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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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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129 호)


【 공학교육 인증 제도의 개선을 위한 제안(8) 】


아마도 옛날 교과서에도 나왔던 ‘개미와 베짱이“ 우화를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개미는 더운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해서 먹을 것을 쌓아 놓았다가 겨울에 추위가 다가와도 걱정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베짱이는 여름에는 놀면서 노래만 부르다가 추운 겨울이 다가오자 추위에 떨다가 개미에게 동냥하러 온다는 얘기죠.

이 우화를 통해 우리는 개미처럼 열심히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우화가 바뀌었답니다.

개미는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하다가 허리 디스크가 걸려서 모아놓은 식량도 다 까먹고 처량한 신세가 되었답니다.

반면에 베짱이는 여름 동안 열심히 노래를 연습해서 유명한 가수가 되어 돈을 많이 벌게 되니 오히려 걱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런 우화를 말씀 드리는 이유는 바로 세상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자라던 시절인 산업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게 옳은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미와 같은 인재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지식정보화 사회 내지 공감사회에서는 베짱이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도 하고 돈도 버는 인재가 요구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공학) 교육은 아직도 개미와 같은 산업사회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산업사회 인재란 맞춰진 틀에 맞춰서 일을 해야 하는 표준화, 평준화된 인재입니다.

자신의 능력에 상관없이 주어진 일을 열심히 잘 하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인재죠.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인재는 자신의 강점을 알고, 그 강점을 살려서 차별화된 1등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공학 교육에 있어서도 미적분을 못 푸는 학생들의 능력을 탓만 할 게 아니라, 그 학생들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학교육인증 제도에 반드시 하도록 되어 있는 학생 상담도 단순히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한 상담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개별 학생들의 강점을 찾아내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을 통해 찾아낸 학생들의 강점에 맞춰 맞춤 교육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수능 점수에 맞춰서 들어오는 학생들의 강점을 어떻게 일일이 파악해서 맞춤교육을 실시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인 공학교육을 위해서는 각 대학 별로 원하는 인재상을 제시하고 그런 인재를 뽑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각 대학별로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교육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 영업을 위주로 하는 맞춤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면, 미적분을 잘 풀지 못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뽑아야 하겠죠.

기술 영업을 하는데 미적분을 잘 풀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 분야에 대한 기술 용어와 개념을 파악하고 있으면 되고, 더욱 중요한 능력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기술 영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예를 들어 금융 분야, 법조 분야, 의학 분야, 무역 분야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미적분을 푸는 능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공학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들은 공장이나 연구소에 취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공학교육 인증 제도에서 산업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반대합니다.

산업체는 그야말로 공장이나 연구소를 의미하고, 이에 맞는 인재는 개미와 같은 전통적인 엔지니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분야에서도 다른 능력을 갖춘 다양한 엔지니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미적분을 잘 못 푸는 대신에 사람을 잘 사귀는 능력이 있다면 기술 영업을 하는 분야에 맞는 엔지니어를 키우면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미적분을 잘 푸는 전통적인 의미의 엔지니어도 필요하지만, 금융, 법률, 의학,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엔지니어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대는 기술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품이나 기술 자체가 아니라, 고객(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즉 제품이나 기술을 만들어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제품이나 기술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를 생각하는 엔지니어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도 첨단 기술을 개발해서가 아니라, 개발된 기술들을 결합해서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문학적 DNA를 가진 엔지니어를 길러낸다면 대한민국의 공학교육도 새로운 도약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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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이나 http://www.linknow.kr/group/happygroup에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제가 출간한 저서 목록 >

- 퇴직은 행복의 시작이다(필맥, 2011년 4월)

- 녹색성장의 길(한국표준협회, 2011년 2월)

- CEO 공학의 숲에서 경영을 논하다(페이퍼로드, 2010년 3월)

-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필맥, 2009년 9월)

- 부동산 신 투자전략(지상사, 2009년 3월)

- 행복하게 나이 들기(휴먼앤북스, 2008년 5월)

-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청림출판, 2007년 6월)

- 소심남녀의 재테크 도전기(지식노마드, 2009년 12월) <공저>

- 사람 예찬(세종미디어, 2009년 11월) <공저>

- 어니스트 시그널(비즈니스맵, 2009년 2월) <번역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