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소개

책 소개-물은 H2O인가

행복 기술자 2022. 7. 25. 07:02

장하석(전대호), “물은 H2O인가?” 2021, 김영사

 

내가 이 책 <물은 H2O인가?>를 읽기 시작하면서 느낌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저자가 한국 사람인 것 같은데 왜 번역을 했을까? 이 의문은 책 첫 장에 소개된 저자의 약력을 보면서 해소되었다. 저자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살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이 책을 썼던 것이다.

두 번째 의문은 물은 H2O인가?’라는 너무나 자명하면서 단순한 질문을 갖고 어떻게 600쪽이 넘은 책을 쓸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나도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일반인들 중에서 이 책을 끝까지 읽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궁금했다. 내용도 거의 논문에 가까운 어렵다면 어려운 내용이라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어떤 측면에서 보면 말장난에 가까운 내용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학철학이라는 것이 원래 과학에 철학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자도 읽기 어렵고, 일반인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여러 가지 화학 원리들이 간단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교재에서 배웠던 라봐지에, 돌턴, 아보가도르 등의 화학자들이 이 책에 나와 반가웠고, 교재에 나오지 않았던 프리스틀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 중의 하나가 과학의 다원주의다. 일반적으로 과학은 절대적인 하나의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과학원리도 하나가 승리하면 다른 하나는 패배자로 물러난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장하성은 다원주의를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하나의 진리를 알아가는 데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책에서 라봐지에의 원자화학과 프르스틀리의 플리지스톤 원리에서 시작된 전기화학을 길게 설명한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생각지도 않게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아마도 내가 화학공학을 전공해서 이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화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과학의 속살(?)을 살짝이라도 들여다보고 싶다면 어려운 부분을 뛰어넘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