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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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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브레이크 넥

2026. 8. 31.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댄 왕(우진하), “브레이크 넥,” 웅진지식하우스, 2026년

 

‘미국과 중국의 대결’,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수 있는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언제부터인가 세계인의 관심사가 되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식상한 주제이기도 하다. 금방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은 물론이고,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난무했으나, 지금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기에는 뭔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는 책이나 논문이 지금은 그리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직도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서로 대립하고 있으며, 언제 이런 균형 관계가 깨지고 한쪽으로 기울지 은근히 걱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 책 <브레이크 넥>은 딱딱한 논문이나 이론 분석이 아니라,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가 실제로 미국과 중국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미국을 법률가 중심 국가로, 중국을 공학자 중심 국가로 표현하면서 그에 맞는 예를 제시한 방법이 특히 흥미롭다. 책의 내용은 주로 중국에서의 경험,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그리고 ‘한 자녀 갖기 정책’의 결과를 예로 들면서 중국의 한계점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체계의 강점과 약점을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정책 실현과정을 비교함으로써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흥미를 끈다. 하지만 미국이 나은가, 중국이 나은가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본받고 보완하면 서로 좋을 것이라는 제안은 단순 비교하는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의 법률가 중심 국가에 가까우면서도, 중국의 공학자 중심 국가의 개념을 약간 가미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는 그나마 조금 나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엄격하게 말해서 한국은 날이 갈수록 미국의 법률가 중심 국가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해서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예로 중국은 정치 지도층이 공학계열 출신으로 채워져 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국회의원만 예를 들어도 과반 이상이 법률가 출신이고, 공학계열 국회의원은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과거의 산업화 과정에서 쌓아놓은 공업 기반이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지만, 지금처럼 법률가 중심의 국가로 자리 잡게 되면 한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까 걱정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책 소개-오십에 읽는 논어

2026. 8. 24.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최종엽, “오십에 읽는 논어,” 유노북스, 2022년

 

<논어>는 공자의 말씀이 담긴 책으로 고전에 속하기 때문에 책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읽는 경우는 드물다. 한자로 쓰여 있기 때문에 원문을 읽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한글로 번역된 책도 그 내용이 고리타분할 거라는 생각에 잘 안 읽게 된다. 하지만 이 책 <오십에 읽는 논어>는 논어에 나오는 구절들을 이용해, 현대인들이 들으면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십 즈음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주제별로 담고 있어서 별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경험과 공자의 말씀을 결합함으로써 쉽고 유익한 내용에 권위를 담았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오십 이전에는 직장에서 남을 위해 살아왔다면, 오십 이후에는 자신을 위해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다. 그것도 취미로 이러저러한 책을 읽을 게 아니라 한 분야를 정해서 파고드는 공부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논어를 공부함으로써 논어의 전문가(?)가 되어 책도 내고 강의도 하고 있는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저자가 오십이 넘어 명예퇴직을 한 다음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다가, 독서를 하면서 저자와 강사의 길로 전환한 경험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십에 접어든 사람은 물론이고, 마흔이나 육십에 접어 든 사람들도 한 번쯤 읽어보면 삶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책 소개-우린 마을에서 논다

2026. 8. 17.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유창복, “우린 마을에서 논다,” 도서출판 또하나의문화, 2010년

 

‘성미산 마을공동체’

 

굳이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성공한 마을공동체로 알려져 있는 곳이 성미산 마을공동체다. 나도 귀촌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어떤 곳인지 궁금증을 갖고 있었다. 몇 번 이곳을 방문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귀촌을 하게 되어 구체적인 질문거리가 생겼을 때 방문하자고 방문을 미뤄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 <우린 마을에서 논다>을 읽으면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세상 일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닌 일로 여겨졌던 일도 당한 당시에는 극복할 수 없는 큰 어려움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오히려 극복하고 나면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경우가 있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도 서울시의 성미산 개발 반대 운동으로 똘똘 뭉치면서 마을공동체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런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생생한 마을공동체의 역사를 알게 되니 더욱 더 이곳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처럼 마을공동체를 이루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대안교육, 즉 아이들을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난 곳에서 키우고 싶다는 부모들이 모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마음들이 모였기 때문에 성미산 개발 반대 운동도 할 수 있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 마을공동체까지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겪었던 일들을 읽으면서 앞으로 내가 귀촌하여 만들고자 하는 마을공동체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주민들과의 협의 과정, 마을 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 생협, 두레, 대동계 등을 성미산 마을공동체에서 만들어가는 과정 등을 참고하면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든 귀촌하든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마을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를 권하고 싶다.

 

책 소개-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2026. 8. 10.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세상의모든길들, 2013년

 

이 책의 제목 ‘로드스콜라’는 길(로드)과 학교(스콜라)의 합성어로 여행하면서 배우는 학교라는 뜻을 가진 대안학교다. 여행학교 로드스콜라는 15~21세 청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로 ‘하자 센터’의 네트워크 학교들 중 하나다. 그러니까 사회에 첫 발을 딛기 전에 삶에 대한 고민에 빠진 청소년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대안학교다. 이 책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는 로드스콜라 학생들이 남미 여행을 다녀온 다음에 각자가 그 여행에서 느낀 바를 글로 써서 출간한 책이다.

로드스콜라에서 남미 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크게 네 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첫째, 탈근대 문학의 시발점인 남미 문학을 배우는 것, 둘째, 시장적 자본주의화 속에서 일고 있는 공정무역 현장을 둘러보는 것, 셋째, 잉카 문명과 스페인 문화의 충돌을 통해 형성된 라틴의 근대와 하이브리드 문화를 이해하는 것, 넷째 대자연 앞에 서 보는 것이다. 남미 여행의 첫 기착지인 볼리비아에 도착해 원주민 대학인 UAC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페루, 아르헨티나 등 남미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그 과정에서 남미의 역사와 문학을 배우고, 현지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여행다운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자가 느끼고 배운 바를 글로 써서 이렇게 책을 낸 것이다.

한국의 교육이 너무 획일화되고, 부모 등 기성세대가 제시하는 정해진 길을 따르도록 강요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그런 와중에 나름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 있는 대안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약간의 위안을 느끼게 되었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대학이나 사회에 나가기 전에 1년 정도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부러웠었다. 비록 그들 유럽처럼 정식 교육 과정은 아니지만, 청년들의 삶의 고민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대안학교인 로드스콜라를 만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조만간 마을공동체로 귀촌하게 되면 로드스콜라와 같은 대안학교 과정을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2026. 8. 3.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우종영,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메이븐, 2021년

 

이 책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의 저자인 우종용은 나무의사다. 그는 나무의사라는 직업(?)이 우리 사회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기 전에 이미 나무의사였다. 사춘기 때의 방황, 사회에 나와서 중동에서 일하면서 번 돈을 투자했던 나무 농장이 파산이 된 다음, 화원을 하면서 시작한 나무와의 인연이 나무의사로 나아가게 된 동기였다고 한다. 물론 어릴 적부터 산과 들에 있는 숲에서 편안함을 느꼈던 경험이 자연스럽게 나무의사가 된 계기로 연결되었다.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무를 사랑해서 나무의사가 된 저자의 삶의 철학을 접하면서 나 자신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생계를 우선순위에 뒀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내가 조만간 귀촌을 하리라 생각하면서 귀촌해서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생각했던 일(?) 중의 하나가 나무의사였다. 시골에는 나무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나무의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일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마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종영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나무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나무의사가 되겠다는 계획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무의사는 단순히 나무의 질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나무와 대화하고, 나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정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1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수긍이 되었다. 단순히 나무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삶에서 느끼는 여러 에피소드를 적절히 나무 이야기와 연결하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고, 나무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도 숲해설가로 일반인들 앞에서 숲과 나무, 숲의 동물 등에 대해서 설명하는 법을 배웠지만, 항상 어떻게 하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삶과 연결된 숲 이야기가 바로 그 해결책이 아닐까.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우종영이라는 사람의 삶을 엿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 나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물론 삶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티벳, 티베트

2026. 7. 27. 06:5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이영철, “티벳, 티베트,” 미다스북스, 2025년

 

이 책 <티벳, 티베트>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사실 이 책을 골라 읽게 된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이영철이 고교 후배라 잘 알고 있는데다가 차마고도, 호도협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여행기를 읽는 게 아니라, 역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티벳의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아픈 역사를 잘 기술하고 있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야말로 티벳의 속살을 들여다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영토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티벳을 침공해서 점령한 명분도 과거 중국의 영토를 수복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이스라엘이 과거 조상들의 땅을 되찾아 국가를 세운 것과 같은 논리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과거 우리나라의 영토였던 고구려 땅을 되찾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우리에겐 그런 논리를 실현할 힘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중국이 티벳을 점령하고 나서 동티벳과 서티벳으로 나누고, 동티벳을 중국의 여러 성으로 분할 합병한 것도 영구 지배를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마치 몽골을 외몽골과 내몽골로 나눈 다음에 내몽골을 내몽골자치주로 합병하고, 외몽골만 독립을 인정한 것과 유사한 정책이다.

티벳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달라이 라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달라이 라마 제도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된 소득이다. 달라이 라마가 환생자를 찾는 것이라면 어린 환생자를 찾았을 때 그 환생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긴 공백 기간을 어떻게 하는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2인자인 판첸 라마 제도를 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달라이 라마 환생자를 찾아내는 것도, 환생자가 클 때까지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판첸 라마의 임무라는 것이다. 문제는 영원한 2인자인 판첸 라마는 친 중국 성향이라 현재의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하직한 다음에는 다음 달라이 라마 환생자를 찾는 데 혼선이 불가피하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이유로 티벳을 자유여행으로 둘러보는 것은 중국 당국이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동티벳 여행은 자유여행으로, 서티벳, 그러니까 시짱자치구는 패키지관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짱자치구를 다니면서도 여러 번 검문을 당하는 광경이 나오는 것만 봐도 중국이 티벳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지 짐작이 된다. 아무튼 그런 험악한 환경에서도 고생하면서 티벳 일대를 둘러보고 책으로 낸 저자의 열정이 놀랍기만 한다. 덕분에 티벳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티벳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카를 융 자서전

2026. 7. 20.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카를 구스타프 융(조성기), “카를 융 자서전,” 김영사, 2007년

 

융은 현대 정신의학(심리학)의 토대를 닦은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심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카를 구스타프 융’에 대해서 희미하게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대 정신의학(심리학)을 세상에 소개한 사람으로는 프로이트를 들 수 있지만, 그에 이어 융은 정신의학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토대를 마련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MBTI 심리분석도 융의 심리학에 토대를 두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융이 현대 심리학에 미친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산업 카운슬러’ 과정을 공부하면서 융에 대해 약간은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그의 업적에 비해 그 과정에서 배운 내용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융의 사상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이 책 <카를 융 자서전>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융에 대한 전기가 아니라 자서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융의 좋은 면만을 부각시킨 전기가 아니라 그의 심리학이 자리를 잡기까지 겪었던 내면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융이 직접 편집자인 A. 야페가 쓴 내용을 검토하고 승인한 다음에 자신의 사후에 출간하도록 한 책이다. 또 이 책의 일부 내용은 융 자신이 직접 쓴 것이라고 편집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집중하면서 읽도록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아마도 단순히 융의 이력이나 겉보기 내력을 기술하는 정도를 넘어 그의 전 생애에 걸친 내면적인 인생 역정을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무난한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당시 잘 나가던 프로이트에 동조할 만도 한데, 과감히 그를 뿌리치고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겪게 되는 그의 선택은 본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가 프로이트의 충실한 계승자 역할을 했더라면 그의 빛나는 업적은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이처럼 그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겪은 고난은 단순히 프로이트와의 결별에서만 비롯되지는 않았다. 당시 지배적인 세력이었던 기독교와의 갈등도 한몫했는데, 그 때문에 자신의 이 자서전을 사후에야 발표하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이 책 내용 중에는 그의 꿈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게 실제적인 내용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예를 들면 잠시 임사 상태에서 겪은 지구 밖에서 바라본 풍경이라든가, 자신을 구해준 의사가 곧 죽을 것이라는 암시를 받은 꿈을 꿨는데 그대로 이뤄졌다는 등의 내용 말이다. 그밖에도 여러 사람들의 죽음을 예시하는 꿈을 꿨다는 얘기를 읽으면서 유명한 심리 치료사가 되려면 심령술까지 익혀야 하는가 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평생 동안 품었던 여러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대 문헌을 읽고, 아프리카와 미국의 푸에블로 인디언, 인도 등을 여행했다는 점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업적이 현대까지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 소개-숨결이 바람 될 때

2026. 7. 13.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폴 칼라니티(이종인), “숨결이 바람 될 때,” 흐름출판, 2016년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자신의 내면의 아픔을 얘기하는 책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저자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 과정을 쓴 얘기라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왔다. 죽음보다 자신에게 더 절절한 일이 있을까? 누구나 결국에는 죽는다는 걸 알지만, 예기치 못한 시기에, 그것도 열심히 살아온 인생 여정이 이제 결실을, 그것도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누구나 인정할만한 순간에 갑자기 맞는 죽음을 순순히 인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폴 칼리니티는 신경외과의사로 가는 최종 관문인 레지던트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유명 대학에서 서로 오라고 하는 순간에 죽음이 찾아왔다. 더군다나 치명적인 암이 발생한 것을 알고 나서 태어난 딸이 커가는 과정을 다 보지 못한 상태에서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이 책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아픈 와중에도 틈틈이 원고를 작성한 결과 마침내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냥 일반인이 아니라 신경외과 의사로서 살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대면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고생하면서 쌓아온 경력과 꿈이 이제 결실을 맺을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 죽음을 차분히 맞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그야 말로 죽을힘을 다해 이 책을 쓴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죽음을 맞은 저자의 용기도 놀랍지만, 남편의 죽음을 알고 난 이후에 그와의 사랑의 결실인 자녀를 갖기로 결심하고 실행한 저자의 아내인 루시의 용기도 놀랍기만 하다. 누구나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이 어떤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세상에 살다간 흔적을 남기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게 해주는 놀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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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칠십 여행

2026. 7. 6.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이여진, “칠십 여행,” 스노우폭스북스, 2025년

 

최근 나에게 여행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나서, 여행 관련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 여행 관련 책들도 과거에는 여행 정보가 실려 있는 책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여행 에세이 쪽의 책들이 더 마음에 와 닿고 있다. 여행을 하는 자체도 좋지만, 여행 관련 책을 읽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좋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그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넘어 여행지에서 느낀 마음을 담은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알프스를 걷다』라는 책을 내긴 했지만, 마음보다는 여행 여정을 담은 책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많은 여행 에세이를 읽었지만, 이 책 『칠십 여행』이 내가 쓰고 싶은 여행 에세이에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 여행 작가들이 여행 에세이를 많이 내고 있는데, 그들이 낸 책은 부럽지만 내가 따라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젊은 작가들이 쓴 여행 에세이에는 열정과 재치가 들어있지만, 이 책 『칠십 여행』에는 차분함과 깊이가 느껴진다. 내가 쓰고 싶은 에세이가 바로 이런 느낌의 책이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도록 만드는 책이 내가 쓰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여진이 나이가 칠십에 접어들었고, 나와 같은 제주 출신이라는 점이 내가 더 친근감을 느끼게 만든다. 나이뿐만 아니라, 정년퇴직 때까지 교직과 가정에 묵묵히 봉사(?)하다가 정년퇴직 후에야 비로소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는 점이 아련함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서도 그 동안 참아왔던 내면의 목소리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동안의 세월의 무게에서 느껴지는 건 세월의 쉰 냄새가 아니라 아련한 향기다. 이 책에 소개된 여행지들은 다른 여행 관련 책에서 많이 소게됐던 곳들이고, 사실 관광지에 가까운 곳들이다. 하지만 저자의 세월이 깃들이면서 마음에 아련히 새겨지는 느낌이 든다.

 

책 소개-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2026. 6. 29.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우종영,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메이븐, 2020년

 

‘나무 의사’

 

은퇴를 하고 나서 시골에 가서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던 때 알게 된 직업(?)이다. 나무가 많은 시골에 가면 산에 다니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나무 의사가 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는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이 책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의 저자 우종영은 나와 같은 불순한(?) 동기를 갖고 나무 의사를 한 게 아니라, 정말로 나무가 좋아서, 나무를 잘 돌보고 싶어서 나무 의사가 되었다. 그가 나무를 돌보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나무 의사라는 자격증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의 별다른 관심도 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나무 농장을 하는 사람에게 의탁하면서 나무와 가까워졌다.

그 후 나무 의사 자격증이 생기면서 자격증 공부를 해서 나무 의사가 되었지만, 자격증을 따기 전에 이미 나무 의사로 활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냥 직업으로서 나무 의사를 한 게 아니라 나무를 정말 좋아하고,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어찌 보면 수입이 별로 안 되는 데도 불구하고 그런 일을 계속 해왔다는 것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현재는 저술과 강의를 통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험난한 인생길을 개척해 온 그가 정말 비바람을 견디면서 묵묵히 것이 나무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의 제목에서처럼 정말 나무에게 인생을 배워온 저자의 인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나도 나무와 숲을 좋아해서 숲해설가 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이 책 저자에 비하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