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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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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17 호)

 

【 마침내 원터투어 근교 라인폭포를 보다 】

 

공장 방문 일정을 마치고 다음 날 윈터투어로 비행기로 출발했다. 지난 번 방문 때는 윈터투어에서 기차를 타고 밀라노로 왔었는데, 이번에는 스위스 기술 제공사 직원이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고 해서 같이 비행기를 예약한 것이었다. 밀라노에는 두 개의 공항이 있는데, 내가 한국에서 오면서 이용한 리나테(Linate) 공항과 스위스로 가면서 이용한 말펜사(Malpensa) 공항이 있다. 내가 리나테 공항을 이용한 이유는 단지 이 공항이 방문할 공장과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한국에서 항공편을 검색했을 때 리나테 공항과 말펜사 공항으로 운항하는 비행편수가 거의 비슷했다. 그런데 스위스 취리히에서 밀라노로 운행하는 직항 항공편은 말펜사에는 있는데 리나테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취리히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리나테에서 말펜사까지 1시간 정도를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리나테에서 취리히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줄 알았더라면 한국에서 올 때 말펜사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기술 제공사 직원이 렌트카를 빌렸기 때문에 그 차를 함께 타고 말펜사까지 이동한 다음 거기서 차를 반납하고 비행기를 탔다. 말펜사에서 취리히로 운항하는 스위스 항공은 루프트한자 항공사에 소속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올 때 루프트한자 비행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지난 번 취리히에서 밀라노로 기차를 타고 왔을 때의 풍경도 좋았지만, 이번에 스위스 항공을 이용해 밀라노에서 취리히로 가면서 본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밀라노에서 취리히 또는 취리히에서 밀라노를 갈 계획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이 비행 편을 이용해보길 권하고 싶다.

 

밀라노 말펜사를 이륙한 비행기는 구름을 뚫고 올라가자마자 웅장한 알프스산맥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지난번에 인터라켄을 통해 올랐던 융프라우로 짐작되는 설산 군이 멀리 보이기 시작하더니 취리히에 가까워지자 호수도 함께 보여주었다. 다행히 나는 뒷자리에 앉았는데, 내 열에는 좌우에 승객이 없어서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처음 비행기에 올랐을 때는 내 좌석이 맨 뒤로 배치되어 있어서 상당히 불쾌했었는데, 사진을 맘대로 찍으면서는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해서 핸드폰을 켜자 취리히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협력업체 직원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이미 수속을 마치고 짐도 찾고 게이트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도 부지런히 짐을 찾고 그 직원을 만나러 국내선 터미널에서 국제선 터미널로 갔다. 다행히 그 직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기술 제공사 직원과 간단히 인사를 시키고 기차를 타러 출발했다. 취리히 공항에서 윈터투어까지는 한 정거장밖에 안 됐기 때문에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보니 윈터투어에 도착했다. 협력회사 직원이 협의할 내용이 많다고 하여 윈터투어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체크인 후 짐을 풀고 나서 바로 점심식사를 하고 기술제공 회사로 향했다.

 

원래 기술제공사에서 제안했던 일정은 그 다음날부터였기 때문에 그 회사의 핵심기술자가 오늘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다음날부터 참석한다고 해서 짧은 인사와 더불어 미리 보냈던 질문사항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4시 조금 넘자 회의가 끝났다. 그래서 내가 윈터투어에 몇 번 왔는데, 라인폭포를 보지 못했다고 하자, 기술 제공사의 책임자가 자신의 집이 그쪽 방향이니 안내를 해주겠다고 했다. 사실 기차를 타기만 하면 되니 별도의 안내가 필요 없었지만, 함께 기차를 타고 라인폭포로 갔다. 윈터투어에서 라인폭포가 있는 역까지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라인폭포는 기차역 바로 옆에 있었다. 기차역에 내리자마자 웅장한 폭포 소리가 들렸는데, 기차역에서 폭포로 들어가려면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만 했다. 기술 제공사 직원은 여기까지 안내를 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가고, 협력회사 직원이랑 둘이서 계단을 따라 폭포로 내려갔다. 폭포가 있는 강은 폭도 넓고 수량이 풍부했지만 폭포의 낙차가 적어서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폭포 중간에 물로 깎인 듯이 보이는 뾰쪽하게 바위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 바위로 가기 위해서는 보트를 타고 거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나이아가라 폭포의 보트를 흉내 낸 것 같았지만, 워낙 스케일에서 차이가 있어 별로 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는 보트를 타는 대신에 기차역에서 폭포 옆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기차역에서도 폭포 소리가 컸지만, 폭포 옆 계단에서 들리는 폭포 소리는 그야말로 우레와 같았다. 위쪽에서 사진을 찍다가 밑으로 내려가니 폭포 쪽으로 이어진 동굴이 보였고, 그 동굴을 통과하자 바로 옆에서 폭포를 볼 수 있었다. 이 동굴도 아마 나이아가라 폭포 뒤로 나 있는 동굴을 모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에서 폭포를 보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면서 구경을 하다가 조금 더 밑으로 내려갔다. 밑에서 보는 풍경도 위에서 봤던 풍경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폭포 한 가운데 무지개가 보이는 게 달랐다. 아마 보는 각도에 따라 폭포에서 튀는 물방울에 반사되는 햇빛의 방향이 달라 위에서는 못 보던 무지개가 밑에서는 보이는 듯 했다. 다시 몇 장의 사진을 찍은 다음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기차역으로 올라갔다.

라인 폭포를 보고 돌아오면서 좀 거창하긴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는 표어가 생각났다. 윈터투어에 세 번이나 오면서 계속 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 돼서 보지 못했었는데, 계속 보아야겠다는 생각(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이번에 보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보지 못했더라면 계속 마음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을 텐데, 어찌어찌 이번에 보고 나니 정리가 된 느낌이 들었다. 라인 폭포가 비록 기대했던 만큼 볼만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이번에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냐하면 라인 폭포를 보기 위해 취리히 근처에 왔을 때 일부러 왔더라면 실망감이 더 컸을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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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진: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 스위스 라인 폭포 (tistory.com)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알프스 풍경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