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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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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6.12 자연을 활용해 무더위를 피했던 조상들의 지혜 1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51 호)

 

【 자연을 활용해 무더위를 피했던 조상들의 지혜 】

 

6월 중순에 접어들자 한낮에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올 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견뎌야 하나 하는 걱정을 벌써부터 하고 있습니다.

여름이니까 낮 동안의 높은 기온이야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열대야로 인해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는 게 저에게는 가장 큰 곤욕입니다.

작년에 늦여름까지 아주 길게 이어졌던 열대야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옆집의 에어컨이 아침부터 돌아가면서 발생한 소음이 열린 창문을 통해 들리면서 무더위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도 부담이지만,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에어컨을 잘 켜지 않고 견디는 편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에어컨 찬바람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콧물이 나기 때문에 더욱 더 가능하면 에어컨을 켜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한국은 사계절이 있어서 한여름에 아무리 못 견딜 정도로 더워도 한 달 정도의 기간을 견디면 가을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거주했던 인도네시아는 1년 내내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라 정말로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저야 차를 타고 가면서도, 집에 있을 때도 그나마 에어컨을 켜고 견뎠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되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요즘이야 무더운 여름이라도 에어컨을 켜고 견딜 수 있지만, 에어컨이 없었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여름 무더위를 견뎠을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기후온난화에 의해 최근의 여름 무더위가 더 심해졌다고는 하지만,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한여름 더위는 과거에도 견디기가 상당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여름이 되면 냇가나 바닷가, 숲으로 피서를 가서 지내면서 무더위를 견디곤 했습니다.

 

무더위를 피하는 곳들, 즉 냇가, 바닷가, 숲의 공통점으로는 거기에 물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한여름에 냇물과 바닷물의 수온이 기온보다 낮은 이유는 물의 온도를 높이는 데 다른 물질들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비열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한여름에 태양이 많은 에너지를 지상에 보낼 때 지열은 쉽게 올라가지만, 수온은 그만큼 올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물이 시원함을 더해주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물이 증발할 때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냇물이나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한여름 태양이 보낸 에너지(열)를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그만큼 시원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더운 한여름 마당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이유도 바로 그 마당에 뿌린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입니다.

 

저는 언젠가 이런 과학적인 원리를 집 건축에 적용한 조상님들의 지혜를 알게 되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통적인 한옥 구조를 보면 대문을 지나 앞마당이 있고, 정면에 사랑채가 있고, 그 뒤편에 나무가 심어진 뜰이 있습니다.

앞마당은 흙으로 된 맨땅이고, 뒤뜰은 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사이에 위치한 사랑채는 여름에는 빈 공간이 될 수 있는 마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여름에는 앞마당이 뜨거운 태양의 열을 받기 때문에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상승하게 됩니다.

이와 반면에 뒤뜰에는 나무가 무성하기 때문에 비교적 시원한 공기층이 형성되게 됩니다.

이때 앞마당과 뒤뜰 사이에 위치한 사랑채를 통해 뒤뜰의 시원한 공기가 앞마당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사랑채에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숲속에 있으면 시원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늘이 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내뿜는 물의 증발 영향이 더 큽니다.

나무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너도밤나무의 경우에 한여름에는 한 그루당 매일 수백(약 500) 리터의 물을 잎을 통해 증발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숲속의 그 많은 나무들이 얼마나 많은 물을 증발시키고, 그 덕분에 숲속의 기온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긴 요즘처럼 흙 마당을 조성하고 뒤뜰에 나무를 심을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하면 조상들의 이런 지혜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편리성이 최우선인 현대 건축에는 에어컨 설치가 필수적이겠지만, 그게 기후 온난화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라도 올해에는 가능하면 창문을 열고, 에어컨 대신 부채와 선풍기를 활용해 무더위를 이겨내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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