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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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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2025. 10. 13. 06:57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마릴린 폴(김태훈),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북플레저, 2024년

 

횡단보도가 저기 보이는데 갑자기 빨간 신호가 파란 신호로 바뀌면 어떻게 하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뛰어서 건너려고 할 것이다. 나도 전에는 당연히 그렇게 했다. 지금도 가끔 뛰어서 건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다음 신호에 건너지 뭐.’라면서 오히려 천천히 걷는다. 뛰어서 건너면 몇 분을 아껴서 건너편에 이를 수는 있지만, 다음 신호에 건너면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살펴보게 되고, 같이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도 살펴보면서 서둘렀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길 옆 식당에 앉아서 식사하는 가족의 다정한 모습도 보게 되고, 돌 틈에서 힘겹게 모습을 드러낸 풀의 고귀한 생명력도 느끼게 된다.

이 책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는 이런 여유가 가져오는 유익함에 대해 논하고 있다. 현대 사회가 점점 더 경쟁이 심해지면서 더 많이 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조류에 휩쓸리다보면 번 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번 아웃이 될 정도로 여유를 찾지 못하고 일하다보면 오히려 일을 능률이 떨어지면서 경쟁에서 뒤처지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주위 사람들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쉼을 생활화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루 일과 중에서 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주일 동안 일하고 하루 정도는 쉬라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휴식의 날을 ‘오아시스 타임’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오아시스 타임은 기독교 계통의 안식일과 닮은 측면이 있다. 하느님이 엿새 동안 만물을 창조하고, 이레째 되는 날 휴식을 취했다는 것과 유사하다는 얘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대인들이 창의적이며, 노벨상을 휩쓸고,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고 있는 원동력도 아마 이런 안식일의 힘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이고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인들도 이제는 주 5일 근무가 일상화되어 있어서 유대인과 다를 게 뭐가 있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대인들이 유대인과 다른 점은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의해 안식일 동안에는 일을 할 수가 없다. 골프, 게임 등 움직임이 있는 활동을 하지 못하고 가족들과 대화하고 탈무드 등 경전을 공부하면서 하느님을 알아가는 활동만 허용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찾고, 가족과의 유대를 다지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휴식이 필요한 현대인들이 이 책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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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이징 솔로

2025. 10. 6.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희경, “에이징 솔로,” 동아시아, 2023년

 

<에이징 솔로>. 나이 들어가는 솔로 이야기? 이 책 <에이징 솔로>는 에이징 솔로인 저자 김희경이 비혼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서 풀어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으로 쓴 책이다. 에이징 솔로가 남의 얘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 사회에 의외로 에이징 솔로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만큼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나도 언젠가는 에이징 솔로가 될 가능성이 높긴 하다. 부부라면 사고로 동시에 죽지 않는 한 어느 한쪽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 나머지 한쪽이 에이징 솔로가 되니까 말이다. 물론 자식이 돌봐준다면 에이징 솔로의 처지를 면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그런 희망마저도 버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2015년 무렵부터 한국의 주된 가구 형태가 된 1인 가구는 2021년 기준 716만 6,000가구로 전체의 33.4퍼센트에 이른다.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29.3퍼센트)보다 많다.”고 한다. 아마 1인 가구의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지면서 ‘정상가족’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상가족’ 패러다임에 매몰되어 ‘에이징 솔로’ 사회에 대한 대비에 너무 소홀하고 있다. 법은 물론 사회 관습, 사회 제도 등 모든 면에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요즘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문제가 바로 ‘고독사’의 문제다. 혹자는 이런 문제를 정치에서 풀어주기를 바라지만, 그냥 정치권에 맡기기보다는 당사자인 우리 모두가 스스로 해결하는 길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제시했듯이 법도 고치도록 압력을 넣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의지하는 방법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 ‘에이징 솔로’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 소개-여행과 독서

2025. 9. 29. 07:0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잔홍즈(오하나), “여행과 독서,” 시그마북스, 2017년

 

‘여행과 독서’라는 두 단어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일단 여행이 동적인 특성이 있는 반면에, 독서는 정적인 특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서로 대비된다. 하지만 여행과 독서가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독서를 좋아하고, 그 반대도 성립이 된다. 왜냐하면 독서를 하다보면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새로운 곳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굳이 책을 통해서 구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얻는 단편적 정보보다는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이 훨씬 더 깊이가 있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 <여행과 독서>도 그런 측면에서 여행과 독서의 관계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 <여행과 독서>에서 저자 잔홍즈는 책을 통해 얻은 여행지에 정보보다는 음식에 대한 정보를 활용한 ‘미식 여행’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좋은 여행을 위해서는 여행지, 여행 친구와 더불어 숙소와 음식이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지만, 내 입장에서는 음식 그 자체를 위한 여행은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미식가가 아니라는 측면도 있지만, 음식 하나 먹자고 비싼 돈을 들이면서 여행을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미식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비싼 음식 값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수적인 생각도 나의 미식 여행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기 때문에 내가 해보지 못할 미식 여행을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었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소개-아버지의 해방일지

2025. 9. 15.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창비, 2022년

 

이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얼마 전 시작한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책이다. 이번 독서모임은 주로 베스트셀러 소설을 중심으로 책이 선정되는데, 이 책도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의미가 어디로부터의 해방이냐 하는 것이 독서 모임에서의 토론 대상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죽음으로 인해 빨치산으로 활동하면서 주위에 폐를 끼쳤던 아버지 자신의 인생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법적으로는 연좌제가 없어지긴 했지만,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던 시기에는 공산주의자 친인척에 의한 연좌제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았다. 이 소설에서도 아버지의 빨치산 활동으로 인해 주인공을 비롯해 조카 등이 육사에 입학을 못하고, 공무원 임용이 무산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독서모임 토론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책의 저자인 정지아의 첫 번째 책 <빨치산의 딸>이 출간되고 나서 출판사 대표가 체포되고, 저자인 정지아는 수배대상이 됐었다고 한다. 그만큼 <빨치산의 딸>이 아버지의 빨치산 활동을 세세하게 기록했었다는 의미도 되고, 빨치산의 활동이 부정적으로 비춰졌었다는 얘기도 된다. 하지만 이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어보면 국가보안법에 저촉될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 그만큼 정지아 작가도 빨치산 활동을 객관적으로 서술할 만큼 성숙(?)했고, 우리 사회도 빨치산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하긴 빨갱이를 때려잡는(?) 수사관의 입장에서 보면 달리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아버지의 활동을 표현할 때도 공산주의자라는 단어 대신에 사회주의자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해서도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사상 자체를 옹호하는 행동보다는 지극히 인간적인 면을 표현하고 있다. 하긴 공산주의자이면 머리에 뿔이 난 악마여야 하는데,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니 그게 더 이적행위로 여겨질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이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라서 그런지 더 실감 있게 소설 내용이 다가왔던 것 같다. 요즘 너무 사상적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사회현실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일단 떠나라

2025. 9. 8.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별, “일단 떠나라,” 에이블북, 2023년

 

은퇴 후 마음껏 여행하기. 그것도 세계여행으로. 누구나 바라는 바이지만, 아무나 실행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 돈, 건강의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은퇴 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은퇴 직후에는 돈이 없어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건강이 안 좋아져서 여행을 못 가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 <일단 떠나라>의 저자 김별은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친 후 거의 6개월 동안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18개국 48개 도시를 여행했다. 그것도 혼자서. 물론 맨 마지막 여행지인 태국과 베트남은 남편과 아들과 함께 여행을 했지만 말이다. 사실 여행을 좋아하고, 직장 다닐 때도 해외출장을 가면 어떻게든 출장 틈새 여행(?)을 즐겼던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장기간의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저자가 독신이거나 여행을 자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프랑스에 5년간 유학을 하긴 했지만, 해외여행을 자주 하지 않은 채 해외여행을 단독으로 감행했다. ‘감행했다’라는 표현은 그렇게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독 세계여행을 떠난 저자도 존경스럽지만, 아내와 엄마에게 6개월 동안의 무작정(?) 여행을 용인(?)해 준 남편과 아들들도 존경스러웠다. 아마도 6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제대로 마친 저자가 가족들에게 더 잘해줬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 사이에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 말이다.

해외여행에 관한 책들이 많지만, 은퇴 후 세계여행을 한 번이라도 꿈꿨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고 실행에 옮길 용기를 가지는 계기를 마련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2025. 9. 1.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상태,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책보세,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출간한다고 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대통령이 한국사에 대해 무얼 알아서 국정 교과서를 통해 정해진 역사를 배우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사 주류 학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교과서에 담고자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역사, 특히 한국사 분야는 일본에서 교육을 받고,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학자들이 주류로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곤 했다. 이 책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는 바로 그런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다. 현재 한국의 주류 한국사 학자들은 일본이나 중국의 주장에 부화뇌동하면서 한국의 최초 국가인 고조선이 평양 근방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소고조선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반면에 재야 한국사 학자들은 고조선이 만주를 포함한 중국 북부 지역까지 퍼져 있었다는 대고조선론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 고조선은 기원전에 존재했던 국가로 소고조선론이 옳은지 대고조선론이 옳은지는 따지기가 쉽지가 않은 문제다. 하지만 이 책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에서는 이제까지의 여러 학자들이 주장한 바를 총정리해서 대고조선론이 더 타당성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과학으로서 고조선사는 신채호, 리지린, 윤내현 3인의 천재가 기반을 닦았는바 이들을 빼놓고서는 한국 고대사를 전혀 생각할 수 없다.’는 주장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조건적으로 국수주의에 편향되어 고조선이 지금의 중국 북방에 존재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일본과 중국의 편향된 주장에 편승하여 소고조선론을 주장하는 주류 학자들의 입장도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해서 대고조선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그 주장들을 비교 검토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스티븐 레비츠키 외(박세연),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어크로스, 2024년

 

이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요즘 한국과 미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해석이 궁금해서 선택하였다. 미국 저자이다 보니 이 책의 내용이 미국 상황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었지만,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도 적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요즘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계엄 상황과 극우 편향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설명이나 해결책은 이 책에 제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던 미국의 정치 시스템의 모순, 예를 들면 선거인단에 의한 대통령 선출 문제 등이 왜 생겨났으며, 왜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바이든 전 대퉁령의 임기가 남아 있을 때 썼다. 그런데 만약 이 책에서 그토록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 상황에서 썼다면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궁금했다. 미국 정치 제도가 현대 민주주의의 모델로 여겨지고 있지만, 지금은 모순을 잔뜩 포함한 애물단지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물론 왜 그런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밝힌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민주주의에 만족한다고 답한 미국인은 응답자의 41퍼센트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호주와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의 60퍼센트 이상, 그리고 뉴질랜드와 스웨덴의 70퍼센트 이상과 큰 대조를 이룬다.’는 내용에 공감이 된다.

아울러 미국은 물론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이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기준?), 즉 민주적인 정당이 따라야 할 세 가지 기본 원칙도 참고할 만하다. 이 세 가지 원칙은 ‘민주적인 정당은 승패를 떠나 공정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권력을 차지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분명하게 거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민주적인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이다.

 

책 소개-개념의료

2025. 8. 18.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박재영, “개념의료,” 청년의사, 2013년

 

요즘 정부에서 추진하는 의료 개혁, 특히 의대 정원 확대 문제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한편에서는 정부의 의료 개혁 시도가 너무 성급하고 무모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의사와 의대생 등 의료계가 너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책 <개념의료>는 의사이지만, 저널리스트 겸 저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영이 한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계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저자가 객관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의 개선점에 대해 지적한 내용들이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맛이 있다. 예를 들어 의약분업을 하기 전에는 의사의 수가 모자라서 의사 증원 대신에 손쉬운 약사 증원을 택하고, 약사들로 하여금 일부 처방 조제를 하도록 암묵적으로 용인함으로써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니 의약분업을 한 현 시점에서는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저자가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다른 장점으로는 단순히 현재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점들만 지적을 한 게 아니라, 미래 의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나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20세기 현대의학의 발전이 현미경과 항생제와 마취제의 개발에 가장 크게 힘입었다면, 21세기 의학의 혁신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게놈 의학의 발전으로부터 가장 큰 동력을 얻을 것이다.’ 그에 따라 의사의 역할, 더 나아가 병원과 의료계 종사자들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행위가 공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원격 진료 등 현대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시행 가능성이 높아진 제도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지는 심사숙고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이 책은 이런 여러 가지 의료 문제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2025. 8. 11.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소영, “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드림셀러, 2024년

 

이 책 <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는 여행 에세이이면서 저자의 자전적인 얘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길, 즉 도예가로서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지금도 그 길을 즐기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젊은이답게 고전적인 도예를 넘어 카네이션 도자기 등을 제작하고, 그런 작품들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그런 와중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아홉 번이나 걸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 순례길을 걷기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인 조개 모양 문양을 도자기로 만들고, 순례길에서 판매하는 아이디어도 젊은이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직업은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소영이 바로 그런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 자신이 얘기했듯이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발견하려면 열심히 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찾아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좋아하는 여행도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품고 있는 젊은이나 자녀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2025. 8. 4.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최연호,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 글항아리, 2024년

 

‘휴머니즘이 작동하는 의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의료 시스템이다. 이제까지 의료는 의사가 절대 갑인 형태로 운영이 되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의료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된 환자들이 의사를 과거처럼 절대자로 대하지 않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그런 태도를 가진 의료인과 환자가 있는 게 현실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과거에는 젊은 의사가 나이 많은 환자에게 반말로 대하는 것도 흔한 풍경이었다. 물론 지금은 ‘환자(고객)가 왕이다.’라는 서비스 정신이 의료 시스템에도 도입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아직은 의사가 치료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 보니까 제약회사들이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실 의원이나 병원에서 일어나는 치료 행위는 환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의사 위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일부 의사들의 경우에는 그런 절대 권력을 이용해서 환자의 입장을 무시하고 의료진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의원이나 병원의 수익 추구를 위해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권하거나 과잉 진료를 시행하고 쓸데 없는 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 <의료쇼핑, 나는 병원에 간다>는 모든 의료 행위가 환자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도 불구하고, 집단 이기주의에 물들어있는 의료계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이에 반발한 의료계의 태도를 보면 더욱 더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지키기만 해도 해결될 문제가 아직도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다시 다잡아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