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또배기 진도섬투어
진도는 제주도와 거제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지금은 육지와 진도대교로 이어져서 섬이 아니라 육지와 다름없지만 말이다. 이와 더불어 전라남도는 한국 섬의 65퍼센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진도는 조도면에 소속된 하조도, 관매도, 가사도 등 45개 유인도와 185개 무인도 등 총 230개 섬을 보유하고 있다(이상은 이재언의 『한국의 섬 진도군』(이어도, 2021년에서 인용). 230개라는 섬의 개수는 통계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데, 이는 작은 무인도가 많아 생기는 오차라고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많은 부속 섬들을 빼놓고 진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도의 해안가 길을 따라 가면서 바다에 점점이 박힌 섬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배를 타고 섬들을 돌아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더 한다.

오늘은 세방낙조 인근 세방방파제(상)에서 출발하는 진도섬투어로 가사도를 포함한 인근 섬들을 탐방하기로 했다. 진도섬투어는 가사도 출신 장철호 선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요금은 1인당 3만 원 기준이며, 보통 7명 이상이면 운행한다고 했다. 우리는 10명이고,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보통 1회당 2시간 정도 투어를 하는데, 우리는 10시에 출발해서 가사도 인근의 섬들을 탐방하고, 가사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가사도 섬 자체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외궁도 등 다른 섬들을 탐방하고 3시에 돌아오는 5시간짜리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세방낙조 인근 바닷길을 걷다보면 섬 위에 큰 돌멩이가 얹혀 있는 독특한 모양의 두 개의 섬이 보인다. 바위 한 개가 있는 섬은 일명 손가락섬으로 불리는 주지도이고, 두 개가 보이는 섬은 발가락 섬이라 불리는 양덕도다. 이렇게 독특한 섬 이름은 재미있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이 섬들 인근의 지력산의 동백사에서 수도하던 노스님이 산 정상에서 아름다운 노을과 새 떼를 바라보다 도취되어 법의를 입은 채로 바다를 헤엄쳐 가다가 벼락을 맞아 죽었다. 스님의 가사는 떨어져 가사도가 되었고, 장삼은 장산도로, 하의는 하의도, 상의는 상태도, 스님의 불심은 불도의 불탑바위로, 자비로운 마음은 보리섬(교맥도), 손가락은 손가락섬(주지도), 발가락은 발가락섬(양덕도)으로 변했다는 전설이다. 이밖에도 가사도 근방 섬들 이름에는 불교적 전설이 많이 담겨 있는데, 신들이 모여 산다는 신도, 예불시간이면 북소리가 울린다는 북송도, 관세음보살이 계신다는 우이도, 관음산과 주변에 주지도, 양덕도, 새섬 광대도(사자섬), 방구섬, 밤섬, 소동섬, 닥섬과 혈도, 마진도, 백야도 등 신비스런 전설의 섬이 그런 섬들이다(위키백과에서 인용).

우리를 태운 모터보트는 주지도를 향해 나아갔다. 이때부터 장철호 선장의 걸쭉한 입담이 시작되었다. 주지도는 인천에서 귀촌한 91세 할아버지 소유인데, 이런 섬을 사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대박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니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주지도를 사자는 것이었다. 주지도 선착장 비슷한 곳 안쪽으로 빨간색 지붕의 집이 보였는데, 그 집은 원래 절이었는데, 이 섬 소유주인 할아버지가 현재는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주지도 섬 꼭대기에 놓인 바위는 9,000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이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일품이라고 했다. 주지섬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 상투를 튼 모양을 닮아 상투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했다. 주지섬 바로 옆에 있는 양덕도에는 89세 할머니가 백구 2마리와 살고 있다고 했다. 할머니가 외출을 나갔는지, 집은 보이는데 할머니도 백구도 보이지 않았다.



배는 양덕도를 지나 네 개의 섬이 나란히 보이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맨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사자섬이라 불리는 광대도, 그 옆에 고래, 물개 등 다양한 모양으로 보이는 혈도, 공도, 송도가 보였다. 광대도는 보면 볼수록 사자가 앉아 있는 모습을 닮았는데, 특히 얼굴 부분이 사자를 빼닮은 게 신기했다. 장 선장은 사자섬을 동물섬이라 불리기도 한다면서,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자라, 낙타, 펭귄 등 다양한 동물 형태의 바위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자섬은 얘깃거리가 되지만 나머지 동물 형상들은 약간 억지인 것 같아 마음에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도 배를 타고 섬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광대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공도와 혈도를 살짝 스치고 나서 가사도를 향해 달렸다. 가사도에서 점심식사를 한 다음에 등대 등 몇 군데를 들를 예정이라고 했다. 가사도는 진도군에서 상조도와 하조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가사도는 농어업이 발달한 섬이며, 조도해역에서 톳양식이 가장 많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가사도는 앞서 설명한 스님의 가사가 떨어져 만들어졌다는 전설 외에 대리마을 당산이 마치 부처의 옷과 같다 하여 가사도라 불리게 되었다고도 한다. 또 섬의 지형이 가새(가위의 전라도 사투리) 모양이어서 가사도라 불렀다고 하고, 주변 섬들을 불의불형(佛衣佛形)의 모습으로 보아 가사(袈裟)에 해당하는 형국이라 하여 가사(袈裟)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가사도 선착장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마침 가사도에 들른 여객선이 선착장을 떠나는 걸 목격할 수 있었다. 가사도에 내려서 대기하고 있던 트럭에 탑승해서 식당으로 이동했다. 트럭은 봉고 트럭이었는데, 10명의 인원 중 2명이 운전석 옆에 앉고 나머지는 트럭 뒤 칸에 앉았다. 5분쯤 지나 도착한 식당은 ‘우리원식당’이었는데, 생선백반이 준비되어 있었다. 가격은 15,000원인데, 식당 주인이 잡은 생선으로 차린 밥상이라고 했다. 반찬이며 생선이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다른 손님들도 꽤 있었는데, 농사일을 마친 인원들이 꽤 많았다. 여기도 여느 농어촌과 마찬가지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외국인이었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대부분 베트남인인 것 같았다. 트럭을 타고 떠나는 그들을 배웅하고 나서 가사도 투어에 나섰다. 가사도 등대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가니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멀리 아련하게 보이는 섬이 흑산도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바로 가는 배편이 없어서 목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배를 타고 섬 투어에 나섰다. 흑산도 방향으로 나가던 배가 특이하게 생긴 섬 옆을 지났다. 해안가 절벽에 동굴이 보이고, 절벽 위에는 염소들이 보였다. 이 섬의 이름은 외공도, 이 섬은 가사도가 아니라 조도에 속한다고 했다. 가사도 앞 바다는 섬으로 둘러싸여 있어 잔잔한 편이지만, 이곳 외공도 앞 바다는 큰 바다에 속하기 때문에 파도가 거칠어 항해하기 힘든 곳이라고 했다. 다행히 오늘은 운이 좋아 바다가 잔잔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외공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배는 출발지로 가기 위해 세방 쪽으로 나아갔다. 세방낙조 스카이워크가 보이는 지점을 지나 장도에 잠깐 들렀다가 출발지인 세방방파제 부두에 도착하니 3시. 장장 5시간의 투어를 마쳤는데도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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