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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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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15 호)

 

【 이탈리아 밀라노 주변 관광지 탐색 】

 

기술 제공사와의 여러 차례 교신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 스위스 윈터투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순으로 방문 일정을 확정했다. 이렇게 정해진 일정에 따라 비행기 표를 구하다 보니 이탈리아 밀라노에 밤 10시에 도착하는 일정이 되었다. 문제는 밤 10시에 도착하는 비행기가 연착할 수도 있고, 정시에 도착하더라도 수속을 하고 나와서 호텔에 도착하면 밤 12시를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었다. 2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그것도 환승을 하고 나서 밤 12시에 도착한 다음 바로 다음날 일정을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 먼저 도착해서 하루를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한 다음에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젊었을 때에는 이런 정도의 시차와 비행시간이라도 자신 있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조심해야할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살짝 자존심도 상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게 나이 듦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하루 먼저 도착해서 쉬기로 했지만, 혹시 도착 다음 날의 컨디션이 생각보다 나으면 호텔에 머무는 것보다는 밀라노 근교를 여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밀라노에 머물면서 밀라노 시내 관광을 했는데, 밀라노 시내는 더 이상 구경할 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나는 밀라노처럼 복잡한 도시 구경보다는 자연 경관을 보고 또 걷는 것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밀라노 근교의 자연 경관을 구경하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인터넷에도 밀라노 시내 구경은 하루면 족하다는 평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더욱 더 밀라노 근교 여행을 하자는 것으로 마음이 굳어졌다.

 

인터넷에 ‘밀라노 근교 여행’을 검색했더니 여러 곳을 추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가장 많이 올라와 있는 곳은 꼬모 호수(Lake Como)였고, 그 밖에도 베로나, 베르가모, 베니스(베네치아) 등 도시와 가르네 호수에 위치한 시르미오네 마을, 스트레자 호수(Lake Stresa), 이세오 호수(Lake Iseo) 등 자연 경관 위주의 여행이 괜찮다는 경험담이 올라와 있었다. 우선 베르가모는 지난 번 방문 때 둘러보았고, 베니스는 끌리긴 하지만 너무 멀어서 제외하다보니 도시 관광이 아닌 자연 경관 위주의 여행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자연 경관 여행 중에서도 거리와 선호도를 고려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꼬모 호수를 방문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꼬모 호수를 가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알차게 구경하기 위해 패키지여행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그날의 사정을 봐가면서 자유롭게 여행 일정을 조절 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남았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글들 중에서는 패키지여행 업체에서 올린 글인지 모르겠지만, 싼 가격에 밀라노에서 출발해서 꼬모 호수를 둘러보고 오는 상품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밀라노에서 버스로 출발하는 경우도 있었고, 단체로 기차를 타고 가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서 혼자 여행할 때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꼬모 호수에 가기로 한 날이 밀라노 도착 다음날이라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패키지여행을 미리 예약하기가 곤란했다. 단 하루의 짧은 여행이기 때문에 패키지여행을 하면 경비 측면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더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날의 컨디션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자유여행을 선택했다. 자유여행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내가 묵을 호텔이 리나테(Linate) 공항 바로 옆에 있는데, 그 호텔에서 꼬모 호수로 가는 버스나 기차 출발지점까지 가는 대중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었다. 혹시 대중교통 수단이 있을지 몰라도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침 이른 시간에 출발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택시를 타고 가더라도 비용이 얼마나 들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대부분의 호텔에는 관광 안내 코너가 있기 때문에 혹시 내가 묵는 호텔에도 꼬모 호수 관광 프로그램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호텔 측에 그에 대해 질문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결국 출발하는 날까지 그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했고, 호텔에 도착해서 이 호텔에는 그런 관광 안내 서비스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마도 공항 근처의 호텔이라 주 고객이 비행기를 환승하거나 비즈니스 관련 출장자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꼬모 호수 여행을 할 생각이 있는 경우라면 꼬모 호수로 출발하기 쉬운 밀라노 시내에 숙소를 잡지 밀라노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리나테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을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방문하려는 공장으로 가기 편리하면서 공항과도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잡다보니 리나테 공항 인근에 숙소를 잡게 되었지만 말이다. 꼬모 호수를 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업무상 공장 방문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불편은 기꺼이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리나테 공항의 호텔 리셉션 데스크에서 체크인 수속을 하면서 호텔 직원에게 물어봐도 별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냥 어깨만 한 번 으쓱하더니 택시를 타고 밀리노 중앙역에서 꼬모 호수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고 얘기했다. 꼬모 호수가 매우 좋다는 얘기를 덧붙이면서 말이다.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방에서 짐을 풀고 얼른 잠을 자고 나서 내일 아침 컨디션을 보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서 꼬모 호수로 가는 기차를 타는 것으로 말이다. 긴 비행시간과 시차로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컨디션이 괜찮기 때문에, 내일 아침 컨디션도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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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진: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 이탈리아 리나테 공항과 호텔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