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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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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퇴직한 사람들끼리 단체로 귀촌하여 시골에서 살자는 모임을 추진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애로 사항 중의 한 가지가 나이가 들수록 도시에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아픈 데가 많아지니까 병원이 가까운 대도시에 살아야지 왜 시골로 가려고 하느냐 하는 이유에서였다.

그에 대해서 “시골에 가서 즐겁게 살면 아프지 않고, 그러면 병원에 갈 일도 없지 않느냐”고 해명을 했지만, 그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데는 실패했다. 나는 건강하게 살 방법을 찾지 않고, 아픈 다음에 병원에 갈 생각부터 먼저 하는 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나이가 들수록 큰 병원이 있는 대도시에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의사가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현대인들의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의사가 노화로 인한 질병도 고쳐줄 수 있고, 죽음마저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현대인들은 현대 의학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물론 현대 의학에 대한 현대인들의 절대적인 신뢰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신과 항생제의 발명에 의해 불치라고 여겨졌던 많은 질병들을 물리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표적 항암 치료제, 인공 장기 등의 등장으로 영생불사의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현대 의학이 보여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정말 현대 의학이 인간의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을까? 좀 더 나아가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우리의 건강을 현대 의학에게 믿고 맡기기만 하면 모든 건강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광고에서 선전하는 다이어트 약을 먹으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걸까? 건강검진을 자주해서 암을 조기 발견하면 수술이나 약 등 항암치료를 통해 모든 암을 물리칠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대부분의 병이 생활습관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의사들이 모든 병을 고쳐줄 수 있다고 믿지 말고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키라”고 조언하는 의사들이 꽤 있어서 반갑다. 이처럼 다른 시각을 가진 의사들이 쓴 책들 중에 내가 읽은 대표적인 책들 몇 권을 소개한다.

사실 의사도 아닌 내가 주장하는 것보다 이런 의사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내 건강은 의사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더 공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 길버트 웰치(홍영준) “과잉 진단,” 진성출판, 2013

2. 곤도 마코토,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더난출판사, 2013
3. 허현회,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 라의눈, 2015
4. 제나 마치오키(오수원), “면역의 힘,” 2021, 윌북
5. 신우섭, “의사의 반란,” 2020, 에디터
6. 조병식, “암은 자연치유 된다,” 왕의서재, 2015

이 책들 외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책들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사이비(대안?)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현대 의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책들도 많이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현대 의학을 올바르게 활용하되,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올바른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대 의학이 모든 질병을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무시하는 오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사가 행하는 수술이나 처방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술로 암 부위를 도려낼 수 있지만,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물리칠 힘이 없으면 결국 암이 재발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의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히포크라테스의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약)도 고치지 못한다'라는 유명한 말도 바로 우리 면역 체계의 절대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 더 안타까운 일은 의사들이 처방해준 약이 일시적으로 질병을 퇴치하는 데는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결국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면역체계가 무너지게 되는 것의 50퍼센트는 약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허현회의 저서 참조).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 거대한 산업의 한 부분에 속하게 된 의사들이 이익 추구를 위해 과잉(?)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더욱 더 ‘내 건강은 의사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출처 : 메가경제 (http://www.meg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