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가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1100도로 옆에 자리 잡아 쉽게 들를 수 있는 어리목입니다.
어리목은 과거 고교 시절에 성당 학생회에서 MT를 가기도 했던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합니다.
어리목은 자주 갔지만, 그 옆에 있는 어승생악은 존재만 알았지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리목을 찾는 목적이 한라산 등반이나 잠깐 들러서 사진을 찍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하루짜리 제주 여행에서는 어승생악을 꼭 올라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오전에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 두 곳을 들러 진찰을 하고 점심을 함께 한 다음에,
오후 늦게 어리목으로 달렸습니다.
어리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어승생악 입구에 서니, 많은 사람들이 앞서서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입구인데도 힘겨워하며 천천히 오르는 모습에 이채로웠습니다.
그 일행들이 워낙 천천히 걷다보니 제가 금방 따라잡았는데,
자기들끼리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중국인 관광객들로 보였습니다.
결국 그들이 자시 쉬는 틈을 타서 앞서 나아갔는데, 결국 그들은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정상에서 쉬면서 그들 단체가 올라오기 전에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려갔는데, 중간에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으니까요.
어승생악은 1,169미터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출발점이 이미 1,000미터 정도이기 때문에 200미터도 채 오르지 않아도 되는 오름입니다.
게다가 길이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 거리도 왕복 2.2킬로미터에 불과해 왕복하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어승생악에 오르면 한라산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고, 제주시를 비롯한 마을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데,
이번에는 안개가 끼어서 어느 풍경 하나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안타나까웠습니다.
하긴 그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에 다시 어승생악을 오를 명분이 생기겠죠?
정상에 올라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성 두 분과 남성 한 분이 바로 뒤따라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들이 아래를 향해 힘내라면서 격려의 말을 건네길래 봤더니, 한 남성이 힘겹게 올라오는 게 보였습니다.
그 남성은 천천히 올라와서는 정상석 앞에 퍼드러져 앉아서 '너무 힘들다.'고 아내로 보이는 여성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내려가자는 말에 자신은 내래갈 수 없으니 구조 헬기를 불러달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장난기도 섞여 있었지만 젊은 사람이 이런 정도의 길도 힘들다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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