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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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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2024. 2. 19. 07: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유시민,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돌베개, 2023년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로 가르는 학교 제도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문과와 이과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되면 그 다음 인생 진로가 거의 고정된다. 이과와 문과의 길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이과를 선택했다. 아마도 내성적인 성격에다가 수학이나 과학 과목이 그리 싫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 대학 입시에서는(당시에는 본고사를 치렀다), 이과 과목보다는 문과 과목인 국어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글 쓰고, 책을 출간하고 있으니 나에게 문과 기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의 저자 유시민은 인문학 관련 책을 많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저자가 책에서 밝혔듯이, 그는 수학을 싫어해서 문과를 선택했고, 대학 이후에는 거의 이과 분야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 과학 관련 책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과학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사라지고, 문과라도 과학에 대해 아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실 현대 세계를 살아가자면 과학을 아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저자 유시민의 얘기로는 단순히 생활 속에서 과학 기술을 즐기자는 차원이 아니라,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인문학적인 사고도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적극 동의한다. 물론 문과가 과학을 알아야 하듯이, 이과도 인문학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과도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수학이나 과학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과학 관련 지식을 멀리 했던 많은 문과 계통 독자들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 책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적극 공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으로 생각된다.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물과 기름 같이 섞이지 못하고 따로 살아야 했던 현실을 타파하고 서로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공감하는 바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문과 계통 독자들이 과학에 대한 공포감을 버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마찬가지로 인문학에 소홀히 했던 이과 계통 독자들도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발을 듣고 살아가는 생활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