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카민스키(최지숙), “이향인,” 21세기북스, 2026년
‘내향인도 외향인도 아닌 이향인?’
요즘 유행 중인 MBTI 성격 검사 항목 중에 있는 ‘내향적인(I) 성격’과 ‘외향적인(E) 성격’ 이외에 이향인 있다는 이 책의 주장은 엉뚱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이향인의 반대 성격을 ‘공동체 지향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공동체인 집단에 파묻혀 지내는 것에 편안한 성격이면 공동체 지향인, 공동체와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 사람을 이향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에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향인과 다른 점은 공동체의 가치관을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향인의 경우에는 공동체의 가치관이 자신의 가치관과 다르면 자신의 가치관을 우선적으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이향인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부모와 의사들에 의해 정신병 환자로 취급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향인 자신들도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해 방황하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런 이향인 환자(?)들이 저자의 조언을 듣고 자신들이 이향인의 특성을 지녔을 뿐,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을 이해한 다음에는 오히려 더 잘 살아가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왜냐하면 이향인은 공동체와 떨어져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기 때문에 공동체에 이바지할 창의적인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 등 인류에 공헌한 많은 과학자들이 이향인의 기질을 갖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처럼 이향인은 창의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일대일로 상호작용할 때는 사교적이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특성도 갖고 있다. 다만 파티 등 다중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상황은 못견뎌하기 때문에 사회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라미 카민스키는 자신이 이향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 뒷부분에 이향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이향인 테스트 문항이 나와 있는데, 나도 테스트 결과 이향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문항에 각 문항이 7점 만점이라 총 280점이고, 188점 이상이면 이향인이라고 하는데, 내 점수는 235점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장막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내 이향인 성격 탓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해석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아무튼 인간의 성격을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제안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소개-윤회는 없다 (0) | 2026.10.12 |
|---|---|
| 책 소개-그래도 여행은 하고 싶어 (0) | 2026.10.05 |
| 책 소개-로스트 킹덤 (0) | 2026.09.28 |
| 책 소개-이주, 경계, 꿈 (0) | 2026.09.21 |
| 책 소개-1968년 2월 12일; 베트남 퐁니·퐁넛 학살 (0) | 2026.09.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