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 책미래, 2018년
요즘 은퇴를 한 다음에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그들 중에서 그 걷기 과정을 책으로 출간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도 그런 부류의 책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저자가 58세에 은퇴를 하고 나서 국토 종단(임진각에서 부산)과 횡단(강화도에서 속초)까지 총 1,000여 킬로미터를 걷고 나서 그 과정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유명한 길, 예를 들어 산티아고 순례길, 해파랑 길 등 이미 많이 알려진 길을 걸은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이 출발지와 목적지를 정해서 걸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총 길이가 1,000킬로미터가 되도록 계획을 한 것이다.
1,000킬로미터를 24일 동안 걷다보니 하루에 40~50킬로미터, 많이 걸을 때는 55킬로미터 넘게 걷는 날도 많았다. 그만큼 저자의 체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긴 저자의 경우에는 울트라 마라톤을 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갖고 있었다는 게 그런 약한 무리하다고 볼 수 있는 걷기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마지막 여정인 대관령 구간 80킬로미터 구간을 마라톤으로 뛰어서 해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걸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맨 마지막 날 후배와 함께 걷기는 했지만, 그건 축하의 의미를 담은 것이었고, 근본적으로는 혼자 걸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이런 부류의 책을 읽으면 한 번 따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 책의 걷기 여정은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주로 아스팔트 포장길을 걷는 코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하루에 40~50킬로미터를 걸을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또 나는 걷기를 하더라도 아스팔트 포장길이 아니라 숲길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걷기를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세한 걷기 목표를 설정하고, 어떤 경우에도 걷기 중에는 차를 타지 않고, 하루 일정은 계획한 대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실행해나가는 저자의 의지력과 실행력은 부러웠다. 그런 의지력과 실행력이라면 저자가 은퇴 후에도 충실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꼭 저자와 같은 걷기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매듭을 짓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소개-일본 온천 료칸 여행 (2) | 2025.07.21 |
---|---|
책소개-환자 혁명 (1) | 2025.07.14 |
책 소개-당신도 걸으면 좋겠습니다 (1) | 2025.06.30 |
책 소개-의사들도 모르는 기적의 간 청소 (0) | 2025.06.23 |
책 소개-완전 소화 (3) | 2025.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