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크게 늘어난 게 원인
관련 강좌·상담 개설 잇따라 같은 묘지 묻힐 사람끼리 교류… 관련 지식 검정시험도 실시
병세 급격한 악화에 대비… '엔딩노트'도 판매하기도
<임종을 준비하는 활동>
홀로 사는 노인들이 급증하는 일본에서는 인생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하는 '슈카쓰(終活·임종을 준비하는 활동)'가 유행이다. 죽은 지 한참 지난 후에 발견되는 고독사(孤獨死)가 급증하는 데 따른 불안감 탓이다. 현재 일본에선 65세 이상 인구의 60% 이상이 혼자 살거나 부부만 같이 산다. 미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 일본에서 말하는 '슈카쓰'는 장례식이나 상속 등의 문제에 대비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다비지타쿠(旅支度·www.tabijitaku.jp)'라는 회사는 인터넷에 자신의 인생사를 정리한 홈페이지 꾸미기, 죽은 후 메일과 스마트폰 등으로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낼 동영상 제작 등을 도와준다. 다가올 죽음에 대비할 뿐 아니라 살아온 날을 정리하고 죽음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이다. 슈카쓰를 배우는 강좌도 늘어나고 있다. 슈카쓰 카운셀러협회, 시니어라이프매니지먼트협회 등은 고령자가 직면한 간병·의료·상속 관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가르치는 과정을 개설했다. 슈카쓰와 관련된 지식을 측정하는 '검정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서점에서는 '엔딩노트(ending note)'를 판매한다. 이 노트는 병이 급격히 악화돼 의식이 없어졌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엔딩노트는 유언장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서부터 장례절차나 장례식 참석자 명단, 자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한 노트이다. 일기를 쓰듯이 가볍게 작성하면서 자신의 노후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엔딩노트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좌도 곳곳에 개설돼 있다. '나 혼자 준비하는 임종' '슈카쓰 핸드북' '인생의 막을 내리는 준비장' 등 슈카쓰와 관련된 책들도 10여종이 출판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타마(埼玉) 와라비(蕨)시의 '니기와이 살롱'은 슈카쓰 상담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체다. 이 업체는 전문적인 상담과 주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노후대비 및 죽음과 마주하는 법을 가르친다. 미리 여러 공동묘지를 둘러보면서 각 묘지의 특징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광상품도 인기다. 같은 공동묘지나 납골당을 예약한 사람들끼리 교류하는 모임도 유행이다. 죽은 후 영원히 함께할 친구를 만들어 주자는 취지다.
일본의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團塊)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슈카쓰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과 관련 업체들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단카이세대는 본격적인 가족해체 시대를 맞아 진정한 의미에서 노후와 임종을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첫 세대라는 평가이다. 문부과학성 자문회의도 최근 생애학습(정부가 주관하는 평생학습프로그램)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방법을 생애학습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생애학습에서 죽음 관련 논의를 꺼리고 있지만, 죽음과 어떻게 마주하느냐를 배우면 현재 삶에도 충실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차학봉 특파원 2012년 5월 29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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