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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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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물론 그 관심이 암호화폐 자체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암호화폐 투자(투기?)에 대한 관심이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에 대해서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암호화폐의 원리와 적용 가능성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느냐 여부는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문제는 암호화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등 기술뿐만 아니라 화폐 제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기 짧은 지면에 이런 내용을 한꺼번에 설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블록체인 등 기술적인 측면, 금융 시스템의 문제, 암호화폐의 미래 등에 대해 몇 차례에 나눠 설명하겠다.

출시된 암호화폐의 종류가 수천 종에 달하지만, 여기서는 최초의 암호화폐라고 볼 수 있는 비트코인에 대해 주로 설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암호화폐 중에 비트코인의 비중이 가장 크고, 다른 대부분의 암호화폐들이 비트코인의 오픈소스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암호화폐는 화폐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살펴보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아니 현재의 모든) 암호화폐는 화폐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부터 왜 그런가에 대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겠다.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는 분산원장을 활용한 탈중앙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반 화폐가 은행이라는 중앙 시스템의 통제를 받는 반면에, 암호화폐는 분산된 컴퓨터 네트워크에 거래내역을 분산 기록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분산된 컴퓨터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거래내역 기록에 참여하는 컴퓨터에 채굴이라는 명목으로 비트코인을 지급한다는 데서 비롯된다. 이론상 채굴은 2140년까지 하도록 사전 프로그램 되어 있지만, 채굴로 얻는 이득이 채굴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32년쯤에는 분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채굴자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거래내역은 더 이상 기록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채굴업체는 채굴에 따른 보상 외에 거래내역 기록에 따른 소액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채굴 보상이 적어지면 수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 계속 거래 기록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채굴업체는 수수료를 대폭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 은행의 수수료를 대폭 낮춘다는 비트코인 탄생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

아무튼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채굴업체들이 사라지면 거래내역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결국 비트코인도 거래를 위한 화폐로서 통용되지 못하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비트코인 채굴이 점점 더 어려워짐에 따라 막강한 채굴 장비를 갖춘 상위 극소수 업체가 전체의 50퍼센트 이상의 블록을 독점하게 되었다는 데서 비롯된다. 비트코인의 최대 강점이 분산화, 즉 탈중앙화인데, 이처럼 채굴, 즉 거래내역 기록이 일부 세력들에게 장악 당하게 됨으로써 중앙화로 회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록이 진실한가를 판별하기 위해서 51퍼센트 이상의 기록이 일치하는가를 비교하게 되어 있는 프로그램 내용에 따라, 51퍼센트 이상 채굴을 담당하는 상위 몇 개 업체가 공모하면 기록을 변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문제점은 비트코인으로 거래 시 업소가 아닌 구매자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소액 거래 시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으로 거래 시 약 3만원 정도의 정액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1000원짜리 과자를 사면 3만1000원이 필요하게 된다. 더욱이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채굴이 어려워지면 수수료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트코인이 최초 탄생하게 된 이유인 은행에 의한 과도한 수수료 발생 방지라는 취지에도 어긋나는 형태가 된다.

이밖에도 채굴에 소요되는 전력이 너무 과다하여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든가, 비트코인을 활용할 경우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든가, 비트코인용 개인 암호가 타인에게 공개되거나 암호를 잊어버렸을 경우에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다음 책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1. 이병욱,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탐욕이 삼켜버린 기술,” 2018, 에이콘
2. 홍익희, 홍기대, “화폐혁명,” 2018, 앳워크
3. 황정훈, “생초보를 위한 암호화폐 설명서,” 2018, 호이테북스
4. 마이클 J. 케이시 외(유현재),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2017, 미래의창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출처 : 메가경제 (http://www.meg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