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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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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263 호)

 

【 나에게 신을 보여주면 믿을게 】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성당에 나오라고 권유를 하면 “하느님을 보여주면 갈게.”라고 빈정대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예수님이 하느님인 것을 모르고 박해를 한 유대인의 예를 들면서 어설프게 설득하려고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면 구약성경에 나오는 야훼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하느님은 볼 수 없는 존재라는 논리로 순진하게 설득하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이는 것은 모두 믿을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고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관찰한 결과가 좋은 과학적인 근거 제시가 되긴 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자면 그 자체만으로는 확실한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인간의 오감을 통한 지각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연의 모든 현상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 눈의 망막은 단지 400∼700나노미터에 해당하는 빛만을 감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400나노미터 이하의 빛은 자연에 존재하더라도 인간은 인식할 수가 없습니다.

또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청각 범위는 20헤르츠에서 2만 헤르츠(초당 공기 압축 주기)입니다.

 

물론 이런 인간의 인식 능력의 한계는 측정 기기의 발달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외선 탐지기를 통해 인간이 보지 못하는 적외선을 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망원경의 발명으로 멀리 있는 물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고, 현미경을 통해 맨눈으로 볼 수 없었던 미세 세계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원자 단위의 측정에서는 측정 자체가 존재 상태를 변화시킴으로써 측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됩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로 알려진 이런 측정 오차는 자연 법칙의 근간이 되는 측정의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자연 현상에 대한 관찰에서 얻어지는 측정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면 그에 기반 하여 성립된 자연 법칙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합니다.

 

이러한 관측의 한계에 대한 문제는 우주 전체를 다룰 때는 더욱 심각하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 우주를 표현하는 방정식과 실제 우주를 관측한 결과를 비교해 봤을 때 우주에서 관찰된 물질만으로는 상당한 오차가 발생합니다.

즉 우주에서 관측된 물질만으로 상대성이론을 풀면 우주에 퍼져 있는 물질들의 중력 작용에 의해 우주는 다시 수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허블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는 것으로 관측되었고, 우주 팽창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상대성이론 방정식에 오히려 두 개의 항, 즉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항을 넣어서 보정하고 있습니다.

암흑물질은 중력으로 작용하고, 암흑에너지는 우주를 팽창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문제는 상대성이론 방정식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은 5퍼센트에 불과하고, 암흑물질이 23퍼센트, 암흑에너지가 72퍼센트를 차지해야만 현재의 우주 상태와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암흑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유는 우리가 아직까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정확히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마치 우주를 다 이해한 것처럼 떠들지만 실제로는 5퍼센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거죠.

 

이처럼 인간의 과학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착각은 현대에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을 발표하고 나서 모든 행성의 운행원리를 설명할 수 있게 되자 ‘이제 더 이상 과학은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말입니다.

 

과학주의를 주장하는 분들은 “현재는 과학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과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모든 것을 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주장이 타당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능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의 95퍼센트를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해서 모르고 있듯이, 우리가 우주에 대해서 아는 게 5퍼센트에 불과할지도 모르니까요.

 

우리가 95퍼센트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신에 대해서도 좀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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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이나 http://www.linknow.kr/group/happygroup에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 <과학적인 신>에 대한 내용으로 보내드리려고 하는데, 뉴스레터를 통해 보내드리지 못하는 나머지 글들은 제 블로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그 동안 하던 헤드헌팅 업무를 접고, 삼표산업의 기술고문으로 이직하였습니다. 헤드헌팅과 관련된 일은 서현주 이사님(02)2183-2822 / 010-2277-4388, 이메일: hjseo@hrman.co.kr)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