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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종교의 모순성 ‘과학적 神’으로 해결”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신의존재를…’낸 김송호박사

“‘과학적인 신’은 예수와 부처가 보여준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을 품어 안은 사랑의 신’입니다. 현실 종교에서 나타나는 모순과 폭력적 양상도 과학을 통한 신으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나와 미국 퍼듀대에서 화학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인 김송호(사진) 박사. 가톨릭 모태신앙으로 고교·대학에서 가톨릭학생회장을 지낼 만큼 체계적인 교리공부와 신앙생활을 해왔던 그는 “늘 종교와 과학 사이에서 느끼는 답답함으로 지금은 ‘냉담자’가 됐다”며 “직접 과학의 전공을 살려 신을 찾아보았다”고 말한다.

최근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물병자리)를 펴낸 김 박사는 과학적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고, 증명된 신의 모습이 종교의 기본 교리와도 잘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김 박사는 이렇게 증명된 신을 ‘과학적인 신’이라고 이름 붙였다. 김 박사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법칙)을 기본으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빅뱅 이론 등을 이용한다. 엔트로피 법칙이란 빅뱅 이후 물리계의 에너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하며 무질서해지는 것을 말한다. 무질서해질수록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다. 우주에서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김 박사는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유일한 양상이다. 이는 엔트로피를 낮추는 목적을 가진 외부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신의 존재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의 모습은 과학적으로 말하면 특정한 의지를 가진 에너지”이며 “곧 만물 안에 신이 존재하는 ‘만유내재신(萬有內在神)’”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신(神) 개념은 철학에서 스피노자에 의해 처음 제기돼 과학에서 아인슈타인으로 이어진 이신론(理神論), 또는 인도에 뿌리를 두고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화이트 헤드로 이어지며 현대신학에서도 주목받는 ‘범재신론(汎在神論)’에 가깝다. 김 박사는 “현재의 과학지식 수준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완전한 진리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과학적인 신’은 무자비한 신을 앞세운 현실 종교의 만행과 반대로 무신론적 과학주의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의 사회적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신에 대한 관점”이라고 제안했다.

[문화일보 2016년 11월 24일 엄주엽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