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122 호)
【 공학교육인증제도의 개선을 위한 제안(1) 】
뉴스레터의 제목을 정해놓고 보니, 너무 거창하다는 느낌과 더불어 공학교육과 관련된 전문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저는 공학도이긴 하지만 공학교육을 전공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학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제가 쓴 10여 권의 책 중에 가장 먼저 낸 책도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청림, 2007년)입니다.
따라서 이번 주제는 제가 공학교육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공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공학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시작한 공학교육인증제도가 시행된 지도 거의 10년이 되어 갑니다.
저도 2009년도와 2011년도 공학교육인증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공학인증에 도움을 주기 위함과 더불어 공학인증제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배우고자 함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공학교육인증을 위한 평가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과 더불어 평소에 느끼고 있는 공학 교육에 대한 개선점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대부분의 독자 분들은 직간접적으로 공학교육과 관련이 잇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공학교육인증제도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다른 분야에도 참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공학교육인증제도에 대해 제안을 하는 것은 다른 분야보다 유독 공학교육인증제도가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제가 몸담고 있고 애정을 갖고 있는 분야가 공학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만, 공학교육인증제도의 개선에 대해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공학교육의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공학교육인증제도는 공학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공학교육이 문제가 없다면 공학교육인증제도라는 것을 만들어서 운용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학교육이 변해야 하는 이유를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현재의 공학교육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할 만큼 시대가 크게 변했다는 점입니다.
엔지니어의 전성시대(?)인 산업사회는 서서히 지나가고 있고, 현재는 지식정보화사회를 거쳐 공감사회(감성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공학교육 시스템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에 맞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제 공학교육시스템은 새로운 지식정보화사회 더 나아가서는 앞으로 다가오는 공감사회의 패러다임에 맞게 변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산업사회에서는 공급자(기업)가 우위에 있었지만, 지식정보화사회 내지 공감사회에서는 수요자(소비자)가 우위에 있습니다.
이제까지 공학교육은 기업의 요구, 즉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지면 제약 상 생략하고, 제가 쓴 책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와 <CEO 공학의 숲에서 경영을 논하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새로운 시대(지식정보화사회와 공감사회)의 권력자(?)인 소비자들과 어떻게 공감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 공학교육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공학교육의 개선에 대해 논하면서 집고 넘어가야할 또 다른 문제는 공학의 중요한 두 역할인 첨단기술개발과 공학교육을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입니다.
기술개발이 공학도들의 가장 큰 역할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학교육인증제도를 논함에 있어서는 기술개발인력(순수기술자)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된 기술을 사회에 적용하는 기술 인력(응용기술자)을 육성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까지는 이 두 가지 공학교육의 목표를 구별하지 않거나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두 가지 공학교육의 목표는 어느 한 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둘 다 중요하고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사회에서는 공학지식 자체가 힘이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우선인 지식정보화사회와 공감사회에서는 이 두 가지 목표를 별도로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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