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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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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5호)

【꿈을 파는 엔지니어가 되자】


지난 5월 21일 한구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한 제30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 미래전략포럼: ‘미래 과학기술 전망과 과제'」에 참석해서 미래학의 거장인 하와이 대학 교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데이토 교수는 이제 우리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를 넘어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로 진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지식정보화 사회 이후의 사회 형태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표현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의 감성이 중요한 세상이 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사회를 <감성 사회(Emotional Society)>라고 부르길 좋아합니다.

어쨌거나 짐 데이토 교수는 감성 사회 또는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과학기술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없으며, 감정에 호소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야말로 미래를 주도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그는 제품의 품질을 논하는 기업인이 되지 말고 아라비안나이트를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앞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전문적인 운동선수나 배우, 가수, 댄서가 돼서 사람들에게 꿈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영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게임을 통해 전문 이야기꾼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좋아하는 할리우드, 발리우드, 미키마우스, 헬로키티 등을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이제 엔지니어들도 단순히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감성 사회에서는 자신의 기술이 ‘꿈’을 만드는 하나의 도구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 기술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잘 만들었다고 잘 팔립니까? 에어쿠션 등의 기능을 갖춘 운동화도 ‘나이키’라는 브랜드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구입하게 됩니다.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도 좋은 커피에 ‘고급문화’를 파는 감성 마케팅을 결합시킨 것이었습니다. 이런 브랜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가 요즘 기업에서 찾는 ‘창의적인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2009년 1학기에 동국대에서 ‘기술이 만들어내는 미래 세상’이라는 주제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겸임교수 제의를 받았을 때 그냥 일반적인 교과 과목을 가르칠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면 학생도 편하고 저도 편하겠죠? 하지만 저는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가르치는 강의는 다른 교수님들이 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교과서에 있는 과거 지식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 지식을 찾는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은 했지만, 강의 진행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교과서를 중심으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다가 정답이 있는 과제를 내고, 암기해서 시험을 치루는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갑자기 제가 토론식 교육에다가 정답이 없는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서 과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니까 당황할 수밖에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해 봤다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우리가 살았던 세상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지식을 배워서 평생을 써 먹는 시대였다면, 이제부터는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일 뿐이고, 진짜 살아가면서 필요한 기술은 자신이 쌓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단순히 교과서에서 배운 과거 지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되고, 이를 통해 미래의 꿈을 만들어내는 한 단계를 더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 그런 현실에 부딪치면 제가 그들을 힘들게 했던 방법을 떠올리고 다른 학생들보다는 먼저 자신만의 배우는 방법을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4호)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가 되자】



며칠 전에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의 워크샵에서 <소통하는 엔지니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습니다.

그 워크샵은 홍천 주변의 관련 기업들을 초청해서 2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 연구 결과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기업들이 <홍천메디칼연구소>에 어떤 연구를 해 주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발표 자리에 있으면서 흐뭇했습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엔지니어들이 추구해야 하는 연구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연구를 하겠다는 자세 말입니다.

저는 이제 엔지니어도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마케팅에 관심을 안 갖는 엔지니어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제까지 엔지니어들은 주로 세일즈를 했습니다.

그럼 마케팅과 세일즈는 무엇이 다를까요?

한 마디로 ‘세일즈가 만들어진 제품을 파는 행위’라고 한다면, ‘마케팅은 제품이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게 그거지 뭐.’라거나 ‘그게 그렇게 큰 차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개념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엔지니어들은 마케팅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는 세일즈와 마케팅을 아주 쉬운 예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도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특히 화장실은 아주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에 가보면 소변기 앞에 표어(?)가 붙어 있는데, 그 표어의 표현이 날로 세련되어 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몇 년 전에는 ‘정조준, 앞으로 한 발자국만 더!’라고 쓰여 있었는데, 요즘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거나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라고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소변기 앞을 보면 아직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소변기 앞을 깨끗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디어란 부드러운 고무 재질로 파리 모양을 만들어서 소변기 정중앙에 붙여 놓은 것이죠.

그랬더니 소변을 보는 남자들이 누구나 그 파리를 떨어뜨리려고 앞으로 다가 갔습니다. 특히 소변이 앞부분에 떨어지기 쉬운 끝내기(?)를 할 때 그 파리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 됐습니다.

앞으로 다가서면서 있는 힘을 다해 마무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마케팅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기 앞에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만드는 행위가 바로 마케팅인 것이죠.

위에 예시한 앞에다 표어를 붙이는 것은 그 표현이 아무리 젊잖아도 결국은 ‘좀 앞으로 다가와 줘요. 안 그러면 당신은 야만인이야.’라는 협박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걸 못 느낄 남자가 어디 있습니까? 그렇게 해서는 남자들의 마음을 살 수 없는 것이죠.

그런 위협을 전혀 못 느끼면서도 남자의 자존심(나도 파리를 떨어뜨릴 정도의 힘은 있다)을 자극해서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가도록 하는 게 바로 마케팅이라는 뜻입니다.

꼭 파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 예를 들어 디자인을 변경해서 소변을 보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서 있으면 주변에 소변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면 아주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 될 것입니다.

고객이 자신의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사면서도 기쁨을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이 시대가 원하는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아이포드가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기 돈을 주고 사면서도 기쁘게 줄서서 기다리지 않았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이 전부라는 구시대적인 패러다임을 버리고,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2호)


【차별화된 인재를 길러내자】



공학 관련 교수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나오는 공통적인 불만 중의 한 가지가 “요즘 공대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불평은 지방 대학일수록 심합니다.

심지어는 교차 지원을 통해 문과 학생들이 공과로 입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학생들은 수학2를 배우지 않은 채로 와서 전공 과정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불평을 합니다.

그래서 공학인증 제도에도 미적분을 꼭 과정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전공 학점수를 대폭 늘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런 상황을 초래하는 제도가 나쁘다고 비평하거나, 수학2도 배우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공대를 입학한 학생들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이런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전공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학생들이 공대에 들어오는 현상은 대학진학률이 80퍼센트를 넘어서는 최근 대학의 양적 성장에서 발생한 피치 못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을 입학한 1975년도의 대학 입학 정원은 약 7만 명이었습니다. 당시의 대학 응시생은 약 26만 명이었기 때문에 대학진학률은 27퍼센트 가량 되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도에는 57만 명의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47만 명이 대학에 진학해서 82퍼센트의 진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학진학률이 27퍼센트였을 때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82퍼센트인 현재 학생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물론 여기서 제가 말씀드린 학생의 질이란 과거 산업사회 기준으로 보았을 때의 학업 성취도를 말합니다.

제가 이런 수치를 제시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그러면 대학입학정원을 과거 수준으로 대폭 줄이면 되겠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현실을 무시한 발상입니다.

대학입학정원을 현재의 20퍼센트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까요? 20퍼센트 정원을 축소하는 게 아니라, 20퍼센트의 정원만 남기고 80퍼센트의 인원을 줄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아니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의 사회는 과거와 같이 미적분을 잘하는 전통기술자도 필요하지만, 더 많은 숫자의 지식 기술자들이 필요합니다. 전통 기술자들은 공장과 연구소에 취업하면 되고, 지식 기술자들은 법조, 의료, 금융, 사업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도록 하면 됩니다.

지식 기술자들은 미적분을 잘 못하더라도, 전공에 대한 개념 이해만 있으면,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소프트 스킬 등 다양한 지식을 컨버전스(융합)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교수님들이, 사회에서는 리더들과 부모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미 입학한 학생들에게 미적분을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소질을 찾아서 그들 나름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지식 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각 대학별로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지식 기술자의 모델을 만들고, 이에 맞춰서 공학교육 목표도 세워야 합니다.

한 마디로 각 대학별로 차별화된 지식 기술자를 길러내도록 하면 대학도, 학생도, 사회도 모두 만족하는 윈-윈의 대학 교육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