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나 마추카토(안진환), “가치의 모든 것,” 2020, 민음사
이 책 <가치의 모든 것>은 현대 경제학에서 가치를 따질 때 모순되는 점을 중심으로 논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로 주장하고 있는 바는 보수 경제학이 지나치게 금융과 기업의 역할을 너무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금융은 가치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가로채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가치를 창조하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대 추구까지 합리화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품 생산의 보조 수단이었던 금융이 오히려 비중이 더 커지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금융 분야가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내가 쓴 책 <부의 진화론>과 <인공지능 AI 공존 패러다임>에서 주장했던 바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GDP 위주의 성장론이 주류 경제학으로 자리잡다보니 환경 파괴하는 행위까지도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만들고 있다. GDP 라는 지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기업이 창조하고 있는 가치 중의 많은 부분이 정부와 다른 사회적 부분들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기업이 만드는 특허나 제품은 기업의 역할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부분들이 공헌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노벨상 수상자인 허ㅏ버트 사이먼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조직의 의사 결정에 대한 연구로 1978년 노벨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해 후하게 판단할 경우, 나는 우리의 소득 중 5분의 1 정도만 정말로 우리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우리가 방대한 물리적 자본과 심지어 이보다 더 방대한, 모든 이의 지식, 조직상의 노하우 등을 포함한 지적 자본이 축적되어 있는 거대한 생산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 존재하는 덕분에 누리는 것이다.” 요즘 기본소득이 정당성을 찾을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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