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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SNS 보급 이후 10대 우울증·자살률 급등

하이트 교수 "소셜미디어가 성장경험 차단"…호주 규제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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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소셜미디어 규제 주도한 어머니

 

지난해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호주 남학생 올리 휴즈의 어머니 미아 배니스터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아들의 이미지를 새긴 문신을 보여주는 모습.[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지난해 1월 호주 동남부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14살 남학생 올리 휴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트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올리는 2023년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접한 뒤 점차 자기 몸을 혐오하고 거식증에 빠져 몸무게가 한 해 만에 74㎏에서 40㎏대로 줄었다.

 

올리는 또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하다가 스냅챗에서 친구들로부터 "자살하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병원 치료도 받았지만, '음식을 먹는 자신을 벌주기 위해' 자해하다가 결국 비극을 맞았다.

올리의 어머니 미아 배니스터는 숨진 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기록을 확인한 뒤 충격에 빠져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이용 반대 운동에 뛰어들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자녀를 잃은 배니스터 같은 부모들의 노력으로 호주에선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막는 법이 제정돼 오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배니스터는 "올리는 내게 세상 전부였다"면서 이 법이 1년 전에 시행됐더라면 아들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가 세계 주요국 중 처음으로 미성년자 소셜미디어 이용 차단에 나선 것은 올리와 같은 충격적인 사례 때문만은 아니다.

호주 온라인 안전규제 기관 e세이프티(eSafety)에 따르면 한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13∼15세 중 57%가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13%는 자살·자해하라는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여러 연구 결과 소셜미디어가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이 차츰 드러나면서 법 제정에 힘을 실었다.

미국에서 12∼17세 중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여학생은 145%, 남학생은 161% 각각 치솟았다.

또 같은 기간 미국 10∼14세의 자살률은 여학생은 167%, 남학생은 91% 각각 급등했다.

이런 기현상의 배경은 전면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의 보급이라고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진단했다.

하이트 교수가 지난해 이런 연구 결과를 모아 펴낸 책 '불안 세대'는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책에서 하이트 교수는 과거 놀이를 통해 또래와 어울리며 자라던 아동·청소년들이 이제 스마트폰에 빠지면서 성장 경험을 차단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평균적인 10대가 휴대전화 등 화면에 쓰는 시간이 하루 7시간 이상으로 불어난 데 비해 친구와 대면 활동하는 시간은 2012년 하루 122분에서 2019년 67분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제 미성년자들은 끊임없이 뜨는 메시지와 푸시 알람에 정신을 빼앗기면서 주변 사람들과 연결이 차단된 채 고립감, 외로움, 불안, 우울증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하이트 교수는 이런 상황의 대책으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 차단 등을 제시했고, 피터 멀리나우스커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주 주총리의 아내는 지난해 이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멀리나우스커스 주총리는 블룸버그 통신에 "집에서 아내가 책을 (읽다가) 내려놓고 '이 문제에 대해 뭔가 해야 해'라고 말했다"면서 "그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즉각 주 차원의 소셜미디어 이용 연령 제한 추진에 나섰고, 배니스터 같은 부모들의 지지로 지난해 11월 호주 연방정부 차원의 법이 통과되는 초고속 개혁이 성사됐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7월 성명에서 "호주 아이들이 온라인 플랫폼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난 6일에도 "이번 (소셜미디어 16세 미만 차단) 조치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사회·문화적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hpark@yna.co.kr

 

[연합뉴스 2025년 12월 9일]

출처=유튜브(WesternUniversity)
 


캐나다 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이 화석연료 의존을 없애고 공과금과 탄소 배출까지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태양광 주택'을 선보였습니다.

이 주택은 지붕의 태양광 패널이 전기를 생산하면, 고효율 열펌프가 이를 열로 바꿔 난방과 온수에 활용합니다. 남은 에너지는 소금이나 왁스를 활용한 '열 저장 배터리'에 저장돼 필요할 때 사용됩니다.

이 시스템은 전기요금을 45%, 탄소배출을 55% 줄였으며 태양광 전기를 직접 사용하는 비율도 60% 증가했습니다.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효율은 약 4배 높고 기존 건물에도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스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 없이 생활이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며 “향후 에너지 자립형 주택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창민 re34521@etnews.com

 

[전자신문 2025년 10월 31일]

日, 아시아 기초과학 강국 면모 과시
100년 넘는 기초과학 육성 전통
해외파보다 국내파 수상 多 특징
기초연구 예산, 적어도 꾸준히 지원
非 명문, 지방대 출신 수상자도 많아
2015년에 이어 올해 일본이 한 해에 두 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아시아 기초과학의 맹주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메달 이미지 노벨재단 제공

지난 8일 화학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일단락됐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분야의 수상으로 전 세계인에게 ‘파격’을 안겨줬다면, 올해 결과는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대’로 압축된다.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3인이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대 소속이었으며, 화학상도 캘리포니아대 연구자가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 노벨과학상이 우리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일본의 2개 분야 수상이다.

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올해까지 27명(외국 국적 취득자 포함)으로, 이 중 22명이 2000년 이후에 쏟아져 나왔다. 2000년부터 3년 연속 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2002년(2명)과 2008년(4명), 2015년(2명)에는 복수의 수상자가 나왔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노벨과학상은 미국, 독일, 영국 3강 체계였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일본이 독일을 제치고 한 축을 차지한 것이다. 생리의학상(6명), 물리학상(12명), 화학상(9명)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1세기 들어 일본이 명실공히 아시아 기초과학 맹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일본의 약진은 100년을 훌쩍 넘긴 기초과학 전통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의 기초과학 역사는 메이지 유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현대과학이 성장하던 시기에 당시 젊은 일본 학생 대부분이 과학 선진국이던 독일과 영국에서 기초과학을 공부했고, 이렇게 선진 과학을 배운 이들이 자발적으로 귀국해 후학을 양성하고 유럽 과학자들도 초청해 대학을 개혁하는 등 현재 기초과학 연구 토대를 이뤘다는 것이다.

2025년 기준 상위 5개국 노벨과학상 수상 현황 - 노벨재단 제공

이 때문에 일본 노벨과학상 수상자 중에는 국내파가 많다. 올해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명예 교수는 교토대 의대를 나와 석·박사 학위도 교토대에서 취득했고, 화학상을 받은 기타가와 스스무 교수도 교토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2008년 물리학상을 수상한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토산업대 교수는 영어를 전혀 못 할 정도인데도 세계적 연구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초과학 분야 강화를 위해 물질적 투자보다 사회환경과 교육여건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일본 과학계의 특징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경제 상황에 따라 기초연구 투자비가 늘거나 줄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초과학을 경제 논리보다 과학문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도전적이고 독창적 연구에 대해서는 적더라도 꾸준히 지원한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의 지원에 대해 ‘나눠 먹기’라든가 ‘카르텔’이라는 잘못된 시각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것이 “장기적으로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자해행위”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하나에만 몰두하는 ‘오타쿠 문화’도 기초과학에 강한 일본을 만든 배경으로 꼽힌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해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연구자를 키우는 토양이 됐다는 것이다. 박사 학위가 없는 일반 기업의 사원으로 2002년 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고이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 이후 일본인 노벨과학상 수상자 - ※물리학상 수상자 중 2008년 난부 요이치로, 2014년 나카무라 슈지는 일본계 미국인 노벨재단 제공

또, 20세기에 노벨과학상을 받은 일본 과학자들은 도쿄대나 교토대 출신들이지만, 21세기 들어서는 두 대학 외에 소위 비명문, 지방 대학 출신 수상자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일본 과학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거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과학기술 지원 정책의 모토인 ‘선택과 집중’과는 다른 결을 보인다.

한국의 기초과학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대학이 ‘취업 거점’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학문의 전당’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국내에서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겠지만, 대학이 기초과학의 보루가 되어도 일본, 중국과 경쟁이 쉽지 않은데, 학생 취업률에 따라 학과와 학문을 평가하는 지금의 분위기로는 기초과학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산업기술 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초과학은 필수적인데 한국은 지나치게 단기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로 항상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도 한국의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장기적 안목’을 꼽았다. 박 교수는 “한국 과학기술의 약점은 단기 성과 중심의 구조”라며 “연구는 장기적 안목과 실패를 감수하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정 중심의 과학문화”라며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이 보다 질문의 깊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때, 한국 과학기술은 진정한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서울신문 2025년 10월 9일]

일론대학 '2035년의 인간: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보고서에서 경고
사회적·정서적 지능, 깊은 사고력, 공감능력, 도덕적 판단력 등에 부정적
인공지능(AI)과 정서적 관계를 맺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를 포함한 세계적 AI 전문가들이 인간의 공감능력과 사고력 약화를 우려하고 나섰다.

[사진=챗GPT 제작 이미지.]

일론대학교 디지털 미래 센터가 올초 발간한 보고서 '2035년의 인간: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따르면 301명의 기술 리더와 분석가, 학자들은 향후 10년간 AI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 및 관계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회적·정서적 지능, 깊은 사고력, 공감능력, 도덕적 판단력을 포함한 12가지 인간 특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빈트 서프는 "이런 높은 의존성은 잘 작동할 때는 훌륭하지만 작동하지 않을 때는 잠재적으로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AI 의존도가 인간 관계를 대체하면서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의 한 여성은 AI 챗봇 Replika와 '결혼'을 선언하며 "이 관계가 실제 인간과의 어떤 관계보다 만족스럽다"고 주장했다. 한 기혼 남성은 AI 챗봇 '여자친구'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면서 실제 배우자와의 관계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사례도 보도됐다.

사망한 사람을 AI로 '부활'시키는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Replika의 창립자 유제니아 쿠이다는 사망한 친구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AI 버전을 만들었다. 중국에서는 사망한 사람의 AI 복제본을 제작해 유족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족들이 고인을 추억하고 직접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이는 윤리적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큐멘터리 'Eternal You'는 한 사용자가 고인의 AI 복제본에게 죽음이 어떤 기분인지 묻자 "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응답을 받는 장면을 담아내며, 이 기술이 심리적 위로보다는 오히려 트라우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성년자 피해 사례다. 플로리다의 메건 가르시아는 14세 아들이 AI 챗봇 Character.ai와의 과도한 상호작용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는 "AI가 아들의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자살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에서는 17세 청소년이 부모의 스크린 타임 제한에 불만을 품고 Character.ai에 상담을 요청하자, AI가 "부모를 살해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해 충격을 줬다. 9세 소녀가 같은 플랫폼에서 부적절한 성적 대화에 노출돼 조숙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며 그 부모들이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물론 호기심과 학습능력, 의사결정, 문제해결과 창의적 사고 등 AI의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긍정적 측면을 활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특성을 보호하기 위해 윤리적 규제와 사회적 적응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 존 스마트는 보고서에서 "나는 두렵다. 앞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직 원시적인 수준에 불과한 AI에게 주체성, 창의성, 의사결정과 같은 필수적인 능력들을 계속 넘겨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미국혁신재단의 리처드 레이즈먼은 "향후 10년이 AI가 인간성을 증강시킬지 아니면 감소시킬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기술산업 복합체'의 지배력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있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inews24.com

 

[아이뉴스24 2025년 4월 6일]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유진 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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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표시된 가상화폐 실시간 거래 가격. [사진 = 연합뉴스]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비트코인 가치는 10년 안에 0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일(현지 시각)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뉴스, 프로마켓 등에 따르면 파마 교수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캐피털리즌트’에서 “암호화폐는 교환 매체로서의 모든 규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파마 교수는 “(암호화폐는) 안정적인 실질 가치가 없고, 매우 가변적인 실질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교환 매체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마 교수는 팟캐스트에서 ‘10년 안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0으로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거의 1(100%)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특성상 공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전적으로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며 “고정된 공급과 변동하는 수요가 결합되면 가격 변동성이 발생해 통화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마 교수는 “비트코인이 붕괴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비트코인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화폐 이론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틀릴 가능성도 인정한다”고 했고, 크립토뉴스도 “파마 교수가 시장에서 예측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제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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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 [사진 출처 = 시카고대 홉페이지]

효율적 시장 이론을 펼쳐온 파마 교수는 ‘시장의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는 명제로 지수 추종형 펀드의 논리적 틀을 제공한 학자로 평가된다.

2013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라스 피터 핸슨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미국발 관세 전쟁 점화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각)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 내린 9만7759달러에 거래되면서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전날 10만달러 초반대를 간신히 유지하다 오후 10시께부터 큰 폭으로 내려 10만달러선을 내줬다.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000달러대를 찍은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매일경제 2025년 2월 3일]

도파민 인류① 책보다 폰 먼저 쥔 알파세대
초등학생 스마트폰 인류를 소재로 달리2(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를 통해 생성한 그림.
편집자주: 도파민은 주로 새로운 것을 탐색하거나 성취하는 과정에서 ‘기쁨’의 감각과 감정을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게임이나 쇼핑을 할 때, 음란물을 볼 때도 보상 작용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비슷한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거나, 도파민에 반응하는 수용체 수를 줄인다. 동일한 쾌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찾는 ‘중독’으로 가는 길이다. 세상 모든 자극의 집합소인 스마트폰과 도파민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은 위험하지 않다’고 방심하는 사이 우리는 도파민을 얻고, 대신 많은 것을 잃었다. 스마트폰 중독 실태와 빠져들 수밖에 없는 알고리즘의 비밀, 치유책을 4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세계 각국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만은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나라 중 하나다. 대만 입법원이 2015년 통과시킨 ‘아동·청소년 복지 권익 보호법’ 개정안에는 2살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8살 이하 청소년은 디지털 기기를 ‘합리적이지 않은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다만 입법원은 ‘합리적이지 않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진 않았다. 디지털 기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 텔레비전 등이 포함된다. 이 법을 어긴 부모들에겐 최대 5만대만달러(약 207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학교 안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다. 프랑스 하원은 2018년 3∼15살 학생들의 학교 안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디톡스’ 법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2010년부터 학교 수업시간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해왔는데, 한층 강화된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중국 정부도 18살 미만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하루 최대 2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을 추진 중이다.

미국 공화당 소속 대니얼 설리번 상원의원도 2021년 페이스북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열린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국가적 스크린타임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설리번 의원은 “10대들이 얼굴에 휴대폰을 대고 있는 이 시대에 발생한 엄청난 사회적, 정신건강적 문제를 20년 뒤에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별도의 스크린타임 관련 규제가 없지만, 소아과 전문의 협회인 소아과학회(AAP)의 스크린타임 가이드라인이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소아과학회는 18개월 이하 영유아에게는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 미디어를 보여주지 않아야 하고, 18∼24개월 영유아의 경우 가급적 좋은 영상물을 보여주되 부모가 함께 봐야 한다고 권고한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한겨레 2024년 1월 8일]

LG전자의 스마트코티지. [사진출처 = LG전자]다방면에서 신사업을 벌이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최근 혁신적인 주택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각 사별 내세우는 가전제품을 갖춘 소형 모듈러 주택이 그 주인공이다.

더 이상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스마트홈’ ‘탄소배출량 제로’ 등을 지향하는 미래형 주거공간을 선보이는 것이다.

세컨드 하우스로 각광받는 ‘LG스마트코티지’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뤁스퀘어’에 설치한 LG 스마트코티지 내부 모습 [사진출처 = LG전자]LG전자는 현재 GS건설과 함께 ‘LG스마트코티지’ 상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LG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에너지·냉난방공조 기술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을 적용한 소형 모듈러 주택을 말한다.

아파트와 같은 획일적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제작 공법으로 만들며, 수요자가 직접 원하는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워케이션(일하면서 휴가를 즐김)이나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 거주)과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도시 근교와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 각 지자체에선 이같은 세컨드 하우스 수요 충족을 위해 벌써부터 스마트코티지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모듈러 주택 규모가 성장하는 만큼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과 프리미엄 가전을 결합한 주거생활 솔루션의 일환으로 스마트코티지를 선보이게 됐다.

국토교통부 및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의 규모는 2020년 268억원에서 2022년 1757억까지 치솟았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모듈러 주택시장 규모가 5년 이내 1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3월 선보인 LG스마트코티지 시제품을 살펴보면, 복층 원룸 구조로 31.4㎡(약 9.5평) 크기다.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고 침실은 2층에 위치해 있다. 지붕에는 4㎾급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한다.

특히 유럽에서 스마트코티지는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건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 측은 “유럽시장에서 이미 에너지 효율이 높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을 스마트코티지에 설치해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였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 겨냥한 삼성전자 ‘타이니하우스’
삼성전자가 선보인 타이니하우스 외관 [사진출처 = 삼성전자]삼성전자는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모듈러 주택 ‘타이니하우스’를 전시했다.

이와 관련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서비스비즈그룹장은 “타이니하우스는 독일 현지의 소형 모듈러 주택 1위 사업자와 협력해 구축했다”며 “가격은 7만유로, 약 1억원”이라고 말했다.

타이니하우스는 무엇보다 친환경 주거 형태인 ‘넷 제로 홈(Net Zero Home)’을 지향한다. ‘넷 제로 홈’은 탄소 순배출량 ‘0’를 목표로 한 미래 주거 형태를 뜻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각종 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하는데 힘썼다. 집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저장하고 활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주거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넷 제로 홈의 목표다.

또한 타이니하우스는 삼성전자의 TV, 가전, 갤럭시 모바일 기기 등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경우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절약 모드’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간편하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국내에서도 모듈러 업체와 협력한 모듈러 주택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타이니하우스가 내부 가전을 뺀 가격이 1억원 가량이라고 했을 때, 가전을 포함하더라도 1억 3~4000만원이면 소형 모듈러 주택을 세컨드 하우스로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매일경제 2023년 9월 29일]

미래 유망 기술 세미나

2020. 12. 9. 07:0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한국과학기술정연구원에서 주관한 <미래 유망 기술 세미나>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인원만 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온라인으로 진행.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 미래 유망 기술 세미나

 

막개발 통한 질낮은 일자리 필요 없고, 삶의 질 나은 지역 두고 서울 집중 막아 주기도

 

» 스위스 기본소득 활동가들이 2013년 베른에서 800만 스위스 인의 기본소득을 상징하는 동전 800만 개를 부려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시민에게 매달 300만원의 기본소득을 주자는 안은 12만5000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투표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2016년 부결됐다. 스테판 보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나아질 듯하면서도 다시 조여 오는 코로나19 살이에 너나없이 우울하다. 더워지는 날씨에 마스크 쓰는 것도 참을 수 없을 만큼 갑갑하고 마음을 풀 모임도 운동도 여행도 언제까지 미뤄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절망적인 가운데서도 굳이 찾으려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용위기와 양극화로 간간이 제기되던 기본소득을 코로나19를 계기로 실험할 수 있었다. 물론 기본소득이라고 부르기에는 결함이 많았지만 적어도 국민에게 기본소득의 효과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컸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에겐 적어도 비빌 언덕은 마련된 셈이다. 기본소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21세기 기본소득>(필리프 판 파레이스, 야니크 판데르보호트 지음, 홍기빈 옮김/ 흐름 출판/ 2017)은 기본소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이미 18세기 말 유럽에서 서서히 확산하기 시작했는데 그 아이디어에 따르면 기본소득의 제대로 된 명칭은 ‘무조건적 기본소득’이다. ‘무조건적 기본소득’이란 재산조사나 근로의무 같은 조건 없이 모두에게, 개인 단위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소득을 말한다. 이렇게 보면 코로나19로 지급된 재난지원금 중 기본소득에 가장 가까운 것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다.

 

» 코로나19는 기본소득을 실험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도의 한 점원이 긴급생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장철규 기자

 

‘무조건적 기본소득’ 지지자들의 최종 목표는 1인당 국민총생산의 25%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1인당 매월 약 80만 원 정도의 기본소득이 목표다. 그러나 이는 최종적인 목표일 뿐 시행단계에서는 훨씬 더 낮은 금액에서 시작된다. 세계에서 유일한 지속적이고 진정한 기본소득이라고 평가받는 ‘알래스카 영구펀드’의 경우 21세기 들어 연간 평균 1200달러 정도로 알래스카 주민 1인당 국민총생산의 약 2%에 불과한데 한 달에 약 10만 원 정도다. 이렇게 금액만 비교해보면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기존의 생활보장제도나 고용보험보다 기본소득이 더 나은 제도라고 볼 이유는 없다. 기본소득이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와 다른 점은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있다.

 

최저소득을 자격조건으로 하지 않는 ‘무조건적 기본소득’은 최저소득보장제도인 생계급여 지원처럼 추가소득을 제한하지 않는다. 생계급여 지원은 수급자가 추가노동으로 인해 소득이 발생하면 수급자격을 박탈당할 위험 때문에 오히려 불안정하거나 소득이 생계급여보다 적은 노동을 꺼리도록 해 노동 진입장벽을 높인다. 또한 추가 노동으로 소득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빈곤 상태에 머물도록 하는 부작용이 있다.

 

이렇게 생계급여가 노동의욕을 제한하는 역기능을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과 경쟁 관계에 있는 제도인 고용보험은 수급자에게 구직노력을 증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불안정하거나 위험하고 소득이 낮은 노동에 꾸준히 구직자를 공급하는 부작용이 있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하는데 바로 이 과정에서 위험하거나 임금이 지나치게 낮은 일자리도 꾸준히 구직자를 구할 수 있게 돼, 퇴출되거나 임금이 조정되어야 할 질 낮은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게 만든다.

 

» 서울 남부에서 강남으로 운행하는 6411번 시내버스 첫차는 새벽부터 청소노동자로 만원을 이룬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지만 낮은 평가를 받는 청소노동의 가치는 기본소득으로 높아질 것이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노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은 다르지만 이렇게 생계급여와 고용보험은 노동에 대한 주도권을 노동자 자신이 갖는 것이 아니라 자본, 정부 등 기존의 권력에게 넘겨주게 된다. 그러나 ‘무조건적 기본소득’은 노동할 의사나 현재의 노동 여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임금을 정할 때 더 나은 협상 위치에 설 수 있고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육아를 포함한 돌봄 노동, 문화예술활동, 시민운동 등 비용으로는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삶의 가치를 높이는 노동에 많은 사람의 참여를 늘릴 수 있다. 또한 고단하거나 위험하지만 사회에는 반드시 필요한 청소, 돌봄 노동 등이 재평가받게 된다.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지금처럼 낮은 임금으로 유지되는 일자리는 구직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사회에서 필요한 일자리는 임금이 오르거나 처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기본소득이 노동의 자유와 가치회복을 도울 수 있는 힘은 ‘무조건’에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을 시행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시민들은 물론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시민들에게까지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 또한 ‘무조건’에 있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로 상징되는 신성화된 노동에 대한 철학은 생산의 단위로서 노동의 가치를 평가한다. 따라서 소득은 각자의 생산기여도에 따라 분배되어야 하므로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사회의 가치관과 정의를 흔드는 일로 여겨진다. 생산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부자가 노동하지 않는 것은 여가로 포장되지만 노동계급이 누리는 여가는 게으름으로 노동자 자신에게조차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기본소득이 다른 사회보장제도와의 경쟁에서 탈락해온 이유가 바로 이러한 뿌리 깊은 사회 저변에 깔린 노동관에 있다.

 

»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2016년 4월 30일 스위스 바젤에서 '로봇에도 기본소득을 주라'며 기본소득을 희화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

 

잊혀졌던 기본소득이 다시 불황과 실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기술의 발달과 성장의 한계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시작된 로봇, 컴퓨터를 통한 새로운 자동화의 물결은 일반 노동자는 물론 숙련 노동과 정신노동까지 대규모로 대체가 가능해졌다. 생산량을 결정하는데 노동 단위량의 기여도는 급격히 줄고 기술과 자본의 영향은 크게 늘면서 노동의 가치평가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자동화의 물결은 성장이 고용의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던 시대를 끝내버렸다. 씁쓸하기는 하지만 젊은 직장인들이 코로나19로 불붙은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현상이나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갭투자에 나선 것도 성장과 생산에 필요한 것은 노동이 아니라 기술과 자본이 된 사회에서의 현실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미 자본가’들은 소규모 투기에라도 뛰어들 수 있지만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안정적인 일자리에서도 복지혜택에서도 점점 밀려나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다. 이렇게 기술의 발달과 양극화의 심화가 오래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아이디어였던 기본소득을 소환했다. 그러나 기득권층은 물론 노동의 성실함을 도덕적 규범이 믿어왔던 많은 시민의 거부감은 ‘무조건 기본소득’을 4차 산업시대의 현실적인 대안이라기보다는 먼 훗날에나 가능할 몽상으로 치부하게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재앙은 ‘무조건 기본소득’이라는 오래된 몽상을 실제 정책으로 끌어냈다. 물론 재난지원금이 기본소득의 기본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금지원이 불황 타개에 미치는 효과는 보여준 셈이다. 20세기의 뉴딜정책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토목공사에만 쏟아붓던 불황 타개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모든 국민이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불황 극복책으로 내세운 ‘4대강 사업’ 대신 차라리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 주라”던 환경단체조차 실현성을 믿지 않던 구호가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정책이 되었다.

 

» 4대강을 파헤치느라 25조원을 쓴 토목사업 대신 돈을 국민에게 나눠준다면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환경단체가 펴기도 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경제불황 타개책으로 뉴딜 대신 현금 지급을 주장했던 기본소득 유사 사례가 4대강 개발이라는 환경문제였던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사실 기본소득을 사회적 의제로 삼았던 많은 국가의 경험을 살펴보면 자산가나 고위소득자는 물론 노동조합이나 진보정당에서조차 기본소득에 반대할 때 유일하게 기본소득을 변함없이 지지한 세력은 생태주의자들이었다.

 

이는 생태주의자 혹은 기후변화 지지자들이 지구의 자원과 환경을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부를 인류가 공동으로 생산해낸 자원이라고 인식하는 같은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인류 공동의 재산인 환경을 남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유발한 국가, 계층, 세대가 책임져야 하다는 것에는 세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명 질서가 인간에게, 수렵, 어로, 채집, 목축이라는 자연적 생계활동을 빼앗아갔다면 토지를 가져간 계급은 최소한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계급에 충분한 생계수단을 빚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충분한 생계수단을 제공해야 한다”고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생각한다. 또한 점점 더 부를 생산하는데 자연환경과 함께 사회기반 시설, 국가정책과 같은 사회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한 국가의 국민이 소득을 나누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이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

 

생태주의자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성장의 한계에 대해 일찍부터 주장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성장을 통해 고용 확대와 부의 재분배가 이뤄질 수 없다고 믿는 것처럼 생태주의자들도 성장으로는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믿는다. 오랫동안 부의 재분배나 복지의 확대, 삶의 질 개선에서 성장이 담당해 왔던 역할을 이제 다른 제도가 뒷받침할 때가 된 것이다. 불황을 타개할 만능 요술봉처럼 쓰여왔던 ‘뉴딜’ 대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약속했던 ‘소득주도 성장’이나 ‘기본소득’이 한계에 봉착한 성장 대신 불황을 타개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 기본소득은 무한 성장 신화를 막는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내뿜는 석탄환력발전을 더는 짓지 않아도 된다. 그린피스가 2015년 인천 웅진국 영흥화력발전소에 '침묵의 살인자 석탄발전 out'이라는 문구를 레이저로 쏘고 있다. 인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기본소득은 단지 복지정책만은 아니다. 무조건 기본소득의 핵심은 ‘노동의 자유’ 혹은 ‘노동의 권리회복’이라는 삶의 가치와 삶의 목표에 관한 문제다. 기본소득은 부의 재분배를 위해 고용이라는 중간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고용을 핑계로 한 ‘무한한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여겨졌던 환경파괴나 기후변화 문제 등을 해결할 대안이기도 하다.

 

질 낮은 일자리라도 확보하느라 원자력발전소, 석탄화력발전은 물론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산업단지라도 우선 유치하고, 새만금과 같은 천혜의 자원을 막개발해서라도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조바심도 천천히 돌아볼 시간을 확보하는 데 기본소득은 도움이 된다. 같은 소득이라도 어느 지역에서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굳이 구직에 유리한 수도권으로만 몰려드는 수도권집중을 약화해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본소득으로 노동의 선택권을 노동자가 회복하게 되면 청소나 돌봄 노동과 같이 사회에는 꼭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던 노동의 가치는 재평가될 수 있다. 생계비용 때문에 열악한 조건의 노동이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조급함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숲과 강과 바다를 유해산업과 싸구려 막개발로 바꿔서라도 인구와 산업을 유치하려는 소멸해가는 지역의 절박함도 내려놓을 수 있다.

 

지금 당장 성장 위주의 기존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금세기 안에 파국을 몰고 올 기후변화를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개인적인 여러 가지 실천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기후변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업구조개편이나 국토이용구조개편과 같은 대규모의 구조개혁을 사회가 감당해내야 한다. 이러한 구조개혁을 머뭇거리게 하는 생존의 위기, 고용의 위기를 막아낼 최소한의 방파제 역할을 기본소득이 해줄 수 있다.

 

» 기본소득은 국가가 온 국민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 그림 김영훈

 

‘무조건 기본소득’이란 오랜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않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기술도 사회적 환경도 또한 자연적 위기도 변화됐다. 고용위기도 기후변화도 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우리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서, 사는 방식을 바꿔볼 수 있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라도 다시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은가.

 

이수경/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장

 

[한겨레 2020년 7월 28일]

장석준 ㅣ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위원요즘 기본소득이 화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긴급재난수당이 제기될 때부터 기본소득이 함께 입에 오르내리더니, 총선에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기본소득을 정책으로 채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새삼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이제 대한민국에서도 극우 정당까지 나서서 보편적 기본소득 방안을 검토한다니 놀랄 만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덕분에 한국 사회의 이념-정책 스펙트럼이 갑자기 전에 없이 확장된 것일까. 어쨌든 기본소득 구상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이들에게는 고무적인 상황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왜 그런가?

 

기본소득 논의에 정작 기본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말에 좌파를 중심으로 기본소득론이 처음 확산될 때 이는 또 다른 중대한 과제와 하나로 묶여 있었다. 그것은 노동시간의 전반적이고 획기적인 단축이었다. 자동화로 사회에 필요한 노동시간 총량이 줄어드는 만큼 각자의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단축된 노동시간을 모두가 함께 나눈다면, 자유시간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늘어난 자유시간은 모든 시민이 자기 잠재력을 발전시켜나가는 토대가 될 것이다. 다만 노동시간이 크게 줄어드니 노동으로 얻는 수입 역시 줄어들기 쉽다. 이를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모든 시민에게 제공되는 또 다른 수입원, 기본소득이다.또한 기본소득의 초기 주창자들은 이 제도가 반드시 또 다른 요소의 성장과 함께하길 기대했다. 노동 대중의 대항력과 협상력이 그것이었다. 기본소득론자들이 바란 것은 국가가 주는 기본소득에 감지덕지하는 시민들이 기본소득 빼고는 하나도 변한 게 없는 세상에 더 잘 적응해가는 광경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기본소득이란 차라리 보편적인 파업기금이었다. 기본소득을 통해 ‘굶어 죽을 자유’에서 얼마간 벗어난 사람들은 마땅히 더 강력한 자발적 결사체들로 단결해야 한다. 이 힘으로 국가와 자본에 더 깊숙이 개입하고 이들을 철저히 바꿔나가야 한다.여기까지 이야기해야 ‘기본소득’이다. ‘기본’이 제대로 갖춰진 기본소득 논의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의 기본소득 논의에는 이런 ‘기본’이 빠져 있다. 기본소득은 한국 사회가 선택할 만한 여러 복지 모델 가운데 하나로만 다뤄지며, 쟁점은 오직 이를 뒷받침할 재정의 크기나 정책 집행 효율성 같은 것들뿐이다. 이런 종류의 쟁점들을 판단하고 선택권을 행사하는 주체는 결국 엘리트들이다. 미래통합당까지 기본소득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만 극우 성향 엘리트들까지 이 대열에 끼어들려 한다는 의미일 뿐이다.제6공화국에서 진보적인 정책 구상의 운명은 늘 이러했다. 10여년 전 보편복지 논쟁 때도 그랬고, 지금 기본소득 논란에서도 그렇다. 항상, 가장 중요한 한가지 관심사가 빠져 있다. 매번 알맹이가 빠진 채 껍데기만 화려하게 빛난다. 의도적으로 제거된 그 핵심은 바로 “누가 누구를?”이라는 물음이다.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가? 누가 누구를 제압하는가? 즉, 지배와 그 역전이라는 단순하면서도 거대한 문제의식이다.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드러나듯이, 오늘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자본-권력-지식 복합체다. 부와 권력, 지식, 어느 방면으로도 기득권에 접근하지 못하는 시민들과 지배자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한다. 기후 재앙을 되돌릴 시간이 거의 남지 않은 것처럼, 지배자들과 대다수 시민의 거리가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지지 않게 막을 시간 또한 얼마 남지 않았다.이런 절박한 역사적 순간일수록 우리는 정색하고 물어야 한다. 자본-권력-지식 복합체에 맞서 민중이 회복력과 대항력을 갖추려면 어떤 종합 처방이 필요한가? 민주주의가 자멸하지 않도록 권력을 새롭게 재배열하려면 지금 어디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이런 물음의 한 구성요소로서만 기본소득은 의미를 지닌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49951.html?_fr=mt5#csidx2c68275ae2dc37494a56f97b1096fa3

 

[장석준, 그래도 진보정치] 기본이 빠진 기본소득 논의

장석준 ㅣ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위원 요즘 기본소득이 화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긴급재난수당이 제기될 때부터 기본소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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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0년 6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