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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곤지암 화담숲, 형형색색 단풍에 취해…우리도 물이 드는 날

행복 기술자 2016. 10. 22. 10:27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도종환(단풍 드는 날)'

내장산? 팔공산? 아니다. 멀리 가는 순간, 그건 나들이가 아닌 고역이 될 수 있다. 가깝게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 곤지암이다. 마침, 단풍축제까지 펼쳐지니 볼 것 없다. 어, 하다간 한방에 훅 지는 게 단풍이다. 달려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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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형형색색 단풍으로 가득한 곤지암 화담숲과 모노레일


480여 종 17개 단풍 테마 화담

단풍에도 등급이 있다. 굳이 소고기로 따진다면 '투 뿔' 정도는 줘야 하는 곳, 곤지암 화담숲. 최근엔 판교~여주 간 경강선 개통으로 강남에서 딱 40분이면 찍는다. 게다가 마침 또 단풍축제 기간이 겹쳤다.

화담은 일단 어감부터 정겹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 리조트의 화담숲은 '조화롭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화담(和談)'이라는 뜻. 규모도 매머드다. 골프장 18홀을 만들 수 있는 약 135만3000㎡(41만 평) 대지에 17개 테마원으로 구성돼 있으니 지루할 틈도 없다.

압권은 다양한 단풍이다. 아예 전국 단풍명소의 품종은 죄다 옮겨놓았다고 보면 된다. 내장단풍, 당단풍, 적피단풍 등 국내 최다 480종의 단풍이 알록달록 빛을 발하고 있다. 섬세한 여행족들은 색감의 차이도 능히 짚어낸다. 곤지암 화담숲이 놓인 곳은 해발 500m 발이봉 산자락. 스키장 옆에 자리할 만큼 큰 일교차 덕에 한층 깊은 가을 빛을 만들어낸다.

아이와 함께 갔다면 단풍 품종을 구별해 보여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화담숲 숲속 산책길을 굽어 흐르는 '가재계곡' 주변이 핵심 포인트. 가장 붉고 곱다는 '내장단풍'이 무더기로 모여 있다. 내장단풍은 내장산에 자생해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 고유종. 아기 손바닥 모양을 연상케 하는 얇고 깊게 패인 잎 모양이 특징이다. '당단풍'도 놓치지 말 것. 한국 고유 수종인데, 잎이 9~11갈래로 갈라진 게 매력이다. 잎사귀 앞뒤로 잔털이 송송 솟아 있는 '털단풍'과 손바닥보다 작은 '아기단풍'에는 아이들이 열광한다.

단풍 소낙비 받으며 걷는 숲속 산책길

곤지암 화담숲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게 가을꽃이다. 하얀 구절초와 보랏빛의 벌개미취, 노란색의 감국 등 색색의 야생화가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벌과 나비는 겨울의 길목까지 몇 번 되풀이해서 피고 지는 보랏빛 은은한 향기의 해국과 꽃으로 차(茶)를 만들 정도로 향이 좋은 감국 주변으로 분주히 움직인다. 여기에 수확을 상징하는 가을 열매들도 한껏 정취를 더한다. 먹음직스러운 딸기 모양의 열매를 맺는 산딸나무. 붉은 빛깔의 산수유와 진보라색 좀작살나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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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울긋불긋 가울옷으로 갈아입은 곤지암 화담숲
꽃과 열매의 속살을 제대로 보려면 숲속 산책길로 직행하면 된다. 걷기 좋게 나무 데크로 완만하게 꾸며진 게 또 매력. 길지 않게 딱 5㎞ 길이의 산책길을 따라 가을꽃과 억새, 수크령 등이 운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물론 3대가 함께 걸을 수 있게, 유모차나 휠체어까지 편히 이동할 수 있는 무장애 숲길 구조니 걱정할 것도 없다. 산책길 주변 곳곳엔 평상과 의자도 마련돼 있다.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와 억새가 가을바람과 어우러져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작나무숲' △사과, 배 등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선사하는 '탐매원' △봉선화, 감나무, 과꽃 등 추억 어린 나무들과 돌담, 싸리문, 장터 등 추억 어린 정원의 이야기가 담긴 '추억의 정원'까지 스토리가 담긴 다양한 테마원 공간들도 있으니 꼭 한번 둘러보실 것.

▶▶ 곤지암 화담숲 즐기는 Tip =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입장료는 성인 9000원, 청소년·경로 7000원, 어린이 6000원씩이다. 모노레일 이용 요금은 별도. 화담숲 지척이 곤지암리조트다. 스키장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정상휴게소와 스파, 사우나 등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곤지암리조트 내 레스토랑에 곤지암 화담숲 입장권을 제시하면 5% 우대혜택. (031)8026-6666. www.hwadamsup.com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