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행복 기술자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유엔 연례 세계행복보고서…북유럽 상위권, 미·독 20위 밖으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사람들이 스스로 삶의 전반적인 질을 평가해 매긴 행복 점수에서 핀란드가 7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에 올랐다. 한국은 작년보다는 5계단 올라 52위로 조사됐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일 유엔이 정한 '국제 행복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갤럽세계여론조사(GWP)가 매년 세계 각국에서 실시하는 주관적 안녕(SWB)에 관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조사 직전 3년치 데이터를 반영해 점수와 순위가 산출된다. 올해 보고서는 2021∼2023년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올해 행복도 1위는 핀란드(7.741점)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이 2∼4위를 차지하는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지켰다. 5∼10위는 이스라엘, 네덜란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스위스, 호주 순이었다.

한국 행복도 점수는 6.058점으로, 52위로 집계됐다. 2022년엔 57위(5.935점), 2021년엔 62위(5.845점)였다.

2020년 탈레반 집권 후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조사대상 143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23위와 24위로 2012년 보고서 발간 후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대신 코스타리카(12위)와 쿠웨이트(13위)가 20위권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더 이상 행복 순위가 높은 나라들 목록에 인구가 많은 나라가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상위 10개국 중 네덜란드와 호주만 인구 1천500만명이 넘는다"며 "상위 20개국 중에선 캐나다와 영국만 인구가 3천만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당수 국가에서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역별로 사정은 달랐다.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2006∼2010년 이후 젊은 세대의 행복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제는 노년층의 행복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부와 동부 유럽 국가에서는 젊은층의 행복도가 훨씬 높았다. 서유럽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행복도가 비슷했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생애주기에 걸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행복 불평등이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며 '걱정스러운 추세'라고 밝혔다.

행복 불평등 증가세는 특히 노년층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뚜렷했다.

이는 소득, 교육, 의료, 사회적 수용, 신뢰, 그리고 가족과 사회, 국가 차원에서 개인을 지지하는 사회 환경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nomad@yna.co.kr

김연숙(nomad@yna.co.kr)

[연합뉴스 2024년 3월 20일]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재활 치료 필요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갑작스런 우울감, 심한 잠꼬대 증상이 나타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파킨슨병은 손 떨림 등 운동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위와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참고용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퇴화에 의해 유발된다. 도파민은 뇌의 기저핵에 작용해 몸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한다. 파킨슨병은 이러한 도파민의 부족으로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40세 이후로 첫 증상이 나타나며 50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은 점점 커지게 된다.
 
파킨슨병은 일반적인 노화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걸음이나 손동작이 느려지는 것(서동증) 외에도 말이 느려지며 세수, 목욕, 옷 입기 등 일상에서의 여러 동작이 느려진다. 다만 노화와 달리 왼쪽 또는 오른쪽 어느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보행 시 한쪽 팔을 덜 움직이는 것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안정 시 떨림은 힘을 빼고 힘을 빼고 있는 팔에서 규칙적인 떨림으로 나타나며 초기에는 손떨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손으로 물건을 잡으면 떨림이 없어지지만 걸을 때 안정 시 떨림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걸음의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이 생긴다.
 
다만 파킨슨병은 아주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서동증, 안정 시 떨림, 근육 강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계속되는 피곤함, 팔다리의 불쾌한 느낌 등 막연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걸을 때 팔을 덜 흔들고 다리가 끌리는 느낌 등으로 파킨슨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파킨슨병은 신체적인 기능저하뿐 아니라 불안감, 무관심, 우울증, 치매와 같은 정신적 증상도 겪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을 비운동성 증상이라고 부른다. 앞서 말했듯이 불면증, 심한 잠꼬대(렘수면행동장애)를 포함한 수면장애 및 물론 냄새와 맛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후각 장애와 같은 증상은 운동성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보일 수도 있다.
 
파킨슨병에 걸리게 되면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다만 파킨슨병을 완치하거나 병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환자가 일상생활을 잘 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아직까지 도파민 신경세포를 재생시키거나 소실을 멈추는 약물은 개발돼 있지 않다.
 
세란병원 신경과 권경현 과장은 “파킨슨병은 아주 조금씩 진행되며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라며 “질환이 진행될수록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병기에 맞는 재활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통 운동증상이 발현되기 이전에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운동성 증상은 고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생각해 파킨슨병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운동 증상이 발현된 뒤에야 병원을 내원한다.
 
권경현 과장은 “무관심, 우울감, 수면장애, 후각기능 소실 등 비운동성 증상이 고령에게서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신경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세계일보 2024년 3월 18일]

부모는 "인생 앞가림 좀" 한탄
'나혼자산다' 거부한 2030
부모 재정적 지원 의존하는 2030 청년
25~39세 10명 중 7명 '독립 생각 없어'
미국·중국도 마찬가지…'전업자녀'까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랑 남동생이 캥거루족입니다. 부모님께서 오늘 저희 둘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내 자식들도 제발 좀 최소한의 자기 인생 앞가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이렇게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껴지는 건 처음입니다."

최근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이 글에는 "저도 40살인데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 "저도요. 얼른 독립하고 경제가 나아져서 부모님 노후 편히 호강해드리고 싶어요", "저도 캥거루족인데 이런 분들 은근히 많아요" 등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나 혼자 산다' 말고, '다 함께 살자'는 2030

그래프=포커스미디어 제공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부모의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는 20~30대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엘리베이터 TV 운영사 포커스 미디어가 발표한 '아파트 입주민 트렌드 리포트: 캥거루족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25~39세 196명 중 68%는 '결혼 전까지는 독립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20·30세대 10명 중 7명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이 독립하지 않는 데에는 '딱히 독립 필요를 못 느낀다'(40%·복수 응답), '부모님과 사는 것이 편하다'(32%) 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부모님에게 의식주 편의를 받으며 불편함 없이 생활해 독립 동기가 크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비싸다'(32%), '생활비가 부담된다'(23%) 등 경제적 이유도 컸다. 조사 대상자 71%는 집에서 사용하는 생필품을 주로 부모님이 구입한다고 답했다.
대학생 시절 자취를 하다 본가로 돌아온 이모 씨(28)는 "딱히 지금 당장 결혼할 생각도 없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익숙하고 편하다 보니 독립 계획이 없다"며 "대학생 때만 해도 자취하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고, 부모님께는 너무 죄송하지만, 돈을 벌어서 용돈은 드리더라도 독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프리랜서로 영상편집 일을 하다 그만두고 부모님 집에서 구직 활동하는 황모 씨(31)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면 독립도 하고 가정도 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일단 제대로 된 기업에 취업이 돼야 나가 살지 말지를 고민할 것 같고, 지금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죄송스럽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결혼과 취업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청년의 절반 이상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9∼34세 청년의 가구 유형 가운데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 청년 가구가 59.7%로 가장 많았다.

미국·중국 젊은이도 "독립 안 해"…'전업자녀' 속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부모들이 20세가 넘은 자녀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WSJ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부모의 59%는 35세 이하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도움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젊은 세대는 경제적 독립에 도달하는 데 더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해졌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WSJ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는 젊은이들이 지난달 기준 약 1600만명에 달한다. 전체 16~25세 인구가 1억 50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1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전업자녀'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전업자녀란 일반적인 캥거루족과는 달리, 부모를 위해 식사와 청소 등 집안일은 하는 대신, 부모로부터 급여를 받는 청년들을 말한다.
현지에서는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떨어지면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의 '전업자녀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펑펑 광동개혁학회장은 "청년 고용 전망이 단기적으로 밝지 않다"며 "올해도 상황이 비슷한 만큼 고용 전망이 획기적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한국경제 2024년 3월 16일]

스웨덴 연구소, 노인 4만명 분석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더중앙플러스의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은 21세기 의학의 최전선을 갑니다. 세상을 선도하는 신약과 최신 치료법을 세계적 전문가들의 인터뷰로 소개합니다. 바이오테크 업계의 최신 동향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건강한 100세인들의 ‘피’를 뽑아 비교 연구한 성과를 소개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우리들의 ‘피’ 속에 3가지 비밀이 담겨있습니다.

100세 도달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100세를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핏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연구진은 혈액검사를 한 64세 이상 스웨덴 노인을 최대 35년 동안 추적했다. 총 대상 노인은 4만여명이었는데 이들 중 2.7%인 1224명이 100세에 도달했다.

연구진이 혈액에서 측정한 지표는 12가지였다. 이 수치들은 염증, 대사, 간 기능, 신장 기능, 빈혈, 영양과 관련된다. 이중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세 가지 지표가 있었다. 혈당, 크레아티닌, 요산이다. 100세인은 전반적으로 이 수치가 비100세인보다 낮았다. 특히 요산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사람들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 비해 100세 도달 가능성이 2배 높았다.

요산은 염증, 혈당은 대사, 크레아티닌은 신장을 대표한다. 즉 염증과 대사, 신장이 간이나 영양보다 장수에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그중 염증이 무병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추측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무라타 슌스케 박사.

 

“연구에서 사용한 지표들이 100세에 이르게 할 가능성을 조사해본 결과, 결론적으로 100세가 되는 것과 염증이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무라타 슌스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박사)

 

 

그렇다면 건강하게 100세에 도달하기 위한 세 가지, 혈당·크레아티닌·요산을 낮추는 방법은 뭘까.

우선 혈당을 낮추기 위해선 혈당 스파이크를 잡아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이 갑자기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몸이 혈당을 잘 낮추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 상태에 빠지는 걸 뜻한다. 당분과 정제 곡물이 혈당 스파이크를 잘 일으키고, 당뇨병으로 쉽게 이어진다.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음식물 섭취 시 당 지수가 높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할 때 천천히 먹는다든가,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같이 먹는 등 당 흡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부족해진다. 또 근육량이 똑같아도 젊었을 때보다 인슐린 작용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었을 때보다 좀더 활동량을 늘리면서 근육의 양과 질적인 수준을 잘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이하 도움말은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

크레아티닌은 근육활동에서 생기는 부산물이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도 생긴다. 붉은 육류를 익히면 크레아티닌이 생긴다. 하지만 우선은 신장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사구체 여과율, 콩팥 기능이 점차 떨어지다 보니 크레아티닌 수치는 누구나 조금씩 올라간다. 콩팥 기능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적정 수준의 혈압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약제 복용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통풍에 걸린다고 잘 알려져 있다. 요산은 퓨린이 든 음식에서 많이 나온다. 생선이나 조개, 닭고기, 붉은 육류와 동물 내장에 많다. 너무 단 과일이나 당분을 먹어도 수치가 높아진다.

“요산은 관절 질환뿐만 아니라 고요산혈증이 심혈관 질환이나 염증 반응을 매개해 노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퓨린이 많이 든 음식과 과당이 높은 음식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유전적 특성으로 요산 농도가 높아진 분은 음식물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약점은 혈액 속 지표만 비교했다는 것이다. 그게 유전적 요인인지, 생활 습관인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최근 연구들은 유전자가 장수의 결정적 요인이긴 하지만, 생활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100세인들은 일반인만큼이나 질병 관련 유전자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서 자기 몸을 소중하게 돌보는 게, 유전자 로또를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90세 또는 100세 이상의 초장수인 숫자가 최근 20년 사이 거의 2.5배 이상 늘었다. 유전적 특성만으로는 최근 100세 이상 노인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력을 통해 100세 이상의 수명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중앙일보 2024년 2월 25일]

117번째 생일을 맞은 세계 최고령자 마리아 브란야스 모레라 / 사진=마리아 X(옛 트위터) 캡처
세계 최고령자로 기록된 여성이 지난 4일(현지시간) 117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기네스북)는 이날 세계 최고령자 마리아 브란야스 모레라가 117번째 생일을 맞이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118세의 프랑스 출신 루실 랜던이 사망하면서 지난해 1월 지구상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됐습니다.

1907년 3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8살 때 가족과 함께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 정착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에 살았고, 23년째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인 에바 카레라 보이스는 "마리아는 많은 사람이 그의 생일과 건강 상태에 대해 보여준 관심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며 "그가 가족, 동료들과 함께 이 특별한 날을 축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마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청각 장애와 노화로 인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 이외에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리아의 젊은 시절 / 사진=마리아 X(옛 트위터) 캡처
마리아는 장수 비결로 운과 유전적 특성을 꼽았습니다. 그 외에도 질서, 평온함, 가족 및 친구와의 좋은 관계, 자연과의 접촉, 정서적 안정, 걱정·후회 없음, 긍정적인 마음, 유해한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 등을 들었습니다.

마리아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던 과학자 마넬에스텔러는 스페인 매체 ABC에 "그는 4살 때 사건을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고, 노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심혈관 질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 중 90세가 넘은 사람이 여럿 있기 때문에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자들은 마리아의 타액, 혈액, 소변 샘플을 채취해 80세 딸의 샘플과 비교할 예정입니다. 마리아의 유전자를 평가해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세계 최고령 마리아 브란야스 모레라 할머니의 X 계정 / 사진=마리아 X(옛 트위터) 캡처
마리아는 딸의 도움을 받아 SNS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X(옛 트위터) 프로필에는 "나는 늙었다.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생일인 이날 그는 "좋은 아침이다. 오늘로 나는 117세가 되었다. 나는 여기까지 왔다. 노년은 일종의 성찬이다. 청력을 잃더라도 더 많이 듣게 된다. 왜냐하면 소음이 아니라 삶을 듣기 때문이다. 죽음에 비추어 삶은 구체적이고 보다 결정적인 무게를 짊어진다"고 했습니다.

한편 마리아는 역대 12번째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확인된 세계 최고령자는 프랑스 여성 잔 칼망으로, 그는 122세 164일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

 

[MBN 2024년 3월 6일]

[헬스PICK] 일상의 공포, 요실금

요즘 주부 김모(58) 씨는 외부 모임에 나서는 걸 꺼린다. 몇달 전부터 재채기하거나 웃을 때,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소변이 찔끔 새는 증상을 겪고 있어서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니 불편함이 심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위축감을 느꼈다. 겨울을 보내면서 증상이 더 심해져 한참을 망설이다가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복압성 요실금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권유받았다. 김씨는 “순간순간 소변이 새고 자칫 냄새가 날까 봐 걱정돼 바깥에서 사람 만나기가 힘들다”며 “의사에게 체중을 감량하고 골반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란 조언을 듣고 실천 중”이라고 말했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이 샌다고 건강에 크게 위해가 가진 않지만, 만남을 두려워하고 항상 집에만 머물게 함에 따라 ‘사회적 암’으로 통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2만6816명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 1만3897명, 여성 11만2919명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김동수 교수는 “요실금은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갱년기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며 “평균수명이 증가한 고령화 시대에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외출·만남 기피 ‘사회적 암’으로 통해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요실금 환자의 90% 이상은 복압성·절박성이다. 그중 복압성 요실금이 가장 흔하다. 기침·재채기하거나 웃을 때, 걷거나 뛸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자세를 바꿀 때 복압이 상승하면서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임신·출산, 노화 때문에 소변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골반 근육과 요도 괄약근이 손상되고 약해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연분만 과정에서 아기가 커서 난산하거나 다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서 발병 확률이 높다. 임신과 출산은 제3의 성장통으로 불릴 만큼 질 이완과 괄약근, 외음부 근육의 약화를 초래한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결핍은 요도 점막의 위축을 유발하고 요도 폐쇄력을 감소시켜 요실금의 원인이 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신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변이 마려울 때 느껴지는 요의가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러다 이를 참지 못하고 속옷에 소변을 지리는 증상을 겪는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가다 문 앞에서 실수하거나 설거지·샤워를 하다 갑자기 소변이 새는 식이다. 보통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갱년기를 겪고 난 후에 많이 나타난다. 이 시기 호르몬 변화와 신경 불안정이 주된 원인이다.

문제는 요실금을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인식이 적다는 점이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전문의는 “요실금을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고 우울해 하기만 하는 것은 삶의 질에 별로 도움되지 않는다”며 “환자 상태에 맞게 제때 치료한다면 건강한 시니어로서 즐거운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젊은 층에서도 요실금이 종종 있다. 커피나 탄산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촉진해 방광과 요도를 자극해서다. 꽉 끼는 옷이나 스타킹, 레깅스 패션의 유행도 방광에 무리를 주는 요소다.

요실금은 원인별 치료를 해야 효과적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대체로 골반 근육이 약해져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므로 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골반저근운동이 대표적이다. 요도와 질, 직장을 감싸는 치골미골근을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해 근육을 강화하면 방광과 요도에 있는 소변 조절 괄약근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된다. 5초가량 힘을 줬다가 빼는 식으로 30번 정도 되풀이한다. 하루에 2~3번 수개월 지속해서 훈련하면 눈에 띄는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취침 1~2시간 전엔 수분 섭취 말아야

 

또한 살이 찌면 골반으로 전해지는 배 안의 압력이 정상 체중보다 더 커져 복압성 요실금을 유발하기 쉽다. 따라서 비만하다면 일차 치료로 체중부터 줄인다. 이런 조치에도 증상이 심하거나 단기간에 효과를 얻길 원한다면 약해진 괄약근 부위를 수술로 보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요도 밑에 요도를 지지할 수 있는 구조물인 테이프를 위치시켜 복압이 올라갈 때도 소변이 새지 않게 해주는 중부요도슬링 수술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근육보다 신경계와 관련이 있으므로 주로 약으로 치료한다. 방광의 배뇨근이 불안정해 소변 저장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약으로 완화한다. 소변이 충분히 저장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정상적인 배뇨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효과가 없을 땐 방광 벽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은 노년층에선 복압성·절박성 요실금이 같이 오기도 한다. 이땐 한 가지가 아닌 보존적인 치료부터 약물, 수술에 이르기까지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요실금은 첫 병원 방문과 진단을 위한 검사가 번거로울 수 있지만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절대로 부끄럽다고 숨기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로 활기찬 삶을 되찾도록 하자”고 조언했다.

요실금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려면 생활습관 교정이 필히 뒤따라야 한다. 우선 알코올이나 탄산음료·커피·홍차·초콜릿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어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 섭취는 자제한다. 맵고 자극적이며 신 음식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변비가 있으면 복압 상승을 유발해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으므로 나물류와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어 변비를 예방한다.

규칙적인 배뇨 습관도 들여야 한다. 처음엔 자주 소변을 보다가 차츰 3~4시간 간격으로 배뇨하도록 교정한다. 정해진 시간 전에 요의를 느끼면 활동을 멈추고 일단 참았다가 조금 덜 급해졌을 때 천천히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본다. 규칙적인 배뇨 습관을 위해선 취침 1~2시간 전엔 수분 섭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출산한 후부턴 줄곧 골반저근운동을 생활화한다. 수영과 같은 전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골반 근육의 긴장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데다 체중 감량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2024년 2월 24일]

선입견 깨는 환자군


질환마다 주로 발생하는 환자 유형이 있다. 지방간은 애주가, 당뇨병은 비만, 폐암은 흡연자인 경우가 많다. 이는 고스란히 질환에 대한 선입견으로 남는다. 이런 선입견은 자칫 ‘상반된 경우 안전하다’는 오해를 낳기도 한다. 모든 질환에 안전지대는 없다. 대표적인 질환 속 의외의 환자군과 그 특징을 살펴봤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만·고지혈증 등 영향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다.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이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많은 사람이 지방간을 ‘애주가의 질환’으로 여기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다르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만 마셔도 발생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과체중, 복부 비만, 고지혈증 등과 관련 있다. 드물게 피임약 같은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제를 오래 복용한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지방간은 방치 시 다른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지방간이 심해질수록 간암은 17배, 대장암은 2배가량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병을 발견한다. 만약 위험 요소인 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지방간 예방과 치료를 위한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대다수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다만 체중은 조금씩, 천천히 감량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는 “체중이 5% 줄면 간의 지방량이 감소하고, 10% 감소하면 섬유화가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일주일에 1㎏ 이상 급격히 살을 빼면 오히려 지방간이 악화하고 간부전, 섬유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른 당뇨

지방 줄이고 근육량 늘려야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체내 혈당 관리가 되지 않는 당뇨. 고열량 식사, 운동 부족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뚱뚱한 사람만 걸린다고 생각하나 이 역시 그릇된 속설이다. 마른 당뇨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다. 그러나 BMI가 낮아도 허리둘레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의 복부 비만이 있다면 당뇨병을 주의해야 한다. 복부 지방량이 많아지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마른 당뇨 환자도 일반 당뇨 환자처럼 삼다(多)증을 겪는다.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 갈증이 나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 공복감이 심해 더 먹으려 하는 ‘다식’ 등이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마른 당뇨 역시 식습관 관리와 운동이 필요하다”며 “운동의 경우 지방량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은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 일주일에 3일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하루이틀은 스?R이나 플랭크 같은 근력 운동을 해준다.

식단 관리 시에는 전체적인 열량만 줄여서는 안 된다. 이는 오히려 불필요한 체중 감소, 근손실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되 단백질 비율을 높여 근 손실 등을 예방한다. 김 교수는 “그간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섭취 비율이 40:50:10이었다면 30:60:10 비율로 바꾸는 식”이라고 했다.

남성 골다공증

 

골절 사망률 여성보다 높아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골절 위험성이 커지는 골격계 질환이다. 여성은 50대 초반, 폐경을 전후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골다공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남성은 여성처럼 급격하게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시기는 따로 없지만, 매년 0.5~1%씩 골밀도가 낮아져 여성보다 평균 10년 정도 늦게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여성에게서 더 빨리, 많이 나타나는 탓에 남성은 골다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대한골대사학회 하용찬(서울부민병원장) 이사장은 “남성의 골다공증은 여성에 비해 흔하지는 않으나 이에 따른 골절 사망률은 더 높다”고 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느는 척추, 고관절 골절만 해도 그렇다. 대한골대사학회·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 내용을 보면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은 2021년 기준 남성이 24.2%로 여성 15.7%보다 1.5배 높았다. 척추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 역시 남성 10.6%, 여성 4.9%로 남성이 2.2배 높았다.

골절 발생 위험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는 골 흡수 억제제, 골형성 촉진제 등의 약물치료다. 하 이사장은 “칼슘과 비타민D를 중심으로 하는 식이요법, 적당한 근력 운동의 지속 같은 생활 습관 개선으로 골밀도를 높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칼슘의 주요 공급원은 우유·멸치·두부 등이며 일일 권고량은 800~1000㎎이다.

마른 비만

저칼로리 식단 주의해야

 

일반적으로 ‘비만’ 하면 통통하게 살이 찐 모습을 떠올리나 겉보기에 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도 비만일 수 있다. 체내에 지방량이 많고 근육량은 부족한 경우다. 통상 BMI는 정상이면서 남성은 체지방률 25% 이상에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은 체지방률 30% 이상이면서 허리둘레 85㎝ 이상일 때 마른 비만으로 본다.

마른 비만은 스스로 몸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아 더 위험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마른 비만은 대개 내장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있다. 이로 인해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각종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원인을 알아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마른 비만의 대표적인 원인은 반복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다. 단기간에 살을 빼려 무리하게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하다 근육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많다. 이를 방지하려면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기보단 본인에게 맞는 양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은 근육 생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데다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매끼 고기나 생선 등의 반찬을 한두 가지씩 넣어 섭취하면 좋다. 간식으로 하루 한 잔씩 저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체내 축적된 체지방은 유산소 운동 30분 후부터 연소하니 주 4~5회, 회당 최소 30분 이상 하길 권장한다.

비흡연 폐암

오염 물질 등 환경 요인 영향

 

흡연은 폐암 발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그럼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폐암으로부터 안전할까. 비흡연자라고 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아도 간접흡연이나 음식물 조리 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일상에서의 석면·라돈 노출 등으로 인해서도 폐암이 생길 수 있다.

비흡연 폐암을 예방하려면 앞서 언급한 환경적 요인 등을 가능한 피하거나 줄여야 한다. 일례로 요리할 때는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켜 환기하고, 튀김·구이 등을 조리할 때는 뚜껑을 덮어 조리 중 발생한 오염 물질이 확산하는 일을 막는다. 오염 물질 발생량은 조리 시간에 비례하므로 요리 시간을 줄이고 조리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길 권한다. 요리가 끝난 뒤에는 창문을 바로 닫지 말고 30㎝ 이상 열어 15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해준다.

폐암은 흔히 초기에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감기처럼 기침이나 가래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두통, 구토 등도 주요 증상이다.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됐다면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뇌전이 폐암 환자는 두통, 걸음걸이 이상,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곤 한다. 설령 증상이 없더라도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검사를 통해 암이 진행되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중앙일보 2024년 2월 24일]

‘귀울림’ 이명에 대처하는 자세

정상인 90%가 한 번쯤 경험
청각 신경계의 오류로 발생  
약물치료만으로 낫긴 어려워 

 

우리 신체의 감각기관은 가끔 오작동을 일으킨다.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기도 하지만, 지속하고 깊어지면 심신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울·불안으로 번지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명(耳鳴·귀울림)이 그렇다. 정상인의 90%가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이로 인해 진료받는 인원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0년 28만389명이었던 환자 수는 2015년 30만9145명, 2022년 34만3704명으로 늘었다.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사소해 보이지만 일상을 괴롭히는 증상, 이명에 대해 알아봤다.

 

 

이명은 말 그대로 귓속에서 소리가 울리는 증상이다. 실제 물리적으로 소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소리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질환은 아니다. 보통 이명이라고 하면 가장 흔한 ‘감각 신경성 이명’을 말하는데, 청각 신경계의 오류로 생긴다. 우선 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오면 달팽이관에 있는 수천 개의 세포가 반응해 청각 정보를 뇌의 청각 영역으로 전달하게 된다. 근데 난청이나 특정 질환으로 청각 정보에 불균형이 생기면 평소 신호를 못 받는 세포가 소리의 발생과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일하면서 신호를 보내게 되고 뇌가 이를 소리로 인식한다. 한림대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효정 교수는 “감각 신경성 이명이 가장 흔한 이명의 종류”라며 “열심히 일하려는 세포가 혼자서 일하는 부분이 생겨 발생하는 오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계속 들리나? 신경 쓸수록 더 악화

이명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다양하다. 종양이 생긴 부위에 따라 뇌종양이 이명을 동반하기도 하고 중이염, 메니에르병 등 귓병, 갑상샘 등 호르몬 관련 질환, 고혈압·당뇨병, 난청 등도 원인이 된다. 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 질환은 난청이다. 길병원 이비인후과 이주형 교수는 “이명으로 내원하는 환자를 보면 난청을 동반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인구 고령화도 환자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이명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청각(난청) 검사를 한다. 실제로 이명 환자 10명 중 8명이 난청 진단을 받는다.

이명은 실제 발생하지 않은 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환청과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환청은 정신의학적 이상으로 인해 실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것을 말한다. 말소리 등 언어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이명은 비언어적 소리에 국한된다. 환자들은 ‘벌레 우는 소리’ ‘기계음’ ‘바람 소리’ ‘사이렌 소리’ ‘삐 소리’ 등으로 표현한다. 증상은 주위가 조용할수록 심해진다. 그래서 밤, 잠들기 전에 가장 심하다.

이명은 집착이 더욱 키우는 병이다. 집중할수록 악화한다. 계속 들리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습관이다. 너무 신경 쓰면 오류 반응이 더 강화한다.

백색소음·ASMR이 도움될 수도

치료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난청이 있다면 청각 치료가 필수다. 돌발성 난청이라면 스테로이드 치료가 효과적이다. 경구약으로 먹거나 직접 귓속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난청을 치료한다.

난청 치료와 함께 소리 치료가 이뤄진다. 집중하면 중요한 소리로 인식해 악화하는 점을 역으로 이용하는 개념이다. 이명으로 느끼는 소리보다 약간 작은 소음을 주변에 잔잔하게 깔아줌으로써 이명에 집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명을 중요하지 않은 소리로 인식해 오류 반응이 억제된다. 라디오 소리, 음악 소리, 가습기나 공기청정기 등의 기계음 등 주변 환경음이 활용된다. 귀에 꽂고 다니는 소리발생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난청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소리발생기 옵션이 있는 보청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빗소리 등 백색소음이나 ASMR도 도움된다. 이효정 교수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이명보다 조금 작은 소리에 노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약물치료만으로 이명이 좋아지긴 어렵다. 약물치료는 우울감, 불면증 등 이명으로 인한 동반 증상을 가라앉히는 보조적인 목적으로 이뤄진다. 이들 증상은 이명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효정 교수는 “이명은 잘 치료하면 얼마든지 사라진다”며 “따라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중앙일보 2024년 1월 28일]

이전 1 2 3 4 5 6 7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