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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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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길버트 웰치(홍영준) “과잉 진단"

2019. 2. 11.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길버트 웰치(홍영준) “과잉 진단,” 진성출판, 2013

 

요즘을 100세 시대라고 부른다. 현대 과학으로 인해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 중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가장 큰 공신은 상하수도 설비, 천연두 백신 등 예방 주사, 항생제 등으로 최근의 조기 진단은 그리 큰 공헌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조기 진단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과잉 진단의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영화나 책을 보면 말기 암에 걸린 사람에게 의사가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이 좀 더 일찍 와서 진찰을 하고 조기에 발견했더라면 나을 수 있었을 텐데~~’입니다. 하지만 과연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면 모두 치료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웰치 박사는 조기 진단의 효과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이전에도 조기 진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이 책의 특징은 의학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인 논리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조기 진단을 권유하는 근거는 조기에 발견한 질병은 완치가 가능하며, 이런 예방적 조치가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웰치 박사는 조기에 발견한 질병의 완치율이 높은 것은 아무런 조치가 없이 그냥 놔뒀어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과학적 근거로 조기 진단에 의해 각종 질병의 진단자 수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가 거의 그대로 인 점을 들고 있다. 만약 조기 진단에 의해 질병을 치료한 효과가 크다면 당연히 사망자 수가 감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조기 진단에 의해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예방적 조치로 취한 치료 행위, 예를 들면 수술 등에 의한 부작용이 커서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자신도 전립선암 예방 차원에서 실시한 전립선 제거 수술로 발기부전에 빠졌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내과 의사인 저자는 연구 논문에 나타난 사례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접한 수많은 환자들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폐를 검사하다가 우연히 나타난 갑상선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대사질환 환자가 되어 버린 사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선별 검사를 실시해서 질병을 미리 알아내려는 노력은 환자를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병원, 제약회사 등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제약회사들은 의사들을 앞세워서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진단 기준을 바꿔서 정상적인 사람들도 환자로 둔갑시키기까지 하고 있다. 질병이 있으면 당연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증상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조기 진단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를 맞은 현대인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