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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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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미디어랩, 중학생 교재 공개
알고리즘 구조와 편향 파악에 초점
코딩 기술보다 장기·본질적 접근

인공지능세대에게 필요한 교육

 

MIT 미디어랩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중학생용 ‘인공지능 윤리교육 교재’의 일부. 학생들이 직접 빵이나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단계별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하느지와 투입 요소와 절차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체험하도록 해, 알고리즘의 영향력과 편향성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는 MIT 미디어랩 페이지(http://bitly.kr/TSoiK7j)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MIT 미디어랩 제공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세대를 ‘디지털 원주민(디지털 네이티브)’, 아날로그 환경에서 생활하다가 성인이 된 이후 디지털 기술을 수용한 현재의 부모 세대를 ‘디지털 이주민’이라고 부른다. 두 세대 모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같은 디지털 기기를 필수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은 같지만, 도구의 활용 방식과 범위, 기대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디지털 이주민 세대는 스마트폰을 쓸 때 주로 아날로그 시절 사용하던 기능들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디지털 원주민 세대는 처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덕에 이전에 친숙했던 기능 위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한없이 사용한다.

 

디지털 원주민-이주민 세대 구분은 사회가 인공지능 시대로 이행함에 따라 인공지능 원주민-이주민 세대로 다시 분화하고 있다. 성인이 된 뒤에 알파고로 상징되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딥페이크 기술을 충격적으로 만난 세대와 어려서부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필수적 환경으로 만났거나 만날 미래세대 간의 구분이다. 현재 어린이들은 첫 ‘인공지능 원주민 세대’인 셈이다. 인공지능 세대에게는 검색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접하는 정보가 알고리즘의 결과라는 것이, 그들이 보는 동영상도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것이라는 것이 낯설지 않다. 날 때부터 있던 자연스러운 환경이다. 세상에 대한 기본 인식을 형성을 형성할 어린 나이부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환경에서 자라나는 인공지능 세대에게 절실한 교육은 무엇일까?

 

MIT 미디어랩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중학생용 ‘인공지능 윤리교육 교재’의 일부. 학생들이 직접 빵이나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단계별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하느지와 투입 요소와 절차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체험하도록 해, 알고리즘의 영향력과 편향성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한다는 목표로 지난해부터 학교 코딩교육을 의무화해서 코딩 기술을 가르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인공지능 세대를 겨냥한 교육과정 개발과 도입이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세추세츠공과대학(MIT)의 미디어랩은 최근 그동안 개발해온 중학생들을 위한 인공지능 윤리교육 교재를 공개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로봇 지보를 개발한 엠아이티의 저명한 로봇공학자 신시아 브리질이 이끄는 개인로봇 연구팀이 만든 교재인데, 미래 인공지능 세대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엠아이티의 중학생 대상 인공지능 윤리 교재는 인공지능 세대가 알고리즘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것에 주목해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와 영향력, 설계 구조에 대한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재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기본적인 작동 구조를 가르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제시하고 일상생활에서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알고리즘의 구조를 교육한다. 한 예로 빵을 만들거나 토스트를 구우려면 어떻게 알고리즘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구상하고, 직접 만들어보게 한다. 어떤 재료를 투입할지, 어떻게 반죽하고 구울지,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를 연속된 절차의 명령어로 만들어보는 방식이다. 이런 실습을 통해 학생들은 재료 선별과 굽는 시간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엠아이티 교재의 두 번째 교육 목표는 모든 기술이 ‘사회적-기술적 복합시스템’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정보란 없으며 정치적 의제로 활용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사회적-기술적 구조의 목적을 추론하고 상업적 목적을 식별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 만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목적은 유튜브의 수익 증대라는 걸 학습하고, 학생들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새로 설계한다면 어떻게 할지 직접 만들어보게 한다. 또 하나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본적으로 내재한 편향성과 한계에 대한 교육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코딩이 필요없는 구글의 기계학습 도구를 이용해 개와 고양이의 사진을 분류하도록 하는데, 학생들에게 주어진 데이터세트는 편향되어 있어서 고양이만 잘 식별해낼 수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편향성을 발견하고 또 바로잡을 수 있는지를 모색하게 만드는 방식의 교육이다.교재를 개발한 블라클리 페인은 <엠아이티 테크놀로지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세대에게 알고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져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이해시키고 기술의 비판적 이용자가 되는 법을 교육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코딩 교육과 관련해 시사점이 적지 않은 교육 목표다.

 

구본권 미래팀 선임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11361.html?_fr=mt3#csidx1b32047a116626aa6ce50b0f9f2e2e3

 

‘AI 네이티브’, 코딩보다 알고리즘 힘 아는 게 우선

MIT 미디어랩, 중학생 교재 공개 알고리즘 구조와 편향 파악에 초점 코딩 기술보다 장기·본질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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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9년 9월 30일]

인공지능 자동번역 시대에 외국어 능력은 얼마나 필요할까. 지난달 열흘 동안 산장에 묵으며 몽블랑 둘레길(투르드몽블랑) 트레킹을 했는데, 자동번역의 요긴함과 한계를 동시에 경험했다. 둘레길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걸쳐 있어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가 공식 언어이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등반객은 다양한 언어 사용자였다.

 

투르드몽블랑 트레킹 루트에 있는 산장에는 한국 여행자들도 적지 않아 구글 번역을 활용한 한국어 안내가 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사진처럼 한글 번역문구로만은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사전과 번역 앱은 유용했다. 둘레길의 표지판은 지명과 방향, 소요시간만 알려주기 때문에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표기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식당 간판이나 메뉴, 안내문 등을 읽어야 할 때 스마트폰의 이미지 검색이나 번역앱은 요긴했다. 낯선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단어를 사진 찍은 뒤 번역하면 해결됐다. 특히 세 나라 식당 메뉴판은 현지 언어로만 쓰여 있어 무슨 음식인지 알 길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마트폰으로 바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번역앱을 쓸 수 있지만 외국어 능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열흘 동안 산길을 걷는 사람들은 처음 만나지만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누게 마련이다. 쉬는 곳이나 숙소도 겹치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는 등반객들과는 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분도 쌓게 된다. 낯선 이들과 예기치 않은 만남과 대화는 여행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봉주르’ ‘본조르노’라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인사말은 바로 익혔지만 거기까지일 뿐, 대화는 불가능했다. 긴급한 도움을 요청할 사정이 있으면 번역앱이라도 사용했겠지만, 처음 만나 가볍게 인사하는 사이에서 그럴 일은 아니었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사람들과는 여러 날 산길을 가는 동안 적잖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프랑스어만을 쓰는 여행자들과는 대화할 수 없었고 산장에서 여러 날을 함께 묵으면서도 친분을 쌓지 못해 아쉬웠다.

 

위의 자동번역 안내가 세면장에 붙어 있던 프랑스 샤모니 지역의 르 물랭 산장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환경에서 자동번역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번역앱 사용은 더 편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간 의사교환에서 도구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와 눈빛과 목소리로 바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의 차이는 크다. 글로벌화는 여행 수요만이 아니라 사업이나 학술 등 외국어가 중요한 환경과 소통 필요도 점점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 자동번역 기술의 발달은 과거처럼 무작정 단어 외우기와 같은 학습법을 바꾸고 있지만, 외국어 학습의 필요성은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글·사진/샤모니(프랑스) 구본권 선임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09602.html?_fr=sr1#csidxa111fe791c8eff6bb8890f57bd6137d

 

 

국외 트레킹에서 번역앱의 유용성과 한계

인공지능 자동번역 시대에 외국어 능력은 얼마나 필요할까. 지난달 열흘 동안 산장에 묵으며 몽블랑 둘레길(투르드몽블랑)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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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9년 9월 16일]

MIT테크놀로지리뷰 통해 발표
일부 기술은 이미 상품화 단계
암호화폐 등 실패 기술 10개도
빌 게이츠 ‘올해의 기술 10가지’ 선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인체 통신 기반 캡슐형 내시경.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인체 통신 기반 캡슐형 내시경. ETRI 제공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은 어떤 것들일까?

‘실험실 배양 쇠고기’, ‘암 백신’, ‘능숙한 손재주 로봇’ ‘소형 원자력발전 시스템’ ‘미숙아 예측’ ‘캡슐 내시경’ ‘이산화탄소 포집기’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 ‘하수처리장 필요 없는 변기’ ‘인공지능 비서’.

미국의 과학기술전문지 <엠아이티(MIT) 테크놀로지 리뷰> 최신호에서 빌 게이츠가 선정한 ‘2019년의 기술 10가지’ 목록이다. 빌 게이츠는 탁월한 미래 예측가로 불리는데, 그가 1999년 <생각의 속도>에서 제시한 미래 기술 15가지는 대부분 현실이 됐다. 그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이 없던 때 실시간 가격 비교 사이트와 모바일 기기, 인터넷 결제, 인공지능 비서, 소셜 미디어, 실시간 스포츠 토론 사이트, 사물인터넷 등을 미래 핵심기술로 예측했다.

게이츠는 10가지 미래기술 가운데서도 특히 ‘실험실 배양 쇠고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류가 기원전 4000년 전부터 끊임없이 개량해온 쟁기가 사람들의 수명을 늘리는 양적 도구 역할을 해온 것처럼, 앞으로 실험실 배양 육류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대표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수명이 늘어날 인류에게 미래 과제는 ‘삶의 질(웰빙)’ 개선이라는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 지구 인구는 98억명 수준으로 증가하고 이때 육류 소비는 현재보다 7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98억명의 육류 소비를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축산과 유통 방법은 지구 환경과 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 현재의 산업화된 대규모 축산 방식으로는 고기 단백질 1kg을 생산하는 데 육류 종류에 따라 식물성 단백질 생산에 비해 물 소비량은 4~25배, 재배 면적 6~17배, 화석연료 6~20배가 더 필요하다. 가축은 지구 이산화탄소의 5%, 메탄가스의 40%를 배출하는, 온실효과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동물 단백질 15g을 얻기 위해서는 100g의 식물 단백질이 필요한 구조다. 현재의 축산 방식으로는 지구 생태 환경상 조달과 지속이 불가능한 구조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의 마르크 포스트 박사 팀이 2013년 8월 소의 어깨 근육에서 떼어낸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만들어낸 인공 쇠고기를 햄버거 패티로 만들어 런던에서 처음 시식행사를 연 바 있다. 이때는 패티의 개당 생산단가는 4억원이었다. 이 대학 연구진은 내년이면 실험실에서 배양된 햄버거 패티가 진짜 쇠고기 햄버거와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본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빌 게이츠가 선정한 2019년의 기술 10가지를 소개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빌 게이츠가 선정한 2019년의 기술 10가지를 소개했다.
게이츠가 선정한 미래기술은 지구 환경과 웰빙 관련 항목이 다수다. 암 백신은 가시화하지 못했지만, 미숙아 조기예측, 캡슐 내시경, 손목시계형 심전도 기기 등은 상품화에 근접했거나 이미 출시된 제품들도 있다. 최신형 스마트폰은 심박 수, 혈중 산소포화도를 자동 측정하고 있으며, 애플워치4에서는 심전도 측정 기능이 가능해졌다. 캡슐 내시경의 시장 규모는 매년 10%씩 성장해 2022년 1조원대로 예상되며, 성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이달 초 국내 전자통신연구원은 인체통신 기반 식도·위 캡슐 내시경 개발에 성공했다.

<엠아이티 테크놀로지 리뷰>는 21세기의 실패한 기술 10가지도 골랐다. 암호화폐, 구글글래스, 원랩톱퍼차일드(OLPC), 세그웨이, 전자담배, 유전자 조작 아기, 전자투표, 개인정보 유통, 플라스틱 용기, 셀카봉 등이다.

구글글래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착용형 스마트 기기로 주목받았지만, 모든 공간을 ‘몰래 카메라’ 대상으로 만든다는 우려로 실패했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100달러 교육용 노트북(OLPC)은 40개국에 200만대 넘게 전달됐지만 실패했다. 더 편리한 상용 태블릿,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교육 문제를 도구와 기술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다고 낙관한 게 실패 원인이다. 블록체인은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인데, 암호 화폐가 투기수단으로 쓰이며 빛이 바랬다.

이 매체 편집진은 무엇을 ‘나쁜 기술’로 선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악한 기술’을 개발하려고 할 수도 있지만, 애초 구상한 훌륭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해도 나쁜 기술이 될 수 있다. 세그웨이나 구글글래스는 기술 실패라기보다 제품의 실패이고, 원랩톱퍼차일드와 전자투표는 사회적·정치적 문제를 기술적 문제로 단순화시킨 게 문제였다.

 

구본권 선임기자

 

[한겨레 2019년 3월 25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887221.html#csidxfdc92d67c1c60828a66757ac26b87c3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첫 세미나 임영익 변호사 강연
편향 못 벋는 인간 판사 대체하는 해외의 AI 판사
“우리나라 법 체계가 달라 인공지능 판사 도입은 한계”
향후 개인이 법 데이터를 해석하는 도우미 역할 기대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강연 중인 임영익 변호사(프리젠테이션 앞에 선 이)와 참석자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제공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강연 중인 임영익 변호사(프리젠테이션 앞에 선 이)와 참석자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제공

칼럼, 권오성, 권오성의 세상을 바꾼 데이터
칼럼, 권오성, 권오성의 세상을 바꾼 데이터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바꾸고 있는 영역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법률’ 분야다. 기술과 법의 결합, ‘리걸 테크’는 이른바 4차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순항 중이다.

현재 결성을 준비 중인 국내 첫 범 언론사 데이터 저널리즘 협회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는 그 첫 세미나 주제를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AI)’으로 잡고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노스테라스 카페에서 모임을 주최했다. 기자는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결성 준비위원이자, 세미나의 모더레이터로서 이 자리에 있었다. 이날 세미나는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변호사)가 강연하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는데, 임 변호사는 이 분야의 대표 전문가로 꼽힌다.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세상을 바꾼 데이터’ 독자께 전한다.

우선 첫 세미나를 임 변호사의 법률 인공지능으로 진행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와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DCRC)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구글이 후원해 열린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국제 콘퍼런스의 영향 덕분이다. 당시 강연자 가운데 하나였던 임 변호사는 참석자들로부터 “강연이 짧아 아쉽다”라는 호응을 가장 많이 끌어낸 바 있다. 이에 단독 강연으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임 변호사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이며, 판사 역시 인간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것이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조너선 레바브(Jonathan Levav) 교수가 2011년 발표한 논문이다. 레바브 교수는 8명의 이스라엘 재판관의 범죄자 석방 여부에 대한 판결이 하루 동안 어떻게 바뀌는지 조사했는데, 휴정이나 점심 직전까지는 점점 범죄자에게 엄해지다가 휴정, 점심 뒤에는 크게 관대해지는 경향을 관찰한 것이다.

고도의 법률 전문가인 판사조차 자신의 생리적, 심리적 상태에 따라 흔들린다면, 밥도 먹지 않고 인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공지능이야말로 법률적 판단에 가장 적합한 존재가 아닐까? 미국과 영국 등에선 이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겠노라며 법률 인공지능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지난해 미국 시카고 대학교 다니엘 마틴 카츠(Daniel Martin Katz) 교수(법대)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미국 대법원 판결 10개 가운데 7개를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이런 성취에 도달하기까지 기계학습과 신경망 분야에서 어떤 혁신들이 이뤄져 왔는지 개괄했다. 연구자들이 먼저 주목한 분야는 시각이었다. 과일을 보고 사과인지 배인지를 구분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먼저 이뤄졌다는 뜻이다. 시각 정보를 히든 레이어에 통과시켜 결과를 내는 신경망 구조에 무수히 많은 사과와 배 사진을 통과시켜 학습 시키는 신경망 기계학습은 이를 가능케 했으며, 그 발전된 형태인 콘볼루셔널 신경망(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그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 성과가 기념비적인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이다.

특히 그 성취가 놀라운 이유는 ‘폴라니의 패러독스’를 깼기 때문이다. 영국-헝가리계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는 우리의 세상에 대한 지식은 우리가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이라고 봤다. 즉, “우리는 말로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이다. 이런 암묵적인 지식은 언어 등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물론 어떤 기술로도 재현하기 불가능하다는 추론이 폴라니 패러독스에 담겨 있다. 그런데 알파고는 그런 영역을 표현해 낸 것이다. 우주 원자 보다도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 가운데 인간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직관을 뛰어넘는 기량을 보인 것이다.

그 다음 도전의 대상은 ‘언어’였다. 임 변호사는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기술로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자인 미콜로프(T.Mikolov)의 워드투벡(Word2vec)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은 언어를 수학적인 벡터로 변환하여 처리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컴퓨터 인공지능이 언어를 다루는 방법을 비약적으로 확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에는 주목받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까지 등장해 기계의 역량은 더욱 확대되었다.

그러면 이런 진보 속에 인간 법률가는 이제 다른 여러 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게 임 변호사의 예측이다. 우선 우리나라 법의 경우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우리의 헌법은 인간 판사의 판단을 최종 결정으로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가 아무리 정교한 판단을 내리더라도 인정 받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판사 또는 배심원의 재량이 큰 영미법과 달리, 우리 법은 죄의 유무와 형량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연구에서 나타난 ‘오락가락 판결’이 나타나기 힘들다는 게 임 변호사의 지적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법 체계에 이야기를 국한하지 않더라도, 영화 <터미네이터> 식으로 기계가 인간을 퇴출시키리라 예측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발상이라 지적했다. 기계와 인간의 미래를 해석하는 두 가지 관점, 자동화 대 증강화(Automation Vs Augmentation)에서 자신은 증강화에 더 무게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법률 인공지능을 데이터 측면에서 본다면 이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살다가 가끔 변호사가 필요한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변호사가 필요하단 것은 바꿔 말하면 현재 처한 상황의 데이터를 해석하기 충분한 지식이 우리에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법률 인공지능은 이런 데이터 해석을 도와주는 비서, 또는 우리 뇌의 ‘증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오성 기자

 

[한겨레 2019년 2월 9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skill/881351.html?_fr=mb2#csidx25681d4408a2822932d08b4664bdd70

美 NASA 케플러망원경으로 발견 "적당한 온도에 물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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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외계 행성들을 그린 상상도. [사진 제공 =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외계 행성 1284개를 발견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역대 가장 많은 행성을 발견한 것으로 이 중 9개는 지구와 환경이 비슷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새로운 행성(new planet) 1284개를 발견했다. 앞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외계 행성 1041개를 포함하면 외계 행성은 총 2325개로 늘어났다. NASA는 이번에 발견한 외계 행성 1284개 중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은 약 550개고 이 중 행성 표면에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큰 행성은 9개라고 덧붙였다. 앞서 발견한 행성까지 포함하면 물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행성은 총 21개다. 이번에 발견한 9개의 행성은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해비터블 존(habitable zone·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골디락스 존'이라고도 불리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은 너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지대를 의미한다. 태양계에선 지구가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에 포함된다. 태양에서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아 적당한 온도가 유지돼 생명체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다.

나탈리 바탈하 NASA 에임스연구센터 연구원은 "지구와 비슷한 크기인 '케플러-1229b'와 지구보다 큰 또 다른 행성인 '케플러-1638b'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NASA는 태양에서 약 1400광년 떨어진 '케플러-425b'라는 행성이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폴 헤르츠 NASA 우주천문연구팀장은 "케플러 우주망원경 덕분에 우주에 외계 행성들이 흔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드넓은 우주에서 과연 홀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외계 행성 후보를 찾기 위해 약 15만개의 천체를 관찰해 왔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행성을 발견하는 원리는 빛의 밝기 변화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빛을 내는 항성을 관측하다 보면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 미세하게나마 항성 빛의 밝기가 변화하는데 변화가 얼마나 오래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를 토대로 행성을 분석하게 된다.

이재우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은 "NASA는 행성 발견 가능성이 높은 백조자리 부근을 집중적으로 관찰해 이번 결과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2015년 5월 12일 이영욱 기자]
지난 2월 중력파 발견 이후 물리학계의 관심은 ‘우주의 수수께끼 물질’이라 불리는 암흑물질에 쏠리고 있다. 암흑물질은 중력파와 닮은꼴이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그 존재를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발견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이어졌다.

[궁금한 화요일] 지하 700m서 ‘보물’ 캐는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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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도 마찬가지다. 많은 과학자가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만 그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국은 2003년부터 암흑물질 검출기를 가동해 이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봄부터 두 번째 암흑물질 검출기가 작동을 시작한다. 강원도 양양군 양수발전소 지하 터널에 위치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연구단에서 암흑물질과 우주의 비밀을 살펴봤다.

지난 22일 강원도 양양군 점봉산. 4륜 구동 차량에 올라 지하로 뚫린 집채만 한 크기의 터널을 따라 2㎞를 달리자 거대한 화강암 동굴이 나타났다. 지하실험연구단이 운영하는 암흑물질 검출기는 지하 700m 지점에 설치돼 있다. 다소 쌀쌀했던 초봄의 바깥 날씨와 달리 동굴 내부는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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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점봉산 지하 700m에 위치한 연구실에선 올봄 가동될 예정인 암흑물질 검출기 2호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사진 기초과학연구원]


이 연구단 강운구 박사는 “사계절 내내 기온이 20도 정도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바위 사이로 스며 나온 지하수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지하 동굴은 국내 최대 규모인 양양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뚫은 것이다. 연구단은 이 중 일부 공간을 빌려 쓰고 있다.

영어로 다크 매터(dark matter)라 불리는 암흑물질은 글자 그대로 아직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물질이다. 과학자들은 1970년 무렵부터 암흑물질이 우주 곳곳에 퍼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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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박사는 “ 중성자 등 우리가 흔히 물질이라 부르는 건 우주 전체의 4%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96%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태양계를 예로 들면 태양과 지구 사이 우리가 흔히 빈 공간이라 생각하는 그곳을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가 메우고 있는 것이다.

암흑에너지는 중력에 반하는 힘이다. 중력이 물체를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이라면 암흑에너지는 밀어내는 힘인 ‘척력(斥力)’이다. 대폭발인 빅뱅(big bang)의 발생 원리를 알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중·고교 과학 시간에 배운 것처럼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의 순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팽창하고 있다.

다양한 천문학 관측 결과에 의하면 우주 팽창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팽창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을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설명한다. 이런 팽창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없다면 우주에는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만 남게 되며, 팽창은 멈추고 쪼그라들게 된다. ‘암흑’이란 이름을 붙인 건 현재의 우주를 설명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지만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암흑물질 검출은 노벨상의 지름길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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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 검출기가 어두컴컴한 지하 공간에 설치된 건 그 특성 때문이다. 암흑물질은 다른 물질을 만나 반사되는 빛이나 전파와 달리 물질과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검출이 매우 까다로워 특수한 크리스털을 제작해 검출 장비로 활용한다. 크리스털은 빛이나 각종 방사능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지하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이런 물질을 차단할 수 있다. 흙과 암석이 잡음 물질을 걸러주는 일종의 거름종이 역할을 한다. 깊이 내려갈수록 유리해 중국은 지하 2.4㎞ 지점에 암흑물질 검출기를 설치했다. 미국과 일본도 각각 지하 1.4㎞, 1㎞ 지점에 검출기를 두고 있다.

암흑물질 지하 실험실은 패널 형태의 가건물을 이어 붙여 만들었다. 민감한 장비 보호를 위해 방진복을 껴입고 올봄 가동 예정인 검출기 실험실로 들어갔다. 이 연구단 박정식 박사가 가동 예정인 암흑물질 검출기를 점검하고 있었다. 킴스2호기(KIMS-NaI)라 불리는 새 검출기는 2003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킴스1호기(KIMS-CsI)에 비해 크기가 컸다. 킴스2호기는 한 변의 길이가 3m 정도인 정육면체 모양의 거대 금속 형태다. 두께 10㎝ 정도의 크리스털 수십 개를 중심에 놓고 구리 와 납 벽돌 등으로 차폐한다.

박 박사는 “암흑물질이 크리스털에 부딪칠 경우 미세한 빛이 발생하는데 이를 통해 암흑물질을 확인하는 게 검출기 작동 원리”라고 설명했다. 검출기를 납 등으로 둘러싼 이유는 동굴 등에서 나오는 자연 방사능과 우주 입자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수많은 우주입자가 검출기를 지나며 빛을 발생시킨다. 작동 중인 킴스1호기에는 하루에도 수만 건의 신호가 포착된다. 이런 데이터를 1년 동안 모으면 CD롬 10만 장 분량이 된다. 이를 분석해 암흑물질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암흑물질을 찾아야 하나=물리학자들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가상의 입자 윔프(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를 꼽고 있다. 해석하면 ‘약하게 상호 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다. 우주에 널려 있는 윔프는 지구도 관통할 수 있는 작은 입자다. 초당 수억 개의 윔프가 우리 몸을 지나고 있지만 몸 속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느낄 순 없다. 암흑물질을 찾는다면 은하의 생성 등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김영덕 지하실험연구단장은 “왜 은하단이 생겨났는지 현재 과학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며 “암흑물질을 찾으면 은하의 생성 원리 등 우주를 이해하는 큰 퍼즐 조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암흑물질(dark matter)=양성자와 중성자 등 실체가 확인된 물질보다 6배 더 많이 우주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이다. 전자기파로 관측이 불가능하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아직까지 그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암흑에너지(dark energy)=우주를 빠른 속도로 팽창시키는 힘. 과학자들은 암흑에너지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암흑물질처럼 그 실체가 확인되진 않았다.


(중앙일보 2016년 3월 29일 양양=강기헌 기자)

2016년도 벌써 2개월이 지났다. 올해 들어서도 세계 전역에서 기술 개발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분위기다. 2016년 들어서면서 인류 역사를 바꾸어놓을 만큼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기술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23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또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2016년 10대 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 2016)’을 발표했다. 이정표가 되어 미래 사회를 크게 바꾸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들이다.

백혈병 등 말기 암환자 치료하는 면역공학 

첫 번째 기술은 면역공학(Immune Engineering)이다. 테크놀로지 리뷰는 유전공학을 통해 만들어진 면역세포들이 암 환자를 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생후 3개월 만에 백혈병으로 진단받은 아기 라일라 리처즈(Layla Richards) 양의 사례를 들었다.

처음에는 기존의 약물 치료요법과 함께 골수이식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월 1살이 된 이 아기는 런던 ‘그레이트 오르몬드 스트리트 병원(Great Street Ormond Hospital)’에서 죽음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 요청에 따라 면역세포(immune cells)가 투입됐다. 아기에게 주입된 면역세포는 네 번에 걸쳐 면역력이 강화된 상태였다. 이 세포를 투입하자 아기의 건강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백혈병의 진행이 중지된 것이다.

병원 측에서 백혈병이 치료됐다는 발언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에 참여한 의사들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병이 치료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면역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가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의 스탠리 리들 박사는 현재 수명이 한 달가량 남았던 말기 암 환자들에게 면역세포인 T-세포 치료를 하고 있으며 놀라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유전자가위’ 기술로 농작물 유전자 편집 

새로운 유전자편집(gene-editing) 기술이 농업의 모습을 바꾸어놓고 있다. 이전과 달리 정교한 기술로 수확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가뭄, 질병 등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닌 농작물들을 연이어 개발하고 있다는 것.

2016년 들어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농산물 품종이 개발되는 등 농업 분야에 큰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MIT

2016년 들어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농산물 품종이 개발되는 등 세계 농업 분야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유전자가위 등 10대 기술을 가장 영향력있는 기술로 선정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다르면 최근의 연구들은 GM(유전자재조합) 농작물의 우려를 불식할 만큼 이전과 비교해 더 정교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GM 작물에 대한 규제를 벗어난 새로운 농작물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작물 개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이다.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을 통해 옷을 짜깁기하듯이 식물 유전자를 짜깁기 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유전자 변형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이미 중국의 한 연구소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한 수확량을 크게 늘린 벼 품종을 개발해놓은 상태다. 질병에 강한 밀 품종도 선보였다.

대화 인터페이스가 스마트폰 모습 바꿔놔 

얼마 안 있어 중국 북경시의 산리툰(三里屯) 거리를 걷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보게 될 것이다. 애플, 삼성, 샤오미 등의 브랜드를 단 많은 종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터치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은 모든 문제를 말로 해결하고 있다. 테크놀로리 리뷰는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로 대화 인터페이스(Conversational Interfaces) 기술을 꼽았다. 각종 기기를 서로 연결하기 위해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

MIT의 짐 글라스(Jim Glass) 선임연구위원은 10여년 동안 대화 인터페이스 개발에 참여해온 과학자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대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직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보급될 경우 특히 사물인터넷(IoT)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인터넷에 연결된 단말의 수는 2015년에 약 50억 개에서 5년 후인 2020년에 다섯 배 늘어난 25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단말에 대화 인터페이스가 도입될 경우 SF(공상과학소설)와 같은 모습을 보게될 것이다.

재사용 로봇, 자율로봇, DNA 앱스토어 등 

네 번째 기술은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Reusable Rockets)’이다. 항공기처럼 연료를 교체해가면서 갈아탈 수 있는 로켓을 말한다.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 로켓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우주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했다.

로봇 세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로봇들은 사람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 그러나 사람대신 ‘로봇들끼리 스스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로봇(Robots That Teach Each Other)’이 개발되고 있다.

앱 스토어에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할 것을포 보인다. 유전공학이 발전하면서 DNA 정보를 교환할수 있는 ‘DNA 앱 스토어(DNA App Store)’가 출현한다는 것. 이 앱 스토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개개인의 유전자정보를 확인하게 될 날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에너지로 돌아가는 도시를 솔라시티(Solar City)라고 한다. 현재 미국 버팔로에는 7억5000만 달러가 투입돼 기가와트급 태양에너지 전지판(solar panel)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 ‘솔라시티 기가 팩토리(SolarCity’s Gigafactory)‘가 건설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밖에 업무용 메신저 ‘슬랙(Slack)’, 테슬라에서 개발하고 있는 ’자율 비행사(Auto Pilot)’, 초소형 인터넷 연결 장치인 ‘Power from the Air’ 등을 2016년 가장 영향력있는 첨단 기술로 선정했다.

 

(사이언스타임즈 2016년 2월 25일 이강봉 객원기자)

중력파 예측 후 100년 지나 검출된 이유

중력파 의미와 전망(1) 중력파의 실체

며칠 전 중력파 검출에 관한 뉴스가 국내외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적 성과’ 등의 수식어가 따르면서, 관련 학계는 온통 축제 분위기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뉴스를 접하는 일반 대중들은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도대체 중력파가 무엇이기에, 그리고 그것을 실험적으로 검출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기에 물리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단 말인가? 중력파 검출의 의미와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서 알아보기로 한다.

중력파의 실체는?

상대성이론을 완성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100년 전에 예측했다는 중력파(重力波; gravitational wave)도 파동(wave)의 일종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력파는 기존의 파동들과는 그 실재적 성질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는 생활 주변에서도 온갖 파동들을 접할 수 있다. 소리를 전달하는 음파(sound wave; 音波), 휴대전화, 지상파 방송 등에 널리 이용되며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을 데우는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電磁氣波), 해변에 밀려오는 풍랑 등이 모두 파동이다.

이러한 온갖 파동은 일단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즉 파동의 전달을 위하여 매질을 필요로 하는 파동과 매질이 필요 없는 파동으로 구분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파동들은 매질을 통해서만 전파(傳播)된다. 공기의 압력 변화로 생기는 음파는 물론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서 전달되지만, 물, 금속과 같은 액체나 고체의 매질을 통해서도 전달된다.

지진해일, 즉 쓰나미도 바닷물을 매질로 하여 전달되는 파동의 일종이다. ⓒ Mikenorton

지진해일, 즉 쓰나미도 바닷물을 매질로 하여 전달되는 파동의 일종이다. ⓒ Mikenorton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 발생하는 지진파는 지각, 맨틀 등 지구 내부를 구성하는 매질을 통하여 전달되고, 바다의 풍랑이나 너울, 몇 년 전 일본에 큰 피해를 입힌 쓰나미(tsunami) 등은 모두 바닷물을 매질로 하여 전달되는 파동이다.

그런데 이들과는 달리 매질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전파되는 파동도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전자기파이다.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이기 때문에, 태양의 빛은 매질이 없는 거의 진공 상태에 가까운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지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19세기 이후에 전자기파의 존재가 확인되고 빛이 전파기파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많은 물리학자들은 파동의 일종인 빛도 매질을 통해서만 전달될 것이므로 우주 공간에 보이지 않는 매질이 가득 차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에테르(ether)라고 지칭하였다.

전자기파는 전기장(E)과 자기장(B)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면서 진행하는 파동이다. ⓒ Free Photo

전자기파는 전기장(E)과 자기장(B)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면서 진행하는 파동이다. ⓒ Free Photo

19세기 말에 마이컬슨(Albert Michelson; 1852-1931)과 몰리(Edward Morley; 1838-1923)라는 두 명의 물리학자가 정교한 간섭계를 제작하여 빛을 전달하는 가상의 매질인 에테르의 존재를 검출하려는 실험을 하였으나, 에테르의 입증은 끝내 실패하고 빛과 전자기파는 매질 없이도 전파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실험은 훗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탄생하게 된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는데, 이번에 중력파의 검출에 이용된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가 마이컬슨-몰리의 간섭계가 유사한 점이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아무튼 전자기파는 시공간 속에서 매질 없이 전파되는 것으로서, 그 본질은 주기적으로 세기가 변화하는 전기장(electric field)과 자기장(magnetic field)의 파동이다. 이번에 검출된 중력파 역시 매질 없이 전파된다는 점은 전자기파와 동일하다. 그러나 전자기파와는 달리 중력파는 매질 뿐 아니라 파동을 형성하는 별도의 장(field)조차도 없다. 관점에 따라서는 중력장을 중력파의 장(field)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전기장이나 자기장과는 매우 성격이 다르다.

즉 전자기파는 시공간 속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이라는 별도의 실체가 전파되는 반면에, 중력파는 그것조차도 없이 시공간의 뒤틀림 자체가 파동처럼 전달되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 개인적 생각으로는, 중력파는 기존의 파동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제3의 파동’으로 분류해야 타당할 듯싶다. 즉 매질이 필요한 대부분의 파동과 전자기파처럼 매질이 필요 없는 파동에 이어서, 시공간의 왜곡 자체가 전파되는 새로운 종류의 파동으로서 중력파를 위치지운다면, 그것을 실제로 검출한 물리학적 성과는 실로 지대한 의미는 갖는다고 할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던 해인 1916년의 아인슈타인. ⓒ Free Photo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던 해인 1916년의 아인슈타인. ⓒ Free Photo

중력파 예측 후 100년이나 지나서 검출된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력파는 전자기파와는 또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매질이 없이 전파된다는 점 등에서 유사하므로 아무래도 전자기파와 중력파를 비교하면서 살펴보는 것이 중력파의 심층적 이해에도 도움이 될 듯싶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에 이론적으로 먼저 예측이 되었고, 이 후 실험적으로 검출에 성공하여 존재가 확인된 점도 동일하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은 수학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녔던 인물인데, 그는 쿨롱, 앙페르, 패러데이 등 실험 물리학자들이 전기와 자기 현상에 대해 연구한 성과들을 집대성하여 네 개의 방정식의 형태로 표현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전자기학의 기초를 이루는 유명한 맥스웰 방정식인데, 이 식의 해(解)를 구하면 일종의 파동으로 표현되는 수식이 도출된다. 이것이 바로 전자기파로서 그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고, 빛 즉 가시광선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파장 대역을 지닌 전자기파의 일종이다.

맥스웰이 수식을 통해서 전파기파의 존재를 예측하기는 했지만 스스로 그것을 입증하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이후 헤르츠(Heinrich Rudolf Hertz; 1857-1894)라는 독일의 물리학자가 1888년에 공명자 실험을 통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오늘날 전자기파 등의 진동수, 즉 주파수의 단위인 헤르츠(Hz)는 물론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중력파의 예측과 검출 역시 이와 유사하다. 아인슈타인이 1916년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이론은 가속을 가진 좌표계에서의 상대적인 운동을 설명하는 이론이며, 시공간과 중력의 실체 등을 기술한다. 일반 상대성이론에는 중력장 방정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맥스웰 방정식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아무튼 이것을 근사시켜서 해를 구하면 역시 새로운 파동의 존재를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중력파인데,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미세한 왜곡이 파동처럼 전파(傳播)되며, 그 전파속도는 빛의 속도와 동일하다.

두 개의 블랙홀이 가가워져 가속운동을 하면 중력파가 방출된다. ⓒ MoocSummers

두 개의 블랙홀이 가가워져 가속운동을 하면 중력파가 방출된다. ⓒ MoocSummers

그런데 전자기파는 수식으로 예측한 지 십여 년이 지나서 실험적으로 검출된 반면에, 중력파는 이론적으로 예언된 지 무려 1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확인된 이유가 무엇일까? 더구나 전자기파의 존재가 확인된 지난 19세기 말에 비해서, 그동안 측정 장비를 비롯한 관련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력파의 입증에 무척 오랜 세월이 걸린 셈이다.

그 이유는 물론 시공간 자체의 왜곡인 중력파를 실험적으로 검출하기가 너무 까다로웠던 것도 있겠지만, 중력파는 전자기파에 비해서 그 세기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미약하기 때문이다. 중력은 물질에 작용하는 궁극적인 네 가지 종류의 힘, 즉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중에서 가장 약한 힘이다. 반면에 전자기력은 강력 다음으로 강한 힘으로서, 전자(electron)를 기준으로 비교할 때에 전자기력은 중력에 비해 무려 약 10의 40제곱만큼이나 강하다. 따라서 중력파 역시 전자기파에 비해 너무도 미약할 수밖에 없어서, 중력파의 존재를 처음 예측한 아인슈타인 스스로도 과연 중력파의 존재를 입증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반신반의할 정도였다.

전하를 띤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 전자기파가 발생하는데, 전자기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로 음식을 데우는 전자레인지(Microwave oven)에는 전자를 가속시키는 마그네트론이라는 핵심부품이 들어있다. 대규모로 전파를 송출하는 지상파 방송용 송신안테나, 군사용 레이더 등도 그 원리는 마찬가지이다.

전자를 가속시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마그네트론. ⓒ Cronoxyd

전자를 가속시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마그네트론. ⓒ Cronoxyd

전하의 운동에 의한 전자기파의 발생과 유사하게, 질량과 중력을 지닌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 중력파가 발생한다. 그러나 중력파는 너무도 미약하므로,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정도의 엄청난 밀도와 중력을 지닌 물체가 빠른 가속운동을 해야만, 지구에서 검출 가능할 정도의 세기를 지닌 중력파가 발생할 것이다.

이번에 측정된 중력파도 태양 질량의 약 36배와 29배의 질량을 지닌 두 블랙홀이 가까워져서 충돌할 때에 나온 신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력파의 최대 진폭은 10의 21제곱분의 일 수준으로서, 1광년 즉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에서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변화하는 수준이니, 얼마나 측정이 어려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전달되는 매질도, 전자기장과 같은 것도 없지만 중력파도 엄연한 파동이기 때문에, 음파나 전자기파처럼 에너지를 지닌다. 따라서 중력파를 대거 방출하는 계는 점차 그 에너지를 잃어갈 수밖에 없는데, 지난 1974년 미국의 테일러(Joseph Hooton Taylor; 1941- )와 힐스Russell Allen Hulse; 1950- )는 쌍성 펄서의 공전 주기가 매년 조금씩 짧아지는 것이 중력파를 통하여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다. 즉 중력파의 존재를 간접적으로나마 입증한 셈인데, 이들은 이 공로로 1993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도 등가속도 운동을 하는 계이므로 극히 미세하게나마 중력파를 방출할 것이다. 그러나 지구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에 비해 너무도 가벼우므로, 중력파에 의해 공전이 영향을 받는 정도는 태양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도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전자기파의 존재를 실험을 통해 증명한 헤르츠(왼쪽)와 전자기파의 존재를 수식으로 예측한 맥스웰. ⓒ Free Photo

전자기파의 존재를 실험을 통해 증명한 헤르츠(왼쪽)와 전자기파의 존재를 수식으로 예측한 맥스웰. ⓒ Free Photo

 

(사이언스타임즈 2016년 2월 16일 최성우 과학저술가)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Entropy)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열적으로 고립된 계의 총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사랑이 엔트로피라면 어떨까. 뻔한 사랑 고백을 이렇게 할 수 있다. “우리 사랑은 줄지 않는 엔트로피처럼 매일매일 더욱 커져만 갈 거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과학자,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등 12명이 ‘더 사이언티스트’라는 이름으로 모여 노래 ‘엔트로피 사랑’을 부르고 음원을 냈다.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 물리학자 이종필 박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 과학과사람들 원종우 대표 등이 그 면면이다. 가사는 과학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를 만드는 과학과사람들이 쓰고, 작곡은 드라마 <궁>의 오에스티(OST)로 잘 알려진 에스닉밴드 ‘두 번째 달’의 최진경이 맡았다.

가사는 노래 부르는 과학자들이 평소에 하는 말들로 짜넣었다. 이정모 관장은 ‘우리도 공룡처럼 사라지겠지만 그날은 아직 멀었지’라는 구절을 부르고, 물리학자 윤성철 교수는 ‘아주 오랜 옛날 빅뱅 초신성 폭발, 너의 모든 것을 빛나게’란 대목을 맡았다. 가사에는 ‘최신 과학 이론’이 섞여들어가기도 했다. 후렴부 ‘나는 티라노를 감싸는 깃털처럼 너의 체온을 붙잡아 지켜 주고’가 있는데 티라노사우루스에게 깃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노래는 ‘과학과 기계의 힘’으로 완성되었다. 천문학자 이명현은 “에베레스트를 셰르파에게 업혀서 오른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틀에 걸쳐 파트별로 녹음한 뒤 음을 쪼개서 음정을 맞추고 좋은 부분을 이어붙였다. 두 번째 달의 최진경은 “끝나고 나니 잘 부르신 분들한테 미안”하더란다.

과학과사람들의 최진영 팀장은 노래의 용도를 이렇게 전해준다. “연애 잘 못하는 과학도들이 슬쩍 노래 영상을 전달하는 것으로 사랑 고백을 해보면 어떨까.” 최 팀장은 노래에 나오는 ‘유성생식’이 진화의 중요한 분기점이자, 과학자들에게는 ‘필사적 생존투쟁’임도 곁들여 설명한다. 음원은 바이닐(www.bainil.com)에서 구입 가능하다. 뮤직비디오는 13일 과학과사람들의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한겨레 2016년 2월 15일 구둘래 기자)

별을 보기 위한 최고의 도구는 ‘눈’이다. 그러나 숨어있는 우주를 발견하고 싶다면 전문 관측시설을 갖춘 천문대를 이용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천문대 수는 70∼80개 소에 이른다. 이 중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 천문대는 두 곳밖에 없다. 보현산천문대(경북 영천)와 소백산천문대(충북 단양)다. 특히 보현산천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사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망원경 지름이 1.8m나 된다. 1만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하는 이 명물 망원경은, 아쉽게도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다. 봄마다 개최하는 영천보현산별빛축제 등 특별한 날에만 천문대 시설을 견학할 수 있다. 국립 천문대는 두 곳 모두 연구용이다.

대신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립·공립 천문대나 개인·기업 등이 소유한 사설 천문대는 일반인이 이용 가능하다. 이들 천문대 대부분이 다양한 체험·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표 참조>
 
2001년 개관한 대전시민천문대는 전국에서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천문대다. 우리나라 1호 시립 천문대로 지난해 약 13만 명이 다녀갔다. 낮 시간에는 태양의 흑점이나 홍염을 관찰하고, 밤 시간에는 달과 안드로메다은하를 볼 수 있다.

강원도 화천의 화천조경철천문대는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2010년 타계)를 기리는 시립 천문대다. 지름 1m의 반사망원경을 설치했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다. 경북 예천의 예천천문우주센터는 기업이 운영하는 복합 체험시설이다. 직경 508mm 반사망원경이 있는 천문대를 비롯해 달중력체험장치, 자신의 몸무게에 3배에 이르는 과중력 체험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

● 전국 주요 천문대 체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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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6년 1월 8일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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