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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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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 영양제 [사진 = 연합뉴스]
 
건강한 사람이 오메가-3 보충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심장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메가-3가 심장의 전기적 리듬, 특히 상부 심방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메가-3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한 이들을 평균 12년간 살펴본 장기 추적조사로, 오메가-3의 부정적 영향을 밝힌 최초 연구다. 건강한 사람이 불필요한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와 영국 리버풀대 심장흉부병원, 덴마크 올보그대, 중국 중산대, 베이징협화의학원 공동 연구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의학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메디신’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오메가-3는 에이코사펜타엔산(EPA)과 도코사헥사엔산(DHA) 등을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하는 지방산의 한 종류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없애주고, 혈행을 개선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명확한 과학적 합의는 없는 상황이다. 오메가-3 효과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영국의 임상데이터베이스인 ‘바이오뱅크’를 활용했다. 2006~2010년 사이 건강설문조사에 참여한 40~69세 사이 41만5737명을 선별해 이들을 2021년 3월까지 추적조사했다. 평소 식이습관과 오메가-3 보충제 섭취 여부, 의료기록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수집한 평균 기간이 약 12년이라 설명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추적조사 대상자 중 31.4%에 해당하는 13만365명이 매주 정기적으로 오메가-3 보충제 혹은 오메가-3가 포함된 약을 섭취한다고 답했다. 추적기간 동안 2만2636명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심부전을 겪었고, 1만8367명이 심방세동을 경험했으며 이들 중 2만214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메가-3 보충제 섭취와 여러 질환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오메가-3 보충제를 주기적으로 먹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방세동 발병위험이 13% 높아졌다. 뇌졸중 위험은 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나 성별, 흡연, 고혈압을 비롯한 변수를 모두 고려해도 오메가-3의 주기적 섭취와 심장질환·뇌졸중은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연관성의 원인으로 오메가-3의 생리학적 효과를 지목했다. 오메가-3가 심장의 전기적 리듬, 특히 상부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협회는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오메가-3 보충제 섭취를 권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오메가-3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시작한 이 연구에서 부작용을 발견하게 돼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오메가-3 효과는 이번 연구에서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심혈관 질환을 이미 앓고 있던 사람들이 오메가-3를 정기적으로 복용했을 경우, 심방세동에서 심장마비로 진행될 위험이 15% 낮아졌다. 심부전으로 진행될 위험은 9% 낮아졌다. 질병을 이미 앓고 있는 경우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두고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점 등 한계점이 있다면서도 무분별한 보충제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보충제에 대한 부정적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남용하면 독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운동 열풍이 불며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단백질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체내 질소노폐물이 쌓여 혈중단백분해효소 수치가 올라가거나 신장에 무리를 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풍이나 결석, 신부전증이 유발될 수 있다. 지난 2019년 호주 연구팀은 스테로이드 성분 단백질 보충제가 성 기능 장애나 피부 괴사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칼슘 보충제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거나 비타민A 과다 섭취 시 뇌압 상승이나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나온다.

보충제 형태로 섭취했을 때 효과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비타민C를 음식을 통해 섭취할 때는 폐암 위험성을 18% 낮추지만, 영양제와 같은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1992~2018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0건 논문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보충제가 건강한 식단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별 영양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채소나 과일, 저지방 유제품 중심의 지중해식 식단도 추천한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것이 거듭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서다.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단을 다양하게 짜면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매일경제 2024년 5월 22일]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아"…'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윤 대통령, 전문가들 만나 의견 경청하면 도움 될 것

인사말 하는 김형석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9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 건 "대학 졸업(퇴직) 후"였다. 대학에서 일할 때 "강 속을 떠다니는 물고기"였다면 퇴직 후에는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가 됐다. 그는 퇴직 후 삶의 반경이 "더 넓어졌다"고 했다. 9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책은 100년 넘게 살아오며 그가 깨달은 삶의 지혜와 경험을 담은 에세이다. 평범한 우리네 일상에서부터 정치, 교육 분야 등 우리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노련한 시선으로 살펴본다.

철학자 김형석, 신간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9
scape@yna.co.kr

 

1920년생인 그는 올해 104세다. 초고령이지만 여전히 정신이 또렷하다. 1시간 반 넘게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거의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낼 정도로 그는 정정했다. 질문을 알아듣기 힘들어 곁에서 써서 준 질문 내용을 읽고, 일일이 답했지만, 말을 하는 데는 막힘이 없었다. "95세 넘으면서부터 소리는 들리는 데 말이 잘 안 들려요. 다 들리긴 하는데 구별을 잘 못합니다."

 

그는 쓰기로 마음먹었던 '필생의 책'들을 대부분 퇴직 후에 썼다. 4권 중 3권이 퇴직 후 작품이다. 공부도 "더 많이 했고", 글도 "더 많이" 썼으며 교단에도 "더 자주" 섰다. 그는 "늙는다는 건 성장이 끝났다는 것"이라며 "성장하는 동안에는 늙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에서 제일 좋은 나이가 60~75세인데, 계란 노른자 나이거든요. 그때가 제일 행복했습니다."

철학자 김형석, 백 년의 지혜 모은 신간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9 scape@yna.co.kr

 

늙지 않는 비법으로 그가 꼽은 건 두 가지. "공부를 계속하고, 일하라는 것"과 "감정을 젊게 가지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도 글을 정기적으로 쓰고, 계속해서 일한다. 신문사 칼럼 같은 동시대 현안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오랜 사색 끝에 내놓은 보편적인 진리나 삶의 지혜를 다룬 에세이 형식의 글을 많이 쓴다. 글을 잘 쓰려면 중국 문인 구양수의 말처럼 많이 듣고, 읽고, 생각하는 '다문다독다상량'(多聞多讀多商量)이 당연지사.

아울러 생각을 젊게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특히 감정이 풍부한 글,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감수성을 키우고, 젊은이들과 교류하면서 '젊은 생각'으로 무장한다. 그런 과정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의 글과 그것이 없는 사람의 글을 보면, 감정이 풍부한 사람의 글이 더 젊어 보여요…강남 현대고등학교에서 강연이 예정돼 있어요. 학생들과 노는 게 즐겁습니다. 좋아해요. 그래서 나도, 여러분도 늙지 않고, 오래 일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100세 이후에도 여러 종류의 책을 내고 있지만, 그는 의외로 한국어가 약하다고 했다. 25세 전까지는 일제 치하에서 일본어에 오염됐고, 교수 생활을 하면서는 전공 탓에 영어와 독일어에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미묘한 단어를 구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지금도 내가 쓴 글을 보면 개념은 표현했는데, 형용사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단어에 대한 결핍은 그가 계속해서 글을 쓰며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형석 교수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9 scape@yna.co.kr

 

젊은이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국내 교육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는 만약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우선 줄 세우기에 급급한 "'수학능력시험'을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수능이 학문적 다양성도, 학생들의 사고력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젊은 애들이 고통받고 있다. 아까운 인생을 버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 나오는 "지도자의 무지는 사회악"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학창 시절 가장 공부를 안 한 세대인 운동권 "586세대", 고시를 준비하느라 국제적 감각이 결여된 "법조계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회복할 방안에 대해선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주의가 뚜렷한 건 정당하다고 본다"며 다만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전문가·학자 등을 만나 '티 타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buff27@yna.co.kr

 

[연합뉴스 2024년 5월 9일]

2019년 당시 116세이던 일본 할머니 다나카 가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인간의 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는 이른바 '장수 혁명(longevity revolution)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2050년까지 100살에 도달하는 사람의 수가 지금보다 8배 많은 37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현재 5살인 아이들의 절반 정도는 100살까지 살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미국에서 작가 겸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윌리엄 콜은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100살 이상 고령자들이 꼽은 장수의 비결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삶의 목표를 가지는 것이 고령자들이 밝힌 장수 비결 중 하나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 연방판사로 104세까지 재직했던 웨슬리 브라운은 생전 맡았던 사건에 대한 부담이 심신의 활기를 유지하고 목적의식을 불러왔다면서 이런 부담이 장수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뽑은 또 다른 장수 비결은 웃음이다.

122년 164일을 살아 역대 최고령자로 공인된 프랑스의 잔 칼망은 웃음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시력과 청력을 잃었음에도 유머 감각은 끝까지 유지한 칼망은 눈물이 날 때까지 웃는 경우가 많아서 마스카라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의 전염병학자인 베카 레비는 단순한 희망적인 생각 이상으로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것이 수명을 7년 반이나 연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사랑도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기혼자들이 독신자보다 더 장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100살까지 살 가능성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정을 다지며 살고 있는 100살 이상의 고령자들처럼 플라토닉한 우정도 사랑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종교도 장수 비결 중 하나로 꼽혔다.

115번째 생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베네수엘라의 후앙 비센테 페레스 모라는 생전에 장수 비결을 묻는 말에 항상 "신을 사랑하고, 마음 속에 신을 간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역대 최고령자로 꼽히다 지난 2022년 사망한 일본의 다나카 가네도 119살 당시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으로 지켜온 믿음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kp@yna.co.kr

김계환(kp@yna.co.kr)

 

[연합뉴스 2024년 4월 29일]

英 연구팀 "일상생활서 실천해야…모든 원인 사망 위험도 24%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체 활동은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누구나 짧은 시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계단 오르기가 수명 연장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공단 본사 사옥 '건강증진 계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노리치의 이스트앵글리아대 및 노퍽·노리치대학병원 재단 소피 패독 박사팀은 2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학술대회 예방심장학 2024(ESCPrev 2024)에서 35세 이상 48만여 명에 대한 계단 오르기 효과 연구 9편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계단 오르기와 수명 연장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 활동이 심장과 몸, 정신 건강에 큰 건강상 이점이 있고,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기여한다며 신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4명 중 1명만이 WHO가 권장하는 수준의 신체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신체 활동이 불충분한 사람은 충분히 활동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0~3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계단 수 및 오르는 속도와 관계 없이 계단 오르기의 효과를 연구한 9개 연구에 대해 메타 분석을 했다. 연구에는 건강한 사람과 심장마비 및 말초동맥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등 35~84세 48만479명(여성 53%)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은 운동 같은 신체 활동을 통해 대부분 예방할 수 있고 계단 오르기는 실용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라며 이 연구에서 계단 오르기가 심혈관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계단 오르기를 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4% 낮았으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9%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단 오르기는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패독 박사는 "잠깐의 신체 활동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짧은 시간의 계단 오르기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면서 "계단과 엘리베이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계단을 이용하는 게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계단을 많이 오를수록 건강 증진 효과도 더 커진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이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먼저 집이나 직장, 주변 등에서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scitech@yna.co.kr

이주영(scitech@yna.co.kr)

 

[연합뉴스 2024년 4월 27일]

이광이 잡념잡상 _02
‘무사찰주의’ 지리산 암자 도현스님
“자기가 숨 쉬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봐요. 지금 숨 들어간다, 나온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거라. … 들숨날숨 가만히 보고 있으면 멀리 떠돌던 잡념들이 내 안으로 돌아와요. 마음을 불러 몸 곁에 두는 거지. 몸과 마음이 같이 있으면 편안해지는 거요. … 지혜는 내 것을 덜어낼 때, 내 몫을 덜 가질 때 나와요. 당장은 손해 같지만 나중에 돌아와. 삭히면 깊어지듯이.”

일러스트레이션 유아영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꽃달(花月)’, 들이나 산이나 백화난만이다. 겨울을 넘어온 동백과 더불어 납월홍매 산수유 봄을 열면, 춘분 즈음에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피고, 청명 지나 살구꽃 도화 라일락 피고, 그리고 명자 철쭉 피고지고, 여름 다되어서 모란이 큼지막한 얼굴을 내민다.

전에는 그렇게 순서대로 피었는데 요새는 앞뒤가 없다. 올해 녹우(綠雨)가 잦아 산에 물이 많고 봄인가 하면 여름이어서 그런지, 더 그렇다. 사월 지리산에 삼월 꽃도 더러 있고, 오월 꽃도 다투어 개화하니, 좋기는 하지만 통 정신이 없다. 전채 먹고 수프 먹고, 차근차근 입가심하고, 코스요리 나오듯이 봄 꽃구경이 그러했는데 지금은 한상 떡 벌어지게 차린 한정식처럼 눈도 마음도 바쁘고, 벌도 나비도 바쁘다.

산색은 어느새 연두를 삼키고 초록으로, 등고선을 따라 올라가고 있다. 이맘때 지리산은 ‘녹우(綠牛)’, 푸른 소 같다. 머리를 해 뜨는 동으로, 꼬리를 서쪽으로, 몸뚱이를 길게 늘어뜨리고 천년만년 엎드려 있는 거대한 한 마리 푸른 소. 그 구불구불 능선이 소의 등뼈, 지리산 1백리 종주길이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는 지눌의 ‘정혜결사문’ 첫 문장처럼 우리가 곤궁할 때, 묵묵히 사흘을 걸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그 길이다.

소의 육신은 사방팔방 비탈을 이루며 헤아릴 수 없는 겹겹의 주름 폭을 이루고 있다. 소의 남사면, 섬진강이 흐르는 구례 하동 방면이다. 여기를 ‘겉지리’라 한다. 소의 북사면, 남원 함양 산청 방면을 ‘속지리’라 한다. 양지바른 겉지리에 절집이 많고, 해가 짧은 속지리엔 당집(巫堂)이 많았다. 그래서 남향으로 화엄사 쌍계사, 한 산에 두 본사(本寺)가 자리하고, 북향으로 실상사 벽송사 같은 몇몇 절이 산재한 골짜기 곳곳에 당집이 여럿 남아 있다.

가진 것은 보리수 청매 한 그루, 빈 의자…
하동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쪽으로 들어간다. 유명한 벚꽃터널 10리를 지나 쭉 가다가 삼거리에서 좌로 빠지면 칠불사이고, 오른편 찻길이 끝나는 곳에 마을이 나온다. 신라 최치원이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 했던 의신마을이다. 여기서 7㎞ 쯤 오르면 달 밝은 벽소령이다. 지리산의 한가운데, 소의 갈비뼈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한참 걸으면 산모퉁이 돌아 작은 암자가 있다. 암자는 꼭 바로 보여주지 않고 한 땀 빼고, 한 모퉁이 돌아야 나온다.

‘연암난야’, 집 처마에 소박한 현판이 걸려 있다. ‘연암(蓮庵)’은 서산대사가 머물었던 수행처 이름에서, ‘난야(蘭若)’는 토굴을 뜻하는 범어 아란야에서 가져왔다. 산죽으로 울타리 친 마당에 보리수 청매 한 그루, 밤나무 두 그루, 싹을 내민 파초 한 무덤, 올챙이 노는 작은 연못, 그 앞에 빈 의자 놓여있다.

여러 해 지나 다시 오니 마당에서 포행 하던 스님 반가이 맞아준다. 집은 다섯 평, 천장은 낮고 공간은 좁다. 마루와 부엌, 사람 둘 눕기도 좁은 방 하나, 그리고 벽장 속에 손바닥만 한 부처님 앉아 계시다. 합장하고 창을 여니 온 세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소리 들리지요? 빗점골 계곡 따라 내려가는 소리요. 가만히 들어보면 옛날 고향바다의 파도소리 같아. 물에 발을 담고 있으면 이 물이 흘러 부산 앞바다로 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지.”

도현스님, 초등학교 졸업하던 열다섯에 밥 굶지 말라고 절에 보내져, 1963년 부산 범어사에 덕명스님을 은사로 동진(童眞)출가했다. 20여년 선방을 돌며 간화선 수좌를 하다가 태국에서 5년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돌아왔다. 칠불사 선방에 살다 이곳에 터 잡은 지 30여년, “중노릇이 회갑을 넘은” 선사다. 쌍계사 안거결제 때 한가운데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 ‘방장’급 스님이다. 그런데 절도 없고, 시자도 없고, 공양주도 없고, 문중도 있지만 없고, 주지도 안 하고, 차도 없고, 돈도 없이 ‘무사찰주의’를 고집하며 혼자 산다.

“은사스님이 여러 번 찾아와 주지 맡으라고 했지요. 안 갔어. 나는 선객이라, 주지 맡아서 큰 불사 벌이고 그런 것 소질이 없어 못해요.”

“그래도 나날이 돈이 드는데 살림살이는 어찌 하시냐”고 물었다. 여기는 큰 절 소속 산내암자하고는 다르다. 아무 지원도 없는 완전한 ‘독살이’다.

“아침 먹으면 점심 걱정하고, 추수하면 보릿고개 걱정하는 것이 사람이지. 하루는 가지에 앉은 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디다. 거울도 없이 깃털을 잘도 다듬는구나, 쌓아놓은 재산도 없이 잘도 살아가는구나! 부처님 믿고 한번 살아보자, 내가 하루살이는 아니고 ‘한달살이’요.”

가끔 큰 절에 법문도 다니고, 오랜 인연의 신도들이 좀 있다. 마을사람들도 들여다보고, 더러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찾아와 보시를 하곤 한다. 그들에게 한 달에 한번 편지를 쓴다. 소소한 일상, 계절의 변화, 울화통 삭히는 비법 같은 법문을 담아 글을 보낸다. 그런 세월이 30년 넘었다. 편지는 ‘조용한 행복1, 2’ ‘나라고 불리어지는 것에 대한 알아차림’ 등 4권의 책으로 나왔다.

법정스님 어깨너머로 배운 글
“스님 글이 법정스님을 닮았어요” 했더니, “그렇지, 법정스님 어깨너머로 배운 거라. 송광사 선방 살 때 불일암 가서 차도 마시고 했는데 여기서 같이 살자 하시더라고, 그래서 은사처럼 모시고 살았어요. 저 파초가 스님이 가져온 불일암 파초요” 한다. 그러면서 “편지가 가잖아요? 그러면 전신환이 와. 우체국으로도 오고. 그 안에 보시가 들어있지. 다들 사는 것이 바쁘니 깜빡 잊고 있다가 편지 보고 생각나는 모양이라. 해인사 장경각에서 법문을 도매로 받아와 여기서 소매로 팔아먹고 살아. 그러니 한달살이지. 불경에 중 굶어 죽으란 법 없어요.”

살다가 괴로울 때는 어찌해야 하는지 비급 한 수 알려 달라 했다. “먼저 숨쉬기 운동부터 해야 돼요. 들숨날숨, 들숨날숨, 들이쉴 때 스으∽하고, 내쉴 때 후우∽하고, 자기가 숨 쉬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봐요. 지금 숨 들어간다, 나온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거라” 한 5분 해보라 해서 해봤더니 잘 모르겠고 살짝 가라앉은 느낌은 든다. “들숨날숨 가만히 보고 있으면 멀리 떠돌던 잡념들이 내 안으로 돌아와요. 마음을 불러 몸 곁에 두는 거지. 몸과 마음이 같이 있으면 편안해지는 거요. 매일 조금씩 해보면, 어느 날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 욕심에서 한 발 벗어나는 거요.”

장경각에서 받아온 한소식이 이어진다. “마당에서 장작을 패고 있는데 해가 기울면서 산그늘이 내 몸을 서서히 덮더란 말이야. 그래 산이 내게 말을 거는구나, 하고 알았지. 산을 보고 한바탕 웃어줬어요. 한밤중에 고양이가 문을 긁는 것은 배고파서 그런 것이고, 파초 잎이 부르르 떠는 것은 바람 불고 곧 비가 온다는 거라, 들숨날숨 하고 있으면 알게 돼요. 그게 ‘지관(止觀)’이요.”

이 대목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에 나온다. 싯다르타가 강가의 야자나무 이야기, 강물에 뛰어들려고 했던 이야기를 하자 뱃사공 바주데바가 말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그대로군요. 강이 당신에게 말을 건넸던 거예요. 강은 친구이며, 말을 건네는 거지요…” 강물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어제 흐른 것은 저 앞에 갔고, 오늘 흐르는 것은 여기 가고, 내일 흐를 것은 저 뒤에 오는 것 같지만 ‘강어귀에서나, 폭포에서나, 시냇물의 여울에서나, 산과 바다에서…강에는 현재만 있을 뿐 과거라는 그림자도, 미래라는 그림자도 없어요.’

“지혜는 많이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요”
들숨날숨 하다보면 고요 속에 ‘지혜’가 생겨난다 하니, 불교의 삼학, 계정혜(戒定慧)의 ‘혜’다. “평생 중노릇에 결국 도달해야 할 곳은 ‘혜’지. 지혜는 많이 배워서 나오는 게 아니요. 내 것을 덜어낼 때, 내 몫을 덜 가질 때 나와요. 당장은 손해 같지만 나중에 돌아와. 삭히면 깊어지듯이. 지혜는 불쌍하다, 어쩔까나, 하는 자비심이 원천이요.”

수도승은 누구인가? ‘수도권에 사는 중이 수도승’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차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야 하는 산중에서 홀로 무욕의 삶을 사는 스님이 아닌가 한다. ‘편하다’는 제목의 스님 자작시 한 수. ‘따뜻한 물 쓰기도 불편하고/ 화장실 가기도 불편하고/ 군불 넣기도 불편하고/ 산길 오르내리기도 불편하다/ 그렇게 불편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 ‘불’자가 떨어져 버렸다’

내 것을 덜어내라는 스님 법문이 참 묘하다. 하직삼배하면서 불전에 노란 지폐를 한 장 놓으려다 한 장을 더 놓았다. 산문 나서면서 물으니, 전 재산 2백만원 있다고 한다. 떠날 때 화장(火葬)할 돈이라 한다.


이광이 ‘정말로 바다로 가는 길을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러나 바다로 가는 노력을 나는 그쳐본 적이 없다’ 목포 김현문학관에 걸린 이 글귀를 좋아한다. 시는 소질이 없어 못 쓰고 그 언저리에서 ‘잡글’을 쓴다. 삶이 막막할 때 고전을 읽는다. 머리가 많이 비어 호가 ‘반승’(半僧)이다. 동화 ‘엄마, 왜 피아노 배워야 돼요?’와 책 ‘절절시시’를 썼다.

한겨레 hanidigitalnews@hani.co.kr

 

[한겨레 2024년 4월 24일]

고령화·황혼이혼 증가한 영향
“여성들도 당당하게 이상형 제시”
상담소 방문 10명 중 3명이 女노인

A씨(74)는 4년 전 4살 연하 아내와 황혼 재혼을 했다. 그는 전 아내와 이혼한 뒤 2년 정도 혼자 살았다. 외로웠던 A씨는 결국 2020년 초 재혼 전문 회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해 12월 지금의 아내를 만나 함께 살게 됐다. A씨의 새 아내 역시 전 남편을 암으로 잃었다. 그러다 A씨와 같은 회사 문을 두드렸다. 남은 인생을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A씨는 황혼 결혼에 만족한다. A씨는 15일 “혼자가 된 뒤 황혼 결혼을 망설이는 노인들에게 남 눈치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남은 인생 서로 의지하다 가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아내도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결혼은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확산하면서 혼인 건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60대 이상 연령층에선 혼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100세 시대’를 맞아 60, 70대를 중심으로 황혼 결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적령기인 25~34세 혼인 건수는 남성 기준 10만49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100건가량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60세 이상 남성의 혼인 건수는 7700건으로 전년보다 500건 늘었다.

황혼 결혼이 늘어나는 이유로 고령화와 이혼 증가 등이 꼽힌다. 황혼 결혼 주연령대인 60, 70대 인구는 2003년 530만명에서 지난해 1140만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또 1990년대 초반 5만건에 그쳤던 연 이혼 건수는 지난해 9만2000건을 기록하며 1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황혼 이혼 건수는 남성 기준 2013년 1만500건에서 지난해 1만8900건까지 늘었다. 그만큼 황혼 결혼 시장도 커진 것이다.

노년의 새로운 만남을 꺼리던 일부 여성들도 인식을 바꾸고 있다. 황혼 결혼 상담을 받은 적 있다는 여성 B씨(70)는 “남편과 이혼 후 혼자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변에 상담은 물론 실제로 황혼 결혼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 재혼 전문 회사 관계자도 “이제 고령 여성 고객들도 당당하게 이상형을 말하는 등 세상이 변했다”며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황혼 결혼 희망자 10명 중 3명이 여성”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황혼 결혼이 노인들의 사회·심리적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 공동체 해체까지 더해져 노인들은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됐고 이에 따라 황혼 결혼에 대한 인식도 변하는 것”이라며 “황혼 결혼이 높은 노인 자살률에도 변화를 주는 등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혼 결혼은 새 배우자와 자녀 간 상속 분쟁도 빈발한다. 황혼 결혼은 주로 생계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재력가 노년층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에 황혼 결혼을 앞둔 노년층이 재산 분할이나 상속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윤 기자(kyoon@kmib.co.kr)

 

[국민일보 2024년 4월 16일]

후안 비센테 페레스 모라. photo 기네스 월드 레코드 홈페이지 발췌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인증한 베네수엘라의 한 농부가 115번째 생일을 50여일 앞두고 숨진 가운데, 그가 꼽은 장수의 비결은 열심히 일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그리고 하루 한 잔의 술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세계 최고령 남성이었던 베네수엘라의 농부 후안 비센테 페레스 모라가 2일 114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112살이던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생존 남성으로 기네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모라는 1909년 5월27일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서 10남매 가운데 아홉째로 태어났다. 5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형들을 도와 사탕수수와 커피를 수확하는 농사일을 시작했으며, 10살에 학교에 들어갔지만, 교사가 병에 걸려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되면서 5개월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다만, 교사가 준 책으로 읽고 쓰는 것은 익힐 수 있었다.

농부였던 모라는 1948년부터 1958년까지 10년 동안은 마을 보안관으로 일하면서 토지 분쟁이나 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일도 맡았다. 1938년 결혼해 자녀 11명, 손주 42명, 증손주 18명, 고손주 12명을 뒀다.

1997년에 아내가 81살의 나이로 숨질 때까지 6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했다. 앞서 2022년 기네스 세계 기록은 "그는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겪었고 텔레비전의 발명과 인간의 달 착륙을 목격했다"며 "그는 뛰어난 건강과 기억력을 가졌다. 어린 시절, 결혼 생활, 형제·자매와 자녀·손주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모라는 생전 자신의 장수 비결로 "열심히 일하고 휴일에 쉬며,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고 섦여했다. 그 외에도 날마다 사탕수수로 만든 증류주 '아구아르디엔테'를 한 잔씩 마셨다. 그러나 과음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라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하루에 두 번씩 기도드린느 일과도 빼놓지 않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모라의 가족과 (그가 태어난) 타치라주 엘 코브레의 모든 이들에게 포옹과 애도를 보낸다"고 전했다.

한편, 모라가 밝힌 것처럼 하루 한두 잔의 술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라의 장수를 두고 '유전자의 힘'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잔의 술 만으로도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최신 연구들이 나왔기 때문.

과거 우리나라의 많은 전문가들도 음주 시 하루 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고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절주보다는 금주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다. 질병관리청이 언급한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따르면, '술은 1군 발암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로도 구강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유럽의 암예방가이드라인에도 '술 종류에 상관없이 음주량을 줄이고,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더 좋다'고 개정했다.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도가 커지고, 그 해로움은 주종에 상관없이 나타나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hen@chosun.com

 

[주간조선 2024년 4월 7일]

photo. Unsplash


걷기는 간단하지만 건강을 증진시키고, 칼로리를 소모해 체중 감량의 속도를 높이는 확실한 방법이다. 많은 건강 전문가들이 다양한 걷기 방법을 통해 운동 효과를 최대화할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핵심 전략은 바로 일관성이다. 꾸준하게 걷는 것은 체중 감량 뿐만 아니라 전반적 체력 단련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1) 무게를 추가해 걷기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메고 걷는 '럭킹(rucking)'은 운동에 강도를 더하고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우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메고 걸으면 저항력을 더하고 더 많은 근육 활동을 유도해 칼로리 소모와 근육 활성화를 증가시킨다. 열량 소모가 증가하면 체중 감량에 필요한 칼로리 부족이 더 많이 발생한다. 럭킹은 힘과 근육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휴식시 더 높은 신진대사로 이어질 수 있다.

2) 자신과 겨뤄라

경쟁 심리가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걷기 속도나 거리를 개선하는 데 도전하는 것이 체력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상적인 걷기 속도에서 시작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증가시켜보자.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편안한 운동 거리와 운동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더 빨리 걸으면서 다음 운동 동안 그 시간을 단축시키려 해보자. 더 이상 걷기 속도를 높일 수 없을 때까지.

3) 경사를 더하라

2022년 한 연구에 따르면, 최소 30분 동안 6%의 경사로를 걷는 것은 일반적인 걷기보다 지방 감소가 더 많았다. 오르막길을 걷는 것은 평평한 표면에서 걷는 것보다 더 많은 근육을 참여시키고, 심박수를 증가시키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러닝머신에서는 일반적으로 백분율 등급으로 표시되는 경사 버튼을 조정하여 오르막길 걷기를 추가할 수 있다. 전체 기간 동안 동일한 경사를 유지하거나 평평한 경사와 경사를 번갈아 가며 걷는 것도 좋다.

4)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자

인터벌 트레이닝은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키고 체중 감소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훌륭한 방법이다. 다양한 속도 또는 경사로 걷기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 만약 30분 동안 걷는다면, 적당한 속도 또는 경사가 없는 상태에서 4분을, 그리고 빠른 속도 또는 경사로 1분을 번갈아 가며 6라운드를 할 수 있다.

5) 밖에 나가자

야외에서 걷는 것은 걷기를 흥미롭게 하고 동기 부여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연구들은 또한 야외에서 걷는 것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6)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걷자

아침에 걷는 것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다음날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2020년 리뷰에 따르면, 특히 아침에 일관된 운동 시간을 고수하는 것은 운동 지속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이것은 다시 체중 감량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

7) 등산‧트레킹을 하자

등산로나 트레킹 코스는 복잡한 지형과 경사의 변화를 제공함으로써 운동을 향상시키고 체중 감량을 가속화할 수 있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등산은 염증을 줄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며 건강한 체중 관리를 뒷받침했다. 등산과 트레킹은 심혈관 운동, 근육 참여를 강화한다.

8)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걷자

친구와 함께 또는 무리를 지어 걷는 것은 여러분의 걷기를 훨씬 더 즐겁게 만들고 동기 부여를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게다가 그룹 운동이 혼자 가는 것보다 장기적인 체중 감소에 더 효과적이다. 다른 사람들과 산책을 하면 운동에 대한 책임감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9) 짧은 운동 또는 활동을 늘려보자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은 운동 중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 운동 외 활동, 그러니까 청소, 정원 가꾸기, 심지어 만지작거리는 것과 같은 것들을 시작하자. 이들 활동은 걷기 루틴을 보완하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0)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자

몸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부상을 예방하며 체력을 향상시키는 데 탁월한 전략이다. 걷는 것은 쉽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는 심지어 어떤 근육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걷는 동안 정신과 근육을 연결시켜 본다면 우리의 근육이 더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는 동안 더 많은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경민 기자 leciel711@naver.com

 

[주간조선 2024년 4월 6일]

운동만으로는 건강해진다?…"신진대사는 그리 단순치 않아"
"잘 먹고 잘 굶는 게 우선"…신간 '완전 소화'


남산 공원에서 운동 중인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나이를 먹으면서 갑자기 체중이 불기 시작한 박모(38) 씨. 평상시보다 15㎏이나 찌자 운동을 더는 늦출 수 없었다. 그는 헬스장에서 개인 PT(1대1 맞춤 트레이닝)를 받으며 매일 운동했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식으로 먹으며 식단도 조절했다. 4㎏이 금세 빠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체중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닭가슴살만 보면 헛구역질이 났다. 건강해진 느낌보다 왠지 몸이 더 무겁고 피곤해진 것 같았다. 박 씨는 20대 때와는 몸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체감했다.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의학연구원에서 질병을 연구한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장은 "단언컨대 운동만으로 건강해질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심지어 하루 10시간씩 운동만 하는 선수들의 평균수명은 그렇지 않은 일반인보다 수명이 짧다"라고도 설명한다. 신간 '완전 소화'에서다.

그린(Green) 페스티벌 러닝크루 달리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류 소장에 따르면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신진대사다. 생물체가 몸 밖에서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해 생체 성분이나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말한다.

신진대사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몸은 운동이 아니라 '영양소'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적혈구는 120일, 위장 상피세포는 5일에 한 번씩 재생한다. 뼈도 7년에 걸쳐 재생을 반복한다. 사람은 거의 매일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셈인데, 이런 재생의 밑거름이 음식이다.

류 소장은 "건강하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운동보다 잘 먹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 등을 "균형 있게" 먹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열된 채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운동보다 오장육부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류 소장은 주장한다. 오장육부가 건강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지방이 빨리 분해되며 이에 따라 살도 찌지 않는다.

단순 계산만 해봐도 운동은 살을 빼는 데 비효율적이다. 1시간을 걷거나 달리면 통상 400칼로리가 소모되는데 이는 과자 한 봉지 열량에 불과하다. 과자 한 봉지만 안 먹어도 1시간 달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운동하면 보상 심리 탓에 평소보다 더 먹게 된다.

통계도 이를 방증한다. 운동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4만명을 비교 분석한 여성건강연구회의 연구 자료를 보면, 운동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사이의 몸무게 차는 0.4㎏에 불과했다.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이 1만2천명의 운동인과 비운동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슷한 연구에서도 두 그룹의 몸무게는 2.3㎏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헬스장서 운동하는 사람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초대사량과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몸 속 에너지를 소모하는 비율은 근육 18%, 내장 82%다. 근육보다 뇌, 소화계, 심장, 간의 신진대사가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는 얘기다. 류 소장은 "보디빌더들이 1~2㎏의 순수 근육을 늘리는 데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근육으로 살을 뺀다는 건 사실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어 "운동보다는 식습관이, 단백질 하나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이 다이어트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류 소장은 이와 함께 "공복"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공복은 소화기의 휴식 시간이며 몸의 재생 시간이다. 일단 공복 상태에선 몸의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비만과 당뇨 등으로 둔해진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하고, 지방 분해 등 신진대사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몸속 만성 염증도 줄어든다.

간헐적 단식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는 단식에 성공하면 몸에 있는 독소가 빠지고 세포와 조직이 재생돼 건강한 몸으로 "리셋"된다고 말하면서 "꽤 많은 건강법에서 하루 16시간 공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런 까닭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류 소장은 몸의 리듬에 맞춰 식사하라고 권한다.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 주기(새벽 4시~정오), 음식을 섭취하는 주기(정오~오후 8시), 영양소를 재합성하는 주기(오후 8시~새벽 4시)에 맞춰 아침에는 미지근한 물과 생과일로, 저녁도 가벼운 과일이나 지중해식 식단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자유식으로 하라고 추천한다. 그는 "하루 한 끼 정도는 행복을 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산라이프. 336쪽.

buff27@yna.co.kr

송광호(buff27@yna.co.kr)

 

[연합뉴스 2024년 3월 30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루 1만보 걷기는 건강을 지키는 표준으로 여겨진다. 만보계가 상품으로 팔리는 이유다. 정말 하루 1만 보가 진리일까. 5000보로는 부족할까.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심장병, 당뇨병, 비만, 대장암, 고혈압, 우울증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200만 명이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 스포츠의학회 소속 운동 생리학자 존 포드는 “좌식 생활 방식과 낮 동안 너무 오래 앉아있을 경우 사망률을 높이는 여러 부정적인 건강 위험 요인이 크게 증가 한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위험은 운동으로 줄일 수 있다. 어떤 운동이든 효과가 있다. 그 중 걷기는 접근성, 다양성, 간편성 면에서 독보적이다. 그렇다면 정확히 얼마나 많이 걸어야 이런 혜택을 볼 수 있을까.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병원 운동 생리학 부교수 티즈 아이즈보겔스 박사는 “개인의 건강 목표와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상 생활에서 1000보(약 10분간의 속보에 해당)를 추가하면 사망 위험을 약 15% 줄일 수 있다. 걸음 수를 더 늘리면 건강상의 이점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걸음이 중요하다”고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루 1만보에서 2만보 걷기를 실천 한 후 삶이 크게 바뀌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를 달성할 시간과 에너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즈보겔스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특정 걸음수를 넘어서면 더 많은 열량을 소비하는 것 외에 건강상의 이점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망률은 하루 8800보, 심혈관 질환은 하루 7100보에서 위험이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2023년 10월 미국 심장학회지에 게재됐다.

걷는 속도 또한 중요하다. 총 걸음 수 외에 ‘분당 걸음 수’가 건강 결과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아이즈보겔스 박사는 “걸음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일일 걸음 수를 유지하면서 걸음 강도를 높이면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하루 5000 걸음이면 충분할까.

건강생리학자 포드 씨는 “저는 일반적으로 5000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조언하는데, 이는 주로 하루 동안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모든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도 높은 5000보 걷기 운동은 건강에 탁월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걷기 외에 자전거 타기나 수영 같은 활동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부 연구에선 5000보 이하를 걸어도 큰 효과를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8월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4000보만 걸어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고 2337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즈보겔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 동참한 연구진은 7500보에서 8500보 사이에서 건강상의 최대 이점을 보았지만, 2500보만 걸은 후에도 상당한 위험 감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2500~2700보만 걸으면 하루 2000보를 걸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각각 8%, 1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최소 걸음 수 권장량은 하루 2500보이며, 하루 걸음 수를 더 늘릴수록 위험이 더 감소한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동아일보 2024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