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 아빠는 치유 숲, 아이는 유아 숲으로
유아 숲체험 페스티벌 인기몰이
경복궁을 품은 북악산 자락 삼청공원이 유아 숲체험장으로 다시 태어난 건 작년 3월이다. 1940년 조성된 한국 최초의 도심공원답게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삼청공원은 특성을 살려 근처 유치원에서 찾기 쉽도록 놀이시설을 갖추었다. 체험 기구뿐 아니라 숲도서관도 있어 아이들이 자연과 독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신유치원의 양경전(54) 원장은 “무릎이 조금 까지더라도 마음껏 뛰노는 게 아이들에게 좋다. 지난해 체험 후 반응이 좋아 올해 또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에는 삼청공원과 같은 유아 숲체험장이 28곳 있다. 지난 5월30일에는 각 공원의 특성을 살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아 숲체험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유아 숲체험장에서 ‘신나는 나무체조’ ‘곤충 체험’ 등 엄마 아빠와 함께 신체활동을 한 축제다. 행사는 인기가 좋아 지난가을에 이어 올해 봄에도 열렸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유아 숲체험장을 56개소로 늘리려고 한다.
유아 숲체험장은 ‘생애주기별 테마숲’ 조성 사업의 일환이다. 2015년에 시작된 테마숲 조성 사업은 2018년까지 유·아동기, 청소년기, 청·장년기, 노년기로 나눠 총 90개의 테마숲을 새롭게 만드는 게 목표다. 태교숲, 유아 숲체험장, 생태놀이터, 청소년 체험의 숲과 청·장년층을 위한 치유의 숲, 노년층을 위한 실버숲으로 나누어 만들고 있다. 숲 관리와 이용 편의를 돕는 안내센터와 업무를 총괄하는 녹색복지센터를 서북, 동북, 서남, 동남 권역별로 나눠 4곳으로 지을 예정이다.
서울시가 만드는 테마숲은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www.yeyak.seoul.go.kr)을 이용하면 좀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아 숲체험장의 경우 이미 체험시설을 갖춰 놓았지만 누리집에서 예약하고 가면 숲해설가의 안내에 따라 ‘숲체조’ ‘공원에서 만나는 곤충 수업’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험장마다 내용도 다르고 모집 인원도 다르기 때문에 누리집에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중·장년층을 위한 ‘치유의 숲’도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내는 잣나무 위주로 삼림욕장을 만들고,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데크 시설도 설치해 청·장년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려 한다. 일부 자치구에서 운영 중인 태교숲과 실버숲도 서울시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조성된 대형 숲에서는 생애 주기별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수락산은 ‘수락산 수락골 치유·명상의 숲’을 운영하는데, 단기·장기로 나눠 명상과 체조, 약차 마시기, 마사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의 ‘서울대공원 치유숲’ 프로그램은 참가자에 따라 나뉜다. 중년 여성을 위한 갱년기 여성 프로그램, 예비 엄마 아빠를 위한 태교숲 프로그램, 장애·치매 가족을 위한 가족숲 프로그램, 아동센터나 부모와 아이를 위한 아동숲 프로그램 등이 운영 중이거나 준비되고 있다.
[서울앤, 2016년 6월 23일 최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