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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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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내려다보는 빌라 쏘메(위사진)와 빌라 쏘메 로비의 조형물. 코스모스 울릉도 제공

 

코스모스 울릉도에 가보니

얇은 나무판으로 제작된 객실 열쇠에 달이 그려져 있었다. 달이 조금씩 차올라 보름달이 됐다가 다시 기우는 모습이었다. 경북 울릉군 북면 추산리 ‘코스모스 울릉도’. 이곳에서의 시간이 해와 달, 바람과 물의 리듬을 따라 흐를 것임을 이 작은 열쇠가 예고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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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내려다보는 빌라 쏘메(위사진)와 빌라 쏘메 로비의 조형물. 코스모스 울릉도 제공

 

>> 음양의 조화, 건축과 조경

 

2017년 일반 객실형 ‘빌라 떼레’와 2층 독채 ‘빌라 코스모스’로 문을 연 코스모스 울릉도는 지난해 ‘빌라 쏘메’를 새로 열었다. 쏘메(sommet)는 프랑스어로 산봉우리를 뜻한다. 울릉도의 전통 가옥 너와집에서 영감을 얻은 이 건물은 강풍과 폭설을 견디기 위한 ‘집 속의 집’ 구조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지붕에는 얇게 켠 현무암을 얹었고, 객실마다 작은 정원을 두어 바깥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香

雪

雲

筍 작은 정원을 곁에 두고 있는 빌라 쏘메의 객실. 코스모스 울릉도 제공

 

빌라 쏘메의 10개 객실에는 향(香), 설(雪), 운(雲), 순(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순환상생(循環相生)’의 철학이 담긴 이름들이다. 남쪽의 ‘향’은 암벽에서 자라는 향나무처럼 불의 활력을, 서쪽의 ‘설’은 눈 덮인 바위의 고요함을 품는다. 동쪽의 ‘순’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생명력을, 북쪽의 ‘운’은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의 여백을 뜻한다.

‘향 3’ 객실에서 테라스로 나가봤다. 정면으로 에메랄드빛 동해가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송곳산이 솟아 있었다. 아래로는 인피니티 풀이 바다와 맞닿은 듯 이어졌다. 객실은 그 두 거대한 존재 사이에 잠시 놓인 작은 쉼표 같았다.

코스모스 울릉도를 설계한 김찬중 건축가(더시스템랩 대표)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울릉도에는 굉장히 원시적인 힘이 있어요.” 약 250만 년 전 바닷속 화산 활동으로 태어난 울릉도는 절벽과 기암괴석,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식생을 품고 있다. 특히 북면 추산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송곳산이 눈을 붙잡는다. 김찬중은 처음 이 벼랑 끝 대지를 마주했을 때 “건물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송곳산을 중심으로 이미 완성돼 있는 풍경의 이야기를 인간의 조형 행위로 덮어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보았다.

‘코스모스(KOSMOS)’는 우주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면서 이 리조트 운영사인 코오롱(KOLON)의 영문 첫 글자도 반영한 이름이다. 태양과 달, 별의 궤적뿐 아니라 조수 간만과 해수면의 움직임까지 살펴 건축에 반영했다. 김찬중은 이 공간이 하나의 ‘천체 도구’가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에 머물면 하늘과 바다와 산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빛의 각도에 따라 공간의 표정이 달라지고 구름은 송곳산 중턱에 걸렸다가 어느새 흩어진다. 건축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거대한 자연을 바라보게 하는 프레임에 가까웠다.

조경은 건축에 비해 한층 담백하고 차분하다. 조경을 맡은 정욱주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는 처음 현장에 섰을 때 건물보다 지형을 먼저 봤다고 했다. 송곳봉 바로 아래, 절벽과 바다가 맞닿은 땅이었다. 기존 식생을 많이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는 그는 웃으며 말했다. “건물 눈치도 보고 자연 눈치도 보면서 했어요.” 좋은 조경이란 자연을 마음대로 꾸미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건축과 자연 사이에서 끊임없이 눈치를 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빌라 코스모스 코스모스 울릉도 제공

 

코스모스 울릉도의 최고급 독채 ‘빌라 코스모스’는 2박 숙박료가 3600만 원이다. 전담 요리사와 집사가 있고 여정 내내 리조트 측이 관리해준다. 네 개의 객실은 서로 다른 색상을 콘셉트로 했으며 단골 투숙객에게는 영문 이름의 이니셜을 새긴 침구를 따로 준비할 정도다. 일행이 한 건물 안에서 ‘따로 또 같이’ 머물도록 만든 구조다. 무엇보다 울릉도의 절경인 코끼리바위를 눈 앞에서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도 정원이 있다. 바람을 많이 맞아 굽은 팽나무, 청나래고사리와 관중, 섬말나리 등을 심었다. 매끈한 순백의 건축 속에 울릉도 원시림의 한 장면을 슬쩍 끌어온 듯하다. 봄에는 섬벚나무, 여름에는 섬백리향, 가을에는 해국, 겨울에는 잎을 떨군 수목이 정원의 시간을 이어간다. 손바닥으로 살짝 쓸어 맡았던 섬백리향의 향기가 아직도 코끝에 남아 있는 듯하다.

빌라 떼레 코스모스 울릉도 제공

 

해 질 무렵 빌라 떼레 앞 코스모스 가든으로 걸어가봤다. 두 개의 코스모스 링은 각각 해와 달을 바라보는 자리다. 양(陽)의 링에서는 해가 지는 풍경, 음(陰)의 링에서는 송곳산 구멍에 걸리는 달을 바라보도록 했다. 빛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산의 윤곽이 짙어졌다. 풍경은 한순간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자 빛과 음악을 더한 라이팅 쇼가 펼쳐졌다. 김광현 코스모스 울릉도 총지배인은 “울릉도의 자연을 천천히 느끼며 일상의 속도를 늦춰보길 바란다”고 했다.

>> 오행 철학의 웰니스

코스모스 울릉도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오행의 철학을 자연의 순환과 연결한다. 몸과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과정도 하나의 순환으로 바라본다.

체크인 뒤 ‘웰컴티 세리머니’에서는 울릉도 식재료로 블렌딩한 차와 정갈한 다식을 맛본다. 테라피 공간 ‘르 플로’에서는 순환상생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바라보며 따뜻한 테라 스톤 위에 몸을 눕힌다. 명상 트레이너의 낮은 목소리를 듣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 마신 울릉도 용출수는 유난히 차고 시원했다.

빌라 쏘메의 인피니티 풀에도 울릉도 용출수를 사용한다. 물에 몸을 담그면 앞으로는 동해의 수평선이 열리고 뒤로는 송곳산이 몸을 감싼다. 인피니티 풀이 보통 바다를 향해 시선을 끝없이 밀어내는 공간이라면 이곳의 수영장은 산과 바다 사이에 몸을 잠시 내려놓는 장소에 가까웠다. 내가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풍경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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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쏘메 투숙은 리조트 내 식당 ‘라 울(La 鬱)’에서의 아침 식사와 저녁 코스 요리를 포함한다. 밥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연 속 리조트에서 ‘먹고 자고 쉴’ 수 있게 한 것이다. 저녁 식사는 오징어와 참치, 바삭한 양파와 흑염소로 시작해 전복, 야생 버섯을 채운 메추리, 훈연 해산물, 칡소 구이, 보리굴비 밥상이 차례로 이어졌다. 각 요리는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같은 오행의 흐름을 따라 구성했다. 울릉도의 산과 바다에서 온 식재료들이 코스에 담겨 하나의 순환을 이뤘다.

원시의 섬에서 우주를 만난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바라보고, 바람의 방향을 느끼고, 한 줌의 식물 향에 잠시 걸음을 멈추는 일. 그렇게 거대한 자연 안에 잠시 머무는 동안 흐릿해졌던 감각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왔다. 객실 열쇠에 그려져 있던 달처럼 마음에도 고요가 조금씩 차올랐다.

 
 
울릉=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동아일보 2026년 9월 17일]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919 호)

 

【 진도에서 살아보기를 하면서 느끼는 행복 】

 

9월 1일부터 진도에서 살아보기를 시작했고 지금 10월이니 살아보기가 벌써 두 번째 달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곳 생활이 어색했는데,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오래 전부터 여기에 살아왔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곳 살아보기도 11월 30일이면 끝나니, ‘정들자 이별’이라고, 이곳 생활에 익숙해지면 떠나야 할 것 같아 벌써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사실 처음 이곳 살아보기를 신청할 때는 석 달이라는 기간이 꽤 길어 보여서 어떻게 지내나 걱정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지자체들처럼 한 달이나 두 달 살아보기를 했었더라면 아쉬워서 어쩔 뻔 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사한 게 사람 마음이라더니 지금은 석 달이라는 기간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곳 진도가 둘러볼 데가 많기도 하고, 체험 프로그램이 알차기 때문입니다.

숙소도 환하고 넓어서 혼자 생활하는 데 좋고, 마을과도 인접해 있어서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화, 수, 목 3일 동안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머지 날에는 버스 타고 또 걸어서 진도 곳곳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때 서울 집에 가면서 빠진 날 빼고는 체험 프로그램이 없는 날에는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가 오후 늦게 들어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하루 10~20킬로미터를 대여섯 시간 동안 걷는 날이 반복되다 보니 ‘좀 무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아침에 깨면 다시 길을 나설 수 있는 힘이 솟습니다.

하지만 다리 등 다른 부위는 괜찮은데, 배낭을 메고 오래 걸으면 허리 부분에 통증이 느껴져 최근에는 배낭 대신 간단한 백을 메고 걷고 있습니다.

 

제가 이처럼 4일 연속 무리다 싶을 정도로 걷는 이유는 산티아고길이나 네팔 트레킹 등을 하면 이런 정도의 걷기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와 체력 단련을 위해 몸을 다그쳐야 하는 정도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루 4만 보, 20킬로미터 이상을 걷다보면 평소에 느낄 수 없는 신체 반응이 나타나는데, 그 반응을 관찰하면서 제 몸의 약한 부분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진도 살아보기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몸의 또 다른 반응으로는 주위 풍경을 바라보는 눈의 반응입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탁 트인 공간이 거의 없다보니 눈이 주로 근거리 풍경 위주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진도에서는 바로 앞에 논과 밭이 있어서 탁 트여있고, 그 끝에 자그만 산이 보여 원거리 풍경 위주로 보게 됩니다.

 

제가 진도에 오기 전에 안경을 새로 맞췄는데, 그 때문인지 아니면 탁 트인 진도의 공간 때문인지 한동안 안경에 적응을 못해 힘들었습니다.

추석 연휴 때 서울에 가서 일주일 동안 머물 때는 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던 걸로 봐서는 안경보다는 진도의 탁 트인 공간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난 현상 같습니다.

1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오히려 눈이 시원해지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진도 살아보기를 하면서 체험 프로그램과 제 여행 경험을 블로그와 밴드에 올리고 있는데, 그 글을 보고 과거 직장 후배가 진도에 오겠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서울에 있었으면 만날 기회가 없었을 텐데, 진도에서 살아보기를 한 덕분에 다시 인연이 이어지게 되었으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진도 살아보기가 단순히 귀촌 후보지 탐색을 넘어 제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고, 주위와의 네트워크를 넓히는 기회가 되고 있으니 이래저래 행복한 마음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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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진도 살아보기 체험일지를 블로그(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돌하르방의 속살 트레킹 여행 : https://blog.naver.com/tiger_ceo)와 밴드(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게시글 : 김송호의 귀촌 이야기 https://www.band.us/band/91381493/post)에 올리고 있으니 많이 방문하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도 살아보기-쏠비치진도

2026. 10. 7.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진도 살아보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쏠비치진도를 방문했다. 이 리조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경관도 기대 이상이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호텔 주차장에서 바다를 내려다본 풍경은 환상적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곳의 숙박비가 비싸다고는 했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주차장에서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걸어 내려오면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아래에 보이는 카페 옆으로 가니 바로 밑에 풀장이 있고,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남해의 짙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면서 수영을 하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은 다음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