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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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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137 호)


【 책 소개 - 몬산토-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마리-모니크 로뱅 저 <몬산토-죽음을 생산하는 기업>(2009년, 이레)입니다.

저는 화학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표적인 화학 기업인 몬산토에 대해서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에 취업하려고 노력을 했던 회사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니 제가 그렇게 취업을 하려고 했던 회사가 죽음을 생산한다니요?


이 책은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마리-모니크 로뱅이 꼬박 3년의 시간을 바쳐 저술한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 공개된 방대한 인터넷 자료의 검토에서 시작해, 한 번도 밝혀지지 않았던 기밀문서를 입수하여 철저히 조사했습니다.

또한 몬산토 초기 단계부터 주요 계획에 동참했던 수많은 핵심인물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것을 세세하게 정리하여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하긴 이렇게 철저히 조사를 하고,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몬산토도 이 책의 저자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이 책에 조그만 허위라도 섞여 있다면, 몬산토가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거대 자본을 가진 몬산토의 입장에서는 일개 개인을 법정에 세우고 변호인단을 동원해서 괴롭히는 것은 문제도 아닐 테니까요.


몬산토는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몇몇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그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그중 하나인 폴리염화페비닐(PCB)은 냉각액과 윤활액으로 사용되는데, 인체와 먹이사슬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것으로 밝혀진 뒤 사용 및 제조가 금지되었습니다. 또한 단 몇 그램만으로 대도시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어 현재 생산이 금지된 다이옥신Dioxin의 경우, 몬산토가 베트남 전쟁 중에 사용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울러 처음으로 시험대에 오른 ‘소 성장호르몬(rBGH, Recombinant Bovine Growth Hormone)’은 인체에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소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산유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몬산토가 생물 분해성 제품이며 환경 친화적이라고 선전하는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은 미국 및 유럽 법원으로부터 허위광고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세계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몬산토는 GMO 종자에 특허권을 적용해 세계 각국의 농민을 상대로 매일 100건 이상의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몬산토의 유전자조작 면화 재배를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인도 농민 15만 명이 자살을 했습니다.

저자는 로비를 통한 언론플레이, 출처 없는 실험 결과에 권위를 부여하는 저명한 과학 잡지 등의 현실이 지금의 두 얼굴의 기업 몬산토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농사를 지을 때는 전 해에 수확한 농산물의 일부를 남겨 놓았다가 다음 해에 종자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몬산토의 경우에는 GMO 종자의 수확물은 종자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매년 GMO 종자를 새로 사서 파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약 옆에서 파종한 GMO 종자가 날아와 저절로 자라는 경우에도 전체 농작물에 대해 특허권에 따른 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는 게 몬산토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만일 몬산토에 입사했더라면 PCB, 고엽제, GMO 종자 등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을 텐데, 과연 그게 옳은 길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하긴 기술자의 임무는 회사가 시키는 대로 개발을 하는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은 고위층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또한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런 일을 했을 테니까 괜히 골치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면 딱히 반박할 말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논리가 성립이 된다면, 일제 때 어쩔 수 없이(?) 친일 행각을 한 사람들을 단죄할 수 있을까요?

또한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부역을 했던 사람들을 용공분자라고 매도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들의 경우에는 목숨을 담보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경우였지만, 몬산토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그런 정도로 인체에 해로운 제품인지 몰랐다고 하면 면피는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내부적으로는 그런 위험성에 대한 실험 자료를 대부분 갖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실험을 한 당사자들이 바로 우리 기술자들이었다는 점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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