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32호)
【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를 뽑기 위한 입학사정관 제도 】
한국만큼 대학입학제도가 자주 바뀌는 나라도 없을 겁니다.
또 그렇게 바뀌는 입학제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한국 국민들입니다.
마치 대학 입학에 의해 자녀의 인생, 아니 온 가족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녀 중에 고2, 고3으로 올라가는 학생이 생기면 온 집안은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때가 되면 아버지도 고2, 고3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고 제대로 대접도 못 받습니다.
온 가족이 고2, 고3 학생 위주로 생활하게 됩니다.
오죽하면 제 친구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과일을 하나 꺼내 먹었다가 아내로부터 ‘고2 아들을 위해 놔 둔 것을 왜 먹었냐?’고 핀잔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상은 아마도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는 과정에서 공부가 인생성공 여부를 좌우했던 부모 세대들의 경험에 의해 나온 것일 겁니다.
가진 것 하나 없던 부모 세대들이 산업화 과정 중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수단은 공부를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류 대학을 나오고 일류 학과를 졸업하기만 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인생을 보장받고,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받는 높은 급여에, 경제 발전과 더불어 뛰는 부동산이라도 잘 투자했으면 금상첨화였겠죠.
하지만 지금도 그런 성공 방식이 통할까요?
아닙니다.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그런 성공 방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 하면 출세를 하고, 성공하고, 부를 쌓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일류 대학, 일류 학과를 나왔다고 평생을 보장해 주는 직장도 없습니다.
단순히 학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아니라,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능력을 지닌 인재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기업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1등 인재를 뽑기 위해서 기업은 갖가지 면접 방법을 개발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서 대학에서도 차별화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뽑아서 키워 내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 중의 한 가지가 바로 입학사정관 제도에 의한 특별 전형입니다.
단순히 수능 점수에 의한 인재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차별화된 능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의 제도입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각 사회조직이 변하는 속도를 기업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의 가족을 60, 정부 관료 조직과 규제 기관은 25, 미국의 학교를 10으로 표현했습니다.
앨빈 토플러가 지적했던 새로운 시대 변화에 늦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조직인 정부와 대학이 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만큼 시대적 변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에는 시대적 변화에 가장 뒤떨어진 부분이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로 느껴집니다.
앨빈 토플러 식으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가정은 변하는 속도가 5정도 될까요?
한국에서 자녀의 교육을 망쳐 놓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바로 일부 학부모의 비뚤어진 교육열입니다.
진정으로 자녀의 성공을 바란다면 학과 공부를 잘하는 산업 사회 인재로 키울 게 아니라, 차별화된 자녀의 소질을 계발하도록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부모 세대의 성공 방식이 미래 세대에게는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장관들의 인사 청문회 때마다 나오는 ‘자녀를 위한 위장 전입’ 문제는 바로 성공한 부모들의 비뚤어진 자녀 사랑의 극치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번에 동국대학교의 입학사정관으로 이 제도 시행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제도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제까지 시대 변화에 맞춰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던 제 주장에 맞는 이 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입학사정관이 되어 이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1등 인재를 뽑는 데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아무쪼록 입학사정관 제도가 잘 정착되어 대한민국이 변하는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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