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911 호)
【 광복절에 되새겨보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 】
이제 며칠 있으면 맞이하는 올해 8월 15일 광복절이 벌써 제81주년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81주년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과 비슷하고, 이는 곧 8·15 광복절을 실제로 겪은 세대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일제 강점기와 광복절은 물론 한국전쟁을 실제로 겪은 분들이 사라지고, 역사에 기록으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최근의 한국 상황은 물론이고, 광복절 이후 한국 역사에서 미국을 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아니 한국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컸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한국은 물론 세계 역사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최근 브루스 커밍스가 쓴 <한국 전쟁의 기원>(글항아리, 2023년)을 읽으면서 미국이 한국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한국 학자들이 감히 한국 역사에 끼친 미국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해 말하지 못할 때 브루스 커밍스는 그나마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도 우리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일제 잔재 청산’의 문제도 미군정의 통치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커밍스는 주장합니다.
우선 미국이 한국에 행한 가장 큰 악영향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이 패전국인 일본 대신 한국을 소련(러시아)에 바치는(?) 희생물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말이 없다고는 하지만, 만약 한국이 아닌 일본이 독일처럼 분단이 되었더라면 한국이 현재의 분단 비극을 겪지 않았겠죠.
만약 일본이 분단되었다면 현재처럼 일본이 다시 제국주의로 나아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미국이 일본을 차지하기 위해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일제에 종사했던 인력들을 (재)활용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일제 강점기에 한국의 애국지사들을 고문하고 핍박했던 경찰과 행정 인력을 미군정이 재고용함으로써 현재까지도 한국은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루스 커밍스의 책을 읽어보면 당시에 한국은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충분히 독자적으로 안정된 행정 체계를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에 대한 의문은 빈센트 베빈스가 쓴 <자카르타가 온다>(두번째테제, 2025년)를 읽으면서 어느 정도 풀렸습니다.
그 당시 미국은 소련의 급부상으로 공산주의가 퍼져나가는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매카시즘을 앞세운 ‘공산주의자 척결’이 지상 최대의 과제였고, 외교 정책의 최우선 과제도 반공전선 구축이었습니다.
미국은 반공전선 구축을 위해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공산주의 내지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나라들에도 군사 쿠데타를 부추기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독재 정권이긴 했지만, 국민이 선출한 수카르노가 제3세계론을 내세우자 수하르토가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수하르토는 철저한 반공주의를 내세우고, 사회 개혁을 원하는 반대파를 공산주의자로 몰아 수십만 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빈센트 베빈스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이란, 베트남 등의 독재 왕권과 남미의 군사 독재 정권들도 미국의 지원을 받아 탄생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란 전쟁이나, 과거의 베트남전, 이라크전은 물론이고 베네수엘라 대통령 피랍 사건 등을 보면 빈센트의 주장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공산주의 세력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지원과 도움이 절실하지만, 미국이 한국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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