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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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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에 부담을 주는 세 가지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 만으로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건강매체 프리벤션은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당뇨병, 고혈압, 흡연 여부 등 세 가지 요인을 관리하는 것으로 치매 없이 살아가는 기간을 최대 12년 늘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약 1만2000명의 참가자를 평균 26년 동안 관찰하면서 당뇨병, 고혈압, 흡연 여부가 치매 발병 위험과 발병 시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당 위험 요인을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낮았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은 위험 요인이 하나도 없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 2.7배 높았다.

치매가 이른 나이에 발생할 위험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위험 요인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치매 없이 지내는 기간이 약 12.6년 더 길었다. 위험 요인이 하나인 사람은 8.8년, 두 개인 사람은 3.5년 더 길었다.

신경과 전문의 데이비드 펄머터 박사는 “치매 위험의 상당 부분은 우리가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과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뇌 건강이 대사 및 혈관 건강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됐다”며 “중년에 벌어지는 일이 수십 년 뒤에 큰 영향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치매에 걸릴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이번 연구는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습관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펄머터 박사는 “치매 진단 20~3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의 기반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단순히 노년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더 이른 시기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치매 위험을 낮출 여러 방법이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관찰 연구로 진행됐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고, 장기간에 걸쳐 위험 요인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추적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서울=뉴시스 2026년 8월 16일]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카페에 앉자마자 한숨부터 쉬었다. “요즘 계단 두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찹니다. 운동해야 되는 거 아는데 진짜 시간이 없어요.”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과에, 퇴근 뒤에는 아이를 재우고 나면 그대로 곯아떨어진다고 했다.

퇴근 후 헬스장, 새벽 러닝, 주말 몰아치기 운동 등 여러 방안도 떠올려봤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었다. 하루의 에너지를 다 쓰고 난 몸으로 밤에 헬스장까지 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며칠은 버텨도 야근 한 번, 컨디션 난조 한 번이면 의지를 갖고 시작했던 흐름이 끊겼다. 새벽 러닝도 마찬가지다. 마음먹은 첫 주는 성공했지만, 자연스럽게 알람을 끄고 다시 눕는 날이 늘어났다.

그때 그에게 일상 속에서 시간과 장소에 큰 제약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계단 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크게 운동이 될까 하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계단 운동은 앞서 말한 방법들의 한계를 정확히 비껴간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되고, 이동하는 동선 자체가 운동이 되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는 동작은 평지를 걷는 것과 메커니즘이 다르다. 체중 전체를 위로 밀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둔근과 대퇴사두근이 쉬지 않고 동원된다. 또한 한 칸씩 건너뛰어 런지하듯 오르면 무릎을 더 굽힐 수 있어 자극은 한층 깊어진다. 무릎을 굽히는 만큼 엉덩이와 허벅지가 감당할 하중이 커지고,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코어까지 함께 자극을 받는다.

효과에 대한 근거도 꽤 명확하다. 2023년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가 12년 넘게 46만여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하루 5개 층 이상 오른 사람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20% 낮았다. 더 앞선 미국 하버드대 출신 의료진들의 연구에서도 하루 10계단 이상 오른 남성의 전체 사망 위험이 18% 낮게 나타났다. 헬스장에 따로 가지 않고, 일상 속 동선만 계단으로 바꿔 얻어낸 놀라운 결과다.

혈당 관리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골격근은 식후 혈당의 약 80%를 흡수하는데, 다리 근육이 몸에서 가장 큰 근육 덩어리이기 때문에 흡수량이 상당하다. 그뿐 아니라 올해 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대 연구팀이 ‘네이처 인간 행동’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계단을 5~10분 정도 오르는 것만으로도 우리 기분과 활력이 즉각 좋아졌다. 계단을 몇 층 오른 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단순한 착각만은 아닌 셈이다.

앞서 말한 지인은 요즘 점심시간에 일부러 계단을 이용한다고 했다. 처음엔 3층에서 숨이 찼는데, 한 달째인 지금은 5층까지 무리 없이 오른다며 웃었다. 다만 오르고 내리는 방향은 구분해야 한다. 오를 때는 근력과 심폐에 좋은 자극이 되지만, 내려올 때는 무릎에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하중이 실린다. 무릎이 약하거나 관절이 좋지 않다면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좋다.

계단 운동에 참고할 만한 영상을 소개한다. 계단 오르기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운동’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운동도 드물다. 오늘부터 일상에서 한 층이라도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여주엽 올블랑 대표는 2018년 스포츠 콘텐츠 유튜브 채널 ‘올블랑TV’를 개설해 근력 강화 등 각종 운동법을 무료로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470만 명이다.

※여주엽 대표의 ‘직장에서 다이어트 & 슈퍼 힙 엉짱 계단 운동 루틴’(https://youtu.be/4Ivsd2AdTow?si=g5v10kz1LrMkffnD)

 

 
 
여주엽 올블랑 대표
 
[동아일보 2026년 8월 16일]

 

한 발로 얼마나 오래 설 수 있는지, 의자에서 일어나 얼마나 빠르게 걸어 반환점을 돌아올 수 있는지를 보면 노인의 이후 약 7년간 사망 위험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위안대학교·국립대만체육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대만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만3423명을 중앙값 약 7년 동안 추적하면서 여러 가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신체 체력을 측정했다. 균형과 민첩성, 하체 근력 등의 검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노인은 성적이 낮은 사람보다 추적 기간 중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았다.

기존 질환과 소득 수준, 체중, 스스로 보고한 운동 습관 등을 고려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2015년 1월 11일부터 2016년 11월 25일까지 대만 22개 시·현에 설치된 46개 검사 장소에서 표준화된 신체 체력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대만 국민건강보험 자료와 연계해 2022년 12월 31일까지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73세였고 62.5%가 여성이었다. 추적 기간에 전체의 약 12%인 1631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체력을 4개 영역, 총 7가지 검사로 측정했다.

균형·민첩성은 두 가지 방법으로 평가했다. 하나는 눈을 뜬 채 한 발로 최대 30초 동안 서 있는 검사다. 다른 하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약 2.4m 거리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의자에 앉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검사다.

근력 역시 두 가지 방법으로 평가했다. 하체 근력은 팔을 사용하지 않고 30초 동안 의자에서 몇 번이나 일어났다 앉을 수 있는지, 상체 근력은 남성 3.6㎏, 여성 2.3㎏의 아령을 30초 동안 최대 몇 번 들어 올릴 수 있는지 측정했다.

심폐지구력은 2분 제자리걸음 검사로 평가했다. 제자리에서 걸으며 정해진 높이까지 무릎을 2분 동안 최대 몇 번을 들어 올릴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유연성은 양손을 등 뒤로 뻗어 얼마나 가까이 닿는지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손을 발끝쪽으로 뻗어 얼마나 가까이 닿는지로 평가했다.

7가지 검사 예시. 챗GPT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각 검사 성적에 따라 참가자를 낮은 순서부터 높은 순서까지 5개 그룹으로 나눴다.

검사별로 비교한 결과 특히 균형·민첩성에서 사망 위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의자에서 일어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앉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짧은 그룹은 가장 긴 그룹보다 추적 기간 중 사망 위험이 약 59% 낮았다. 한 발 서기에서도 성적이 가장 좋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약 50% 낮았다.

하체 근력과 심폐지구력 검사에서도 성적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약 42~45% 낮았다.

유연성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유연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은 높은 사망 위험과 관련됐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적정 수준을 넘어 유연성이 더 좋다고 해서 생존 측면에서 추가적인 이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7가지 검사 결과를 하나의 종합 체력지수로 합치자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체력이 가장 좋은 상위 20%는 가장 낮은 하위 20%보다 사망 위험이 약 61% 낮았다. 이는 개별 검사에서 나타난 연관성보다 더 강했다.

특히 사망 위험 차이는 체력이 가장 낮은 그룹과 그보다 바로 한 단계 높은 그룹 사이에서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체력이 가장 떨어지는 노인의 신체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균형 능력과 하체 근력이 사망 위험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 이유 중 하나로는 낙상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균형감각 저하와 느린 이동 속도, 약한 다리 근육은 노인의 낙상과 그에 따른 골절의 잘 알려진 위험 요인이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노인의 입원과 장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한 발 서기나 의자에서 일어나 짧은 거리 걷기 검사를 통해 실제 낙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근육 조절 능력이나 협응력, 이동 능력 저하를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낙상이나 골절 감소가 실제 사망 위험 차이를 설명하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또 한 발로 30초를 서면 오래 산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에게 특정 운동을 하도록 무작위로 배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한 시점에서 측정한 체력 수준에 따라 이후 사망률에 차이가 있는지를 관찰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다. 따라서 균형이나 근력을 향상시키는 것 자체가 수명을 연장한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사용한 간단한 체력 측정 방법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령자의 건강 위험을 평가할 때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의 수와 종류가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질병의 유무만으로는 현재 몸이 어느 정도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실제로 몸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간단한 체력검사를 더하면 기존 질환과 생활습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노인의 신체기능과 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2822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동아닷컴 2026년 8월 15일]

의학자 김의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건강강좌에서 삶과 치유의 본질 강조
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세계적인 암 권위자인 김의신 MD 앤더슨 종신교수가 6월 12일 오후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정승필) 대강당에서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열었다. 그는 여기서 암 치료법이나 의학적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삶과 죽음, 건강과 질병, 마음가짐과 인간관계, 식습관과 운동 등 건강한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죽음은 자연스러운 과정어떻게 살 것인가부터 고민해야"



김 교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열었다. "죽음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너무 슬퍼하거나 억울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특히 "40세를 전후해 우리 몸은 새롭게 만들어지는 세포보다 죽어가는 세포가 더 많아지기 시작한다"며 "노화와 만성질환 역시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덧붙였다.

이어 "누구에게나 인생은 짧다"며 "오래 사는 것 자체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사상가와 철학자, 음악가 등 정신적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이 장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도 했다.

또 "자신만을 위한 삶보다 타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소개했다. "재산이나 지위가 많을수록 오히려 억울함과 집착이 커져 암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무조건 오래 살기보다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했다.


몸과 마음은 하나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이 건강을 만든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의 모든 장기(臟器)가 뇌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생각과 감정, 마음 상태가 신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며 친구를 만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건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마음가짐이 치료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 환자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상대적으로 걱정과 불안이 적고 치료 스트레스가 낮은 환자들이 항암치료 부작용도 적게 경험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사는 치료를 돕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 회복은 몸이 스스로 해낸다"며 "육체와 영혼이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건강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인간의 치유 능력은 아직 과학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암은 사람마다 다르다조기 발견과 마음가짐이 중요



암 치료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람마다 염색체와 유전자 배열이 다르고 암의 성질도 모두 다르다"며 "한 가지 치료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김의신 박사. 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어 "암은 매우 복잡한 질환이며 매일 매일 성질도 변하고 사람마다 반응도 다르다"고도 했다. "초기 암은 대부분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며 우리나라 암 생존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수한 의료기술과 함께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암에는 절대적인 완치 개념보다 '관해'의 개념이 중요하다"며 "암세포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보다 남은 삶을 즐겁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관해(寬解, Remission)는 질병의 증상이나 징후가 줄어들거나 사라져 임상적으로 안정된 상태. 다만 질병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완치(完治, Cure)나 완쾌(完快)와는 다르다. 그는 "한국인은 몸속에 암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나친 불안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건강의 비결은 균형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것



김 교수는 암을 잘 극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균형 잡힌 삶을 꼽았다. 그는 "몸에 좋은 것도 지나치면 문제가 되고 나쁜 것도 과하면 병이 된다"며 유익한 것과 유해한 것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중들 사이에선 암환자가 조심해야 할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질문이 쏟아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좋은 음식을 적절히 먹고, 충분히 자고, 좋은 생각을 하며 잘 쉬는 것이 최고의 치유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흡연과 음주, 고지방 육류 위주의 식습관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리고기, 두부, 계란과 같은 양질의 단백질을 채소와, 김, 감태 등 해조류와 함께 적절히 섭취하는 식습관을 추천했다. 김 교수는 "특히 담배 속 니코틴은 유전자 변형과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걱정을 많이 안고 살아간다고 지적하며 장 건강과 정신 건강의 연관성도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병원균 걱정 등으로 면역력이 약한 암환자들은 특히 퇴원을 서두른다. 병원에 지나치게 오래 머무르기보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병원 치료에만 의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태도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운동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체력과 적절한 근력은 암 치료 과정에서 큰 힘이 된다"며 "운동과 육체 활동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적절히 피로하게 만드는 것이 숙면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삶의 핵심 원칙으로 "적절함과 절제"를 꼽았다.


"암과 싸우기보다 암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라"



강연 말미에 김 교수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암은 의사 혼자 고치는 병이 아니다"라며 "잘 먹고, 즐겁게 지내고, 마음 편하게 생활하고, 운동하고, 사색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으며 살아가는 것이 암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원내 환자 뿐만 아니라 평소 김의신 교수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던 환자들이 멀리에서 참석하여 200석의 강당을 가득 채웠다. 환자와 가족들은 "최신 의학 지식 뿐만 아니라 질병을 넘어 삶의 의미와 행복, 그리고 건강한 노년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암에 대한 두려움보다 삶과 암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뜻깊은 강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코메디닷컴 2026년 6월 15일]

50·60대 신규 암 환자 12만7446명
탄 고기 속 ‘벤조피렌’, 조리 습관 점검
상추·양파는 ‘해독제’ 아닌 식단 균형 역할


“상추 싸 먹었으니 괜찮겠지.”
 

탄 고기는 벤조피렌 등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상추와 양파 등 채소를 곁들이는 것은 식단 균형에 도움이 되지만 탄 고기의 영향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서울 용산구의 한 고깃집. 김모(54) 씨는 검게 그을린 삼겹살을 집어 들었다. 상추 접시는 거의 줄지 않았고 술잔만 몇 차례 더 오갔다.
 
낯설지 않은 식사 풍경이다. 문제는 한 번의 회식이나 한 끼 식사가 아니다. 고기와 술이 식탁의 중심이 되는 생활이 몇 년, 몇십 년 이어질 때 건강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그해 새로 발생한 암 환자는 28만8613명이었다. 이 가운데 50대는 5만1137명, 60대는 7만6309명으로 두 연령대를 합치면 12만7446명이다. 전체 신규 암 환자의 44.2%를 차지했다.
 
암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흡연과 음주, 유전적 요인, 생활환경, 운동 습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탄 고기를 자주 먹는 습관 역시 그중 하나로 꼽힌다. 한두 번의 식사보다 오랜 기간 반복되는 식습관이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탁 위에 쌓이는 ‘중년의 부담’
 
중년 이후 건강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 짜고 기름진 음식, 잦은 음주, 늦은 시간 식사, 운동 부족이 오랜 기간 쌓이면서 몸에 부담으로 남는다.
 
고기를 굽는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벤조피렌은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하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벤조피렌을 인체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삼겹살 한 번 먹었다고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고기를 검게 태워 먹고 술을 곁들이는 식사가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도 마찬가지다.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인체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이라면 섭취 빈도를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상추와 양파는 해독제가 아니다
 
삼겹살을 먹을 때 상추와 양파를 곁들이는 데에도 이유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벤조피렌을 처리한 인간 간암세포 실험에서 일부 식품 추출물이 독성 저감 효과를 보였다. 양파 18.12%, 상추 15.31% 등이었다.
 
상추에 들어 있는 캠페롤(kaempferol), 양파의 퀘르세틴(quercetin) 같은 식물성 성분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는 실험실에서 진행한 세포 연구 결과다. 식탁에서 상추나 양파를 곁들인다고 같은 수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추와 양파가 탄 고기의 영향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대신 고기 위주로 기울기 쉬운 식사에 채소를 더해 식단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상추에 고기를 싸 먹으면 자연스럽게 씹는 횟수가 늘고 식사 속도도 늦어진다. 채소 섭취가 늘면서 포만감도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고기 섭취나 음주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5060 식탁은 ‘조합’부터 바꿔야 한다
 
상추를 곁들였다고 탄 고기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파를 먹는다고 술이나 가공육이 주는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특정 음식 한두 가지보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식습관에 가깝다. 고기를 구울 때는 검게 탈 정도로 익히지 않고 탄 부분은 제거하는 편이 낫다.
 
직화구이만 고집하기보다 삶거나 찌는 조리법을 함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섭취 횟수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기를 먹을 때는 상추와 양파, 마늘, 버섯 같은 채소를 함께 곁들이는 것이 좋다. 식사 균형을 맞추고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상추를 곁들인다고 해서 탄 고기의 영향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중년 이후 건강은 특정 음식을 한 번 먹는 것보다 어떤 식습관을 오랫동안 이어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기 섭취 자체를 피할 필요는 없지만 굽는 방식과 채소 섭취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술이 곁들여진 식사가 잦다면 식탁 전체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일보 2026년 6월 10일]

[아프기 전에]

시력 나빠지면 뇌 자극도 줄어
노년층 치매 발생 위험 높아져
‘대비감도 저하’가 더 큰 영향
1~2년에 한번은 정기검진 필수
시각 정보가 감소하면 뇌의 인지 활동도 같이 떨어진다. 클립아트코리아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는 노년층이 많다. 이 ‘당연한 노화’를 그냥 두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힘을 얻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운동 부족은 치매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시력 저하는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이 나빠지면 뇌도 함께 쇠약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눈 나빠지면 뇌 자극 줄어=시력이 나빠지면 단순히 잘 안 보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눈을 통해 뇌로 들어오는 감각 자극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각 정보가 감소하면 뇌의 인지 활동도 같이 떨어진다.

책 읽기, 글씨 쓰기, 사람 얼굴 알아보기 같은 일상적 활동이 불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외출이 줄고 사회적 교류도 끊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21년 발표된 17만여명의 미국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는 시력 저하가 치매 발생 위험에 최대 47%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4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의 치매위원회 보고서도 전체 치매의 약 2%가 치료받지 않은 시력 손실과 관련 있다고 밝히면서, 시력 손실을 치매의 ‘교정 가능한 위험 요인’으로 공식 분류했다. 

대비감도란 밝기 차이가 적은 사물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클립아트코리아치매, 색상 밝기 구분하는 ‘대비감도’ 영향 커=같은 해 국제 학술지 ‘JAMA 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실린 연구는 한발 더 나아갔다. 

65세 이상 노인 27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치매와의 연관성에서 단순한 근거리·원거리 시력 저하보다 ‘대비감도 저하’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대비감도란 밝기 차이가 적은 사물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가령 진한 회색과 연한 회색처럼 비슷해 보이는 색을 얼마나 잘 구별하느냐가 여기에 해당한다. 시력 검사에서 1.0이 나와도 대비감도는 떨어질 수 있다.

대비감도 저하는 백내장 초기 증상으로 자주 나타난다. “눈앞이 뿌옇다”거나 “대낮에도 밝지 않다”는 호소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많은 장년층이나 노년층이 이런 변화를 그저 나이 드는 탓으로 돌리고 안과 검진이나 치료를 미룬다는 점이다. 시력 저하를 교정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음에도 치료를 받지 않아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클립아트코리아안과 검진, 치매 예방 지름길=시력 저하의 주요 원인 중 상당수는 치료할 수 있다. 백내장은 수술로 시력을 되찾을 수 있고, 당뇨병성 망막증은 혈당 관리와 안과 치료를 병행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우선 1~2년에 한번은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노년층의 안검진은 단순히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을 넘어 뇌 자극과 연관되는 만큼 다른 검진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착용하던 안경이 잘 맞지 않다면 안경 도수만 바꿀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백내장 등 질환 유무를 살펴야 한다. 평소에도 실내 조명은 충분히 밝게 유지하는 등 생활 속 실천도 중요하다.  

또 당뇨가 있다면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김은진 기자 likemer@nongmin.com

 

[농민신문 2026년 6월 8일]

클립아트코리아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 기름 등 일상에서 무심코 먹는 음식이 췌장에 인슐린 분비 부담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췌장 건강을 지키려면 식습관 통제가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급성 췌장염은 한국인에게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박지영 교수 등 다기관 공동 연구팀이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급성 췌장염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 501명을 최대 60개월간 추적한 결과 환자 셋 중 한 명(32.7%)이 두 번 이상 재발했고, 14.2%는 만성 췌장염으로 악화했다.

한 번 재발한 환자가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할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의 70.69배에 달했다. 급성 췌장염 환자의 90%가량은 초기 입원·금식·수액 치료로 7일 이내에 회복되지만, 25%는 재발 위험에 노출된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이 80% 정도 파괴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20~30%는 췌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한 대한비만학회 정회원 양혁용 원장은 일상에서 췌장 건강과 당뇨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식 세 가지로 비빔국수, 감자조림, 전·부침개를 꼽았다.

양 원장이 첫 번째로 지목한 음식은 비빔국수다. 정제 탄수화물인 면류에 고추장·물엿·설탕 등이 다량 첨가되면서 탄수화물과 단순당이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양 원장의 자체 혈당 측정 실험에서 비빔국수 섭취 후 혈당이 최고 220까지 치솟았다.

두 번째로 꼽힌 음식은 감자조림이다. 양 원장은 “감자조림을 건강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리된 감자일수록 혈당이 더 오른다”고 지적했다. 감자를 쪄서 먹는다면 식힌 뒤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섭취하는 방법을 권장했다. 식히는 과정에서 저항성 전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저항성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탄수화물이다.

세 번째 주의 식품은 전과 부침개다. 양 원장은 “부침개 조리에는 식용유가 다량 들어가고 주성분인 밀가루가 결합하면 식후 혈당이 오른 뒤 수 시간이 지나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기름에 부치는 조리 특성상 단위 부피당 열량이 높아 과식을 유발하기 쉽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췌장 건강과 당뇨 관리의 기본은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을 규칙적으로 먹고, 설탕·꿀 등 단순당 섭취를 줄이며, 식이섬유를 충분히 챙길 것을 권장한다. 식이섬유는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고 혈중 지방 농도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도 핵심 축이다. 식후 30분쯤 시작해 30분~1시간 정도 걷거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매일 같은 시각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후 운동은 혈당을 직접 떨어뜨리고 인슐린 효능을 높여 췌장의 부담을 줄여준다. 정기 건강검진으로 혈당과 췌장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yjnam@sedaily.com)

 

[서울경제 2026년 5월 26일]

하우스 재배로 앞당겨진 참외철, 봄부터 매대 올라
씨 포함 100g당 칼륨 394mg…생바나나보다 많아
“만성콩팥병·일부 혈압약 복용자, 과식 주의해야”


“참외 반 개 먹었는데?”
 

 
 
하우스 재배와 재배기술 발달로 참외 출하 시기가 빨라지면서 봄부터 과일 매대에서 참외를 쉽게 볼 수 있다. 참외는 수분이 많고 단맛이 산뜻하지만 칼륨 함량도 높은 편이라 신장질환자는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참외는 한 조각에서 끝나기 어렵다. 껍질을 깎아 접시에 올려두면 처음엔 몇 조각만 먹으려던 마음이 금방 흐트러진다. 차갑고 아삭한 단맛에 식사 뒤에도 손이 한 번 더 간다.
 
참외는 여름 과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요즘은 봄부터 과일 매대에서 쉽게 보인다. 하우스 재배가 보편화되고 재배 기술이 발달하면서 출하 시기도 예전보다 빨라졌다.
 
건강한 사람에게 참외가 특별히 위험한 과일은 아니다. 수분이 많고 단맛이 깔끔해 더운 날 가볍게 먹기 좋다. 문제는 참외 자체가 아니다. 몸 밖으로 칼륨을 내보내는 힘이 떨어져 있을 때다.
 
23일 질병관리청 만성콩팥병 유병률 추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9세 이상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연령표준화 기준 6.3%였다. 나이가 들수록 비율은 높아져 70대 이상에서는 약 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장 기능이 괜찮은 사람은 남는 칼륨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반대로 만성콩팥병이 있거나 혈중 칼륨 수치를 관리 중인 사람은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참외를 한 번에 많이 먹거나 고칼륨 식품을 같은 끼니에 겹쳐 먹으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100g당 칼륨 394mg…생바나나보다 높은 참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농촌진흥청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씨를 포함한 생참외의 칼륨 함량은 100g당 394mg이다. 씨를 제거한 생참외도 100g당 388mg으로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칼륨이 많은 과일로 알려진 생바나나는 100g당 칼륨 355mg이다. 같은 100g 기준으로 보면 참외의 칼륨 함량이 바나나보다 높다.
 
칼륨은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체내 수분 균형을 맞추고 신경과 근육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많이 쌓여도 괜찮은 성분은 아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이미 혈중 칼륨 수치를 관리 중인 사람은 칼륨 섭취가 한꺼번에 몰릴 때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칼륨혈증 수치가 크게 높아질 경우 근육 무력감, 피로감, 저린 감각,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태가 악화되면 부정맥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참외 몇 조각을 먹었다고 곧바로 문제가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봐야 할 것은 양과 반복, 그리고 함께 먹는 음식이다.
 
식후 디저트로 참외를 먹고, 같은 끼니에 감자·고구마·익힌 시금치·콩류처럼 칼륨이 많은 식품까지 겹치면 전체 칼륨 섭취량은 빠르게 늘 수 있다. 이미 칼륨 제한 식이를 안내받은 사람이라면 이런 조합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혈압약 복용자도 ‘내 약 종류’ 확인해야
 
혈압약을 먹는 사람도 자신이 복용 중인 약 종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모든 혈압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칼륨보존 이뇨제 등 일부 약물은 혈중 칼륨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혈압약은 심혈관질환과 신장질환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약을 중단하는 일이 아니라, 최근 혈액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높게 나온 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일이다.
 
식탁에서는 조합부터 바꿔볼 수 있다. 참외를 먹는 날에는 같은 끼니에 감자, 고구마, 익힌 시금치, 콩류 같은 고칼륨 식품을 한꺼번에 올리지 않는 방식이다. 이미 칼륨 제한 식이를 안내받았다면 의료진이나 영양사에게 자신의 하루 섭취 기준을 확인하는 게 좋다.
 
당뇨병이 있거나 혈당을 관리 중인 사람도 양은 봐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기준 씨를 포함한 생참외는 100g당 당류 8.29g을 함유한다. 수분이 많아 가볍게 느껴져도 여러 조각을 이어 먹으면 당류 섭취량도 함께 늘어난다.

 
 
씨를 포함한 생참외의 칼륨 함량은 100g당 394mg이다. 감자·고구마·익힌 시금치 등 고칼륨 식품과 같은 끼니에 겹쳐 먹으면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참외를 아예 멀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칼륨 수치를 관리 중이라면, 먹기 전에 양부터 정해두는 게 낫다.
 
전문가들은 “신장 기능이 떨어졌거나 혈액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높았던 사람은 참외를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먹을 양을 먼저 덜어두는 편이 좋다”며 “고칼륨 식품이 한 끼에 몰리지 않게 조합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일보 2026년 5월 23일]

수분 보충만 되는줄 알았는데…수박, 혈관·근육통에 도움?

혈당 급등 상황서 혈관 기능 저하 완화 경향 발견
수박 섭취자 식단 질 높고 첨가당·포화지방 낮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달콤한 맛 때문에 혈당 관리에 불리할 것 같던 수박이 혈관 건강 연구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혈관 기능 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고 수박을 먹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식단 질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의학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영양·혈관 건강 관련 연구들에서 수박이 여름철 수분 보충 과일을 넘어 혈관 건강과 식단 개선 측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8명을 대상으로 2주간 수박 주스를 섭취하게 한 뒤 혈관 기능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수박 주스를 마신 집단은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아진 상황에서 혈관 기능 저하가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심박수 변동성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수박에 들어 있는 ‘L-시트룰린(L-citrulline)’과 ‘L-아르기닌(L-arginine)’에 주목했다. 이들 성분은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 과정에 관여한다. 산화질소는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류 순환을 돕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수박은 자연계 식품 중 L-시트룰린을 풍부하게 함유한 대표적 공급원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시험이 건강한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인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수박 섭취자의 식단 구성 차이도 확인됐다. 수박을 먹은 성인과 어린이 모두 전반적인 식단 질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해당 연구는 2022년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수박 섭취자는 식이섬유와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 C·A 라이코펜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대로 첨가당과 포화지방 섭취량은 더 낮았다.

연구진은 수박의 약 92%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2컵 기준 열량은 약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의 약 25%도 들어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수박 속 라이코펜과 L-시트룰린이 혈관 탄력성과 순환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추가로 살피고 있다.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은 붉은색 수박 품종에 더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박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장기 대규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운동 후 회복과 관련한 연구도 있다. 2013년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농업·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운동 전 수박 주스를 마신 참가자들이 운동 뒤 근육통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박에 포함된 아미노산 L-시트룰린이 근육 회복과 피로 완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한국경제 2026년 5월 22일]

알약 복용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펙셀스

훌륭한 건강 보충제인 비타민도 적정량을 넘어서 많이 먹을 경우 뇌졸중과 장기 손상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약학 전문가인 메건 넌 박사는 최근 건강 전문 매체 ‘베리웰 헬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타민 과다 복용 문제는 특정 비타민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가벼운 피부 발진이나 구토부터 심하면 발작, 뇌졸중,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와 어린이, 임산부, 고령층의 경우 여러 영양제를 동시에 복용할 때 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비타민을 분해하고 배출하는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져 하루 권장량을 먹더라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도 성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지용성인 A·D·E·K는 과잉 섭취할 경우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고 쌓여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A를 과다 섭취하면 위장장애, 피부 가려움, 건조감 같은 피부 부작용, 관절통 및 관절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간 손상, 시력 저하, 머리뼈 내 압력 상승 등도 있다. 비타민 D도 많이 먹으면 심한 갈증과 잦은 소변, 발작, 식욕감퇴, 설사, 울렁거림, 근육통, 피로, 신장 결석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 B와 C는 지용성 비타민보다 비교적 안전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한 번에 흡수되는 용량의 한계가 있고 체내 유지 시간이 짧아 여러 번 나눠 섭취해야 체내 비타민 C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속 쓰림은 비타민 C 부작용으로 가장 흔한 증상이다.

넌 박사는 “건강한 성인이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고 있다면 대부분 별도의 비타민 보충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타민은 적정량일 때만 건강에 이로우며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꼭 필요한 만큼만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서울신문 2026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