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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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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93 호)

 

【 엔지니어인데 글을 잘 쓰네요 】

“와, 엔지지어라면서 글을 잘 쓰시네요. 이 정도면 이공계가 아니라 문과를 갔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최근 <알프스를 걷다>(지상사)를 출간하고, 그 책이 출간 1주일 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간 다음에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럼 저는 “제가 엔지니어니까 이 정도 글 솜씨로도 잘 쓴다는 얘기를 듣는 거죠, 문과에 갔으면 ‘이걸 글이라고 썼느냐?’는 얘길 들었을 거예요.”라고 답합니다.

 

사실 이번에 출간한 책 <알프스를 걷다> 원고를 검토했던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들었던 평가가 ‘꼭 기행문 같다.’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제 책의 글이 감성이 묻어나는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초등학생이 쓴 기행문 내지는 대학생 리포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엔지니어가 보고서를 쓰는 것 같은 느낌으로 쓴 글이라고 봐도 틀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쓴 시집, 소설, 에세이를 읽다보면 ‘야, 이렇게도 글이 맛깔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런 글을 읽고 제 나름대로는 감성을 실어서 글을 쓰려고 노력해보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요즘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주로 자기계발서 따위의 글을 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로 여행 에세이를 쓰려면 감성 다듬기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첫 책인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를 필두로 이제까지 20여 권의 책을 썼는데, 초기에는 자기계발서를 주로 썼습니다.

그 다음에는 ‘행복하게 나이 들기’ 등 자기계발서지만, 성공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삶에 대한, 즉 인문학적 요소가 약간 가미된 책을 썼습니다.

중간에 출판사의 요청에 맞춰서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엔지니어로서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책들도 썼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알프스를 걷다>는 제가 여행 작가로서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해보기 위해 쓴 책입니다.

여행과 트레킹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여행과 트레킹을 즐기면서 그걸 책으로 남기면 지속가능한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행과 트레킹도 즐기되, 책을 써서 그 여행비용을 충당하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물론 진정한 여행은 단순히 여행 자체를 즐기는 것보다도 여행하기 전에 계획하기와 여행 후 정리하기를 포함해야 완성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여행 내용을 책으로 쓰려면 미리 계획하기는 물론 여행을 다녀와서 정리를 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진정한 여행을 하는 셈이 되는 거죠.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 더해지면, 여행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들긴 하지만요.

 

제가 이번에 <알프스를 걷다>를 출간하기로 한 이유는 단순히 인세를 받겠다는 생각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제까지는 다른 사람이 기획한 여행에 참여하거나, 저 혼자 또는 아내와 함께 하는 자유여행 위주의 여행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여행을 기획하고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소규모 맞춤 여행’도 추진해보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아는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 기획을 하고, 여행에 참여하는 일행들의 여행 욕구를 반영하는 여행을 하는 거죠.

일반 패키지여행에 비해 비용은 좀 더 들 수는 있지만, 자신의 욕구에 맞춘 여행을 할 수 있으니 여행 참여자들에게도 유익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여행에 비해서는 효율적인 여행을 할 수 있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일행들과 어울려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점도 있겠죠.

 

제 여행 에세이가 유명세를 타게 되면 텔레비전, 유튜브 등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와 여행지 안내를 하는 기회를 갖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갖고 있습니다.

제 여행 에세이가 많아지고, 차별화된 여행 콘텐츠를 갖게 되면 제가 여행 유튜브를 운영할 수도 있고요.

 

책 한 권 내고는 너무 거창한 꿈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세상 이미 다 산 듯이 맥을 놓고 있는 것보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사는 것이 저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맞춤 여행을 기획하고, 방송이나 유튜브에 출연하는 것은 꿈으로 끝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제가 여행을 하고 여행 에세이를 쓰면서 즐겁게 사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요.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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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이트: 알프스를 걷다 : 네이버 도서 (naver.com)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92 호)

 

【 제 책 ‘알프스를 걷다’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아, 알프스!”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설산과

시간이 멈춘 듯한 소박한 매력의 마을을 찾아

알프스 트레킹을 꿈꾸던 여행 마니아가

인터넷 밴드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여행을 떠났다.

패키지여행은 싫고 자유여행은 두려운

여행자들을 위한, 골라 떠나는

알프스 트레킹 여행 체험기!

장엄하고 눈부신 산, 끝없이 펼쳐진 빙하,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형형색색의 꽃이 핀 푸른 초원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배낭 여행객들의 천국’ 알프스! 이 책 ⟪알프스를 걷다⟫는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 마니아이자 이제는 여행 작가를 꿈꾸는 저자 김송호가 지난여름, 알프스에서 보낸 열흘간의 잊을 수 없는 여정을 담백한 수필 형식으로 담아낸 여행서이다. 저자는 트레킹을 더해 더욱 풍성해진 여정에서 알프스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고 이를 관조적(觀照的)인 글과 실감 나는 사진들로 한껏 채웠다.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소규모 밴드 모임 여행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소개한다.

 

한여름, 알프스에서 보낸

열흘간의 3대 미봉 트레킹 기행(紀行)

 

알프스(Alps)는 프랑스 남동부에서 시작해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지에 걸쳐 높이 솟은 봉우리들이 1,000킬로미터 이상 활 모양으로 이어진 큰 산계(山系)이다. 독일어로는 알펜(Alpen), 프랑스어로는 알프(Alps), 이탈리아어로는 알피(Alpi)라고 하며, 일 년 내내 빙하에 덮여 있는 산봉우리와 맑은 호수, 끝없이 이어진 고갯길 등 비현실적인 자연 풍광으로 흔히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알프스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요소는 경치만이 아니다. 바로 ‘등산 여행객’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멋진 트레킹(trekking, 도보 여행) 지역과 다양한 트레일(trail, 탐방로) 코스가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모든 트레킹 코스가 개방되는 알프스의 여름은 적당히 쌀쌀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로 트레킹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때는 산 중턱에 쌓인 눈도 어느 정도 녹아 아이벡스, 마멋, 독수리 같은 야생동물과 형형색색으로 피어나는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고, 3대 미봉인 융프라우(해발 4,158미터), 마터호른(해발 4,478미터), 몽블랑(해발 4,807미터)처럼 3,000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즐기는 게 가능하다.

이 책 ⟪알프스를 걷다⟫는 고산 트레킹의 최적기인 지난여름(6월 30일~7월 10일), 9박 11일의 일정으로 알프스를 다녀온 저자가 혼자만 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운 알프스의 비경과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과는 다른 형태인 소규모 밴드 모임 여행 경험을 소개하고자 펴낸 여행서이다. 역마살 탓에 30여 년간 세계 여러 나라로 출장을 다니고, 출장지에서도 틈새 여행을 즐겼다는 여행 마니아이자 이제는 여행 작가를 꿈꾸는 저자가 본 알프스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트레킹과 함께 알프스의 도시와 마을까지

유익한 여행 정보와 풍성한 볼거리 제공

 

⟪알프스를 걷다⟫는 저자의 2023년 알프스 3대 미봉 여행뿐 아니라 2022년의 융프라우 여행 중에서 알프스 3대 미봉 여행에 포함되지 않은 일정까지 다루고 있다. 좀 더 긴 알프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일부 일정을 빼고 다른 일정을 넣고 싶을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저자의 배려인 셈이다.

저자는 먼저 ‘알프스 3대 미봉 여행’ 편에서 융프라우, 마터호른, 몽블랑 등 3대 미봉의 거점 도시인 인터라켄, 체르마트, 샤모니에서 각각 3박, 2박, 4박을 하며 보냈던 열흘간의 일정을 일자별로 꼼꼼히 정리했다. 오전에는 기차와 렌터카, 케이블카 따위를 이용해 다니면서도 오후에는 도착지에서 몇 시간씩 트레킹을 하는 일정이었는데, 높은 산을 가로지르며 멋진 빙하를 감상하고 푸른 호수를 지나 고요한 계곡과 야생화가 만발한 풀밭을 거니는 모습의 사진들을 보다 보면 마치 저자와 함께 알프스 산길을 걷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특히 아이거 봉우리 북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아이거 트레일, 제주 올레길과 자매 길이라는 수네가 5개 호수 둘레길을 걷는 수네가 호수 트레일, 발므 고갯길을 따라 몽블랑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호수를 감상하는 콜드발므 트레킹, 몽블랑을 가운데 두고 약 170킬로미터에 이르는 유명한 트레킹 코스인 투르드몽블랑(Tour du Mont Blanc, TMB) 트레킹을 할 때는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어투로 기쁨과 행복감을 표현하면서도, 리더를 비롯해 숙소나 차량과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밴드 모임 여행이 지닌 한계와 아쉬운 점 따위를 가감 없이 토로한다.

‘알프스 여행 더하기’편에서는 밴드 모임 여행에 추가하면 좋을 도시로 루체른과 실트호른을 추천하고 가는 방법, 도시 명소 등을 소개했다.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될 꿀팁, 즉 여행 일정 동안 렌터카로 다니는 게 좋을지, 기차를 타는 게 좋을지 또 기차를 타면 스위스 패스가 좋을지 유로 패스가 좋을지 등을 자신의 경험을 살려 친절하게 안내한다.

 

내 취향과 여건에 맞춰 떠나는

소규모 밴드 모임 여행 소개

 

저자가 다녀온, 트레킹을 더한 알프스 3대 미봉 여행은 인터넷 밴드 모임을 통해 이루어졌다.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가벼운 트레킹을 겸한 일정이 저자의 여건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소규모 밴드 모임 여행은 여행지역을 잘 아는 리더가 모든 여행 계획을 주도한다는 점에서는 여행사의 패키지여행과 비슷하지만, 밴드 구성원들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사실 이제까지 알프스 여행은 패키지여행이나 개인 또는 부부 중심의 자유여행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인원이 모이는 패키지여행으로는 트레킹 등을 원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또 자유여행을 가고자 정보를 취합할 때 자동차와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이나 TMB 트레킹 등은 일반 여행자들이 실행하기 힘든 정보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역량에 맞춘, 예를 들어 가벼운 트레킹도 하고 알프스의 풍광도 즐길 수 있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생에 단 한 번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어디를 추천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알프스”라 답하는 저자를 따라 책 속으로 아주 특별한 알프스 여행을 떠나보자.

 

관련 사이트: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7838897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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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병이다

2024. 4. 11.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91 호)

 

【 아는 게 병이다 】

 

요즘 들어 ‘아는 게 힘이다.’가 아니라 ‘아는 게 병이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사실을 확실히 알면 힘이 될 텐데, 어설프게 알아서 힘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숲 해설가 과정을 듣고 있는데, 나무와 동물들에 대해서 어설프게 알아가기 시작하다보니 숲길을 걷는 게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습니다.

 

숲 해설가 과정을 듣고 있지 않았을 때에는 숲길을 걸으면서도 ‘나무가 있는가보다, 동물이 있는가보다’ 하면서 무심코 지나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숲 해설가 과정을 들으면서 나무와 동물에 대해서 조금 알아가게 되니 궁금증이 생기는데 잘 몰라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나무라고 해봐야 아직은 소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정도를 아는 정도고, 모르는 나무가 더 많으니 어찌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습니까.

 

하긴 새로 외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에 접어들었는데, 나무와 동물에 대해서 많이 모르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기 합니다.

이미 알고 있던 것들도 떠올리려고 하면 가물가물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있으니 어찌 아니 그러겠습니까.

나무나 동물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이름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이쯤이야 당연한 일이라고 위안을 해야 할까요?

 

숲 해설가가 되기 위해 200시간 정도 배운다고는 하지만, 나무 등 각 분야에 대해서는 고작 10시간 남짓 배우고서 다 알려고 생각하는 자체가 과욕이겠죠.

이처럼 스트레스는 받고 있지만,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와 새 등 동물들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그 자체가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배우는 속도보다 잊어버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해도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니 그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숲 해설가 과정을 배우기 시작한지 이제 3개월이 지나서 교과 과정은 끝난 상태입니다.

지금부터는 실제 현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 숲 해설가들의 해설을 들으면서 배우는 실습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해설을 하는 현장이 숲이라 도시보다는 자연휴양림 등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서 찾아가기가 힘든 문제는 있지만, 상쾌한 숲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나무와 동물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숲 해설가로서 활동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숲 해설이 단순히 나무와 숲속 동물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숲의 소중함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무와 숲속 동물에 대한 지식이야 이제부터 부지런히 배워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스스로에게 격려를 하고 있습니다.

 

나무와 숲속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게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그에 대해 알아갈 필요성이 생긴 것만으로도 제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면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감수를 해야 하고, 그 스트레스가 발전을 위한 스트레스라면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요.

숲 해설가 수업에서 강의를 했던 선배 숲 해설가들도 10년 이상 경력을 갖고 있는 걸로 봐서는 세월이 약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현장에서의 실습 참관 과정이 끝나고 나면 이론 시험과 실제 시연을 통해 숲 해설가 자격증 취득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동료들이 40명인데,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어떻게 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숲 해설가의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가 유아 숲 해설이라서 ‘유아숲 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저는 사실 숲 해설 자체를 원하는 게 아니라 귀촌해서 지리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될까 해서 숲 해설가 과정을 듣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유아숲지도사’ 자격증이 아니라 내년에 ‘숲길 등산지도사’ 자격증 공부를 더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지리산 둘레길이나 지리산 등반 등에는 숲길 등산지도사 자격증이 더 유용할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일주일에 3일, 매일 6시간 동안 공부를 하면서 공부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도 무언가를 배우고, 같은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배우면서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이번 숲 해설가 과정 공부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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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90 호)

 

【 제 책 <알프스를 걷다>가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

 

알프스를걷다_표지(펼침)_0329.pdf
8.73MB

 

제가 작년(2023년) 7월에 다녀온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여행이 <알프스를 걷다>는 제목으로 4월 중 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올 여름이나 다음에 알프스를 가고자 하는 분들이나, 알프스를 가지 못하지만 알프스가 궁금한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은 책으로 출간되면 보시길 권해 드리고, 책 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들어가는 글’의 일부를 여기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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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 번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를 추천하고 싶은가?’

몇 년 전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장가계를 추천해서 장가계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패키지로 다녀온 장가계 여행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아바타> 영화에서 나온다는 신비한 바위 모양을 비롯한 자연 풍광은 과연 일생에 한 번 꼭 봐야할 정도로 빼어났기 때문에 장가계를 추천한 사람들의 판단에 수긍이 가는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관광객들 속을 비집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어려움, 지저분한 화장실과 숙소 등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이런 좋지 않은 여건쯤이야 중국의 현지 시장이 그러니 어쩌겠느냐고 넘어갈 수 있다고 치자. 장가계 여행을 하는 동안 현지 가이드는 틈만 나면 쇼핑하라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선택 관광을 위협조로 강요하고, 가이드와 운전사 팁을 달라고 대놓고 요구했다. 나는 패키지여행을 하는 동안 겪은 부당한(?) 처우를 앞으로 더 이상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다시는 패키지여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패키지여행의 속성상 저가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정당한 비용 보전을 받지 못하는 현지 여행사가 살아남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패키지여행을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이후 장가계 패키지여행 때 겪었던 여러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되는 골프 패키지여행은 중국과 일본으로 몇 번 다녀오긴 했다. 하지만 일반 패키지여행은 갈 기회도 없었고, 설사 기회가 생기더라도 가고 싶지 않아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자유여행을 하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었다. 직장을 다닌다는 핑계로 자유여행을 하기엔 마음의 여유도 없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그보다는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려는 적극적인 마음과 용기가 부족했던 게 나의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물론 일부러 자유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직장을 다니면서 업무 차 나갔던 해외출장 중 자연스럽게 근처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이로 인해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되었던 것도 내가 자유여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또 한 가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해외출장 틈새에 가볍게 즐겼던 해외출장 틈새 여행은 예외로 하더라도,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이라는 두 가지 해외여행 형태만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2023년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다녀온 알프스 3대 미봉 여행은 여행의 새로운 면모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번 알프스 3대 미봉 여행과 가장 유사한 여행으로 코로나 직전에 계획했던 네팔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함께 가기로 했던 친구 중의 한 명이 사정이 생겨서 다음 해 봄으로 연기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결국 실행되지 못하고 말았다. 그런 아쉬움을 안고 있던 참에 이번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소식을 듣고 바로 가기로 한 것이었다. 이번에도 또 다시 미루면 트레킹 하는 해외여행은 더 이상 갈 수 없으리라는 절박함 때문에 바로 결정을 한 것이었다. 이번 여행은 일반 패키지여행이 아니라, 밴드를 통해 지원한 소수의 인원이 참여하는 맞춤 여행이라 더욱 더 알찬 여행이 되었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치를 기차를 타고 전망대에 가서 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공중에서 내려다보고, 트레킹을 하면서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이 더욱더 가슴에 와 닿게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결론적으로 2023년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다녀온 알프스 3대 미봉 여행은 내게 아주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니 앞으로 다른 어떤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이번 알프스 3대 미봉 여행과 비교가 되면서 다른 여행들이 시시하게 느껴질까 봐 걱정이 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망설이지 않고 이번 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업무 출장으로 프랑스, 영국, 독일, 핀란드 등 유럽 여러 나라들을 다닌 경험이 있었고, 최근에는 스위스 업무 출장을 간 김에 인터라켄에 가서 알프스의 풍경을 약간 맛보긴 했었다. 하지만 이처럼 오롯이 여행만을 위해 10일간의 시간을 내서, 알프스의 멋진 풍경을 보면서, 그것도 트레킹을 겸한 여행을 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이번 알프스 3대 미봉 여행은 아름다운 알프스의 모습, 그것도 핵심적인 부분들을 추려서 본다는 그 자체로도 내게는 의미가 있었지만, 밴드 모임 여행이라는 새로운 여행 형태를 접한 것이 더 큰 의미를 주었다. 나는 이제까지 여행 형태를 패키지여행과 자유 여행으로만 구분했었다. 물론 등산모임에서 주선했던 백두산 여행이 선택 관광과 쇼핑이 없는 형태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내면적으로 그 여행은 어차피 여행사에 의뢰한 패키지여행이었다. 선택 관광과 쇼핑이 없는 대신에 여행사에 비용을 좀 더 지불하기로 한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가 다녔던 국내 여행과 출장 중 틈새 여행은 내가 일정을 짜고 실행한 자유 여행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밴드 모임 여행은 여행지역에 대해 잘 아는 리더가 모든 여행 계획을 주도한다는 점에서는 여행사의 패키지여행과 유사하지만, 밴드의 구성원들의 취향에 맞춘 맞춤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쇼핑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물론 패키지여행과 유사하게 선택 여행 일정이 들어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행지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전문적인 리더가 이끄는 밴드 모임 여행은 자유여행에 비해 시행착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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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9 호)

 

【 소나무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

 

제가 1월 15일부터 매주 월, 화, 목요일에 6시간씩 숲 해설가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숲 해설가 과정은 4월 말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고, 5월 9일에 수료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1월부터 3월 초까지는 주로 이론 공부를 많이 했었지만, 3월 중순부터는 현장 실습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론 공부는 식물, 동물 등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는 물론 숲과 전체 자연 생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을 구체화하려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막연하게 알던 자연의 상태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도 나무의 이름, 곤충의 이름을 외우기가 힘이 들어서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긴 합니다.

 

아직 나무와 풀, 곤충과 새 등 식물과 동물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현장에서 숲 해설 실습까지 진행하려고 하니 진땀이 나곤 합니다.

그나마 현장 실습을 통해 식물과 동물을 직접 보면서 배우기 시작하니 숲 해설가 과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트레킹을 하거나 동네 공원을 산책하면서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들과 곤충, 새들도 다시 한 번 살피게 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랄 수 있겠습니다.

 

4월부터는 자연휴양림이나 유아숲 체험원 등을 방문해서 다른 숲 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실제 숲 해설 과정을 참관하면 더 실감이 나겠죠.

막바지 단계에서는 저희 수강생들이 실제로 숲 해설을 연습해보고, 시연을 해서 숲 해설가로 자격이 있는지 판정을 받을 예정입니다.

숲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해설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아동들 대상으로는 놀이와 만들기까지 해야 하니 곤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숲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와 곤충 등 해설 대상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지만, 해설을 통해 해설을 듣는 청중(관람자)들에게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해설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할 내용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 제가 은퇴한 시니어 부부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시나리오를 잠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숲 해설 시나리오>

 

(앞의 도입부는 생략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숲 해설을 해드릴 ‘돌하르방’입니다. 숲에 오시니까 참 좋죠? 이왕 숲에 오셨으니까 제가 나무에 관한 간단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요? 네, 맞습니다. 소나무입니다. 아마 한국인치고 소나무를 모르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릴 나무가 바로 소나무인데요, 여러분들께서 소나무에 대해서는 잘 아시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오늘은 색다른 관점에서 소나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소나무와 연관된 먹을거리 중에 생각나는 게 있나요? 네, 송이버섯이죠. 오늘은 소나무와 송이버섯의 관계에 대한 얘기와 그로부터 우리가 무얼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송이버섯이 귀해져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합니다. 혹시 그 이유를 알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최근 송이가 귀해진 첫 번째 이유는 소나무 숲 자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소나무 숲은 80년 전 75퍼센트에서 현재 25퍼센트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소나무가 다른 활엽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부터 산에 조림을 많이 하고, 나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나무가 경쟁에서 밀려난 거죠. 소나무 숲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송이도 줄어든 것이죠.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두 번째 이유는 송이가 아직까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표고버섯 등 다른 버섯들은 베어낸 나무에 재배할 수 있지만, 송이는 살아있는 소나무와 공생관계를 가지면서 자라야 하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송이버섯은 아직까지 인공 재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공 재배가 안 돼서 공급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는데, 소득 증대로 송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니 송이 가격이 오늘 수밖에 없는 거죠.

 

세 번째 이유는 여기 보시는 솔잎 때문입니다. 소나무 밑에 가보면 다른 나무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는 데요, 소나무 밑 부분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깨끗하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기 쌓여 있는 솔잎에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화학성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솔잎을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솔잎을 거둬갔기 때문에 송이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됐지만, 지금은 솔잎 제거를 하지 않아 많이 쌓이기 때문에 송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이죠. 참고로 소나무가 있는 산을 갖고 있는데 송이를 키울 의향이 계신 분들이라면, 5년 정도 솔잎을 제거하면 송이가 자랄 확률이 커진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이유는 소나무의 나이 때문입니다. 송이가 잘 자라는 소나무는 20~80년, 더 좁게는 30~60년 생 소나무입니다. 30년 이하거나 60년 이상 된 소나무에는 송이가 잘 자라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소나무는 30년이 될 때까지는 오로지 자신의 키를 빨리 키우는 데만 집중합니다. 그 이유는 햇빛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죠. 30년에서 60년 사이에는 키보다는 잎을 키우고, 부피 생장을 하는 데 힘을 쓰는데, 이때 송이버섯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송이는 질소, 인 등 흙속의 무기질 성분을 소나무에 제공하고, 소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만든 당 성분을 송이에게 제공하는 상생 관계를 이루는 거죠. 60년 이상 된 소나무는 성장보다는 유지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송이버섯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에 심은 소나무가 많아서 벌써 60년 이상 된 소나무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송이가 귀해질 확률이 높습니다.

 

제 설명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비싸도 송이를 많이 사 먹어야겠다고요? 저는 소나무와 우리의 삶이 참 비슷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20~30세 될 때까지는 자신의 역량 강화에만 집중하게 되죠. 그러다가 30세가 넘어 60세가 될 때까지는 회사, 가족 등 주위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럼 60세가 넘으면 어떤가요? 네, 맞습니다.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홀로 서기를 해야죠. 여러분들에게 이제까지는 회사, 자식 등과의 관계가 중요했지만, 60세가 넘으면 홀로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교훈을 소나무로부터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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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8 호)

 

【 고혈압은 고혈압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 】

 

“의사는 고혈압 경계치라고 혈압 약을 먹으라고 하는데, 혈압 약만 먹으면 기운이 없어서 오늘은 안 먹고 왔다.”

“아니, 혈압이 얼마인데 고혈압 약을 먹는 거야?”

“140mmHg/90mmHg이야.”

“그 정도면 안 먹어도 되는 거 아냐?”

“그래서 먹다 안 먹다 하고 있어.”

 

매달 한 번씩 트레킹을 함께 하는 친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그 친구는 우리가 둘레길 등 완만한 코스를 걷기 때문에 그렇게 몸에 부담이 될 이유가 없는데 혈압 약만 먹으면 이상하게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 친구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 중 혈압 약이나 당뇨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문제는 혈압 약을 먹으면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의욕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혈압 약을 계속 복용할 경우에는 기운만 없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혈압 약을 먹는다고 해서 고혈압이 치료되는 게 아니라서, 약을 먹지 않으면 다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고혈압 약이 어떻게 혈압을 낮추는지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혈압 약은 크게 이뇨제, 혈관 확장제, 심박출량 감소제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인 이뇨제는 혈액 내의 수분을 배출시킴으로써 압력을 낮추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뇨제를 복용하여 체내의 수분을 배출하게 되면 탈수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혈액량이 줄어들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세포 내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제대로 안 되고, 세포에 쌓인 노폐물 배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인 혈관 확장제는 혈관의 수축력을 약화시켜서 혈관 내에 가해지는 압력이 낮아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혈관 확장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무기력해지고 기운이 없어지며 숨이 잘 안 쉬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자궁 수축력 약화로 요실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인 심박출량 감소제는 심장으로 가는 칼슘 통로를 차단하여 심장이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산소가 부족해진 장기와 세포는 정상적인 대사를 하지 못해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세 가지 혈압 약은 모두 혈액 순환이 제대로 안 되도록 만들기 때문에 몸이 무기력해지고 기운이 빠지는 부작용을 동반한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 이 세 가지 방법 중 어느 것을 쓰더라도 단기적으로 기운이 없고 무기력해지며, 장기적으로는 신체기관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더 나아가 뇌경색과 암을 유발하고 치매 발생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혈압 약이 심장발작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미국 심장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혈압 약을 복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발작이 일어날 확률이 60퍼센트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리 교수가 유방암에 걸린 여성 1,027명,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 85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JAMA International Medicine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에게 심박출량 감소제를 투약했을 경우 유방암은 2.4배, 소엽 유방암은 2.6배 더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에 고혈압이 생기는 이유는 더 많은 혈액 공급이 필요한데, 정상적인 혈압으로는 혈액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고혈압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우리 몸이 필요해서 혈압을 높여서라도 필요한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려고 하는데, 혈압 약을 써서 억지로 혈압을 낮추면 그로 인해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신체 부위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머리 쪽 혈관 어딘가가 막혀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우리 몸은 혈압을 더 높여서라도 그 부위에 혈액 공급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 혈압 약을 써서 혈압을 낮추면 혈전으로 인해 좁아진 뇌혈관이 막힐 수도 있다. 물론 혈압이 과도하게 높아져서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혈압 약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릴 수는 있다. 하지만 혈압이 올라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혈압 약으로 혈압만 떨어뜨리고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혈압일 때 혈압 약을 먹지 않고 어떻게 치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고혈압과 당뇨병이 생활습관병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말은 결국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고혈압을 치유하기 위해 힘들게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에 간단하게 혈압 약을 먹어서 고치려고 한다. 하지만 혈압 약을 먹어서는 고혈압을 치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혈압 약을 복용하게 되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게 된다. 약을 먹고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은 세균이 일으키는 병을 치료하는 데는 어느 정도 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통해 퇴치할 수 있고, 약은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 그쳐야 한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처방 받는 대부분의 약들은 겉으로 나타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 요법으로,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 단점이 있다. 앞에서 설명한 혈압약이 대표적인 예다. 더욱이 대부분의 병원 처방 약은 특정 성분의 함량이 높은 상태로 제조되기 때문에 간, 신장 등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어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복용할 수는 있지만, 그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 운동을 통해 고혈압과 당뇨가 생기는 원인 자체를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 고혈압과 당뇨가 생기는 것은 노화에 의한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노화가 진행되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대사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당뇨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맞춰서 음식물의 양과 질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면 질병으로 진행되는 정도의 건강 악화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노후에 가장 염려하는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딘 세르자이 외(유진규), “죽을 때까지 치매 없이 사는 법,” 부키, 2020년). 나이가 들수록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진다. 하지만 젊었을 적에는 사회생활에 얽매여서 생활습관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기가 어려웠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칠 수 있는 여건은 더 커진다는 이점도 분명히 있다. 자신의 의지만 있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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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7 호)

 

소금의 적정 섭취량은 얼마인가?

 

<지난 뉴스레터(제 786 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적정 소금 섭취량을 결정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땀을 많이 배출할 경우에는 마시는 물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소금도 그에 맞춰서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설사를 많이 하여 탈수증이 염려될 때도 그냥 물만 마실 게 아니라, 적정량의 소금을 함께 섭취하여야 한다. 혈액 중의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로 유지되어야 물이 체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설사를 심하게 한 환자에게 탈수를 막기 위해 나트륨 0.9퍼센트 농도의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 때문이다. 또 커피, 차 등 이뇨 작용이 있는 음료를 마실 경우에는 물과 더불어 나트륨이 많이 배출된다. 따라서 이뇨 작용을 유발하는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는 물과 함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을 하면서 커피를 많이 마시고, 소금이 건강에 해롭다는 선입견 때문에 소금 섭취를 줄이고 있는데, 이는 최악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채식을 하게 되면 칼륨 과잉이 되고, 또 커피를 마시면 이뇨 작용 때문에 나트륨이 부족하게 되어, 나트륨-칼륨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더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소금 섭취를 줄이고 있으니 나트륨이 부족하여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거기다가 살을 빼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담배까지 피우는 경우에는 그야말로 최악이 아닐 수 없다. 담배가 얼마나 해로우면 살까지 빠지겠느냐는 통상적인 조언은 그만 두고라도, 담배의 해로운 성분을 배출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소금을 줄이면 물이 체내에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해로운 성분이 배출될 수가 없게 된다.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기 위해서는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소금을 적게 섭취할수록 좋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소금을 섭취하게 되면 갈증이 생겨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마신 물 무게만큼 몸무게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금을 섭취함에 따라 마시게 되는 물은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에 밖으로 배출되어 몸무게를 늘리지 않는다. 오히려 효율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적정량의 소금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살이 찌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나트륨(소금) 부족이 식탐을 불러와 살이 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우리 몸은 소금 섭취를 원하게 된다. 이 경우 별도로 소금을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음식물을 통해서 소금을 섭취하려고 한다. 결국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부족한 소금을 섭취하기 위해 음식물을 과다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음식물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남는 영양분을 몸에 비축하면 되지만, 소금이 부족하게 되면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체내에 소금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별도로 소금을 섭취하지 않으면, 음식물을 통해 소금을 섭취하기 위해 음식물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됨으로써 비만이 유발되는 것이다. 실제로 소금을 충분히 섭취하면 생기는 공통적인 변화 중 한 가지가 바로 식탐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적정한 소금 섭취량은 얼마인가?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소금 섭취량을 5그램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의 소금 섭취 권장량인 5그램을 기준으로 하여 소금 섭취량 기준을 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을 따라 하루 소금 권장 섭취량을 5그램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채식을 많이 하는 한국인과 육식을 많이 하는 서양 사람에게 동일한 소금 섭취량을 권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소금 섭취량이 더 많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을 8그램(2018년 기준)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많은 섭취량이 아니다. 적정한 하루 소금 섭취량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는데, 그 중에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8~16그램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금 섭취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더니, 하루 소금 섭취량이 7.8~10.4그램 범위 내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 일본, 프랑스 3개 국가가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은데, 이들 국가들은 모두 소금 섭취량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일은 하루 소금 섭취량이 25그램에 달할 정도로 많고, 일본의 장수 지역 주민들도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5~6배를 섭취하지만 오히려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다. 또 심장에 좋은 건강 식단으로 널리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은 소금 함량이 상당히 높다. 미국만큼이나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프랑스인은 치즈, 수프, 전통 빵, 소금에 절인 고기를 즐겨 먹는데도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 물론 프랑스인들이 고염식 식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건강한 이유가 포도주를 즐겨 마시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어쨌든 고염식이 건강을 해친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적정한 소금 섭취량은 식사가 육식 위주냐 채식 위주냐, 땀이 많이 나는 환경에서 생활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소금 섭취량이 너무 적으면 문제가 생기지만, 소금 섭취량이 어느 정도 많아지더라도 큰 문제가 안 생긴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정한 소금 섭취량을 정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얼마나 소금을 원하는지 주의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소금 섭취량을 조금 늘리거나 줄이면서 그에 따라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면서 적정 소금 섭취량을 찾는 작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게 좋은 이유는, 설사 적정 소금 섭취량을 알더라도 음식물 등을 통해 섭취하는 소금의 양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적정 하루 소금 섭취량이 10그램이라고 했을 때,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소금의 양과 땀이나 대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소금의 정확한 양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소금을 얼마나 추가로 섭취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 몸이 소금 섭취를 얼마나 원하는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가 나이가 들면서 몸의 수분 함량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입맛이 짜진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입맛이 짜지는 것은 혀의 짠맛 감지 기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더 많은 소금을 원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런 반응 때문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 함량이 떨어진다. 막 태어난 아기의 체내 수분 함량이 90퍼센트였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들어 성인이 되면 70퍼센트, 노인이 되면 50퍼센트까지도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과 당뇨가 나타나는 이유도 바로 체내 수분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체내 수분 함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나트륨, 즉 소금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치매가 나타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트륨과 수분 함량이 어느 정도 줄어들 때까지는 몸에 공급하는 양을 줄이고, 뇌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나트륨과 수분 함량이 점점 줄어들어 뇌에 필요한 최소 한계치 이하로 낮아지게 되면 뇌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에 치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들면 적정한 소금을 섭취하고 그에 맞춰 물을 많이 마셔서 체내 수분 함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 고혈압, 당뇨, 치매 등 많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소금을 섭취할 때는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소금을 잘 선택해야 한다. 최근 바다 오염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천일염의 경우에는 몸에 해로운 성분이 함유될 가능성이 커서 불순물을 없애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특히 천일염의 경우에는 1~3년 동안 몸에 해로운 간수를 잘 빼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 일부 수입 천일염은 유통 과정에서 소금 입자가 서로 뭉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산가리 성분인 페로시안 나이트를 첨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천일염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지만, 불순물에 대한 염려를 덜기 위해서 차라리 정제염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이온 교환막을 이용해 정제하여 불순물이 함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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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6 호)

 

【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적정량의 소금을 먹는 게 좋다 】

 

<지난 뉴스레터(제 785 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소금을 섭취하면 삼투압 작용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정상적인 쥐의 경우에 소금 섭취량을 늘려도 혈압 변화가 없어서 염민감성 쥐를 만들어서 실험을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생물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이다. 즉 소금의 경우 과다 섭취하여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상으로 올라가면 몸이 알아서 과잉 섭취된 나트륨(소금)을 배출한다. 반대로 소금 섭취가 모자라서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하로 낮아지면 신장에서 나트륨을 더 많이 재흡수하여 나트륨 농도를 0.9퍼센트로 유지한다. 물론 나트륨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는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쥐로 실험을 하게 되면 소금 섭취를 늘려도 혈압 변화가 없고, 신장에 이상을 일으킨 염민감성 쥐를 만들어야만 소금 섭취 시에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소금을 과잉 섭취하여 혈액 중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몸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물을 많이 마시도록 조치를 하는 것이다. 즉 갈증을 느껴서 물을 마시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혈액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마신 물이 흡수되어 혈압이 상승하는 데 약 75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신장을 가졌다면 과잉의 물과 나트륨을 배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기 전에 과잉의 물과 나트륨이 배출되면서 혈압이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정상적인 기능의 신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루에 86그램까지 나트륨을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이상의 나트륨(소금)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은 구토 작용을 일으켜 소금 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몸에 해로운 물질을 먹었을 경우, 과잉의 소금물을 주입함으로써 구토를 하게 만드는 예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경우보다 적은 경우에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소금 섭취량이 낮으면 몸의 수분량이 감소하면서 혈액 순환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또 나트륨이 신경계 신호 전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트륨 부족은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심혈관 및 중추신경계, 신진 대사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소금 섭취량이 과도하게 적으면 소변 양이 감소하여 노폐물 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요로 감염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또 소금을 적게 섭취하면 신장은 신체에 부족한 나트륨과 미네랄을 재흡수하려고 무리하게 되기 때문에 망가질 수 있다. 특히 뇌척수액에 나트륨이 부족하게 되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뇌세포에 물이 차게 되면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해도 안 된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소금 섭취가 적정할까? 소금, 즉 나트륨의 적정 섭취량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그 중에서도 물과의 균형, 그리고 다른 미네랄 원소의 양, 특히 칼륨과의 비율이 중요하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칼륨과 나트륨이 혈액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아는 게 도움이 된다. 나트륨과 칼륨은 혈액 속의 영양분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세포에서 생성된 노폐물이 혈액 속으로 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트륨이 세포로 들어오면서 칼륨을 밖으로 밀어내는데, 이때 혈액 속의 영양분이 세포로 공급된다. 이와 반대로 다시 칼륨이 세포로 들어오면서 나트륨을 혈액 속으로 밀어낼 때 노폐물이 배출된다. 이를 나트륨-칼륨 펌프라고 하는데, 나트륨이나 칼륨 중 어느 한 쪽이 부족하면 나트륨-칼륨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체내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은 얼마일까? 미국은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을 1.4:1, 일본은 3.8:1로 보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이 비율에 대한 기준이 없다. 나트륨이 주로 소금으로부터 공급이 된다고 하면, 칼륨은 어디로부터 공급이 될까? 음식 재료 중 칼륨의 주공급원은 식물이다. 식물은 칼륨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나트륨 함량은 아주 낮다. 대체적으로 식물의 나트륨과 칼륨의 평균 비율은 0.02:1로 나트륨 함량이 매우 낮다. 따라서 건강상의 이유든, 육식을 거부하는 신념상의 이유든 채식을 하게 되면 체내의 나트륨 대비 칼륨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채식을 많이 할 경우에는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나트륨, 즉 소금을 따로 섭취하여야 한다. 채식을 하기 위해 샐러드를 먹는다면 달콤한 소스를 뿌릴 게 아니라 소금을 뿌려서 먹는 게 건강에 이롭다.

 

서양에 비해 채식을 많이 하는 한국인이 소금이 많이 들어간 젓갈류, 김치 등을 많이 먹으면서도 건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돼지고기, 야채 등 칼륨이 많은 음식물을 먹을 때 야채에 짭짤한 쌈장을 싸 먹는 전통이 있었다. 육상 음식물과 야채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나트륨이 많은 쌈장을 곁들여서 먹은 것이다. 물론 우리 조상들이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과학적 사실은 몰랐겠지만 오랜 경험에 의해 이런 지혜를 터득했으리라 생각된다. 이에 반해 나트륨과 칼륨이 골고루 함유된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은 한국인들보다 소금을 덜 섭취해도 된다. 육식에는 나트륨과 갈륨이 적정 비율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적정한 소금 섭취량을 알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트륨, 즉 소금이 혈액 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의 하나가 혈액 순환이다.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세포에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고, 몸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려면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혈관도 탄력성이 있어야 하며, 혈액의 점도가 낮아야 한다. 반대로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혈관이 탄력성을 가지려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혈액 순환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혈액의 점도를 낮추기 위해 하루에 물을 1.5리터 이상 마시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냥 물만 마셔서는 그 물이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금을 섭취한 다음에 물을 마셔야 그 물이 몸에 흡수가 되지, 소금 섭취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마시면 우리 몸은 물의 흡수를 거부한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이다. 물을 많이 마셔서 그 물이 우리 몸으로 흡수되면 혈액 중의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하로 낮아지게 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알아서 추가적인 수분 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따라서 의사들이 소금 섭취는 제한하면서 물은 많이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과학적인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물을 1.5리터 이상 마시려면 그에 맞는 양(10그램)의 나트륨(소금) 섭취를 해야만 한다.

 

<다음 뉴스레터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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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5 호)

 

【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하는가? 】

 

“아, 역시 음식에는 소금이 들어가야 맛있어. 며칠 전에 병원에 갔더니 담당 의사가 고혈압 경계치라고 이제부터 소금을 적게 먹으라는 거야. 그래서 집에서는 음식에 소금을 적게 넣으니까 맛이 없었는데, 이 찌개는 소금이 들어가서 그런지 맛있네.”

 

오랜만에 만나 트레킹을 함께 하고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어느 친구가 한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고혈압 걱정 때문에 소금을 적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야 아직은 고혈압을 걱정할 정도가 아니라서 음식을 짜게 먹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지만, 고혈압 걱정 때문에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한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의아한 생각도 든다. 소금이 우리 건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신경 신호를 전달하고, 혈액 순환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소금의 또 다른 주요 성분인 염소는 위산을 비롯한 소화액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처럼 인체에 필수적인 소금이 어째서 최근에 와서는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소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구해서 읽어보고, 나의 전공인 화학공학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내가 읽은 ‘소금과 건강’에 관련된 책들은 다음과 같다.

1. 김성권, “소금 중독 대한민국,” 북스코프, 2015년

2. 김은숙, 장진기, “짠맛의 힘,” 앵글북스, 2019년

3. 박의규, “소금과 물, 우리 몸이 원한다 1, 2” 지식과감성, 2014년

4. 박하산, “소금, 소금은 정말 최고더라,” 예예원, 2011년

5. 박흥식, 박용주, “소금, 마법의 하얀 알갱이,” 지성사, 2020년

6. 윤태호, “소금 오해를 풀면 건강이 보인다,” 행복나무, 2014년

7. 제임스 디니콜란토니오(박시우), “소금의 진실,” 하늘소금, 2019년

8. 조기성, “소금의 진실과 건강,” 책과나무, 2022년

9. 채점식, “소금과 물 바로 알면 건강 125세가 보인다,” 책과나무, 2015년

10. 최낙언, “생존의 물질, 맛의 정점 소금,” 헬스레터, 2022년

11. 클라우스 오버바일(배명자), “소금의 역습,” 가디언, 2011년

 

이 책들 중에서 1번인 김성권의 책은 건강하려면 저염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10번 최낙언의 책은 중립적인 입장의 책, 그러니까 소금이 건강에 좋은가 나쁜가를 논하기보다는 맛을 내는 데 소금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한 책이다. 위 11권의 책 중에서 이 두 권을 제외한 나머지 9권의 책은 건강을 위해서는 오히려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책들이다. 소금이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책이 저염식을 주장하는 책들보다 많은 현상 자체가 소금의 중요성을 증명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세계보건기구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 정부에서 저염식을 권장하고 있어서 저염식을 주장하는 책들이 출간되어야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에 저염식에 반대하는 주장을 해야 주목을 받기 때문에 소금이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책이 많은 게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소금 섭취가 필요하다는 이 책들을 읽어보니 그 주장이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번 김은숙, 장진기의 책 <짠맛의 힘>은 저자들이 소금 섭취를 통해 본인들은 물론이고 일만 여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한 실제 경험을 소개하고, 그에 따른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우선 건강을 위해 소금을 적게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살펴보자.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혈압 방지를 위해서는 소금을 멀리해야 한다는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정말 소금 섭취가 고혈압을 유발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을까?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는 100여 년 전에 시작되었는데, 이때의 연구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관찰을 하거나, 실험에 사용된 쥐를 염민감성 쥐로 변형시키고, 쥐에게 과다한 양의 소금을 투여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 마디로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주장에 맞도록 연구 결과를 꿰맞췄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다.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최초의 연구는 1904년과 1905년 프랑스 과학자 암바르와 보차르가 시행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여섯 명의 환자들에게 소금을 더 공급했을 때 그들의 혈압이 상승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1907년 로웬슈타인은 신장염 환자들로부터 얻은 상반된 결과를 발표했고, 그 후에도 라라그 등이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경우 소금 제한이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금이 혈압 상승을 일으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시행된 쥐 실험 결과도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정상적인 쥐는 소금을 많이 투입해도 혈압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정상적인 쥐라면 과다하게 투입된 소금이 배설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쥐로는 소금이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되자, 염민감성 쥐를 만들어서 실험에 사용하였다. 염민감성 쥐는 한 마디로 말해서 염분 배출에 문제가 있도록 일부러 조작한 쥐를 말한다. 이런 염민감성 쥐에게 사람으로 치면 치사량에 해당하는 과다한 소금을 투여했으니 혈압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심지어 소금 섭취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도록 만들기 위해 실험 대상 쥐에게 물을 주지 않거나 배설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등 비합리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억지로 끼어 맞추기 식 연구 결과를 근거로 소금이 혈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얻는 게 과연 타당한가?

 

앞에서 언급한 책들 중에서 조기성(8번 책)은 염민감성 쥐를 이용해 소금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염민감성 쥐에게 정제염 이외 천일염, 사죽염, 구죽염 등 다양한 종류의 소금을 투여한 쥐의 혈압 차이는 11mmHg(7.6퍼센트)로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 밖에도 동국대학교 심장혈관센터 이무용 교수는 소금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여러 논문을 분석한 결과, 나트륨 1그램(소금 2.5그램)이 수축기 혈압 0.9mmHg을 상승시킨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저염식을 주장하는 김성권의 책(1번)에서도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네 가지 메타분석을 통해 소금 섭취를 3그램 줄였을 때 혈압은 약 1.98~3.33mmHg 정도 미미하게 내려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정도의 혈압 차이는 실험 오차 범위 안에 들어올 정도로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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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4 호)

 

【 순천 금둔사 납월매와 지허 스님 】

 

‘스님 떠나자 기이한 일…매화 100송이 피던 금둔사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24년 2월 2일 기사 제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6341)

아마 이 기사를 처음 접한 분들은 ‘이게 무슨 의미야?’라고 의아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님은 지허 스님을, 매화 100송이는 순천 금둔사에 있는 납월매를 의미합니다.

 

폐허로 방치되어 있던 금둔사를 복원하고 주지로 계셨던 지허 스님은 40년 전에 낙안읍성의 600년 묵은 매화나무에서 씨앗을 받아서 금둔사 대웅전 옆에 심었고, 그 중 여섯 그루가 살아남았습니다.

이 매화나무들은 납월, 즉 음력 12월이 되면 꽃을 피워서 ‘납월매’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매화나무들은 꽃이 피는 순서에 따라 1번부터 6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을 정도입니다.

 

납월매가 워낙 일찍 꽃을 피우다보니 한겨울 봄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꽃소식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등 여러 신문에서 금둔사 납월매의 개화 소식을 전하면 ‘아, 이제 봄이 멀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습니다.

저는 가끔 납월매 소식을 듣고는 순천까지 차를 몰고 가서 지허 스님께 덖음차를 얻어 마시면서 좋은 말씀을 듣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허 스님께서 몇 년 전부터 지병이 악화되어 입원해 계시다가 2023년 10월에 입적하셨습니다.

지허 스님께서 이렇게 입적하시자 그 슬픔을 못 이겨서인지 납월매가 올해는 납월에 꽃을 피우지 않았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최근 납월매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을 접하니, 아마도 기후 변화 등 다른 요인 때문에 납월매가 늦게 꽃을 피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제가 지허 스님을 알게 된 건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제가 순천에 사업차 머무를 일이 있었는데, 순천 선암사에 놀러가서 매화를 구경하다가 지허 스님을 만났습니다.

순천 선암사는 태고종에 소속된 사찰로 입구의 진입로가 운치가 있고, 매화나무와 차밭이 아주 유명합니다.

 

선암사는 원래 태고종 소속이었지만,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조계종으로 소유 이전하라는 명령을 받고 계속 분쟁을 하고 있던 사찰입니다.

아마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툭하면 태고종 스님들과 조계종 스님들의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기사에 몇 번 나왔던 바로 그 사찰입니다.

지금은 법정 다툼 끝에 태고종 소속으로 최종 판결이 났고, 그에 따라 태고종 종정원까지 선암사 내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가 선암사를 방문했을 당시에 지허 스님께서는 주지로 계셨는데, 마당에서 매화를 구경하고 있는 저희 일행에게 다가와서 선암사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방에 우리를 초대해서 선암사 칠전선원에서 만든 덖음차를 대접해 주시면서 여러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때 마셨던 덖음차가 너무 맛있어서 그 후에는 계속 지허 스님으로부터 덖음차를 구해 마시고 있습니다.

 

이후 틈이 날 때마다 선암사로 지허 스님을 찾아뵙고 좋은 말씀도 듣고 덖음차도 얻어 마시면서 계속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그 후 지허 스님께서 선암사 주지 소임을 마치시고, 손수 금둔사를 재건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금둔사는 백제 때 창건된 절로, 오랫동안 폐사지로 남아 있었는데, 지허 스님께서 절을 다시 세우신 것이었습니다.

 

지허 스님께서 금둔사에 계시는 동안에도 틈이 나는 대로 찾아뵈었고, 덖음차도 지허 스님으로부터 계속 받아서 마셨습니다.

지허 스님께서는 젊은 시절에는 토굴 생활도 하시고, 경전 공부도 많이 하셨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마다 가슴에 와 닿아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 태고종의 종정으로 추대되시었는데, 선암사 종정원에는 가끔 가시고 금둔사에서 주석하시면서 검소하게 지내셨습니다.

 

최근 제가 인도네시아에 근무하게 되면서 주로 전화로만 소식을 주고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 지허 스님께서 갑자기 입적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다비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결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만나면 언젠가 헤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지허 스님과는 지금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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