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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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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기업·예술가 뭉치고 공동 육아마을 만들기도

 

◆ 해피타운 ② 커뮤니티 아파트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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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정릉시장에서 내린 뒤 다시 언덕길을 200여 m 오르면 6층짜리 도시형생활주택이 나온다. 이 건물 3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14㎡ 원룸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 '앱티스트(APPTIST)' 이경진 대표(32)의 사무실이자 보금자리다.

현관문에는 회사 간판이 붙어 있다. 방 내부는 컴퓨터 모니터 3개를 둔 책상과 소파형 침대, 전자 기타, 냉장고, 식기류 등이 가지런하게 정리돼 있다. 원룸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6만원. 시세 대비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입주민 22명은 모두 1인 기업 대표와 예비창업자다. 건물 이름은 '도전숙(宿)'이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이씨는 "집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운데 사무실까지 한꺼번에 얻었다"며 "입주민들도 창업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니 투자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창업, 예술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주민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며 사는 '소셜하우징(사회적 주택)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캐나다 밴쿠버 등 선진국 도시들에선 이 같은 소셜하우징 실험이 이미 정착 단계에 들어서 있다. 도심 한복판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개발업자에게 인근 지역에 예술·창업 등 도전적인 삶을 사는 젊은이들을 위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해부터 도전숙과 함께 예술가들이 함께 사는 '막쿱'(중구 만리동), 공동육아 열혈 부모들을 위한 '이음채'(강서구 가양동), 사회초년생들이 모인 '이웃기웃'(서대문구 홍은동) 등 다양한 소셜하우징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총 5곳 146가구가 공급됐고 내년까지 도전숙 3·4호(46가구)와 예술인주택(20가구)이 추가될 예정이다.

미술, 연극, 음악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가 모여 사는 '막쿱'은 1층이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계단과 복도는 입주민의 회화, 영화 포스터 등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전시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동체 꿈'을 잃어버린 도시 공간에서 마을 공동체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마을'은 마을 공동체의 원조로 꼽힌다. 1994년 부모들이 품앗이로 아이를 돌보는 '마을 어린이집'에서 시작돼 현재 1000여 명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작은 카페' 등 주민이 직접 만든 시설과 단체가 40여 곳에 달한다.

[중앙일보 2015년 10월 1일 특별취재팀 = 이근우 차장(팀장) / 정승환 기자 / 임영신 기자 /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