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종, 김영철, “죽고 싶은데 살고 싶다,” 2019, 바른북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자폐아 딸을 키우던 부부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아마 지금쯤 그 딸은 30대 중반을 넘었을 것이고, 그 부부는 70대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그 딸을 키우면서도 감사하고, 항상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래도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 사례들의 경우처럼 남에게, 또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정도가 아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 <죽고 싶은데 살고 싶다>는 주로 우울증에 걸려서 고생을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그 사실을 모르고 기도를 한다든가, 성격이 좀 이상하다는 등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런 우울증은 주로 부모의 영향으로 어릴 때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정신적 장애를 치료하려면 환자 자신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 원인이 된 부모의 치료도 중요하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한 사람의 정신적 장애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고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정신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도저히 치료가 안 되는 경우에는 주위 사람이 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나 자신도 이제 생각해보면 치료할 수 없는 사람과 살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벗어났지만, 만약 그게 치료해야할 병이라고 알아서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또 그렇지 않았더라면 내가 미리 피하는 것도 방법이었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점점 삭막해지는 세상에, 적자생존의 원리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런 정신적 장애가 점점 더 많아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엑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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