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난희, 정건, “PCT를 걷다,” 마인드큐브, 2024년
PCT(Pacific Crest Trail)에 관해서는 예전에 셰릴 스트레이드가 쓴 책 <와일드>를 통해서 조금 아는 정도였다. 이 책 <PCT를 걷다>의 부제목인 ‘4285k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길은 우리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긴 길이다. 거기에 더해서 이 길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코스라 열대 기후부터 한대 기후까지의 다양한 기후를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산을 지나는가하면 사막과 늪지를 통과하기도 하는 길이다. 이 길을 한꺼번에 걸으려면 5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인 남난희와 정건은 네 개의 구간으로 나눠서 1년에 1개월씩 걸었다. 그러나보니 처음에는 6명이 참여했지만, 다른 구간들은 2명이 걷기도 하고 3, 4명 등 다양한 인원이 걸었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남난희는 빠지지 않고 걸었지만, 정건은 일부 구간에서 빠지기도 했다.
이 책 저자인 남난희는 한국 최초 76일간 백두대간 종주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가 백두대간을 종주했던 1984년에는 사실 백두대간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던 때로 저자가 백두대간에 종주함으로써 백두대간 종주 붐이 일어났다고 봐야 한다. 그 이후에는 여성 최초로 7,455미터 높이의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백두대간에 대한 애정으로 백두대간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자 (사)백두대간평화트레일 이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현재는 지리산학교 숲길 걷기반 교사, 지리산걷기학교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른 여행 책들과 다른 이 책의 특징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우선 두 저자가 동일 코스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각자 글을 썼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공동 저자들의 경우 한 사람은 글을 쓰고, 다른 저자는 사진을 제공하거나,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나눠서 쓰는 게 일반적인데, 같은 코스를 두 저자가 각각 쓰니 다른 관점에서 그 코스를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둘째는 다른 여행 책들과 달리 사진이 없다는 점이다. 500쪽에 달하는 책에 사진이 없고 글만 있는데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PCT를 걷고자 하는 사람이나, 나처럼 PCT를 걷지는 못하지만, 그 정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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