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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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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이끄는 네가지 신기술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유전자편집

제4차 산업혁명은 미래(未來)다. 하지만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 옆에 성큼 다가와 있는 가까운 미래다. 최근 들어 언론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기술들을 보면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라고 여겨질 만큼 시대를 앞서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들이 시대를 앞서 나가며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사이언스타임즈는 첨단기술로 유명한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빅데이터 △유전자편집기술을 ‘신기술과의 대화’ 포럼에 초대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김의제/ScienceTimes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김의제/ScienceTimes

8일부터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최된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의 사전 행사로 열린 이번 포럼은 분야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가하여 해당 기술들에 대해 소개한 뒤, 사회자 및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었다.

창의성은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영역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 발표한 국민대 자동차IT융합학과의 김정하 교수는 “무인자동차라는 표현보다 자율주행자동차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하며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기 위한 궁극적인 목적은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농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차”라고 말하지만 “자율주행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로 인해 무고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기술로 레이더나 카메라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항법장치’, 그리고 변속 및 가속 등을 할 수 있는 ‘제어장치’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발표한 아주대 전자공학과의 감동근 교수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느꼈던 AI의 위력에 대해 “바둑은 수가 너무 많아 인간의 직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AI가 직관을 흉내 내 프로바둑 기사를 이기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다”라고 밝혔다.

감 교수는 이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표현했다. 라틴어인 이 말은 ‘기계 장치를 통해 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으로서, 전지전능해질 인공지능의 미래를 암시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그는 “바둑이나 체스, 퀴즈 같이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긴 영역은 일종의 수완(skill)이라 볼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나 창의성 등은 AI가 따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를 강화한 교육을 해야만 AI가 넘보지 못하는 인재들이 길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형상화한 조각품 ⓒ wiki.godvill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형상화한 조각품 ⓒ wiki.godvill

빅데이터에 대해 발표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의 이학배 교수는 빅데이터의 정의에 대해 “생성되는 양이나 주기 등이 기존 데이터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에,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집 및 저장, 그리고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빅데이터와 통계는 밀접한 관계”라고 설명하면서 “비정형적인 텍스트와 이미지 등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데이터들 속에서 전체를 파악하고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여 그 속에서 가치(value)를 창출할 수 있는 정보를 가공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전자편집기술을 소개한 툴젠 기술연구소의 김석중 소장은 “현재의 기술 수준은 원하는 위치의 유전자를 자를 수 있을 정도”라고 밝히며 “특히 유전병 치료에 있어 유전자편집기술에 거는 기대가 엄청나다”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는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현재는 획기적인 성능을 가진 3세대의 크리스퍼(CRISPR)가 등장한 상황”이라고 소개하며 “저렴한 비용과 탁월한 성능으로 인해 유전자편집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불안감 더 커

기술 소개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김 교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회적 필요성과 함의가 있어야 비로소 상용화가 가능해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의 불안감은 지금의 자율주행자동차에 가지는 우려보다 훨씬 더 컸지만, 지금은 어떤가? 자동차가 전 세계 도로를 누비는 시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선진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차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감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3요소는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그리고 데이터”라고 설명하며 “알고리즘과 하드웨어의 기술 격차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데이터의 경우는 좀 다르다. 우리만의 특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면 특정 분야의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빅데이터 연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과 관련하여 이 교수는 “빅데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마치 만능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류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다만 데이터는 오늘 이 행사에 초청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들에 꼭 필요한 요소인 만큼, 앞으로는 협업을 주로 하는 데이터 인더스트리(data industry)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유전자편집기술의 전망에 대해 김 소장은 “과거만 해도 유전자나 세포를 이용하여 치료를 하는 것은 기술적 어려움은 물론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거의 시도를 하지 못했다”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효과적인 유전자 가위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당분간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이언스타임즈 2016년 11월 9일]