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은,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마름모, 2023년
어떤 과정을 거쳐야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신춘문예 등에 당선이 되어야 작가라는 호칭을 들을 수 있었다. 시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작가나 시인이라는 호칭을 들을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아니면 동호회에서 시에 관한 강의를 듣고 시 몇 편을 발표하고는 자신 있게 시인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굳이 신춘문예 등에 당선되지 않고 자비 출판이라도 하고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의 저자 정아은은 한겨레신문에서 문학상을 수상한 명실상부한 작가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자신이 이렇게 작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소설을 다섯 편이나 내고 에세이 류의 책도 많이 낸 특유한 배경을 가진 작가다. 물론 소설가 중에서도 칼럼을 쓰거나 에세이 류의 책을 내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많은 책을 내면서 작가로서 느꼈던 고충과 그에 따른 느낌을 솔직한 필체로 소개하고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을 정도의 공식적인 작가(?)라면 당연히 누리리라 생각했던 비단길이 아니라, 여느 평범한 작가들이 겪어야 마땅할 고초를 겪었다는 게 언뜻 납득이 잘 가지 않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책을 20권 넘게 출간했지만, 출판사로부터 열광적인 환대를 받으면 낸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잘 한 일은 수십 곳에 원고를 보내면서도 한 곳에서만 연락이 오면 된다고 생각한 점이었다. 그 덕분에 내가 보낸 원고를 대량 수정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베스트셀러를 내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내 원고에 애정을 갖는 혹독한 편집자를 만나 베스트셀러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이 비록 책 쓰기나 글쓰기를 했던 사람들에게 더 다가올 내용이지만, 작가의 세계에 대해 궁금증을 느끼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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