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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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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갖고 있는 기술적 한계야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지만, 어느 정도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고, 그 결과 수 천 종의 새로운 암호화폐가 탄생하고 있다.

그에 반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갖고 있는 제도적 한계는 기술적 한계보다 이해하기는 쉽지만, 극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암호화폐가 넘어야 할 산이 국가라는 공권력과 (유대) 금융 자본이라는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실세이기 때문이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탄생한 배경에는 국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기존 통화 제도와 허점투성이인 금융 시스템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세계가 주기적으로 겪고 있는 금융위기와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가 기존 통화 제도와 금융 시스템의 모순 때문에 발생하고 있으며, 암호화폐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를 대체하면 기존에 발생하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은 뒤로 하고라도,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 제도의 운영 주체인 국가(특히 미국)와 금융 시스템(특히 유대 금융 자본)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암호화폐가 넘어야할 이 두 개의 산이 너무 높아 현재로서는 암호화폐가 어느 한 개도 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미국 달러는 금본위제도를 버린 이후에도 세계 기축통화로서 위치를 확보함으로써 미국이 막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이 결코 용인하지 못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달러에 대한 도전이고 둘째는 석유에 대한 도전이다. 미국이 대량살상 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해서 후세인을 제거한 이유도 달러와 석유에 대한 이라크의 도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즉 후세인이 석유 결재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미국 달러에 정면 도전한 게 화근이 되었다.

미국 달러가 금본위제도를 버린 후에도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은 데는 미국이 사우디 왕권을 보호해주는 대신 세계 최대 유통 상품인 석유의 거래를 달러로만 하도록 하는 키신저의 묘수가 크게 작용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암호화폐가 달러를 대체하도록 놔둘 리가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암호화폐가 범용통화로 자리 잡는 것에 암암리에 반대하고 있다. 각국에서 발행하고 있는 법정통화가 정부에게 큰 혜택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종이돈을 발행함으로써 화폐 액면가에서 발행 비용을 뺀 시뇨리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더 나아가 정부는 종이돈을 과다 발행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국민들이 소유한 화폐의 가치를 서서히 빼앗아 가면서 정부 부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법정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기 때문에 법정통화를 포기하고 암호화폐를 용인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은행이 신용창출을 통해 이익을 챙기고, 금융 상품을 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거기에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법정통화 발행이 국가 채무와 연계되어 있어 법정통화를 많이 발행할수록 영국 영란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주인(?)인 유대 금융 자본의 이득이 커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암호화폐가 법정통화를 대체하게 되면 유대 금융 자본이 가만히 앉아서 벌고 있는 이득이 없어지는데, 유대 금융 자본이 이를 절대 용납할 리가 없지 않겠는가.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익명을 쓸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도 유대 금융 자본에 도전한 그가 유대인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대 금융 자본이 그들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 금융체제와 미국 달러에 도전하는 암호화폐를 일격에 분쇄하지 않고 놔두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암호화폐가 아직은 큰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은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취급하면서 그 시장을 자신들의 통제 아래 두고 시간을 벌면서 추이를 지켜보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대 금융 자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부들이 나서서 암호화폐를 퇴출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이런 전략을 취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은 암호화폐 거래를 원천봉쇄하려 하고 있고, 미국도 간접적으로 암호화폐를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미 국세청은 비트코인을 법적인 의미에서의 통화로 볼 수 없고, 상품으로도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러한 미 국세청의 조치로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사용될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출처 : 메가경제 (http://www.meg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