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망항에 가서 생선을 사다가 물회 요리를 해서 먹는 체험을 하는 날이었다. 10시에 숙소를 출발해서 먼저 진도항에 도착했다. 나는 이미 진도항에 와서 세월호 기억관과 기념 등대 등을 둘러봤지만, 이렇게 팀원 전체가 함께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오늘은 기억관에는 들르지 않고, 기념 등대에 들러서 설명을 듣고 바로 서망항으로 이동했다. 위원장님이 기념 등대 옆에 있는 지도를 보면서 조만간 진도항에서 조도와 관매도를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일정을 설명할 때 조도 방문만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관매도는 따로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잘 됐다는 생각이 들어, 꼭 실행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게다가 조도에 갔다가 관매도를 갈 때는 모터보트를 빌려서 갈 계획이라고 하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렜다.

서망항에 도착해서 위탁판매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어선에서 내린 생선들을 경매로 산 경매인들이 운영하는 판매장들이 있는 곳이었다. 판매장 입구에는 큰 수조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미 늦은 시각으로 생선들이 많이 팔려나간 탓인지 대부분의 수조들이 비어 있었다.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수조 속의 생선들을 안쪽의 판매대로 옮기고, 빈 수조들은 청소하고 있었다. 안쪽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봤던 것과 같은 활어가 헤엄치는 수조와 생선 판매대가 있는 가게들이 여럿 보였다. 위원장님과 사무장님은 단골 가게인지, 첫 번째 가게에 들어가서 생선을 사서 포장을 했다. 그 동안 나와 몇몇 멤버들이 더 안쪽으로 들어가 다른 가게들을 구경했다. 그런데 맨 안쪽의 가게에서 어떤 아가씨(?)가 카메라를 앞에 두고 꽃게를 들어 보이면서 선전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서망항의 유명한 유튜버 판매자라나.



서망항을 떠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진도 남도진성을 들렀다. 나는 이미 서해랑길 9코스를 걸을 때 들렀던 곳이지만, 함께 견학을 하니 감흥이 또 달랐다. 9코스를 걸었을 때는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반대편 입구로 들어가서 안쪽까지 관람하고 나왔다. 진도 남도진성은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성인데, 바다에서는 성이 잘 보이지 않고, 성에서는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 왜구의 침입이 잦았을 때는 진도 자체에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공도 정책까지 썼었다고 했다. 원래 진도 남도진성 안에 마을이 있었는데, 그 집들을 모두 밖으로 이주시키고, 성벽과 건물들을 복원했다고 했다. 남도한옥마을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 마을의 집들이 대부분 새로 지은 집들이라 그 마을 주민들이 귀촌한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진도 남도진성 안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하여 만든 마을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도 남도진성 옆에 있는 마을길을 지나서 조금 더 달리니 바로 인지리가 나왔다. 숙소에 도착하니 11시 30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요리가 시작되었다. 회를 뜨고, 하모를 손질하는 것은 위원장님 몫이었지만, 그래도 옆에서 회와 하모를 잘게 썰고, 국수를 삶는 등 간단한 작업은 우리 멤버들이 도왔다. 또 일부는 물회에 들어갈 양배추, 당근, 오이 등을 채로 써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요리를 잘 하는 동네 분이 함께 물회에 사용될 소스를 만들고, 준비된 회와 채 썬 야채로 물회 국수를 만들었다. 식당에 상을 차린 다음에 다 같이 모여서 물회 국수를 먹었다. 말 그대로 끝내주는 맛이었다. 회도 싱싱하고, 여럿이 함께 먹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일까? 국수를 먹은 다음에는 하모 샤브샤브를 먹었다. 물회 국수가 시원하게 입맛을 돋우었다면, 하모 샤브샤브는 뜨끈하고 진한 국물 맛과 어우러진 하모의 탄탄한 살이 감칠맛을 돋우었다.






물회 국수와 하모 샤브샤브가 맛있어서 그랬는지, 식사를 시작한지 한 시간이 지난 12시 30분에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위원장님, 사무장님, 동네 분들이 먼저 자리를 뜨고 우리는 설거지를 마친 다음에 다시 모여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번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서로 조금은 안면이 트여서 서먹함이 없어졌으니,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해보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확실히 지난 번 자기소개 때와는 달리 간단한 자기 이력과 더불어 한 주 동안 느낀 점, 다른 곳에서의 살아보기 경험 등 좀 더 깊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살아보기를 한 사람도 있었지만, 네 번이나 살아보기를 했던 사람도 있었다. 다른 곳에서 살아보기를 했던 사람들의 의견으로는 이번 진도에서의 살아보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숙소 경치가 아름답기로는 고흥과 울릉도가 꼽혔고, 특히 울릉도의 경우에는 인기가 아주 높아서 처음 살아보기를 하고 부부가 지원한 경우가 아니면 채택되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언젠가 울릉도에서 살아보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이미 두 번이나 살아보기를 해서 나는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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