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
송주연, “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 한밤의책, 2021년
살다보면 가장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도 관계지만, 가장 불행을 느끼게 하는 요인도 관계라는 걸 자주 느끼곤 한다. 특히 가장 가까운 관계가 행복과 불행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이다. 관계는 상호 작용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행복과 불행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관계가 어려운 점은 나만 잘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점이다. 즉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에 대한 자각도 중요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면 어떤 관계가 가장 바람직한 관계일까?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관계는 ‘너무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관계’라고 말한다. 비유적으로 말해 난로불과의 관계가 가장 바람직한 관계라고 한다. 난로불에 너무 가까우면 데일 염려가 있고, 너무 멀리 있으면 온기가 닿지 않아 난로의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즉 난로불에 데이지 않으면서도 난로불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가장 바람직한 관계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옛날 군대 용어로 ‘대출 철저히’라는 개념과 유사해 지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난로불에 데이는지 확인하려면 가까이 가봐야 하고,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지 확인하려면 멀리 가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 과정에서 이미 관계에 악영향을 느끼게 되는 게 현실이다.
이 책 <이 선 넘지 말아 줄래요>는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자기 자신만의 선을 그어놓고, 상대가 그 선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자신도 상대방이 그어 놓은 선 안으로 지나치게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이런 선을 그으려면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고, 그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 내지 철학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즉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이 확실히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에 너무 의존하거나, 상대를 너무 멀리 하지 않는 적당한 선을 만드는 지혜와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어야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요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처럼 자라면서 형제자매 관계, 학교, 군대 등에서 자연스럽게 관계에 대해 배우던 환경에서, 이제는 각자 개인주의에 젖어있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신세대가 많아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현대인들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