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917 호)
【 달라진 추석의 의미를 생각하며 】
저는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석 달 동안 진도 길은푸르미체험마을에서 살아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살아보기에는 6팀 8명(부부 2팀, 1인 4팀)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그대로 진도에 남아 있는 사람이 6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연휴 기간에도 저를 포함해서 2명만 집으로 가고, 나머지는 그대로 진도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우리의 2대 명절로 여겨지고, 이때가 되면 누구나 고향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추석이나 설날에 식구나 친척들이 꼭 모여야 한다는 의미가 점점 더 퇴색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설날이나 추석에 귀성표를 구하기가 어렵고,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걸 보면 아직까지는 그런 정서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고향이 제주도인데, 제주도는 사실 추석 정서와는 거리가 멀어서 특별히 추석 때 제주도에 가야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추석이 한 해 농사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 농산물이 가장 풍성할 때 식구나 친척들끼리 모여서 정을 나누자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제주도는 추석 때 감사를 드릴 정도로 풍성한 추수를 할 환경이 아니었고, 대가족 중심의 사회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추석날보다는 추석 전에 조상님들 묘를 벌초할 때 제주도에 내려가곤 했었습니다.
추석 때는 친척들이 별도로 모이지 않았지만, 벌초 때는 가까운 친척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조상님들을 모두 화장 처리하여 납골당에 모셨기 때문에 벌초할 일이 없어져서 이제는 특별히 제주에 가야할 일이 없어져 아쉽기는 합니다.
이처럼 추석 명절의 원래 의미가 점점 퇴색해 가는 데도 추석 연휴가 더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지어 추석 명절 연휴에 주말 공휴일이 겹치면 대체 공휴일까지 지정하면서까지 말입니다.
그 덕분에(?) 이제는 추석에 귀성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추석은 농사를 잘 되게 해준 하늘이나 조상님들께 감사를 드리는 명절이 아니라,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기간이라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생산이 아니라 소비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탈바꿈한 신자유주의(자본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주는 게 요즘 추석 풍경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과거에는 그래도 국민들에게 저축하라고 권장했었는데, 이제는 없는 돈까지 털어서(신용카드를 사용해서) 소비하라고 연휴까지 늘려주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중국의 춘절이나 인도네시아의 르바란처럼 열흘 이상이나 고생하면서 고향을 찾아가는 풍경이 점점 낯설어지는 우리네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길이 막히지 않을 때 부모님을 찾아뵙고, 추석 연휴 때는 해외여행을 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명절에 모이더라도 음식을 장만하느라 고생하지 않고, 외식을 하거나 장에서 반찬 몇 가지를 사서 조촐하게 식사하는 문화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추석 때가 되면 강강수월래나 윷놀이 등 과거의 추억 놀이를 즐기려는 시골의 풍습이 남아 있어서 마음의 위안이 됩니다.
저도 얼른 귀촌해서 이런 과거의 추억을 즐길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지만, 제 마음속에는 아직도 옛 명절에 대한 향수가 간직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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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진도 살아보기 체험일지를 블로그(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 https://blog.naver.com/tiger_ceo)와 밴드(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게시글 : 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https://www.band.us/band/91381493/post)에 올리고 있으니 많이 방문하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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