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116 호)
【 녹색 성장 정책의 문제점 】
최근 경제 성장을 얘기할 때 가장 크게 떠오르는 화두가 <녹색 성장>입니다.
이제까지 경제성장과 환경 문제는 동정의 양면과 같다는 게 당연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니까 경제성장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환경 파괴는 당연히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녹색 성장은 환경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녹색 성장이 최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물론 환경 보호,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화석 연료의 고갈 문제도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를 적게 또는 안 쓰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이상적인 <녹색 성장>이 가능할까요?
녹색 성장의 핵심 축은 크게 화석 연료의 의존도를 낮추는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화석 연료를 적게 쓰도록 유도하는 정책의 개발입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들도 있지만, 가능하면 전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만 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핵심은 화석 연료에 의해 야기되는 환경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즉 이제까지는 경제 성장을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환경 파괴를 용인할 것이냐 하는 규제 위주의 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녹색 성장 정책에서는 환경 문제를 경제적인 수치로 환산하여 경제와 환경을 시장 논리에 의해 풀어보자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서도 2013년도부터 시행하려다가 2015년도로 시행을 미룬 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는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권리를 돈으로 사고팔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하면 그걸 돈으로 환산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경제적인 부담이 크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를 줄이도록 노력을 할 것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전체적인 논리는 그럴 듯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우선 이 논리대로라면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현재를 기준으로 낮춰야 합니다.
그러면 선진국들은 경제발전이 그리 크지 않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이제부터 제조업 위주의 경제성장을 하려고 하는데,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줄이라고 하면 큰 부담이 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국제 협약인 도쿄의정서가 만들어진 이후 몇 차례의 후속 회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후진국들과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의 역사적 책임론, 즉 이제까지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혜택을 누려왔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우선 져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을 가장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는 유럽(EU)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금융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조업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에게 밀리고, 첨단 분야와 서비스업은 미국에게 밀리기 때문에 녹색 성장을 금융 분야와 결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죠.
녹색 성장은 지구 온난화를 방지해서 지구를 구하자는 명분은 내세우지만, 결국 각 국가별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환경 문제를 경제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녹색 성장 정책은 그리 쉽게 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 상 녹색 성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다만 뒤를 쫓아오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녹색 성장>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녹색 성장 자체가 환경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로 풀어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이해관계가 얽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인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명분과 실리를 잘 구분해서 한국 경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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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공동체는 참여하는 회원들이 의논하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을 추구합니다만,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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