련지로 인기고 골프 치러 오는 관광객이 넘쳐난다. 쿤밍에서 서쪽 방향인 따리, 리장, 샹그릴라, 티베트로 갈수록 해발 고도가 높아진다. 쿤밍이 1,895미터, 따리 2,090미터, 리장 2,400미터, 샹그릴라 3,200미터.

이 책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는 저자인 황의봉이 친구이자 사진작가인 이재석과 함께 쿤밍, 따리, 리장, 호도협, 따쥐, 샹그릴라, 샹바라, 야딩 등을 돌아다닌 여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여행을 했던 2010년에는 이 여정이 상당히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관광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되고, 도로, 숙소 등 관광 인프라도 갖춰지면서 그들보다는 더 수월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그들의 여정을 따라 흉내라도 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나에게 아직은 어찌할 수 없는 여행 DNA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 소개-방향을 따라야 인생이 달라진다

2026. 6. 8. 07:0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메건 헬러러(이현), “방향을 따라야 인생이 달라진다,” 흐름출판, 2026년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태어나고 죽는 것이야 선택할 수 없는 필수지만,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을 우리는 선택하며 삶을 이어가야 한다. 이런 선택들 중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이냐 하는 정도의 가벼운 선택도 있지만, 결혼이나 직업 선택, 이직이나 창업 등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들도 존재한다. 이런 선택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후회가 없을까 하는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이 책 <방향을 따라야 인생이 달라진다>의 저자는 후회 없는 결정을 하려면 방향을 따르는 결정을 하라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자신 안에 존재하는 진정한 자아의 선택을 따르리라고 조언한다. 쉽게 말해 두려워하는 자아가 아닌 진정한 자아의 선택을 따르는 선택을 할 때 우리 삶의 밝아진다는 것이다.

이 책 <방향을 따라야 인생이 달라진다>의 저자 스스로 두려워하는 자아의 선택을 따라 살다가 진정한 자아의 선택을 따른 경험이 있기에 그녀의 주장에 힘이 있다. 우리 대부분은 목적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이런 삶은 의사결정을 아웃소싱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삶의 중요한 가치가 개인이 아니라 타인에게 중요한 것, 그리고 다수가 ‘가치 있다’라고 여기는 삶의 방식과 조건들에 의해 정의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목적지향적인 삶을 살다가는 공허한 과잉성취자의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고통을 받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겪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알려준다. 저자의 이런 주장이 아니더라도 삶에 대한 선택을 할 때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따르라는 조언을 많이 듣곤 한다. 그런 조언들과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다른 점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생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 현재의 삶의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권진실, “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 에이블북, 2023년

 

이 책 제목 <사장님, 또 가게 비우고 여행 가세요?>를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한가로운 여행을 즐기는 여유 있는 사장님의 여행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냥 여행기가 아니라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카페를 하면서 가끔 여행을 즐기는 삶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배운 것들을 사업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저자의 삶의 기록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이 그려지고 있다. 지금은 여행 매니아로 알려져 있지만, 20대 초만 해도 여행을 싫어하고, 외국어도 전혀 못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런 저자에게 영국 여행의 기회를 제공한 저자의 부모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 자매를 모두 영국 여행을, 그것도 장기간 체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모의 혜안과 결단이 놀랍게 느껴진다. 더 나아가 미국의 카페에 취업하여 나가겠다는 저자에게 국내에서 카페 창업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부모의 혜안도 놀랍기만 하다. 거기에 더해 저자가 도시도 아닌 경남 남해 독일마을에 카페(펠리스 카페)를 차린 결단도 박수를 쳐줄만 하다. 도시에서 떠나면 죽는 줄 아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도시에서 살다가 남해까지 가서 카페를 차린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꾸준하게 해외여행을 다니는 점도 놀랍다. 또 바르셀로나 민박집에 묵었다가 두 달간 그곳 민박집을 운영하는 경험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를 배우고, 요리사 자격증을 활용하여 카페에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도 빛나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남해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하고,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협찬 여행까지 하고 있는 점도 놀랍기만 하다. 꼭 여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즐겁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젊은이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은 책이다.

 

책 소개-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2026. 5. 25.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현정,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느리게읽기, 2012년

 

우리는 병이 걸리면 병원에 달려가 의사를 찾고 그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과거의 의사들은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를 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의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더 나아가 자신들의 뒷배인 제약회사들과 의료기기 회사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는 그런 인식, 즉 무조건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인식을 깨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저자가 의사라는 점도 그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의사들이 꽤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환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끼면서 현대 의료 체계에 의문을 가져왔다는 점과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을 배웠다는 점이다. 이 책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지만, 이 책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저자가 원래 지은 제목은 ‘0차 의료 해법과 의료 미니멀리즘’이다. 이 제목이 더 내용에는 부합하지만, 독자들에게 더 어필하는 제목은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이다. 이 책은 제목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주장들을 직접 저자의 글을 통해 소개한다.

“근원적인 치료는 자기 자신에게 나오는 것이며, 여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세상의 그 어떤 기계나 수술도 ‘우리 몸’ 대신 치유작용을 일으킬 수는 없다. 건강은 변함없이 우리 자신의 체력과 저항력에서 나온다.”

“의사는 치유자가 아니라 치료자다. 치유란 환자 몸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자연의 섭리고, 치료는 그걸 도와주는 의료 행위다.”

“모든 약은 독이다. 다만 그 용량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파라켈수스”

 

책 소개-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

2026. 5. 18.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성옥,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 불광출판사, 2023년

 

어느 종교를 믿느냐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약간 망설이곤 한다. 태어나서 바로 영세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지만,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호감이 가는 종교는 불교이기 때문이다. 물론 솔직히 종교로서의 불교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사실 내가 불교에 호감을 갖는 이유는 불교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일반적으로 종교라고 하는 부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을 다스리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고, 그런 신으로부터 인간을 다스리는 권력을 위임 받았다고 우기는 일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종교가 나는 싫다. 내가 불교를 좋아하는 이유는 불교가 어떤 신과 같은 존재를 섬기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불교가 부처님이라는 신적인 존재를 떠받드는 상황에서는 불교도 다른 종교들과 차이가 없다는 측면에서 별로다.

불교는 부처의 경지(?)에 이른 석가모니에 의해 창시된 종교다. 석가모니의 깨달음의 가르침을 받아 적은 게 불경이고, 그 중에서도 석가모니로부터 직접 설법을 들었던 제자들이 기록해 놓은 불경이 ‘금강경’이다. 어느 불경이나 마찬가지지만, 불경은 어려운 용어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으로 인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금강경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은 부처의 금강경 내용을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풀어 써서 설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불교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온 구절들 중에 참고가 될 만한 내용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어떤 것도 실체가 없다는 제법무아(諸法無我), 이 두 가지 축은 언제나 불교적 가르침의 핵심이었습니다.”

“소승불교에서는 이 세상의 더러움을 버리고 청정함으로 나아가라고 말했지만, 대승불교에서는 더러움도 청정함도 본래의 성품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깨끗하게 닦아야 할 것도 처음부터 없는 것입니다.”

“토끼에게 뿔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무아설의 의미는 ‘있음’에 대한 대척점으로 ‘없음’을 밝히려는 게 아니라, ‘있음’과 ‘없음’의 분별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습니다.”

“무아설은 자아의 유무를 따지는 형이상학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의 고통을 소멸시키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금강경>에서 전하고자 하는 지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실체 없음’, ‘비어 있음’에 대한 자각입니다.”

“불교는 삶의 근본적인 문제, 괴로움을 없애는 길을 보여줍니다. 그 길은 ‘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사랑과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잘못이 아닙니다. 추구하되, 거기에 묶이지 말라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깨달음을 구하는 일조차 마음에 묶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나친 구도열에 자신을 해치고 타인을 외면하기 쉽습니다.”

“화를 내는 마음은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었지만, 그 근본에는 ‘나’라는 아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누군가 화나게 만들어도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만입니다.”

 

책 소개-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2026. 5. 11.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혜령,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IVP, 2024년

 

나이가 들면서 가장 염려되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돈, 건강 등 여러 대답이 나오겠지만,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아마도 ‘치매’가 상위에 랭크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떤 이들은 죽음보다 ‘치매’가 더 두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죽는 거야 죽고 나면 모르니까 괜찮지만, 치매는 자신을 잊어버린 상태에서 온갖 고생을 하도록 만드니까 말이다.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지만, 치매는 주위 사람들, 특히 가까이 있는 가족들에게 큰 짐을 지워준다는 측면에서 더 두려운 질병이라고 생각된다. 치매에 걸린 본인도 힘들지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치매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가족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치매를 앓는 부모나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을 돌보면서 느끼는 괴로움을 표현한 책들은 많이 출간되어 있다. 이 책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가 이런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저자가 신학자로서 치매와 연계된 철학적 관점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사인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증상이 점점 더 악화되는 과정을 사실대로 기술한 내용도 도움이 되지만,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느끼게 된 치매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신학자의 관점에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여러 생각 중에서도 “기독교는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믿는 종교가 아니라, 고통을 함께 나눠지고 고통을 멈추기 위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삶의 종교다.”라는 주장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 특히 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생각하면서 더욱 더 이 구절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사이비 종교가 치매에 걸린 종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책 소개-만물은 서로 돕는다

2026. 5. 4.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P. A. 크로포트킨(김영범), “만물은 서로 돕는다,” 르네상스, 2005

 

야생을 표현할 때 흔히 ‘약육강식’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풀어쓰자면 ‘약자의 살은 강자의 먹이’라는 뜻으로 강한 자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윈은 진화론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적자생존’, 즉 환경에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했는데, 어떤 이들은 이 말을 약육강식과 동의어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신자유주의가 진화론의 과학적 토대인 ‘적자생존’ 즉 ‘약육강식’의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윈도 자신이 주장하는 ‘자연선택’의 원리는 ‘적자생존’이나 ‘약육강식’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 <만물은 서로 돕는다>는 이런 다윈의 주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물이 생존하고, 또 진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토대는 상호부조의 법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야생의 생태계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내용을 여기 그대로 인용해보겠다.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학장이었던 케슬러 교수는 ‘상호부조의 법칙에 관하여’라는 강연에서 자연에는 상호투쟁의 법칙 이외에도 상호부조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특히 종이 계속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호부조의 법칙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윈에 의하면 가장 적응을 잘한 종들은 육체적으로 강하거나 제일 교활한 종들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강하든 약하든 동등하게 서로 도움을 주며 합칠 줄 아는 종들이었다. 또 가장 협력을 잘하는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잘 번창하고 가장 많은 수의 자손을 부양한다.”

“(개미와) 꿀벌은 상호부조를 실천하는 덕택에 우리가 알다시피 넓게 분포되어 있거 또한 찬탄할 정도의 지능을 얻게 되었다. 공동으로 작업을 함으로써 개별적인 개체들의 힘을 증폭시키고, 필요할 경우에 각자의 능력을 결합하여 일시적인 분업을 이루어냄으로써, 고립된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아무리 강하고 잘 무장되어 있다고 해도 절대로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복지와 안전을 상호부조를 통해 획득한다.”

“맹금류 같은 가장 강한 새들도 가장 작은 새들의 군집과 마주치면 맥을 못 춘다.”

“집단을 이루지 않는 소수의 육식동물보다 사회생활을 하는 종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사실에 우리는 충격을 받는다. 고원지대, 알프스 지방 그리고 신구대륙의 스텝 지방에서는 사슴, 영양, 가젤영양, 다미사슴, 버펄로, 야생 염소와 양들이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데, 이 종들 모두가 사회성이 강한 동물들이다.”

“대체로 수많은 적과 혹독한 기후조건에 저항하기에 용이한 구조를 타고나지 못한 이들은 만일 사회적인 기질이 아니었더라면 지구상에서 곧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코끼리들의 ‘복합가족’, 상호애착, 계획적으로 보초를 세우는 습성, 그리고 밀접한 상호지원의 삶을 통해 발전된 동정심.”

야생 동물의 세계를 통해 상호부조의 법칙을 소개한 다음에 저자는 인간의 역사에서도 경쟁보다는 상호부조가 발전의 원동력임이라는 주장을 펴 나가고 있다. 그의 주장이 공산주의 사상과 연계되었다는 점에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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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쓰는 몸으로 살기

2026. 4. 27.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진해, “쓰는 몸으로 살기,” 한겨레엔, 2025년

 

나는 지금까지 20여 권의 책을 출간한 ‘쓰는 몸으로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책을 내고 싶어 이 책 <쓰는 몸으로 살기>를 읽게 되었다. 그냥 책을 더 내고 싶은 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책을 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쓴 책이 주로 자기계발서에 가까웠다면 앞으로 내고 싶은 책은 에세이, 소설 등 감성적인 분야의 책이다. 나는 그래도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에세이나 소설 등 감성적인 글을 쓰려면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들어 에세이와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기가 죽는 걸 느끼게 된다. 특히 소설가가 쓴 에세이를 읽으면 문장 묘사력(?)에 감탄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쓸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곤 한다.

그런데 이 책 <쓰는 몸으로 살기>를 읽으면서 내가 왜 감성적인 글을 쓸 수 없었는지 어니 정도 이해가 갔다. 아니 앞으로 감성적인 글을 쓰려면 어떻게 나를 훈련해야 하는지 조금은 감을 잡게 되었다. 내가 이제까지 써왔던 글들이 주로 겉모양을 서술하는 묘사였다면, 내가 쓰고 싶다고 한 글들은 느낌이나 장면을 내면적으로 묘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깨달았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손에 잡힐 정도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방향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조금씩 훈련해 나가려고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주장들이 모든 글쓰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이 논리적인 글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도움이 되는 책이다. 감성적인 글쓰기에 관심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책 소개-인생 수업

2026. 4. 20.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법륜, “인생 수업,” 한겨레출판, 2013년

 

이 책 <인생 수업>의 저자인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로 유명한 스님이다. 즉문즉설은 그 자리에서 질문을 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답한다는 의미다. 웬만한 내공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스님이 불경 공부를 많이 하고, 도를 많이 닦았더라도 즉문즉설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하는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질문 내용이 스님이 많이 아는 불경에 대한 내용도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질문은 속세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문일 텐데 그 질문에 대해 즉석에서 답하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하지만 그런 의문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그야 말로 다양한 일상사에 대한 내용을 알기 쉽고,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질 정도로 조리 있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 게 바로 이 책이다. 스님의 다정하면서도 자신 있는 미소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법륜 스님은 스님답게 모든 강연도 무료로 진행한다고 한다. 법륜 스님이 하는 정도의 강연을 들으려면 상당히 많은 강연료를 받아야 할 텐데 말이다. 법륜 스님께서 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게 부처님이 말씀하신 보시를 몸소 실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 관계, 자식과의 관계, 노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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