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117 호)
【 바이오 에너지 기술은 녹색 성장에 기여하는가? 】
이제까지 몇 회에 걸쳐서 최근 녹색 성장이 왜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녹색 성장은 현재 지구가 안고 있는 화석 연료의 고갈과 지구 온난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문과 선진국들의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라는 실리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녹색 성장을 위해서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입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 현황과 비교 분석은 다음 뉴스레터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들 중 한 예로 바이오 에너지 기술의 실상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바이오 에너지 기술은 태양 에너지를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바이오 매스를 이용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바이오 매스란 엽록소를 가지고 태양 에너지를 축적하는 식물들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식물은 태양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면 화석 연료를 고갈시키지 않고도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바이오 에너지 기술의 개발 논리입니다.
사실 화석 연료 자체도 식물이 오랜 세월 동안 변형되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석탄은 직접적으로 식물이 고온 고압에서 탄화된 것이고, 석유도 식물을 섭취한 동물(?)이 고온 고압에서 형태가 변형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현재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되는 바이오 매스는 유채, 콩, 보리, 옥수수 등 대부분 곡물입니다.
나무와 볏짚 등 곡물이 아닌 식물을 이용하는 기술이나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은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곡물을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하게 되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 공급이 모자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2007년 미국은 생산된 옥수수의 3분의 1을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였는데, 그 결과 옥수수 가격이 두 배로 상승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에탄올은 미국 내에서 사용 중인 연료의 5퍼센트를 대체하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바이오 연료의 생산에 곡물이 사용되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애그플레이션(Agflation=Agriculture+Inflation)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미국 지구 정책 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다음과 같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SUV 차량을 한 번 채울 에탄올을 생산하는 데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곡물이 소비된다. 미국의 경우 1년 연료 생산에 들어간 옥수수의 양은 가난한 나라 100개 국 국민들이 소비하는 양과 같다.”
바이오 에너지 기술은 애그플레이션 외에도 다른 문제점들을 유발합니다.
첫째, 바이오 매스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식물을 잘라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는 기존의 식물을 그대로 두면 이산화탄소를 붙잡는 역할을 할 텐데, 잘라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키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둘째, 바이오 매스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화석 연료로 만든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석 연료를 소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바이오 매스를 처리하여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공정에서 가열 또는 화학 처리를 위해 화석 연료가 사용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바이오 연료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들은 환경오염의 요인이 됩니다.
물론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하여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부산물이 나오고 아직은 경제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보다는 유기성 폐기물이 덜 나오도록 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바이오 에너지 기술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기술적, 경제적 문제들이 많은 실정입니다.
어쩌면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도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거나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바이오 에너지 기술은 녹색 성장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결론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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