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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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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이영철 “영국을 걷다”

2019. 3. 4.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이영철 영국을 걷다,” 미래의 창, 2017

 

남자들이 퇴직을 한 후 가장 해보고 싶은 일 중의 한 가지가 바로 여행을 떠나는 것일 것이다. 나도 얼마 전 퇴직을 하고 나서 생각했던 일이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 안나푸르나 걷기 등이었다. 퇴직 전에는 며칠 시간을 내서 장가계, 백두산 등 유명 여행지를 패키지로 관광을 선호했었다면, 퇴직 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고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면서 장기간 걷는 길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만난 책이 이 책의 저자인 이영철이 쓴 <안나푸르나에서 산티아고까지>였다.

저자 이영철은 오랜 직장생활 동안 마음 한편에 세계 10대 트레일에 대한 로망을 품고 살다가 퇴직 후 5년간 안나푸르나 서킷, 산티아고 순례길, 밀포드&마운트쿡, 일본 규슈올레, 잉카 트레일, 파타고니아 토레스 델 파이네와 피츠로이 세로토레, 투르 드 몽블랑, 영국 코스트 투 코스트(CTC)’, 아일랜드 위클로웨이, 중국 호도협 차마고도 등 10대 트레일을 모두 완주했다고 한다. 저자의 이런 대단한 열정을 본받고 싶지만, 10대 트레일을 모두 따라 하는 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개 코스만 따라 해보려고 한다.

세계 10대 트레일 중 몇몇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영국의 잉글랜드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이 길은 영국의 여행 작가 앨프리드 웨인라이트가 개척하여 1973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로 자리매김하며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저자는 아이리시 해에서 북해까지 315킬로미터를 1516일간 걸었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 트레일의 특징은 잉글랜드의 3대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 ‘요크셔 데일스’, ‘노스요크 무어스를 연이어 관통하는 코스이며, 그 길속에서 영국의 문학과 역사의 향취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펼쳐진 해발고도 300미터, 600미터, 최고 고도 950미터의 산들을 오르내리는 이 길을 걸으려면 다소 체력이 요구되지만, 드넓게 펼쳐진 진초록의 대자연이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곳이다.

혼자서 이 길을 걸으면서 이정표가 제대로 없어서 헤매기도 했지만, 잘못 들어선 길에서 만난 자연과 길을 찾으면서 만난 인연에 감사함을 배웠다는 저자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마음에 와 닿았다. 영국의 이 길은 나중에 내가 갈 가능성 낮기 때문에 더욱 더 그 여정이 마음에 와 닿았다. 저자의 차분한 글에서 내가 마치 그 길을 경험하며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