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54 호)
【 나와 다른 점이 많아 더 사랑스러운 아내 】
백세 시대가 되어 수명이 늘어나는 반면에, 점점 더 핵가족화가 되면서 부부 사이의 관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은퇴 후 살아갈 세월이 점점 더 길어지면서, 부부가 함께 지내야할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에야 일반적인 경우라면 낮에는 부부가 떨어져 있다가 밤 시간과 주말에만 만나기 때문에 서로 조금 안 맞더라도 웬만하면 참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은퇴를 하고 나면 하루 종일 붙어 지내게 되기 때문에 부부가 서로 맞지 않으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특히나 남편들이 아내의 생활습관을 지적질(?)하기 시작하면 ‘행복 끝, 불행 시작’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남편들 입장에서야 나이 들수록 여성 호르몬이 늘어나고, 직장에서 부하들에게 잔소리하던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에, 아내가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은퇴한 부부가 서로 아주 잘 맞을 확률이 아주 낮기 때문에 상대의 결점(?)이 더욱 더 눈에 띄면서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진 상대를 고르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신과 다른 성향의 결혼 상대를 골라야 다양한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자손이 태어날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러니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 상대가 나와 다른 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야 합니다.
제 아내는 저와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 아내와 은퇴 후 생활을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저와 제 아내가 어떤 성향이 다르고, 어떤 성향이 비슷한가를 생각하면서 그에 맞춰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 부부는 대중교통을 선호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저는 지하철을 아내는 버스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저는 지하철이 운행 시간이 정확하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하지만, 아내는 답답한 지하를 싫어하기 때문에 지하철보다 버스를 더 선호합니다.
각자 움직일 때야 좋아하는 교통수단을 선택하지만, 같이 움직일 때는 이동시간과 약속시간을 고려해서 지하철을 탈지 버스를 탈지 서로 배려하면서 선택합니다.
아내와 저의 또 다른 성향으로는 아내가 버리기를 잘 하는 반면에 저는 온갖 잡동사니를 끼고 버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가끔 제가 필요한 것들을 아내가 버려서 다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저는 아내가 버리는 것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물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내가 저를 대신해 버릴 것은 버리고 주변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생각하니까요.
저희 부부는 모두 글루텐에 민감하고, MSG 등 인공조미료를 선호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어서 좋습니다.
또 저희 부부는 상추 등 채소류를 좋아하고, 가끔 고기를 먹을 때도 오리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고기를 먹을 때 저는 비계가 좀 있는 부위를 좋아하지만, 아내는 비계를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상호보완이 되어 좋습니다.
저는 과일을 먹을 때도 껍질을 함께 먹는 편이지만, 아내는 사과껍질과 감자껍질을 목으로 넘기지 못해서 껍질을 깨끗이 제거해야 합니다.
아내는 음식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 빨리빨리 하는 편이지만, 저는 천천히 꼼꼼하게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는 상대방의 음식 요리 방법이나 설거지 스타일에 대해 비판하지 않고 존중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은퇴 후 잘 지내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성향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요소로는 함께 즐길 수 있는 공통된 취미와 놀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와 놀이가 있어야 부부가 함께 하고 싶은 시간이 늘어날 테니까요.
저는 함께 술을 즐기는 부부가 부러운데, 제 아내가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해서 아쉬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또 저희 부부는 여행과 걷기를 좋아했는데, 요즘 아내가 무릎이 안 좋아져서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도 가끔 아내가 저를 생각해서 맥주와 막걸리를 조금 마셔주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함께 걷기를 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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