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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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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외 출장 준비하다

2022. 10. 20. 07:0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14 호)

 

【 다시 해외 출장 준비하다 】

 

인도네시아 신설 공장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기술 제공사가 있는 스위스 윈터투어, 그리고 설비를 제작하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를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또 다른 중요 설비를 제작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들러 최종 검수를 하게 되어 세 나라를 방문하는 일정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을 들러 이탈리아 밀라노, 스위스 윈터투어 그리고 두바이를 거쳐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 긴 일정의 출장이 잡혔다. 주위 사람들은 이탈리아, 스위스를 거쳐 두바이까지 가니까 좋겠다고 했지만, 사실 이제는 이처럼 긴 일정에 여러 나라를 들르는 해외 출장은 가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서 유럽 주요 도시로 직항으로 운영하던 비행 편들이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등 몇몇 공항을 통해 환승을 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기본적으로 4~5시간은 더 걸리게 되었다. 더욱이 최근 벌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비행시간이 예전보다 2~3시간 길어졌다. 예전에는 러시아 영공을 통해 가던 직선 항로가 아시아 북부 지역으로 빙 돌아서 가는 곡선 항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밀라노까지 예전 직선 항로로 가면 12시간 정도면 가능했던 비행시간이 20시간 가까이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출장은 20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야하고, 시차까지 있으니 괴로운 여정이 될 것이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신설 중인 공정을 알면서 영어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출장을 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스위스에서 프로그래밍 기술자와 함께 회의를 하는 일정 외에는 나 혼자 움직여야 하니 더욱더 달갑지 않은 출장이 되었다. 일행이라도 있으면 무료한 시간에 서로 대화도 나누고, 식사도 같이 하고, 저녁시간에 맥주라도 같이 마실 수 있지만, 혼자서 움직여야 하니 자유로운 측면도 있지만, 불편한 측면이 더 많았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은 긴 일정 덕분에 주말이 끼여서 주변 관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다.

 

출장 일정이 확정되자마자 주말을 어디서 보낼 것이냐 하는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일정을 보니 주말 전에는 스위스 윈터투어에 있고, 주말 후의 일정은 두바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말 일정은 스위스와 두바이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두 번의 스위스 방문을 통해 취리히와 인터라켄 지역은 이미 둘러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두바이를 선택하기로 했다. 스위스야 나중에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기 위해 갈 수도 있지만, 두바이는 개인 여행을 가게 될 것 같지 않다는 이유도 이 결정에 한몫했다. 더욱이 두바이는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관광하기가 불편한데, 10월부터는 날씨가 비교적 선선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관광하기 적합하다는 사실이 이런 결정에 쐐기를 박았다.

두바이에서 주말을 보내기로 결정을 하자마자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두바이 여행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유명 관광지로는 사막 투어, 버즈칼리프 전망대와 야간 분수 쇼, 버즈 알 아랍 호텔, 주메이라 모스크, 금시장과 향료 시장 등이 꼽혔다. 일단 가장 끌리는 곳이 사막 투어였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사막 투어를 예약했다. 다른 곳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라도 갈 수 있지만, 사막투어는 무조건 차를 타고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라는 생각에 우선 예약을 한 것이었다. 사막 투어도 10만 원대에서부터 시작해서 1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가격대의 여행 상품이 제시되어 있었다. 10만 원대의 여행 상품들은 대부분 차를 타고 가서 사막을 달려보는 정도의 경험을 하고 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언제 다시 사막여행을 해보겠냐는 생각에 저녁식사와 낙타 타기 등이 포함된 60만 원대의 상품을 구입했다.

 

두바이 하면 떠오르는 버즈칼리프 빌딩은 높이가 무려 830미터에 이르는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영화 ‘미션 임파서블’ 등 여러 영화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곳은 워낙 찾는 사람들이 많아 현지에서 표를 사려면 긴 줄에 서 있다가 지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미리 표를 사라는 조언이 많았다. 버즈칼리프 전망대에 오르는 상품이 많았지만, 나는 123층과 124층을 보고 내려오는 가장 단순한 입장권을 구입하기로 했다. 시간대도 오후 늦은 시간의 프라임 시간대는 입장권 가격도 비쌌는데, 그 이유가 낮의 시내 전경과 밤의 야경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아침 일찍 인파가 몰리기 전에 구경하고 다른 곳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어느 도시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그 도시를 잘 모를 때에는 우선 도시 전체를 둘러보는 시티투어에 먼저 참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시티투어를 통해 주마간산 식으로 시내 유명 관광지를 먼저 둘러보고, 그 중에서 자세히 보고 싶은 곳을 혼자서 다시 시간을 갖고 구경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경우에도 많은 시티투어 상품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한국인 가이드가 안내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려고 했더니 2인 이상만 신청할 수 있고, 1인은 신청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아니 한국인들은 관광을 다녀도 둘 이상만 다녀야 한다는 얘기인가? 속으로 투덜거리다가 결국 포기하고 현지에서 영어로 안내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예약했다.

 

두바이 여행에 대한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밀라노와 윈터투어에서의 틈새를 이용한 여행 일정 탐색에 들어갔다. ‘밀라노 근교 여행’으로 검색을 한 결과 ‘꼬모 호수’를 최종 목표로 선정되었고, 윈터투어에서는 두 번의 방문 중에도 꼭 가보리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가보지 못했던 라인폭포를 가능하면 꼭 가보리라고 결심했다. 사실 라인폭포는 윈터투어에서 기차를 타면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데, 이상하게도 가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물론 윈터투어에서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 협의에 지장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일이긴 하다.

사실 여행의 묘미는 실제 여행을 할 때 느끼기도 하지만, 여행 준비를 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느낄 수 있다. 물론 여행이 끝난 다음에 그 여행의 내용과 느꼈던 점들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즐거움도 그에 못지않게 큰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업무 출장 중에 즐기는 여행은 시간 제약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얼마나 준비를 잘 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곤 한다. 내 경우에는 책과 인터넷을 통해 일차적으로 정보를 모아 정리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가능하면 거의 분단위로 여행일정을 잡는다. 이렇게 세세하게 일정을 잡더라도 계획대로 안 될 경우도 많지만, 여행을 하면서 우왕좌왕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따라 대비할 수 있는, 예를 들면 우천 시에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플랜 B를 세우면 더욱더 바람직하다. 사실 시간에 별 제약을 받지 않는 여행의 경우라도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모으고, 개략적인 계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상황에 따라 그 계획대로 실행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여행의 흐름을 갖고 가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시간의 제약이 많은 출장 중 여행에서야 철저한 계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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