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45 호)
【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세 번째 제주 밴드 여행 】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좋아하는 취미가 뭐냐?’라고 물어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여행’입니다.
그런데 ‘왜 여행을 좋아하느냐?’고 다시 물어보면 ‘왜 당연한 걸 물어보느냐?’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그냥 여행 가면 좋아서요.’라거나 ‘멋진 경치를 구경하면 좋잖아요.’라는 궁색한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여행을 꼭 무슨 거창한 목적을 갖고 가야 하느냐?’고 반문을 한다면 저도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여행을 가면 마음이 즐거워진다든가, 그냥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니 좋다는 막연한 느낌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이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왕 가는 여행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여행의 목적’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예전에 보내드렸던 뉴스레터 제799호 ‘이제 관광을 넘어서 여행을 하자’에서 이미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다시 한 번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 마디로 ‘관광은 오감, 특히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이 주목적이고, 여행은 내면의 탐색이 주목적인 게’ 다른 점이라고 설명 드렸었습니다.
내면의 탐색이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행을 통해 낯선 환경을 대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것이 여행의 목적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에서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여행을 통해 낯선 환경을 대면하게 되면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여행에서 맞게 되는 낯선 환경으로는 자연 경관은 물론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현지인, 다른 여행자들, 여행 동반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제가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을 하는 목적 중 하나도 낯선 제주의 자연 경관을 보여드림으로써 제주 관광이 아니라 제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반 관광객들이 잘 알지 못하는 제주의 자연 경관을 소개해드림으로써 제주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관습,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제주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는 것도 또 하나의 목적입니다.
이번 세 번째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은 이런 제주의 자연 경관, 문화, 역사 등의 소개를 넘어 여행을 통한 만남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가파도 청보리밭 풍경과 용머리해안, 송악산 둘레길, 용눈이오름 등을 탐방하면서 4월의 제주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전 여행에서처럼 교래자연휴양림과 에코랜드의 곶자왈을 걸으면서 곶자왈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저는 여행 동반자들과의 만남을 들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단 한 부부만 참석했기 때문에 결국 제 부부와 참석한 부부 그렇게 부부 두 팀 네 명이 단출한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 만났지만, 대학 후배인데다가 제가 10여 년 동안 보내고 있는 뉴스레터의 애독자(?)라서 마치 예전부터 이미 알았던 사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친밀감에 더해서 한 숙소에서 지내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저녁 시간에 한 자리에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대화 자리에서 이번 제주 여행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부부 관계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가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젊었을 때는 서로 떨어져 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서로 갈등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냥저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은퇴를 하고 함께 생활하고, 여행이라도 함께 하다보면 갈등 관계가 증폭이 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편은 여성 호르몬이 늘어나고, 아내는 남성 호르몬이 늘어나게 되면서 성향이 점차 바뀌게 되는 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가 됩니다.
더 나아가 수십 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척보면 자기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부부 단 둘이서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게 되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데, 부부 두 팀이 함께 대화를 하니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부부 사이의 불만을 얘기하고, 그 불만의 원인을 서로 분석(?)하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여행 동반자인 다른 부부와 함께 대화를 나누다보니 방어적인 마음을 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여행의 진짜 목적을 달성하게 된 셈이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
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엔지니어 > 주간 뉴스 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일심동체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0) | 2025.05.15 |
---|---|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0) | 2025.05.08 |
세 번째 제주 밴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0) | 2025.04.24 |
은퇴 후에 제주도로 귀향하세요? (0) | 2025.04.17 |
돌하르방의 고향은 제주도? (1) | 2025.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