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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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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고 부자들이 연달아 우주 비행에 나서면서 우주 관광의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1년 7월 12일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직접 우주 비행기를 타고 고도 88킬로미터까지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경계로 보는 고도 100킬로미터, 이른바 카르만 라인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7월 20일 107킬로미터까지 올라간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과 최초 민간 우주관광객이 누구냐를 다투는 상황이 되었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제프 베이조스가 카라만 라인을 넘지 못한 이유는 타고 간 우주 비행기가 완전 진공 상태까지는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켓 대신 비행기를 이용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췄지만, 우주경계인 카르만 라인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가답게 새롭게 창의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현재까지 우주 관광, 우주여행에 앞서 나가고 있는 민간 업체는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보잉 등 4개 업체이다. 2021년 9월에는 또 한 명의 세계적인 부자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우주 비행에 나섰다. 보잉사도 ‘스타라이너’라는 유인 우주선을 만들어서 2019년 12월 시험을 마친 상태이다.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우주 경쟁이 천문학적인 소요 경비로 인해 현재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와 반면에 민간기업들이 나서서 우주 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우주 관광에 나선 것은 좀 의아한 측면이 있다. 국가는 과학기술 발전이나 국가적인 자존심 때문에 비용에 상관없이 우주 경쟁을 한다지만, 민간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야만 하는데, 우주 개발은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수익이 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2시간짜리 여행에 100킬로미터 지점에 체류 시간이 고작 5분에 불과한 3억 원짜리 우주 관광 상품에 600명이 넘는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만큼 이 세상에는 3억 원 정도는 껌값이라고 생각하는 부자들이 많다는 얘기가 된다. 나 같으면 거꾸로 3억 원을 준다고 해도 위험을 무릅쓰고 우주여행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부자들이 자기 돈 자기가 쓰는데 뭐라고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5분짜리 우주 관광에 3억 원을 쓰는 것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억만장자들의 우주 관광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이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맞는 게 아니냐고 항의성 댓글을 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억만장자들의 우주 관광 때문인지 미국에서 억만장자들에 대한 반감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최근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18세 이상 1만2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3명은 ‘억만장자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20년 1월 실시된 조사 결과치보다 6퍼센트포인트가 올라간 수치이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억만장자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주 관광을 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에 사용되는 연료 연소로 인해 엄청난 대기오염을 유발하게 된다. 어떤 생산적인 목적이 아니라 부자들의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를 꿈꾸고 있긴 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우주 관광은 부자들의 돈 자랑으로 끌날 가능성이 크다.

우주 관광과는 별개로 지금 우주는 벌써 우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지구 궤도는 2021년 현재 2만 3천여 개의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가 둘러싸고 있는데, 실제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10퍼센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폐 우주선 쓰레기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주장에 의한 우주 오염은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미국의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2019년 6월 쏘아올린 로켓 ‘팰컨 헤비’에 152명의 화장 유골을 실은 미국의 우주장 기업 ‘셀레스티스(Celestis)’의 우주장 위성이 탑재돼 우주로 떠났다. 우주장 비용은 화장 유골 7그램 캡슐당 5000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우주장을 서비스하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상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기권까지 화장재를 올려 산골하는 방식부터 지구 궤도를 일정 기간 도는 방식이 이미 서비스 중이고, 더 나아가 달 표면 혹은 그 이상의 심우주까지 보내는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가 신경 쓰지 않는 사이에 지구 궤도가 이미 쓰레기로 만원인데, 부자들까지 우주 쓰레기를 늘리는 데 가세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해진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출처 : 메가경제 (http://www.meg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