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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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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충무공은 이 좁은 바다에 13척 배를 띄우고 빠른 썰물과 함께 적선 133척을 침몰시켰다. 희망이 현실이 된 곳이다.

 

여기서 다시 시작이다. 북위 34도 17분 32초. ‘더는 갈 곳 없는’ 땅끝이다. 중천에서 일몰로 더 기운 태양이지만 서해 낮은 하늘에서 눈 시리게 빛난다. 손차양해서 바라본 오른쪽으로 아련하게 거북 등 같은 섬들 점점이 늘어섰다. 어룡도, 소장구도, 대장구도, 죽굴도….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백일도와 흑일도가 좌우로 나란히 가깝게 보인다. 그 너머 노화도와 보길도가 어렴풋하다. 한반도 육지 맨 끝인데 묘하게도 서해와 남해가 이 지점에서 만나 한데 섞인다. 더 이상 서쪽 바다, 남쪽 바다로 갈리지 않는다. 새로운 물이다. 많은 문인이 지칠 대로 지쳐 땅끝에 왔다가 작은 생기나마 찾아 돌아간다고 고백했다.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귀신이거나 간에 변하지 않고는 도리 없는 땅끝’(김지하, 시 ‘그 소, 애린 50’에서)인 터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모색하는 여정. 해남 여행을 여기서 시작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 스스로 변할 수밖에 없는 땅끝

여기가 한반도 땅끝이다. 땅끝탑 앞에 놓인 스카이워크에서 관광객들이 서해를 내다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정취 없는 이름으로 바뀐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은 40여 년 전까지 칡머리로 더 많이 불렸다. 지형이 칡덩굴 머리가 바다 쪽으로 쑥 튀어나온 듯해서 그렇다. 여전히 이곳 포구 이름은 칡 머리라는 뜻의 한자어 갈두(葛頭)를 쓰는 갈두항이다. 포구 근처 바닷가 절벽을 아우르며 깔린 데크 길을 걷는다. 보길도나 노화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항구를 떠나 김 양식장 옆으로 물살을 가른다.

땅끝탑으로 이어지는 이 길 중간쯤 스카이워크가 있다. 바다나 큰 강을 낀 지역에서 스카이워크는 진부한 관광상품이다. 하지만 투명 바닥을 통해 넘실대는 바닷물을 드러내며 뻗은 길 위에서의 풍경은 좀체 질리지 않는다. 노화도에서 오는 길인지 흑일도 흑일항을 떠난 배가 땅끝마을을 향해 뱃머리를 튼다. 2∼3km 떨어진 흑일도와 백일도가 방파제처럼 버티고 있다. 태풍이 올 때 두 섬이 에워싼 땅끝마을 앞바다는 고깃배들이 닿기를 바라는 피난처다.

 

● 미황사… 지상 정토에 대한 염원

지난달 270여 년 만에 중창한 해남 미황사 대웅전. 달마산 기기묘묘한 암벽 능선이 굽어보고 있다.

 

땅끝탑에서 길을 따라 오르면 해발 150m 남짓한 사자봉이다. 여기서 북쪽을 쳐다보면 달마산이 보인다. 높이가 500m에 약간 모자라는 달마산은 ‘한반도 최남단 소백산맥이 마지막으로 일으켜 세운’ 산이다. 그 중턱에 자리한 미황사(美黃寺)는 꿈 같은 설화와 현실에서 모두 희망을 품은 절이다.

통일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의조화상이 창건했다는 기록이 설화와 함께 ‘미황사비명(碑銘)’(1692년)에 전한다. 사자포구(현 갈두항)에 돌 돛배를 탄 금인(金人)이 나타났다. 배의 금함(金函)에는 ‘화엄경’ ‘법화경’ 두루마리들과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성중(聖衆), 선지식, 나한 등의 탱화와 조상(彫像)이 들었다. 홀연히 검은 돌이 깨어지며 청흑색 소가 나타났다. 의조화상 꿈에 우전국 왕이라는 금인이 나타나 경전과 불상을 안치할 곳을 찾다 달마산 정상이 1만 불(佛)을 모실 만해 정박했다고 말한다. 그 소가 두 번째 누운 곳에 지은 절이 미황사다. 소가 ‘미(美)’라고 울어서 미, 금인의 색을 취해서 황이라고 했다. 우전국은 현재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이다. 망망대해를 헤매다 찾은 달마산이 극락정토라는 얘기다. 신라를 불국토(佛國土)로 만들겠다는 경덕왕의 염원이 미황사로 구현된 셈이다.

미황사 대웅전 앞뜰에서 바라본 달마산 암벽 능선은 기묘하고 웅장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말한 대로 ‘치마를 두른 듯 산허리에 높다랗게 늘어선 소나무와 참나무 위로 아주 흰 돌들이 우뚝 솟았는데 장대한 깃발도 같고 벽과도 같다. 사자가 찡그리며 하품하는 것 같고, 용과 호랑이가 발톱을 세우고 이빨을 벌린 것도 같다. 쌓인 눈이 공중에 떠 있는 것도 같다’(문화재청 ‘해남 미황사 대웅전 정밀 실측 조사 보고서’, 2011).

미황사 달마전 툇마루에 서면 오층 석탑 뒤로 저 멀리 진도 앞바다까지 아련하게 보인다.

 

미황사는 바위산 급경사면과 아래쪽 흙산의 완경사면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풍수 연구가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산사태 위험성이 상존한 곳을 절이 막아 준다”고 짚었다. 달마산 자락 주민들이 스님들을 믿고 평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조선일보 1997년 12월 13일 자).

미황사를 찾은 날은 대웅전 완전 해체 보수 공사가 완료된 날이었다. 정유재란 때 불탄 법당을 다시 짓고 1751∼1754년 대대적으로 손본 뒤 270여 년 만이다. 불자들의 바람이었다. 주춧돌부터 지붕까지 부재(部材) 5400여 개에 일일이 번호를 매기고 못 쓰게 된 데는 신재(新材)로 보충해 짜맞췄다. 이미 오래전 단청이 벗겨진 기둥이며 서까래, 공포, 도리, 처마, 문틀이 되레 따뜻하게 다가온다.

대웅전 뒤편 언덕 위 달마전으로 차를 마시러 간다. 서향인 달마전 마당에서는 까마득히 진도 앞바다가 보인다. 차를 우려내기 전 잠시 눈을 감고 명상한다. 주지 향문 스님 죽비 소리 세 번에 정신이 든다. 그가 묻는다. “당신의 마음은 어디 있습니까?”

● 바람이 현실이 되는 울돌목

울돌목 우수영관광지 얕은 바다에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부산 쪽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다.

 

희망이 실현된 곳을 찾아갈 차례이다. 서쪽 화원반도로 향한다. 진도와 가장 가까운 바닷길이 울돌목 즉, 명량(鳴梁)해협이다. 물때에 암초들을 때리는 물소리가 큰 울음처럼 들리는 물길이어서 명량이다. 임진왜란 때 수군이 주둔한 우수영(右水營)이 있었다. 해남은 조선시대 서남해안 뱃길의 관문이었다.

지금은 우수영관광지로 변한 그곳 해안가 얕은 물에 이순신 장군이 서 있다. 전국 여느 충무공 동상과 달리 칼을 차지 않고 갑옷도 입지 않았다. 포도대장이 입었다는 구군복(具軍服) 차림에 왼손에는 해도(海圖) 두루마리를 쥐고 있다. 진지한 눈매는 왜적이 쳐들어올 부산 쪽 수평선을 향한다.

당쟁에 휘말려 백의종군한 그에게 칠천량 패전 후 임금은 다시 중임을 맡겼다. ‘신에게는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는 그의 장계를 읽고 선조도, 조정 중신 누구도 감히 희망을 품지 못했을 터다. 명량해전을 책으로 읽으면서도 믿기지는 않았다. 어떻게 10배 넘는 적 함대를 물리친다는 말인가.

울돌목에도 스카이워크가 있다. 옆으로 케이블카가 울돌목 위로 진도를 오간다. 진도대교가 그 옆을 가로지른다. 케이블카에 타서 내려다보고 둘러보니 그제야 무릎을 치게 된다. 명량해전은 완벽한 전략의 승리였구나.

울돌목은 진도대교 북쪽 작은 섬 양도에서 남쪽 진도 벽파진까지 길이 약 2km, 최소 폭 약 300m의 바다다. 진도대교 아래에 충무공은 긴급히 수리한 배 한 척을 더해 13척을 일자진(一字陣)으로 놓았다. 그 배후에는 전투 능력 없는 어선 수십 척을 징발해 배치했다. 선체 폭 약 9m, 길이 32m 판옥선 13척이라면 그 길목을 충분히 막을 만하다. 거기에 썰물의 바닷물은 소용돌이치듯 적선을 향해 몰아친다. 왜적에게 바다 울음소리는 귀곡성처럼 들렸을 것 같다.

● 어떤 이의 ‘꿈’

해남 북평면 남창리 북평파출소 옆에 영화 ‘호프’ 대형 포스터와 작품 속 경찰차가 전시돼 있다.

 

진도를 바라보던 울돌목에서 완도를 바라보는 동남쪽 바닷가 마을로 간다. 북평면 남창리. 이 마을에서 한 영화인은 큰 꿈을 그렸다. 2023년 10월부터 약 100일간 남창리 한 거리를 세트장으로 만들어 영화를 찍었다. 제목은 당연히 ‘호프(Hope·희망)’다. 주민이 사는 진짜 마을을 탁월한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외계 생명체에 뜯기고 찢기고 무너진 아수라장으로 바꿔 놨다. 그 거리를 찾았다. 아뿔싸. 촬영이 끝난 지 2년여 뒤 주민의 일상생활 공간에서 영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좀 과했나 보다. 주인공 범석(황정민 역)과 활을 든 노인(이상희 역)이 누가 먼저 진입할까 말까 실랑이하던 정육점 입구는 간판과 함께 건물 벽에 그림으로만 남았다. 그 영화인의 꿈은 아쉽게도 희망이 되지 못하고 백일몽으로 끝난 듯하다.

글·사진 해남=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8월 15일]

장흥 여행-천관산자연휴양림

2026. 9. 11.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장흥 물축제 취재를 위해 1박을 해야 했는데, 원래 희망했던 우드랜드가 꼭 차서

좀 멀지만 천관산자연휴양림에서 1박 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는 물론이고 지방 여행을 할 때는 자연휴양림 숙소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천관산자연휴양림은 다른 곳에 비해 독특한 면이 있었습니

우선 천관산자연휴양림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30분 이상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려야 했습니다.

 

욕심껏 다른 곳들을 구경하고 숙소로 늦게 들어가게 되었는데,

오르막에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느라 운전자가 고생을 했습니다.

운전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인지 중간에 몇 고개라는 표지도 보였습니다.

 

숙소는 기대했던 대로 상당히 운치가 있었습니다.

깊은 산골에 위치해 주위 소음이 전혀 없었고,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습니다.

예약한 숙소에서 숙박한 다음 아침에 천관사까지 다녀왔습니다.

천관산을 오를 수도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다른 곳들을 보기로 했습니다.

하룻밤 숙박이었지만, 기억에 길이 남을 천관산자연휴양림이었습니다.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915 호)

 

【 진도에서 살아보기를 시작했습니다 】

 

저는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석 달간 살아보기를 하려고 진도 지산면 길은리에 있는 길은푸르미마을에 와 있습니다.

이 살아보기는 귀촌 희망자들에게 숙소와 생활비 일부를 보조하면서 귀촌희망지역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살아보기는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기간은 한 달에서 석 달 사이로 각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2023년 전북 남원에서 두 달 동안 살아보기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남원에서의 살아보기가 특히 좋았던 이유는 함께 살아보기를 체험했던 아내가 귀촌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굳혔기 때문입니다.

이번 진도 살아보기는 저 혼자 체험하기로 했는데, 나중에 아내 없이 저 혼자 살아갈 수 있는지 살펴보는 유익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전국 여러 곳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제가 진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어릴 적에 살아본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제가 다섯 살부터 열한 살까지 진도군 임회면 탑립리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제주도로 다시 돌아갔었습니다.

제 가족이 제주에서 진도로 이주했던 이유는 어려웠던 경제 사정과 진도가 제 할아버지의 고향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진도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진도가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섬과 육지의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진도는 농촌과 어촌의 생활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서울에서 너무 멀다는 점인데, 저는 그게 오히려 장점에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주도의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귀농귀촌 희망자들에게 미리 희망지역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여행의 기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저는 체험과 여행의 기회를 모두 살리려고 하지만, 단순히 여행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체험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여행 목적으로 신청했다가 실제 살아보니 좋아서 귀농귀촌하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 좋겠죠.

 

저도 남원 살아보기를 통해 남원으로 귀촌하기로 결심했지만, 남원에 조성 중인 지리산활력타운 사업이 자꾸 미뤄지면서 플랜B로 진도 살아보기를 결정 한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 진도 살아보기를 통해 남원으로의 귀촌 계획이 진도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남원으로 귀촌하려고 했지만 원했던 지리산활력타운에 입주할 수 없는 경우에도 진도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고요.

 

아무튼 오랫동안 귀촌 준비를 해 왔던 제가 귀농귀촌 희망자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조언은 귀농귀촌에 대해 이민한다는 심정으로 철저히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그린대로(https://www.greendaero.go.kr/)’라는 사이트에 살아보기는 물론이고 귀농귀촌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제공되고 있으니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몇 달간 살아보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각 지자체에서 2박 3일로 진행하는 단기 교육 프로그램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번처럼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살아보기의 장점 중 하나는 유익한 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농어촌 체험, 유명 관광지 탐방, 귀농귀촌인들과의 대화, 귀농귀촌 정부 지원책 설명 등이 포함됩니다.

살아보기를 시작한지 2주가 되어 가는데, 벌써 농어촌 체험과 진도의 볼거리를 탐방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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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진도 살아보기 체험일지를 블로그(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 https://blog.naver.com/tiger_ceo)와 밴드(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게시글 : 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https://www.band.us/band/91381493/post)에 올리고 있으니 많이 방문하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