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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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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 관절염 환자가 늘고 기존 관절염 환자는 통증이 심해진다. 이맘때쯤 등산이나 축구ㆍ농구와 같은 야외 운동을 하다가 발목을 삐거나 무릎의 십자인대 및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돼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절염은 기후에 민감해 기온이 낮을수록 증상이 악화돼 기존 환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릎 관절염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무릎 온도 차가 급격히 변화한다. 정상인은 낮과 밤, 새벽의 평균 온도 차가 0.92도밖에 나지 않지만 관절염 환자는 약 3도 차이가 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0월 12일을 `세계 관절염의 날`로 정한 것도 이맘때쯤 관절염 환자가 많이 발생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무릎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9년 235만명에서 지난해 267만명으로 5년 새 약 32만명이 늘었다. 무릎 관절염은 10월과 함께 야외 활동이 많은 3~5월 환자가 가장 많다.

우리 몸의 뼈는 신생아일 때 450개지만 자라면서 뼈가 합해져 어른이 됐을 때 206개로 된다. 이렇게 많은 뼈가 우리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각각 균형을 이루면서 움직인다. 뼈는 서로 맞물리는 부분과 맡은 임무에 따라 적절한 모양을 갖추고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야 하는 곳에는 적당한 통로를 내주는 등 질서와 배려가 대단하다. 이처럼 오묘하다 못해 절묘하기까지 한 뼈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관절이다. 관절은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며 우리 몸에서 제일 고생하는 부위다. 자거나 앉아 있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우리 몸을 지탱해 서서 다닐 수 있게 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시켜주는 완충작용을 하는 곳이 관절이다.

관절염은 바로 관절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통증과 함께 붓거나 열감(熱感)이 동반된다. (퇴행성) 관절염의 대표적 증상은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고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긴다. 심한 경우 관절에서 서걱서걱 마찰음이 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은 노화에 따른 관절 변화, 과체중, 연골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 주위 뼈 질환 및 근육 약화, 관절의 신경 손상 등이다.

무릎 관절염 증상은 연골의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ㆍ중기ㆍ말기로 나눈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며 아프고, 연골 손상이 경미하다. 중기에는 앉았다 일어날 때, 양반다리를 하거나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올 수 있고 이유 없이 무릎이 붓는다. 말기에는 걸을 때 통증이 심하고 밤에도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기도 하며 심한 경우 O자형으로 다리 모양이 바뀐다.

관절염 치료는 초기라면 약물ㆍ물리ㆍ재활ㆍ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된다. 중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관절을 다듬고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이수찬 힘찬병원장은 "관절 안쪽이 닳아 `O자 다리`가 된 관절염은 무릎 중심축을 바꾸고 다리를 일자로 펴는 `휜다리교정술(근위부경골절골술)`로 치료한다"며 "관절염 말기에는 관절을 교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손상된 연골을 재생해 퇴행성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엉덩이뼈에서 골수를 채취해 손상된 연골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는 15~50세 환자와 연골 손상 범위가 비교적 작은 경우에 시행한다. 또 다른 방법은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배양해 환자의 무릎 연골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연골 손상이 크고 50세 이상인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

최정근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과거에는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도 활발히 시술되고 있다"며 "관절에 이상이 느껴지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자가 관리를 꾸준히 하면 관절염이 장애나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우개처럼 쓰는 만큼 닳는 조직인 연골은 스스로 치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생되지 않아 한 번 손상되면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그동안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됐지만 연골이 많이 닳아 없어진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제대혈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에는 연골이 일정 부분 닳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서도 연골 재생 효과가 있기 때문에 노년에도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지 않고도 건강한 무릎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아끼며 사용해야 한다. 젊을 때는 무릎과 발목 관절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무릎의 십자인대, 반월상연골판은 가벼운 운동 중에도 파열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비만은 무릎에 하중을 줘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중년 이후에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종목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수영, 천천히 걷기, 실내자전거 타기 등이 좋다. 운동에 앞서 전신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관절염이 진행 중인 중장년층은 무리한 등산을 피하고 허벅지 근력을 키우면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쪼그려 앉는 자세, 다리를 꼬는 자세, 지나치게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역시 관절에 무리가 가므로 조심한다.

이 같은 주의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면 관절염이 서서히 진행된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려면 무엇보다 무릎의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일어난 직후 온찜질을 하거나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평소 무릎 보호대나 무릎 담요를 이용해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래도 통증이 심하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매일경제 2014년 10월 10일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