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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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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농촌기본소득 정책포럼
기본소득 사회실험 의미 등 짚어

인도 기본소득 사회실험 설계자
“창업·경제활동 늘고 취학률도 상승
효과 검증 넘어 공론화 작업 큰 의미”

충남 장고도·제주 행원리 등
공유자산 활용 수익배분 눈길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실험 때
지역 공동체 미치는 영향 살필 것”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의 복합문화공간 ‘채비’에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등이 주최한 제1회 농촌기본소득 정책포럼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장, 토론 좌장을 맡은 이원재 랩2050 대표, 발제자인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 기조 발제자인 사라트 다발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의장을 비롯해 나머지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줌을 통해 토론에 참여했다. 이주형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보조연구원

 

경기도가 올해 하반기에 실시할 계획인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의 의미와 쟁점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역공동체 중심 기본소득 사회실험의 의미와 쟁점'이란 주제로 지난 29일 개최된 제1회 농촌기본소득 정책포럼에서 인도의 기본소득 실험, 국내 장고도(충남 보령)와 제주도에서의 공유자산 수익 분배 등의 사례가 소개되고 시사점이 논의됐다. 이번 포럼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경기도의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주관하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민간 정책연구소 랩2050,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지역재단과 함께 마련했다. 일부 발제자와 토론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인도 기본소득 실험의 교훈>

 

이날 기조 발제자로 나선 사라트 다발라는 인도의 기본소득 사회실험의 설계자이자, 전세계적으로 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의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인도와 나미비아에서 실시된 기본소득 실험의 시사점을 전했다. 나미비아는 2008년부터, 인도는 2011년부터 12개월간 2천명에게 각각 월 12달러와 4달러씩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은 게을러지지 않았다. 창업과 경제활동이 늘었고, 새로운 교통시설이 생겨났으며 취학률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 특히 나미비아에선 알코올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사라트 다발라는 기본소득 사회실험에 이은 정책의 변화도 소개했다. 그는 “사회실험 이후에 실제 인도의 지방정부가 2018년부터 모든 농민에게 농지 면적에 비례한 현금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이 정책으로 해당 정당이 지방 의회의 4분의 3을 석권했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서 땅의 소유주들에게만 지급이 되면서 소작농들과 농민이 아닌 자들이 배제됐고, 기본소득 논의가 주로 ‘배제된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진행됐다”며 “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진행할 때 개별성 원칙이 잘 지켜질 필요가 있고, 지역에서 배제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인도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라고 밝혔다.사라트 다발라는 증거 수집을 넘어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는 사회실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노예제 폐지나 여성 참정권을 쟁취할 때엔 미리 소규모로 사회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런 정책은 가치와 철학, 인권을 기반으로 실시됐다. 분명 정책 효과라는 근거는 중요하지만, 증거만 가지고 정책이 실시되진 않는다. 인도에선 사회실험 이후에 정치적 운동이 일어났고, 무엇이 나은 방안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공론화하는 작업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가 강조하는 사회실험의 또 다른 역할은 대중과 언론, 전문가, 정당 간에 어떤 대안이 바람직한지를 논의하는 대화를 촉발한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지난 5년간 성남시의 청년배당,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 코로나 사태 속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의 실험적 사례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소수의 학자들만 논의하던 기본소득이 정치권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의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해삼 씨앗이 섬 주민 기본소득이 되기까지>

 

이날 토론회에선 지역 공동체가 공유한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분배하는 사례들도 소개됐다.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은 장고도에서 해산물 채취로 얻는 수익을 섬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장고도는 81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으로 1993년부터 해삼 어장의 수익을 배당해 2019년엔 가구당 연간 1100만원이 지급됐다. 강 소장은 “해삼은 다른 어류 양식과는 달리 씨앗만 뿌리면 알아서 해초를 먹고 자란다. 성체가 될 때까지 주민이 신경 쓸 일이 하나도 없고, 다 자란 것을 채취만 하면 된다. 장고도 주민들은 거의 노동을 투입하지 않는 해삼 양식으로 기본소득을 받고, 두달간 열차례 바지락을 채취하는 노동소득으로도 동일한 금액을 배당받는다. 기본소득과 노동소득을 합쳐 마을 공동체로부터 받는 배당액이 가구당 연 2000만원 정도 되기 때문에 양식업을 하느냐에 따라 소득 격차가 큰 다른 섬들과는 달리 장고도 주민들은 균등하고도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장고도에서는 해산물 채취로 얻는 수익을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기본소득 실험이 진행 중이다.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 제공

 

하지만 장고도 주민들이 균등한 배당액을 받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 애초 장고도의 어장은 양식업자에게 임대를 주고, 마을 공동체인 어촌계가임대료를 받는 구조였다. 강 소장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어장을 임대해주는 것이 불법인데다, 임대료가 1983년 당시로서도 터무니없는 가격인 연 50만원이었다”며 “1983년 양식업자가 임대료를 내리려고 시도하자, 새로 부임한 청년 이장이 주민들을 설득해 어장을 되찾았고, 10년간은 어장에서 나온 수익을 마을 재산으로 관리하며 대부업 등에 사용했다. 논란 끝에 1993년에 처음 배당이 시작되자 더 이상 어장 수익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사라졌고, 어장이 공동의 관심으로 잘 관리되면서 매년 배당액이 커졌다”고 전했다. 공정한 분배체계가 공유자산의 관리에 도움이 된 것이다.장고도와 마찬가지로 제주도에서 공유자산을 통한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발표한 김자경 제주대 학술연구교수는 “제주도는 목장과 어장의 수익을 마을 공동체가 함께 운영하며 수익을 배분한 전통이 있다. 예를 들어 (해초류인) 톳과 우뭇가사리는 공동 작업해 배분하고, 미역은 개인이 채취한 만큼 가져가는 등 101개의 어촌계가 각기 나름의 관습과 질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최근 제주에서 새로운 공유자산으로 주목받는 것은 풍력발전의 원동력인 ‘바람’이다. 김 교수는 제주도 동쪽 지역의 구좌읍 행원리 풍력발전 단지를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행원리의 6개 마을이 풍력발전 수익의 일부를 배당받고,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며 “마을 내 갈등과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고, 이로 인해 마을의 의사결정 권한을 특정인이 독단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롭게 등장한 공유자산의 수익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남은 것이다.

제주 행원리에서는 풍력발전 수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김자경 제주대 교수 제공

 

<분배체계가 지역 주민에 미치는 영향 고려>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설계한 지역재단의 이창한 이사는 기본소득이 지역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이 실험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촌기본소득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농민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냐고 오해를 한다. 하지만 경기도의 농촌 지역에도 농업인의 비중은 전체의 16% 정도에 불과하다”며 “농업인과 비농업인이 농촌이라는 같은 생활공간에서 서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장고도처럼 분배체계가 주민들의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2019년부터 여러 지자체에서 농민수당을 도입하고 있고, 농민을 대상으로 한 농민기본소득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농촌에는 농민이 아닌 주민들도 농업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고, 함께 지역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농촌의 활성화를 위해선 모든 농촌 주민에게 지급 대상을 확대하자는 개념이 농촌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이지은 기본소득신진연구자네트워크 대표는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은 분배 정의를 넘어 기후정의 측면에서 재평가될 수 있다”며 “농촌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이 실험으로 커먼스(공유자산)를 재발견하고, 지속 가능한 작은 경제 모델을 발굴하며 생태적인 페미니즘을 활성화하는 논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원재 랩2050 대표는 “경기도 농촌기본소득 사회실험은 핀란드에서 실시된 기본소득 실험과 함께 독특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며 “핀란드에서도 집권한 총리가 정책실험을 실시한 것이었고, 한국에서도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실험”이라고 말했다. 사회실험의 결과에 따라 국가 전체의 정책이 좌우될 수 있는 환경이란 의미다.

 

윤형중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한겨레 2021년 2월 1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81229.html#csidx461cbeac0d5de0abab2249097903716

지난 1월 2일 정식 개장한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을 갖췄다. 437종의 열대 식물이 사는 '열대 온실'은 하와이의 정글을 옮겨 놓은 듯하다. 최승표 기자

깊은 겨울, 나무는 앙상하고 산천은 거무튀튀하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우울한 기운까지 더해져 온 세상이 무채색으로 가라앉은 듯하다. 초록이 그립다. 뭇 생명이 파릇파릇한 여름날이 간절하다. 그래서 생각난 게 온실이다. 세종시로 달려갔다. 마침 국내 최대 온실을 갖춘 수목원이 개장한 까닭이었다. 동남아시아의 정글을 옮겨 놓은 것 같은 세상을 만나니 모처럼 눈이 환해진 기분이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시대, 잠시나마 열대의 낙원을 다녀온 것 같은 만족감까지 덤으로 누렸다.

맨땅에 일군 도심형 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은 '도심형 수목원'이다. 정부 세종 청사가 있는 세종시 신도심 농토에 축구장 90개 크기로 수목원을 조성했다. [사진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은 지난해 10월 17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입장료를 받으며 정식 개장했지만 성대한 개장식은 언감생심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다가 연말연시 전국의 관광명소를 폐쇄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 때문이었다. 수목원은 하루 입장 인원을 3000명으로 제한하고 온실은 시간당 180명만 받으며 조용히 새해를 맞았다.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궁궐 정원. [사진 국립세종수목원]

세종수목원은 산림청이 만들었다. 그러나 기존 수목원과 다르다. 이를테면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명품 숲에 들어앉았고, 경북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은 깊은 산자락에 안겨 있다. 반면 세종수목원은 정부기관이 모여 있는 세종시 신도심 한복판에 자리한다. 금강 변, 나무 한 그루 없던 농지에 1518억원을 들여 축구장 90개 크기(65㏊) 수목원을 만들었다. 그래서 ‘도심형 수목원’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한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의 설명이다.

“수목원이 자연과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면, 세종수목원은 사람 쪽에 더 가깝습니다. 나무가 자라고 자연이 회복되는 걸 관찰하면서 시민과 함께 수목원을 만들어 가는 거죠. 코로나 시대, 많은 사람이 반려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얻고 있는데 정원 문화, 식물 가꾸는 기술도 알리고자 합니다.”

알람브라 궁전 품은 온실

세종수목원은 20개 전시원을 갖췄다. 추운 겨울, 야외 전시원을 둘러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한국전통정원은 제법 인기다.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궁궐 정원, 전남 담양 소쇄원에서 착안한 별서 정원이 그럴싸하다.

사계절 온실은 국립세종수목원의 상징인 붓꽃을 형상화했다. [사진 국립세종수목원]

개장과 함께 수목원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사계절 전시 온실’이다. 국내 최대 면적(9815㎡)을 자랑하는 온실은 외관부터 독특하다. 꽃잎 3개로 이뤄진 붓꽃을 형상화했다. 붓꽃은 세종시가 속한 ‘온대 중부 권역’을 대표하는 식생이자 세종수목원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지중해 온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아주는 부겐빌레아. 최승표 기자

지중해 온실부터 둘러봤다. 흐드러진 부겐빌레아가 먼저 반겨줬다. 온실 한가운데에는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을 본뜬 정원이 있었다. 각도를 잘 잡아서 사진을 찍으면 스페인에 다녀왔다고 우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처럼 꾸민 지중해 온실 속 정원. 최승표 기자

지중해 온실에는 신기한 나무가 많았다.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 줄기가 항아리처럼 생긴 ‘케이바 물병나무’, 시어머니방석이란 별명을 가진 ‘금호선인장’은 이름도 생김새도 흥미로웠다. 이유미 원장은 ‘울레미소나무’를 눈여겨보라고 강조했다. 중생대 백악기 때 살다가 멸종한 줄 알았으나 1994년 호주에서 발견한 귀한 나무다. 국립생태원, 완도수목원에도 있는데 국내 최초로 세종수목원에서 개화했다.

작은 하와이

열대 온실에는 연못과 아담한 폭포도 있다. 야자나무뿐 아니라 양치식물도 많아 열대의 정글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최승표 기자

열대 온실에 들어가려면 외투를 벗어야 한다. 기온이 30도, 습도는 70도에 육박한다. 열대 온실은 지중해 온실보다 훨씬 농밀한 초록 세상이다. 바닥에는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이 덮여 있었고, 온갖 종류의 야자나무가 거침없이 자라 정글을 이루고 있었다. 아담한 폭포와 수련이 핀 연못도 있다.


열대 온실에는 2층 높이의 데크도 설치돼 있다. 덕분에 훨씬 입체적으로 조경을 관찰할 수 있다. 열대 온실 천장 높이는 32m다. 지중해 온실보다 2m 높다. 열대 온실의 상징인 ‘흑판수’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이 거대한 나무는 최대 32m까지 자란단다. 칠판과 연필, 악기 재료로도 쓰이는 요긴한 나무다.

 



[출처: 중앙일보] "여긴 하와이 정글" 속여도 통할 수목원, 한국에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거대한 나무 흑판수. 최대 32m 높이까지 자란단다. 최승표 기자

열대 온실에는 무려 437종의 식물이 산다. 파파야, 핑크벨벳바나나 같은 과실도 주렁주렁 열려 있고, 권투 글로브보다 큰 형형색색의 꽃들도 지천으로 피어 있다. 새빨간 ‘하와이무궁화’, 터진 폭죽 같은 ‘연화수’가 특히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 온 이지연(24)씨는 “기후대에 따라 전혀 다른 식물이 사는 게 신기하다”며 “5000원을 내고 해외여행을 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과일과 꽃이 모두 분홍색을 띠는 핑크벨벳바나나. 최승표 기자

◇여행정보=국립세종수목원 사계절 온실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뒤 방문해야 한다. 1시간 단위로 18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았다면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온실을 방문하지 않으면 반값(어른 2500원)만 내면 된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1시간 30분짜리 체험 프로그램도 인터넷에서 예약할 수 있다. 8000원(입장료 포함).

극락조화 활짝 핀 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 창업주가 가장 아끼는 공간인 '만경비원'. 괴목과 다육식물, 열대식물이 예술작품처럼 어우러져 있다. 최승표 기자

세종시에는 국립세종수목원 말고도 명품 온실이 하나 더 있다. 세종시 북쪽의 수목원 베어트리 파크. 야자수 그득한 열대 온실뿐 아니라 분재·괴목을 전시한 실내 관람시설도 갖췄다.

250평에 달하는 열대식물원에는 잎이 넓적한 야자나무가 그득하다. 새처럼 생긴 극락조화가 만개한 모습과 탐스럽게 영근 폰데로사 레몬도 볼 수 있다. 실내 분재원에서는 백 살이 넘는 분재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분재도 볼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 창업주가 가장 아끼는 공간은 ‘만경비원’이다. 약 500평 규모인 만경비원은 열대 조경과 한국의 산수 조경이 조화를 이룬 이색 실내 정원이다. 희귀한 선인장, 다육 식물도 많고 예술작품 같은 괴목·나무화석도 곳곳에 전시돼 있다.

새처럼 생긴 극락조화. 최승표 기자

주말에는 실내 양어장을 개방한다. 오색연못과 송파정에 사는 비단잉어 1000여 마리가 겨울을 나는 곳이다. 씨름선수 장단지만한 비단잉어도 볼 수 있다. 3월이면 다시 오색연못으로 돌아간단다. 먹이주기 체험(1000원)도 할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곰이 사는 수목원이다. 불곰·반달곰 등 100여 마리 곰이 산다. 야생 곰은 겨울에 먹이를 구할 수 없어 겨울잠을 잔다. 하지만 수목원 곰들은 음식을 챙겨주는 까닭에 겨울에도 말똥말똥한 눈으로 관람객을 향해 손을 흔든다.

세종=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2021년 1월 28일] "여긴 하와이 정글" 속여도 통할 수목원, 한국에 있다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8 )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해진 인생

 

나이가 들면 수입은 줄어드는데, 몸이 아파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고민거리입니다.

의료비 항목으로는 고혈압, 당뇨 등의 진료비 및 약값, 치아와 무릎 관절, 백내장 등 눈의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이런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 편인데, 요즘 안경 비용이 수월찮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도 근시라서 안경을 벗으면 생활이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고도 근시라 렌즈가 비싸긴 했지만, 안경을 한 번 맞추면 자주 교환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원시가 되었지만, 다초점 렌즈 안경을 맞추면 4~5년간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안경의 교체 시점이 2~3년으로 짧아지고, 다초점 렌즈만으로는 생활이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원시가 되면서 고도 근시가 약화되어 안경 도수도 낮아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날이 갈수록 렌즈 두께가 두꺼워지기만 했었는데, 한 단계 낮은 도수의 안경을 맞춰야 된다고 하니까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문제는 과거에는 다초점 렌즈 안경 하나만으로도 생활에 불편이 없었는데, 이제는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선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초점 렌즈 안경이 필요하고, 별도로 돋보기안경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돋보기안경도 책을 읽는 용도와 컴퓨터 작업 용도의 안경이 별도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운전을 할 때 사용할 선글라스 식 안경이 필요하게 되어 모두 네 가지 종류의 안경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네 가지 종류의 안경을 사용해야 하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시로 안경을 바꿔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보다가 책을 읽을 때는 또 다른 돋보기안경으로 바꿔 써야만 하니 처음에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일상용 안경을 쓰다가 컴퓨터 작업이나 책을 읽을 때 안경을 바꿔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책을 읽을 때 또 다른 돋보기안경으로 바꿔 써야 하는 것은 노화에 의한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의 렌즈 작용을 조절하는 근육이 너무 조여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근시입니다.

나이가 들어 렌즈 조절 근육의 힘이 약해지니 고도 근시에서 근시로 좀 약해진 것이겠죠.

 

문제는 렌즈 조절 근육이 약해 지다보니, 컴퓨터를 볼 때와 책을 읽을 때 정도의 조절 능력까지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해진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인생에서도 이처럼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한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듯이, 마음의 근육도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지니까요.

 

나이가 들어서도 몸과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세상을 나에게 맞추려고 하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세상에 맞춰 내가 네 개의 안경을 쓰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향해 꼰대라떼니 하며 비아냥거리는 것도 우리 나이 든 사람들이 한 개의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니까 생기는 일이 아닐까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나이가 들어서도 안경이 필요 없도록 마음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네 개의 안경을 마련하고 세상에 맞춰서 안경을 바꿔 쓰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마음이라도 가져야 합니다.

저도 제 눈에 맞춘 네 개의 안경뿐만 아니라, 굳어진 마음에 맞는 네 개의 안경도 맞춰서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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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혼돈에 빠지면서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부는 코로나19처럼 충격을 주었던 스페인독감, 메르스 등이 지나갔듯이 코로나19도 지나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 개발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사 이번 코로나19가 희망적인 전망처럼 조만간 지나가더라도 코로나19와 유사한 또 다른 전염병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벽하게 퇴치되기 위해서는 전체 인구의 70퍼센트 이상이 집단 면역력이 생겨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어 한국에서도 접종이 곧 시작되겠지만, 집단 면역력이 생기려면 연말까지는 가야하고, 이러한 노력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나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만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19를 전망할 때 1918년 발생했던 스페인독감의 예를 많이 인용하곤 한다.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스페인독감과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페인독감이 최대 5천만 명 정도의 사망자를 냈지만, 코로나19의 경우에는 그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는 않긴 하다. 스페인독감의 경우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이유는 항생제 등이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증상에 따른 대응치료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하면서 각자의 면역력으로 이겨내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에 비해 사망자가 적은 것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면역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사망률이 아주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가장 염려하는 바는 스페인독감처럼 봄에 가볍게 넘어갔다가 가을에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나면서 사망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스페인독감도 봄에는 가벼운 증상만 보였다가 가을철 2차 유행 때 갑자기 독성이 강해지면서 사망률이 급증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경우에도 겨울철 접어들면서 3차 유행이 시작되었고, 영국발, 남아공발 등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서 결국 코로나19가 독감처럼 토착화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백신 개발이 최우선 과제이고, 치료제도 개발되어야 한다. 현재 백신은 개발이 완료된 상황이고, 치료제 개발도 거의 완료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 또 다시 그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현재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 철저한 위생 수칙 지키기를 실천하는 것이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결국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에 지금처럼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속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또한 지나친 위생 수칙 지키기는 전염병은 줄이지만, 아토피성 질환과 같은 알레르기를 증가시킬 염려가 있다.

코로나19 등 최근의 전염병을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인수공통전염병을 막는 것을 들 수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장화된 가축 사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바이러스 변이를 일으키는 항생제의 남용을 금지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육식을 좋아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기 어렵고, 현대인의 육식 선호 식습관에 맞춰 기업형으로 자리 잡은 가축 사육 방식을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 대책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설사 그렇더라도 공장화된 가축 사육과 항생제의 남용은 인수공통 전염병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인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우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육식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은 현대인의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생활 습관병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먹어야 할 곡식을 가축 사료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굶주리는 사람들을 늘리고, 비료와 농약 사용을 늘림으로써 기후 변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공통 전염병을 막기 위한 두 번째 대책으로는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침범하는 개발을 막고, 야생동물을 포획하여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대책을 들 수 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인 숲을 보호하는 일은 비단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더 나아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숲 개발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글로벌 대기업의 탐욕을 막고, 경제개발을 위해 숲을 개간해야 한다는 개도국들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전염병 전파를 방지하기 위한 또 다른 대책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술의 대표적인 예로는 사이버 강의 등 대면접촉 기피 기술 개발을 들 수 있다. 문제는 현재의 경제개발 개념으로는 도시화, 즉 대면접촉이 많아지도록 만들어야 경제성장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코로나19는 대면 접촉을 늘리는 도시화를 통한 경제개발이 바람직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메가경제 2021년 2월 2일 게재 칼럼]

김양래, “우리 엄마 84.6세까지 치매 막아드리는 42가지 방법,” 2014, 고래북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누구나 웰다잉, 즉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70~80세를 넘어가면서 나타나는 각종 질병에 의한 고통을 겪지 않고 어떻게 건강하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가 모두의 최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노년에 겪게 되는 질병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병이 바로 치매다. 안타깝게도 80대 이상 노인들의 3분의 1, 3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다. 치매는 본인도 고생을 하지만,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 크기 때문에 더욱 더 두려움을 주고 있다.

이 책 <우리 엄마 84.6세까지 치매 막아드리는 42가지 방법>은 가족들의 입장에서 부모들의 치매 증상을 알아내고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에 나이가 들면 흔히 나타나는 현상과 치매 증상을 혼동하여 치매가 심해져서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지경까지 가는 것은 막자는 취지에서 쓴 책이다. 알다시피 대부분의 치매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하고, 더 이상 증세가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질병이다. 하지만 일찍 발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을 늦추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치매 증상을 조기에 제대로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는 이미 부모님이 요양병원에 들어가 계시기 때문에 부모님의 치매 증상을 알아보는 데는 이 책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 자신과 아내의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버지가 오래 전부터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그걸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자신이나 부모의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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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손녀, ‘인기만점 할아버지’ 되려면?

'아저씨 냄새' 없애는 다섯 가지 방법

 

 

 

 

 

 

햇볕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 노인 냄새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적당한 산책(걷기 운동)은 지방산을 에너지로 만들어 산화 노폐물 생성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적정 시간동안 햇볕을 쬐면 노년기 건강 유지 필수 성분인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2. 입안 보철물을 자주 세척한다.

틀니 등의 보철물을 사용하는 노인의 경우, 이를 제대로 세척하고 관리하지 않은 채로 착용하다면 구취(口臭)가 심해질 수 있다. 때문에 체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입에 착용하는 보철물을 자주 세척해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3. 수분을 많이 섭취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대사 기능이 저하되면서 입 냄새 또는 체취가 악화될 수 있다. 물은 정화 기능이 뛰어나 신체 각 장기에 쌓인 노폐물을 씻겨주는 효과가 있다.

 

4.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몸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피하고 수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인 피토케미컬은 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해 체취를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지방산 함량이 높은 육류는 체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몸 냄새가 심하다면 육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5. 향수를 이용한다.

 

 

적당량의 향수를 뿌리는 것은 체취를 없애줄 뿐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좋은 감정을 유발한다. 이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녹차향이나 레몬향 등 가볍고 상쾌한 자연향을 택하는 것이 좋다.

 

[조선일보 2020년 12월 28일] 이규연 기자

우리는 흔히 봄, 하면 벚꽃을 떠올리지만, 이보다 먼저 우리를 봄으로 이끄는 꽃이 있다. 바로 겨울과 봄을 이어주는 꽃, 동백과 매화다.

2월 첫 주말, 제주도 서귀포에는 봄의 전령사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흰 꽃망울과 하늘을 향해 뻗은 나뭇가지들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마음은 꽁꽁 얼었지만, 봄꽃들을 소리없이 만개해 봄을 맞이하고 있다.

 

매화는 매실나무의 꽃으로 이른 봄 가장 먼저 피는 꽃 중 하나다. 겨울에 피는 매화는 '설중매'라고도 부른다.

 

매화는 고혹한 향이 특히 매화꽃이 잘 피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점쳤다. 또 매화 나무의 열매인 매실이 많이 열리는 해는 논농사도 잘 된다고 했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기품, 결백, 인내' 이다.

 

골목마다 우수수 떨어진 동백꽃.

 

우리나라에서 동백이 가장 먼저 피는 곳은 제주도다. 동백은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지 않고 똥째로 지는 꽃이다. 동백이 지천인 제주에는 골목마다 우수수 떨어진 동백으로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동백은 향기가 없는 대신 고고한 붉은 빛깔로 새를 유혹한다. 동백꽃의 꽃말은 '진실한 사랑, 겸손한 마음,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이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봄

 

지난 2월 8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바라본 눈 쌓인 한라산.

 

이번 번 설 연휴 날씨는 마치 봄 같다. 제주도 한낮기온 15도 안팎으로 오르며 3월 중순에 해당하는 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일찍 찾아온 봄 날씨처럼 올해는 봄꽃들도 예년보다 빨리 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부는 3월 하순, 중부지방은 4월 초순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개할 전망이다.

봄의 전령사 개나리는 다음 달 12일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필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14일, 서울은 24일쯤 샛노랑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틀릴 것으로 관측된다.

개나리보다 닷새 정도 늦게 피는 진달래는 부산에 다음 달 16일, 광주 22일, 서울에는 24일쯤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꽃축제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제주도 들녘에 푸른 잎이 돋아 있다.

 

글·사진 서경리 기자

 

[조선일보 TOPCLASS 2021년 2월 13일]

잘 죽는다는 것의 의미

2021. 2. 18.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7 )

 

잘 죽는다는 것의 의미

 

얼마 전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유난히 많이 떠오른 것은 자연스런 일일 것입니다.

문득문득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던 차에 우연히 법륜 스님의 즉문즉답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즉문즉답은 그야말로 미리 정해진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청중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이 청중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보면서 참 내공이 깊은 분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녹화를 한 다음에 편집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어진 질문에 심도 깊은 대답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한 강의 내용에 대해 대답하는 것이야 쉬운 일일 수 있지만, 일상적인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이 프로그램에서 법륜 스님이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을 했지만, 특히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질문은 대강 각자가 바쁘게 지내다보니 아버지와 제대로 대화도 나눠보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그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고, 저의 경우에는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계셨고, 저도 퇴직한 상태였는데도 제대로 대화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법륜 스님은 이 질문에 대해 두 가지 내용의 답변을 했는데, 그 대답이 저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첫째는 아름다운 죽음이란 어떤 것이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잠자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가장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게 죽는다면, 주위와 제대로 관계 정리를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죽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편한 죽음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남아있는 주위 사람들에게는 한을 남기는 것이니까요.

가장 아름다운 죽음은 충분히 아파서 주위와 정을 떼도록 하는 죽음이고, 최소한 며칠만이라도 주위와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죽음입니다.

 

두 번째로, 남아 있는 가족의 입장에서 돌아가신 분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정리하느냐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아버지와의 갑작스런 이별이 아쉽다고 계속 그 생각만 한다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요?

아버지와 갑작스런 이별이 아쉽다고 계속 후회를 해봐도 그 사실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와의 이별이 아쉽다면, 이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남은 가족들과 더 이상 아쉬운 죽음 이별을 하지 않도록 미리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남은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자신의 진심을 전해주면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아쉬운 마음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버지와의 아쉬운 이별을 거울삼아 남은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맺도록 노력한다면, 아버지도 기뻐하는 일이 될 테니까요.

 

저는 이제까지 제가 편안한 죽음만을 생각해왔는데, 법륜 스님의 대답을 들으면서 다른 차원의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은 단순히 나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주위와의 관계 단절을 의미합니다.

아니 어쩌면 죽음은 지금의 관계를 넘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 순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어도 세상을 떠날 때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 있지만, 환갑을 넘은 저로서는 죽음에 한발 한발 더 다가선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려는 생각이 있지만,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해야만 참다운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임종과 법륜 스님의 죽음에 대한 설명으로 죽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 요즘이었습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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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왜, 어떻게 발생하였는가?

2021. 2. 17.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과거에도 인류는 전염병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곤 했었다. 천연두, 페스트 등은 인류 역사를 바꿀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말라리아, 에이즈 등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맴돌고 있다. 다행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비교적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행복한 시기를 보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전염병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전염병이 주로 물 등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 모기, 성 접촉 등에 의해 전파되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 즉 인플루엔자에 의한 호흡기 감염이 일반화되고 있다. 과거의 전염병은 비위생적인 환경이 주원인이었기 때문에 상하수도 설비를 갖춘다든가, 모기와 쥐 등을 없앰으로써 퇴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코로나19 등 전염병은 인간의 경제 활동의 결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퇴치를 위해서는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특성이 있다.

최근의 코로나19 등 전염병의 원인으로는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로 요약할 수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이란 동물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이(스필오버)됨으로써 인간의 면역력으로 대처가 되지 않는 문제를 일컫는 용어다. 동물들이 갖고 있는 질병은 인간을 감염시키지 않는 것이 당연한데, 동물 질병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가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전염병의 절반 이상이 과거에 없던 신종 전염병이고, 이들 전염병의 75퍼센트 이상이 야생 동물에게서 사람에게로 넘어오는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게 세계보건기구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는 어떤 종이 갖고 있는 전염병은 다른 종을 전염시킬 수 없는데, 어떤 이유로 다른 종을 감염시키는 스필오버가 일어나면서 인수공통전염병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이 최근 들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공장화된 가축 사육을 하다 보니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과 비좁은 공간에서의 운동부족으로 가축의 면역력이 저하된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더욱이 면역력 저하에 의한 가축의 폐사를 막기 위해 항생제를 남용하다보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인간이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인간과 야생동물이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이 야생 동물들의 서식지를 개간할 때 야생 동물을 포획하여 먹는 경우가 생기면서 야생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개발로 인해 서식지를 빼앗긴 야생 동물들이 인가 근처로 이동하면서 가축이나 인간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교통이 발달하면서 한 곳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각국 정부가 취한 가장 첫 번째 방역 대책이 바로 국경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었음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대도시화, 활발한 국제 교류, 밀접한 대면 접촉 등이 코로나19 등 전염병의 확산을 부추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고, 다른 호흡기 전염병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의 특성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인수공통 전염병, 중국 등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인 코로나19의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특성은 예방과 백신 개발을 위해 이해해야만 하는 특성이다. 과거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었던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없고, 숙주에 기생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세균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바로 사멸하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 코로나19가 기침이나 말을 할 때 내뿜는 비말을 통해서는 전염이 되지만, 공기 중에서는 그리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더 쉽게 변이를 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렵고,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문제를 유발한다.

코로나19의 두 번째 특성인 종간장벽을 뛰어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야생동물, 예를 들어 박쥐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로 전염되었다는 것이다. 박쥐에 기생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유독 인간에게 많이 전염되는 이유는 박쥐가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고, 날아다닐 수 있어서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과일박쥐가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이유는 벌목 등으로 서식지의 과일이 없어지면서 인간 주변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과일박쥐가 과일을 따먹기 위해 과수원 근처에 서식하게 되면서, 돼지 등 가축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세 번째 특성으로 중국을 든 이유는 중국의 음식 문화와 주거 문화가 인수공통전염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0211월 발생했던 사스가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시작됐고, 코로나19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중국이 최근 전염병의 근원지가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중국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이 수많은 다른 동물 종들과 뒤섞여 살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일부 지방에서는 돼지우리와 사람이 사는 곳이 붙어 있고, 돼지우리 위층에 닭을 키우기도 한다. 따라서 닭의 배설물에 든 미생물이 돼지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이유는 중국 남부 지역에서 요리용으로 수많은 종류의 야생동물들을 사고파는 거대한 시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이 왕성하게 뒤섞이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장화된 가축 사육을 하지 않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을 멈추고, 대도시화와 팽창 위주의 경제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곧 이제까지 인류가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추구해왔던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쉽게 실행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대두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사전 경고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라도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메가경제 칼럼 2021년 1월 26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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